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7.15
일어나자 마자 창문으로 달려가 창문을 열었다…
'젠장젠장젠장젠장!!!!!'
맑기는커녕 잔뜩 찌푸려 비나 안오면 다행이겠다.…
호스텔을 나서 융프라우로 가는 기차가 출발하는 인터라켄 오스트 역까지 걸어가면서 둘다 우울해서 아무말도 못했다.…
그래도 어짜피 이렇게 된거 곧 맑아지기를 비는 수 밖에…
융프라우에서 내려와서는 바로 취리히로 가서 거기서 Wien으로 가는 야간 열차를 타야된다. 그러고 보면 오늘이 스위스에서의 마지막 날이다.…
베낭을 역 코인락커에다 넣어두고 Lauterbrunen행 BOB를 잡아탔다. 이게 나름대로 꽤나 오래돼 보여서 엔틱한 느낌이 들었다. 가는길은 침엽수가 빽빽하게 자라고 있는데 꼭 사슴 한마리 나올 것 같았다. 라우터부룬넨 역에서 클라이네샤이덱으로 놀라가는 등산열차를 탈때까지는 약간의 시간이 있다. 가이드북 왈 라우터부룬넨은 나름대로 하이킹 하기 좋은 곳이라고 적혀있으니깐 한번 주변을 둘러보는게 좋을 것 같다.
"저것좀 봐봐~Wow!"
앤디형님은 그냥 무조건 산에 눈덮힌것만 보면 흥분지수 100%다…왜 그렇게 오바를 하냐고 물어봤더니 싱가폴엔 눈구경을 절대 못한다 그런다…그러고 보니 신기하기는 하겠다...ㅋㅋㅋ
주변엔 조그만 가게들이랑 숙박시설이 좀 있고 주변은 온통 절벽으로 싸여있다…폭포도 떨어지고…아무튼..............................멋지다..ㅠ_ㅠ
라우터부룬넨~경치가 정말 끝장!!
더 있고 싶지만 기차 출발 시간이다…기차를 갈아탈 때 마다 기차가 작아지기 땜에 서서가는 사람이 생기기 시작한다…신기한게 이 기차는 선로 중간에 톱니바퀴가 달려있어서 꼭 놀이공원에 온 기분이다.
마지막으로 열차를 갈아타고 최~종~목적지 Jungfraujoch역으로 출발했다. 하늘은 아직도 먹구름만 보인다…-_-;;
날씨 정말 지대 우울하다..ㅠ_ㅠ
잠시 올라가던 열차가 터널 속으로 들어간다…융프라우요흐역도 터널 속에 있다니 이제 도착할때까지 밖을 볼 수가 없다…꼭대기에 올라갈때까지 하늘이 좀 개어주길…제발..ㅠ_ㅜ
터널로 들어가니까 갑자기 볼게 없어진 사람들이 서로 뻘쭘하게 쳐다보고 있다…ㅋㅋㅋ
융프라우에 대한 안내방송이 나오기 시작한다…
"융프라우는 세계 최고높이의 기차 역으로서......."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한국어도 끝에 나온다…한 80년대에 녹음한거 그대로 쓰나보다…-_-;;
융프라우 역은 동굴속에 있다.전망대로 올라가는 주변은 온통 광고로 도배가 되어있다.얼음동굴을 지나서 전망대로 올라갔다…밖엔 아예 하얗다…거의 한치앞도 안보일 정도로…ㅠ_ㅠ
융프라우 정상~날씨가 안좋으면 이런 자세가 나온다..ㅠ_ㅠ
그래도 나가는 봐야겠지…바깥엔 안개에 햇빛까지 반사되가지고 아예 거의 앞에있는 사람도 알아보기 힘들다…이 와중에서도 한국사람은 엄청 돋보이는데 이유인 즉슨 영하의 날씨 속에서도 반바지에 샌달을 신고 다니시는 일진들이 많기 때문에…ㅋㅋㅋ
전망대 아래는 우체국이랑 매점 조그만 전시관들이 있는데 올라온 기념으로 사발면을 공짜로 얻어먹을 수 있다…전세계 각지에서 모인 사람들이 오손도손 육개장 사발면을 빨고있는 훈훈한 모습이란…ㅠ_ㅠ
이곳에 올라온 사람들에게는 육개장 사발면을 무료로 먹을 수 있는 것 외에도 옵션이 2개 더 있는데 기념 모자를 받을 수 있는거랑 바깥에 자일을 할인가격으로 탈 수 있는게 있다.
모자는 한마디로 개념없게 생겼고…사발면이랑 자일이랑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결과……
자일타러 밖에 나갔다. 자일타는건 쇠줄에 몸을 고정시키고 다른쪽 봉우리까지 미끌어져 내려가는 건데 5프랑을 추가로 내야된다…
"준비됐죠??"
"옙!!"
"유후~~~~~~~~~~~~~~~~~~~~~~~"
있는대로 기분 내보려고 노력했건만…고작 10초 정도니…-_-;;;
주변엔 눈썰매 타는데도 있고 스키장비 대여해서 스키도 타볼 수 있다…리프트는 당연 없고 타려면 아주 잠시의 쾌락 뒤에 스키나 눈설매 끌고 다시 위로 올라가야 하는 막노동을 감내해야 한다…-_-;;;
하늘을 보니까 구름이 약간 걷히는 것 같기도 한데…사진기를 갖다대면 또 그대로다…
"내려갑시다…내려가서 어디 퐁뒤 잘하는 집에가서 식사나 거하게 하죠~"
아쉽기는 했지만 정말 더 이상 볼게 없다…무리를 해서라도 어제 올라오는건데…
그런데 확실히 놀은 곳이라 산소가 부족하긴 한 모양이다…기차를 타자마자 쏟아지는 졸음…그래도 여기까지 와서 자는게 도리가 아니라는 생각에 의욕적으로 눈을 부릅떴지만...............................다른사람들과 함께 전멸…-_-;;
어느새 클라이네샤이덱 역에 도착했다…아 눈부시다…아까 우리가 있던 융프라우에만 구름이 걸려있고 여기는 정말정말 맑다~ㅠ_ㅠ
저기 구름낀데가 융프라우~아래서 보니까 구름낀것도 멋지다..
꼭대기엔 눈이랑 빙하가 덮고있고 아래는 초목으로 덮힌 산들이 정말 아름다웠다…날씨가 이럴줄 알았으면 클라이네샤이덱까지만 표를 끊어서 여기서부터 아래역까지 하이킹을 하는게 더 좋았을껀데…기치가 중간중간에 계속 서기 때문에 힘들면 기차를 탔다가 내리고 싶으면 내릴 수도 있다…(혹시 융프라우에 가고싶으신 분중에 만약 날씨가 아주아주 맑지 않다면 융프라우까지 올라가지 말고 클라이네샤이덱까지 올라가서 하이킹을 하시는게 더 좋을꺼 같은 생각이 막 듭니다…융프라우는 정말 구름한점 없는 맑은 날씨가 아니고서는 올라가도 별로 볼게 없다는걸 알아두세요~)
클라이네샤이덱에서~저기 올라가는게 융프라우 가는 기차다..
"형님 우리 혹시 하이킹 안할라우??"
"내가 군대있을 때 하도 빡세게 걸어서 하이킹은 딱 질색이야…"
'이런…-_-;;'
내려오는 기차는 아예 한국사람이 단체로 전세낸 수준이다…내가 탄 칸에는 한 가족 빼고는 전부가 한국사람이었으니까…심지어 우리나라 사람 몇 명은 부부가 안고있는 애기한테 한국말 특강을 하기도 했다...^-^
아 바깥 경치를 봐야되는데 왜이리 잠이 쏟아지는지.....ㅠ_ㅠ
잠을깨보니까 벌써 인터라켄 역에 거의 다 도착했다…시간을 보니까 벌써 취리히행 열차시간이 한시간 남짓밖에 남질 않았다.…
결국 스위스에서 제대로 된 퐁뒤 한번 먹어보겠다는 계획은 물거품으로 돌아갈 판이다…앤디 형님은 여기서 하루 더 자고 내일 번지점프를 하고서 동유럽을 돌아본 후에 베를린 친구집에 갔다가 함부르크로 간다고 그런다…즉 나랑은 이제 작별이다…적당한 식당이 없어서 인터라켄 역 앞에있는 coop레스토랑에서 뷔페식으로 점심을 해결하기로 했다…유럽은 고기요리값이 싼게 나름대로 매력 포인트다…마지막 어중간한 식사를 마치고 주소랑 전화번호를 교환했다.
"싱가포르에 올 일 있음 꼭 연락해…엠에쎈으로 사진 보내주고…"
"옙!!"
늘 그렇듯이 헤어지는건 참 아쉬우면서도 쉽다...벌써 저녁 5시다.…역 코인락커에 든 짐을 빼서 기차에 올라탔다…오늘 밤 취리히에서 빈으로 가는 야간열차표를 몇번이나 확인해 봤다…첫 야간열차라 긴장이 좀 된다…야간열차에서 도둑맞는일이 흔하다던데…-_-;;;
창밖 풍경을 바라보고 있자니 어느새 취리히에 도착했다…야간열차는 한시간 후에 출발한다…역에 쭈그리고 앉아있긴 뭐하고…그냥 역 주변이나 돌아봐야겠다…
취리히는 꽤나 큰 도시다…역도 크고 역 주변도 번화하다…역 주변에 강이하나 있었는데 유람선도 돌아다니고 그런다…베낭을 메고 다니자니 힘들긴 하군…갑자기 일행이 없어지니까 왜이렇게 마음이 불안하고 이유없이 조급해지는지…-_-;;;
취리히 야경~급하게 도는 바람에...근데 찍어놓으니까 무슨 동네가 이래..-_-;;
기차역에 다시 돌아오니까 벌써 내가 탈 야간열차가 플랫폼에 들어와 있다. 이 기차를 타는 한국사람이 꽤 많은가보다…여기저기 한국사람으로 추정되는 여러 팀들이 모여있다…
'음 그래도 내가 있는 칸에 한명정도는 한국 사람이겠는데~'
열차문이 열리자 야간열차 맨 앞칸으로 밀려들어가는 한국팀…-_-;; 아무래도 여행사에서 미리 예약을 한 관계로 모조리 앞 차랑을 접수했나보다…
긴장한 거랑은 달리 자리를 꽤나 쉽게 찾을 수 있었다…짐정리를 하고 누워있자니 검표하는 아줌마가 유레일 패스랑 예약표 여권을 걷어간다…
"내일아침에 차를줄까 커피를 줄까???"
"커피주세요~"
내자리는 중간이었는데 아래층에 둘이 사귀는애들이 탔나보다…검표원이 나가자마자 남자애가 여자애 자는 침대칸으로 넘어가더니..........-_-;; 좀 참지…
왠만하면 나랑 마주보고 있는애랑 말좀 터볼라 그랬는데 눈치가 나랑 별로 얘기하기 싫다는 눈치다…모 싫으면 마시던가…
아무래도 내일은 민박집으로 가야할 것 같다…이유인 즉슨 슬슬 메모리 카드가 꽉 차기 시작했으니깐…공짜로 손쉽게 구우려면 민박집에 들를 수 밖에 없다…
그래 로마 민박집에 있을 때 누군가한테 빈에 새로 생긴 팬션을 소개받은게 있지…전화번호를 갖고 있으니 내일 빈 역에 도착해서 전화로 위치를 물어서 찾아가야겠다…
대략적인 비용
야간열차 예약비 : 34CHF
식비 : 15CHF
융프라우 티켓 : 120CHF
총합계 : 169CHF
첫댓글 앗!!! 수피야님...정말루 오랫만이네요..ㅡㅜ...이번글은 넘 오랜만인거아시죠... 저도 이제3개월남았는데 사진보니깐 빨리 가고싶어요..^^*
넘넘 재미있어요~~~이 글을 읽고 있노라면 다시 유럽가고파~~~~~~
수피야님.... 글 기달리고 있었어요. 넘 잼나서..ㅎㅎ" ^^
위 비용 하루일정 비용인가요???
생각보다 스위스에서 맑은 날을 보기가 힘든가봐요? 융프라우요흐에 오르는 기대가 컸었는데..
대화의 시도를 거부한 나쁜 반대편 사람 넘하네 ㅠㅠ;;
전부터 궁금했는데 카메라 기종 뭐에요? 혹시 사진 좀 찍으세요? ㅋㅋ 아니면 누구든 렌즈들이대면 저정도 풍경을 찍을수 있나요?
제가 며칠 놀러갔다오는 바람에...^^ /저 비용은 융프라우 올라가는 것 때문에 과하게 쓴 거였구요.../융프라우에서 아래를 내려다 볼 정도로 맑은날은 그리많지 않다고 하더군요.../카메라 기종은 니콘 쿨픽스 300만화소짜리구요 사진찍는 스킬 없고 배운적도 없고 그냥 제가 찍은데가 사진빨 잘받는겁니다...ㅋㅋ
저 수피아님 글 무지무지 기다렸어여~@.@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
사진 넘 좋아요. 나두 스위스 가고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