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4기 충북도정을 이끄는 정우택 지사가 취임 이후 단행된 인사와 정치 행보를 둘러싸고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로 인해 지역연고가 사실상 전무한 정 지사의 여론청취 및 정보보고 시스템과 보좌진 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인사 정 지사는 취임 이후 청내를 비롯해 산하기관의 정무직 인사 등 최근까지 3~4차례 인사를 단행했으나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청내 인사는 과거의 틀을 크게 흔들지 않은 채 연공서열과 능력을 겸한 전보 및 승진인사를 단행, 충북과 연고나 인맥이 없었던 것이 그나마 공정한 인사를 담보 할 수 있었다고 평가 할 정도였다. 취임 초 공직사회를 긴장시켰던 여론과는 사뭇 다른 ‘평범한 인사’였다. 그러나 최근 시민사회단체의 반발을 사고 있는 개방형 공모를 통해 임명한 복지여성국장과 대외협력보좌관은 지역여론과 정서에 반하는 인사였음을 드러냈다. 게다가 정 지사가 후보시절 ‘퇴직 공무원들의 안식처’로 인식하며 개혁의 필요성을 수시로 언급했던 산하 출연기관의 인사와 내부 개혁은 말 뿐인 상태다. 충북지식산업진흥원은 오히려 퇴직을 앞둔 공무원을 임명하는 ‘구태’를 답습했다. 도 복지여성국장의 경우도 사실상 개방형 공모를 통해 공정하고 투명하게 인사를 단행했다지만 시민사회단체와 도민들로부터 이를 인정받지 못한 것은 그동안 누적된 정실인사와 무관치 않다. 충북도가 보직을 신설해 임명한 이원호 대외협력보좌관은 지난 지방선거 때 정 지사 선거캠프에서 일 했으며, 여당은 물론 소속당 내에서도 안티세력이 많은 인물로 알려져 있다. 한나라당 사무처장 역임 시절에는 당 소속 충북도의원들이 연대서명과 동반 탈당으로 배수진을 치며 그의 퇴진을 중앙당에 건의했던 인물이다. 정 지사는 이 보좌관을 그동안 정무부지사가 담당했던 언론과 정당 등 대외 협력 업무를 수행토록 한다니 ‘정실·보은인사’라는 비판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정지사는 이에 앞서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증평군수에 출마했다 낙선한 김영호씨를 지방공사 청주의료원장에 임명했으며, 자신의 선거캠프에서 일한 인사 3명을 5급 정무직 사무관 등에 임명한 뒤 비서실에 배치했다. ◇보좌진 브레인 문제없나 정 지사는 이들을 임명하는 과정에서 당과의 사전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할 때 결국 지사 단독이나, 도 보좌진, 지역 브레인들에 의해 여론 검증과정을 거치지 않으냐 하는 분석이 나올 수 있다. 그렇다면 이들이 과연 정확한 정보와 여론을 정 지사에게 전달하고 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도청 안팎에 따르면 현재 정 지사 브레인 그룹은 언론과 여성계 출신, 경제단체장, 청년대표 등 4~5명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들은 대부분 과거 이원종 지사 시절부터 양지만을 쫓으며 지역 정·관계와 연을 맺어온 토착세력들로 개혁성이 떨어지고 편협된 사고를 지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객관적 여론과 지역정서를 올바르게 전달할 수 있는 다수의 브레인 그룹을 갖춰야 한다는 여론이다. 한 지역인사는 “선거직과 정치인 출신 지사라는 점에서 정치성을 같고 같은 당 소속 인사를 정무직에 임용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며 “하지만 이왕이면 여론의 검증을 통해 자격이 되는 사람을 임명해야지 자신과 연을 맺은 사람만을 국한시켜 기용하는 것은 독선과 정실인사로 비춰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치행보 정 지사는 코드·보은인사 논란이외에도 지나치게 분명한 정치적 행보에 대해 걱정하는 여론도 적지 않다. 도백(道伯)이란 자리가 정치인 이전에 150만 충북도민 모두를 아우러야 하는 초당적인 처신을 해야 함에도, 지방선거 경선 이후 소속당 내에서까지 ‘편가르기’를 하는 것은 지역갈등을 부채질하는 매우 위험하고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것이다. 정 지사는 지난해 12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어머니 생가인 옥천을 방문하자 당초 예정됐던 공식 일정을 취소하고 옥천으로 가 박 전 대표와 점심식사를 함께 했다. 하지만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나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충북 방문 때는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정 지사는 한나라당 충북도당 내 당원협의회 지구당위원장들과의 친분도 박 전 대표 계보의 3~4명과 친분을 갖고 사고지구당 조직책 등을 협의하지만, 그 외의 인사들과는 분명한 선을 긋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충북도청의 한 간부는 “도지사가 대선과 관련해 색깔 있는 행보를 할 경우 소속 당은 물론 공무원들까지 눈치를 볼 수 있다”며 “가급적 정치적 색깔을 배제하면서 여야와 공조해 지역현안을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하면서 개혁적이어야 하나 좌우를 제대로 살피는 혜안이 절실함을 강조했다. <이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