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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자들을 연구한 결과, X 염색체 끝 부분에 있는 xq28이라는 부위에서 어떤 표시가 발견되는 비율이 높았다. 이를 남성 동성애에 유전적 요소가 있다는 증거로 간주할 수 있다.
http://manupflorida.blogspot.kr/2011/07/homosexual-genes-and-mating.html
게이 유전자(Gay gene)라고 부르고는 있으나, 독립된 게이 유전자가 확인된 사례는 없으며, 발견되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유전자가 동성애를 절대적으로 결정하는 것 같지는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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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어쨌다는 말인가? 이런 특징이 있으면, 동성애자가 된다는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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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는 디지털 정보이며, 세대마다 짝을 바꾸면서도 문자적인 통합성을 견고하게 유지한다.
유전자 조각과 단백질 조각은 사실상 일대일 대응하며, 그것은 결정론적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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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그 다음이다. 몸 전체와 심리적인 성향이 발달하는 단계에서는 유전자와 몸의 조각 사이에 일대일 관계는 거의 없으며, 유전자, 환경 요인이 뒤섞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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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유전적 원인은 되돌리기 어렵다. 반면 되돌리기 쉬운 것도 있다. 환경 요인도 마찬가지다.
어릴 때 배운 말투를 바꾸기가 얼마나 어려운가? 어른이 돼서 다른 나라에 이민 가면 당장 이런 사실을 확인할 것이다. 언어는 환경이 어떤 유전적 영향보다도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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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유전자를 갖고 있다고 해서 반드시 동성애자가 된다고 단정할 수 없다.
유전자의 인과적인 영향은 통계적일 가능성이 훨씬 높다. 유전자는 결코 결정적이지 않다.
유전적 결정론이라는 도깨비는 매장시킬 필요가 있다.
/ 리처드 도킨스 ‘악마의 사도’
이러한 사실은 사이코패스의 성장 과정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사이코패스 성향을 타고난다고 모두가 연쇄살인범이 되지 않는다. 연쇄 살인범들은 어릴 때 부모에게 버림 받은 경우가 많다. 뿐 만 아니라, 사이코패스 성향을 타고나지 않아도 부모가 애정을 주지 않으면,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높다.
이는 환경의 영향이 그만큼 막대하며,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을 동시에 살펴봐야 보다 개연성 있는 추론이 가능하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