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때 전남 기독교인 124명 적대세력에 희생"
진실화해위 진설규명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는 지난 20일 서울 중구 진실화해위원회에서 제84차 위원회를 열고 전남지역 기독교 희생 사건에 대해 첫 번째 진실규명 결정을 내렸다
진실화해위는 전남 영광지역의 기독교인 희생 사건이 인민군 퇴각기였던 1950년 9월부터 1951년 1월까지 5개월여에 걸쳐 발생했다고 판단했다. 사건 가해자인 지방좌익과 빨치산, 유격대 등 적대세력은 이곳 기독교인 124명을 살해했다. 희생자는 염산교회 야월교회(현 백수읍교회) 법성교회 영광읍교회(현 영광대교회) 묘량교회 등 전남 영광지역에 집중됐다.
희생자들은 기독교인이거나 지역 유지 또는 그 일가족이라는 이유로 목숨을 잃었다. 진실화해위에 따르면 진실규명대상자 124명 중 남성이 65명(52.4%), 여성이 59명(47.6%)인 것으로 조사됐다. 19세 미만 희생자가 70명(56.5%)으로 과반을 차지했다. 일반 교인이 100명(80.7%)으로 가장 많았으며 집사가 16명(12.9%), 목사·장로 등은 8명(6.4%)이었다.
염산교회는 단일교회로는 최대인 77명의 교인을 잃은 공동체다. 당시 전 교인의 3분의 2 수준이었다.
목격자 증언에 따르면 당시 교인들은 순교의 순간에도 찬송가를 부르면서 그들을 용서해달라는 기도를 드렸다. 교회는 선진들의 순교신앙을 본받아 주님을 섬기며 우리의 상급이 하늘에 있음을 확신했다.
최성남 염산교회 담임목사는 “순교하신 분들의 진실을 파헤쳐준 진실화해위의 이번 결정에 감사하다”며 “우리 주위에는 알게 모르게 더 많은 진실이 가려져 있고 잊히고 있다. 당시 상황을 목격하셨던 분들의 목소리를 더 듣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그 목소리들이 남겨지면 앞으로 다음세대에게 믿음의 유산이 올곧게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진실화해위원회는 북한 정권의 사과 촉구, 희생자와 유가족에 대한 사과, 피해회복과 추모사업 지원 등 후속 조치를 국가에 권고했다.
진실화해위는 지금까지 자체 직권조사를 통해 밝힌 6·25 전쟁 전후의 전북‧충청·전남지역 기독교인 희생자와 충청지역 천주교인 희생자는 모두 373명으로 집계했다. 향후 나머지 지역과 불교‧유교‧천도교‧원불교 등에 대해서도 진실규명을 이어갈 예정이다.
/언론인홀리클럽 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