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대학 명예교수. 생산성학회 부회장이며 현재 MBC TV '일요일 일요일밤에 신장개업'과 KBS 제1라디오 '생방송 오늘'
최근 영국 파이낸셜 타임즈가 재미있는 보도를 하였다. 백과사전에 언급된 600명의 유명인사중 약 3분의 1이 일찍 아버지를 잃은 것으로 밝혀졌다는 것이다. 49명의 역대 영국 총리 중 35%, 40명의 역대 미국 대통령 중 34%가 15세가 되기 이전에 아버지를 잃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일찍 아버지를 잃은 사람이 큰 사회적 업적을 쌓은 이유를 이렇게 분석하고 있다.
“아버지를 일찍 여윈 소년들은 든든한 아버지가 없다는 상실감, 아버지의 빈자리를 채울 수 없다는 죄책감을 무의식중에 겪는다.”
“이것이 다른 사람에게 의지하기보다는 자신의 역량을 극대화하려는 열망을 강화한다.”
이 보도대로라면 아들이 훌륭한 업적을 이루게 하려면 15세가 되기 전에 아버지가 조용히 사라져 주거나 아주 무능한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한다는 얘기가 된다.
이런 사실이 과학적으로 일반화될 수 있을지는 알 수가 없지만 흥미 있는 조사임에는 틀림없다.
지금 우리나라는 잘못된 교육환경 때문에 집집마다 ‘마마보이’와 ‘캥거루 족’이 늘어나고 있다. 마마보이는 스스로 의사결정과 행동을 하지 못하고 엄마에 의존하는 경우고 캥거루 족은 나이가 들어서도 부모의 보호막 속에서 살아가려고 하는 사람들이다.
공부도 부모가 시켜주어야 하고 결혼도 시켜주어야 하고 집도 장만해 주어야 하고 김장도 해주어야 하고 애 낳으면 애도 봐주어야 하는 족속이 캥거루 족이다. 사실 캥거루 족은 자신의 의지가 아니라 부모가 만드는 것이다. 가난하고 험난한 시대를 살아온 기성세대들이 내 자식만큼은 고생시키지 않고 잘 먹이고 잘 입히고 잘 교육시키겠다고 독한 결심을 한 끝에 자식을 어머니 뱃속에 안주시키는 캥거루 족으로 만드는 것이다.
캥거루 족은 사회적 업적을 쌓기는 고사하고 자기 앞가림도 못한다. 그러니까 파이낸셜 타임스가 밝혀낸 사실대로라면 우리나라는 부모가 자식을 바보로 만들고 있는 셈이다.
청소년기에는 무언가 부족함을 느끼고 스스로 그것을 채우기 위한 열망과 도전정신을 지녀야 한다. 이것이 바로 젊음의 에너지다.
자라나는 자식들에게 젊음의 에너지를 불어넣으려면 우선 과잉공급과 과보호부터 끊어야 한다. 자식을 위해 이 세상에서 일찍 사라질 수는 없는 일이지만 제발 ‘오버’(Over)는 하지 않는 그런 부모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