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부한정식'- 이름이나 명칭에 관한 나의 사념
‘진부한정식’은 충주시 연수동에 있는 어느 한정식 식당의 간판 이름이다. 이 식당 이름을 어느 곳에서 끊어 읽느냐에 의해서 식당의 이미지는 크게 왜곡될 수 있다.
‘진부-한정식’과 ‘진부한-정식’으로 끊어 읽게 되는데, ‘진부-한정식’은 강원도의 한 지방의 이름을 식당의 이름으로 사용한 것임을 누구나 짐작할 수 있겠다. 업주의 고향이라 던지, 업주와 어떠한 인연이 되는 지역임이 분명하다고 하겠다. 영업소 이름으로는 그다지 탁월하지는 못해도 평범한 이름이라 하겠다.
다른 하나 ‘진부한-정식’으로 끊어 읽으면 이는 업소에 심각한 부정적 이미지로 작용하게 된다. 즉, ‘신선하지 않은 식당’이라는 의미가 되고 만다. 고객에게 좋은 느낌을 주지 못하는 이름이라고 하겠다. 물론 업주는 ‘진부-한정식’의 의미로 사용하고 있겠지만 말이다.
이름은 기호이다. 기호는 한 가지를 지시할 때 가장 큰 효과를 발휘한다. 신호등의 빨간등에 ‘건너가지 마라’와 ‘상황봐서 건너라’ 두 가지 의미로 약속을 했다 하면 대단히 혼란스런 사태가 발생될 것이다.
위의 한정식 식당의 이름이야 ‘진부-한정식’의 하나의 의미를 가지고 지은 이름이겠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업주가 원치않는 또 다른 이미지로도 연상이 되어질 소지가 있다고 하겠다.즉 식당의 지시물인 이름이 업주의 의도는 아니지만 ‘다의(多意)’를 가지게 된 경우라 하겠다. 그 것도 부정적인 해석과 의미의 이미지로 말이다.
이름이나 명칭에 있어서 나는 ‘음성학’적 측면을 제일 중요시 하고 다음으로‘해석학’적 측면과 ‘의미론’적 측면을 중요시 한다. ‘음성학’적 측면은 구강 구조와 발음 기관의 작용에 의한 소리의 고,저,장,단과 강,약등의 변화에 의해 발성된 소리인데 이는‘경음과 유음’ ‘청음과 탁음’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음운들이 자연스럽게 발성되어야 청자에게 좋은 느낌과 좋은이미지를 줄 것이다.
‘해석학’적 측면을 보면 ‘명칭’과 ‘지시물’이 ‘1:1’이면 좋다는 것이다. ‘연필’하면 ‘글쓰기하는 검은 심이 있는 길쭉한 막대’로 지시되어야지 ‘글쓰기를 하는 노트’의 의미까지 가지게 되면 불편한 일이 자주 발생하게 될 것이다. 즉, 발음하기 좋고 듣기에도 기분좋은 긍정적인 1개의 선명한 이미지를 주는 명칭이 좋은 이름이라 하겠다.
내게 친한 지기 한 명이 있는데 그는 아호로 ‘거지’를 쓰고 있다. 여러분들은 이 '거지'에 대한 느낌이 어떠신가? 무엇이 연상되어 지시는가? 대부분 ‘빌어 먹는 사람’을 떠 올리게 될 것이다. ‘거지’는 ‘해석학’이나 ‘의미론’적으로 우선 부정적으로 해석이 되어 지고 부정적 의미로 인지가 되는 것이다. 즉, ‘거지=빌어 먹는 사람’이라고 대개의 사람들에게는 강하게 '선인지'가 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사용자의 ‘거지’라는 이름에는 아주 좋은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한자로 옮겨 쓰면 ‘클 거(巨)’에 ‘알 지(知)’자이다. ‘크게 안다’는 좋은 의미의 아호인 것이다. 학자라면 위대한 학자를 뜻하겠고 종교인이라면 큰 깨우침이 있는 큰 스승에게 붙여질 만한 좋은 의미인 것이다.
‘거지’는 문법적으로도 결코 좋은 음운의 배열이 아닌 단어 이다. ‘거’자나 ‘지’자는 모두 '청음'도 '탁음'도 아니어서 '발성'이나 '듣기'에도 ‘화자’나 ‘청자’모두에게 즐거운 느낌을 주지 못한다. 즉 모두에게 즐거운 연상을 주지 못하는 단어인 것이다. '거지'의 일반화된 사전적 의미는 그 친구에 대한 이미지를 더욱 부정적으로 유도하고 있다.
‘이름이 운명을 좌우한다’고도 한다. 그렇다고 이름을 지을 때 너무 고민하지 마시라. ‘주역’이나 ‘음양학’등 복잡한 이치나 원리를 모르더라도 ‘발음’하기 좋고 ‘듣기’에 좋으며 긍적적으로 ‘해석’되어지는 좋은 ‘의미’가 떠오르면 좋은 이름이라고 하겠다.
‘진부한정식’ 간판을 볼 때 마다 나의 머리를 어수선하게 했던 것을 이제사 털어 버리게 되었다. 사물이나 현상에 대한 나의 ‘인지’감각이 지나치게 민감하거나 까다로운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무심히 지나치는 날이 오기를 기다려 본다.
그러나, 꼬리를 무는 사념이 하나 남아 있으니 '진부'가 '진짜 부자'를 뜻하는것인지? 아니면 '진정한 부자'를 의미하는 것인지...
오! 마이 갓!
*참고사진
첫댓글 장백산님 잘읽었습니다. 읽어갈 수 록 재미를 더해줍니다.
ㅎㅎ 저도 지나치면서 2~3번 읽고 생각하게 만들던데..이케 보게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