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만 베스트셀러 『2030 축의 전환』 마우로 기옌 교수,
인구, 경제, 기술 변화가 초래할 멀티제너레이션 시대를 예견하다
글로벌 트렌드와 국제 비즈니스 전략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이자, 30만 부 베스트셀러 『2030 축의 전환』 저자인 마우로 기옌 와튼스쿨 교수가 신작 『멀티제너레이션, 대전환의 시작』으로 돌아왔다. 저자는 이 책에서 최대 10세대가 공존하게 될 멀티제너레이션(Multi-generation) 사회의 도래를 예견하며 우리의 삶과 일, 비즈니스와 경제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실감나게 그려낸다. 대전환의 길목에서 개인과 기업이 주목해야 할 거대한 추세들과 그것들이 연결되면서 만들어내는 변화의 시그널이 궁금하다면 이 책이 건네는 미래 전망에 귀 기울여보자.
MZ 세대, 알파 세대는 잊어라!
새 시대의 변곡점은 ‘퍼레니얼’이 이끈다
지금까지 우리는 ‘젊은’ 세대의 가치관과 행동을 이해하느라 고군분투했다. 밀레니얼, Z, 알파 세대 같은 사회적 구성은 수많은 기업가와 관리자, 마케터들을 매료시켜왔다. 하지만 저자는 이런 세대 담론이 앞으로 쓸모없어질 것이며, 오히려 불필요한 오해와 갈등을 불러일으킨다고 말한다.
대신 멀티제너레이션 사회에서는 ‘퍼레니얼’(perennial, 원래 ‘다년생 식물’을 뜻하는 단어로, 자신이 속한 세대의 생활 방식에 얽매이지 않고 세대를 뛰어넘어 살아가는 사람들을 가리킨다.)이라고 불리는 새로운 속성을 가진 개인들이 출현할 것이다.
연쇄 창업가 지나 펠(Gina Pell)의 표현을 빌리면, 퍼레니얼은 “고정관념을 초월해 서로 그리고 주변 세계와 연결되면서 늘 꽃이 피는 모든 연령·종류·유형의 사람들 …… 즉, 자신이 속한 세대로 정의되지 않는 사람들”이다. (18쪽)
이들은 자기 나이에 맞게 살아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생각하고 행동하고 소통한다. 퍼레니얼은 나이와 세대에 기반을 둔 종래의 가정과 예측을 모조리 뒤엎는다는 점에서 생산, 소비, 고용, 투자를 비롯해 경제와 비즈니스의 판도를 근본적으로 바꿀 개념이다.
평생을 좌우할 진로를 반드시 10대에 결정해야 할까?
20년마다 스스로를 재창조하는 세상이 온다
교육 시스템은 퍼레니얼이라는 새로운 삶의 양식에 맞게 재설계될 것이다. 현재의 학교 교육은 10대와 20대에 평생 필요한 지식을 모두 배우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처럼 학교에서 일터로 곧장 나아가는 경로 외에 다른 길이 없다는 가정은 과도한 교육열과 10대의 학업 스트레스 같은 부작용을 낳는다.
하지만 기술 혁신 속도가 가속함에 따라 학교에서 배운 것들이 빠르게 노후화되고 있다. 게다가 우리는 정체 모를 미래의 일자리에도 대응해야 한다. 20년마다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며 평생 4~5개의 경력을 추구해지 않으면 기술이 바꿀 새로운 노동 생태계에 적응할 수가 없다.
세계경제포럼에 따르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어린이 중 3분의 2는 미래가 닥쳐야 그 정체가 분명하게 드러날 직종에서 일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새로운 범주의 일자리들이 생겨나 다른 범주의 일자리들을 부분적으로 혹은 완전히 대체할 것이다. 기존의 직업과 새로운 직업 모두에 필요한 일련의 기술들은 대다수 산업에서 변할 것이며, 사람들이 일하는 방식과 장소에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157쪽)
저자는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평생 학습의 강화, 기업의 온라인 자격증 도입, 세대 간 배움을 촉진하는 교실 환경, 인공지능으로 대체되지 않는 사회적 기술의 부상 등을 핵심적인 변화로 꼽으면서 진로 수정과 경력 전환이 자유로운 세상을 보여준다. 또한 퍼레니얼 사고방식이 진로 선택을 둘러싼 부모ㆍ자녀 간의 뿌리 깊은 골과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려는 청소년의 탈선 및 약물 중독 문제를 모두 해결해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세대 갈등이 생산성을 저해한다?
다세대 조직이 훨씬 빠르고 유능하다!
다세대 노동력은 멀티제너레이션 사회를 정의하는 또 다른 키워드다. 실제로 BMW는 다섯 세대에 걸친 다세대 팀이 업무 수행 속도는 더 빠르면서 실수는 더 적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들을 실제 작업 현장에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금융 기업 하트퍼드 그룹은 밀레니얼 세대 직원이 경영진에게 디지털 기술을 지도하는 역멘토링 프로그램을 도입함으로써 연공서열에 기초한 보수적인 기업 문화를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다.
무엇보다, 여러 세대가 함께 일할 때 으레 걱정하는 세대 갈등은 생각보다 심하지 않다는 점이 핵심이다. 저자는 여러 연구를 인용하며 세대 차이는 실재하지만 그런 차이가 반드시 상반된 가치와 태도, 행동을 초래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세대에 대한 고정관념이 불필요한 오해를 일으키고 있는 건 아닐까? 세대 간 소통을 촉진하는 리더십과 장치들은 무엇이 있을까? X 세대는 베이비붐 세대와 밀레니얼 세대를 이어줄 키 맨(key man)이 될 수 있을까? 이 책은 유능한 다세대 노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기업들의 다양한 노력과 아이디어들을 소개한다.
“나이가 많은 팀원이 애니메이션 〈우주 가족 젯슨(The Jetsons)〉의 내용을 소개하기도 하고, 젊은 팀원이 틱톡에 올라온 K팝 밴드의 놀라운 소식을 전하기도 한다. 이러한 학습은 모든 연령대에서 보편적으로 이루어지며, 문화적 경험과 시간적 경험이 결합되면서 놀라운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202쪽)
젊은 세대에 집착하는 마케팅이 사업을 망친다!
모든 사람이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빅 텐트’를 세워라
2030년이 되면 60대 이상이 가장 영향력 있는 소비 집단이 된다. 이미 이들은 전 세계 자산의 절반 이상을 소유하고 있으며, 60세에 은퇴한 뒤에도 평균 25년을 더 살게 된다. 또한 다세대 가구가 증가하고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세대 간 소통이 빈번해지면서 나이 든 세대가 젊은이들의 소비 행태에 미치는 영향도 갈수록 커진다.
그럼에도 마케터들은 여전히 ‘젊은 신세대’에 지나치게 집착하며 다음과 같은 사실들을 간과한다.
40%: 밀레니얼 세대는 자신이 밀레니얼 세대라고 생각하는 사람의 비율. 참고로 베이비붐 세대는 79%가 자신이 베이비붐 세대라고 생각한다.
18%: 밀레니얼 세대가 전체 소비자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율. 참고로 마케터들은 평균적으로 밀레니얼 세대가 전체 소비자 지출의 39%를 차지한다고 생각한다.
37~38%: 미국 MZ 세대 중 브랜드를 선택할 때 유명 인사나 소셜 미디어 인플루언서보다 부모나 보호자에게서 더 큰 영향을 받는다고 말한 비율.
노년층 소비자에 대한 이해 부족은 인구통계학적 추세를 고려했을 때 기업과 브랜드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저자는 에이지리스 소비자의 등장,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그랜인플루언서의 증가, 그랜드밀레니얼 스타일의 인기 등을 예로 들며 세대 간 상호 작용이 소비 트렌드와 브랜드 결정 방식을 바꾸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낡고 근거 없는 세대 개념 대신 구체적이고 정확한 데이터를 분석해 세대 간 접점을 찾아내는 것이 비즈니스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한다.
중년의 위기, 노년의 고립, 극심한 세대 갈등 등
초고령 사회를 돌파하기 위한 관점 혁명
멀티제너레이션 사회에는 크나큰 위험도 도사린다. 특히 정년 연장이나 복지 재원 확보 같은 문제를 두고 세대 간 갈등이 격화될 수 있다.
한국은 현재 OECD 기준 가장 낮은 합계 출산율(0.78명)을 기록하고 있다. 2040년에는 60세 이상 인구 1명당 노동 가능인구가 간신히 1명을 넘기게 된다. 이대로는 젊은 세대가 나이 든 세대를 부양하는 것을 전제로 한 사회 제도를 계속 유지할 수 없다.
당면한 위기를 돌파하려면 문제를 따로따로 해결하려기보다는 시스템 차원에서 전면적인 수정이 필요하다. 저자는 퍼레니얼 사고방식을 채택함으로써 이 모든 문제들을 ‘녹여’ 없앨 수 있다고 주장한다.
당면한 연금 위기를 해결하려면, 광범위한 지지를 받을 수 없는 개혁이 필요하다. 즉, 은퇴 나이를 늦추고, 연금 수령액을 줄이고, 분담금과 세금을 올리고, 젊은 노동자의 이민 문턱을 낮추는 조처를 취해야 한다. 연금 문제를 없애려면, 시스템 차원의 변화가 필요하다. 다시 말해, 순차적 인생 모형에서 완전히 벗어나야 한다. 그것을 유연하고 가역적인 포스트제너레이션 인생 모형으로 대체하면, 우리는 그 문제에서 완전히 해방될 수 있다.(96쪽)
학습과 일과 여가를 나이에 따라 구분하는 대신 원하는 대로 선택할 수 있는 세상을 상상해보라. 의존적인 은퇴자는 경험 많고 능력 있는 노동자로 우리 경제를 뒷받침할 것이다. 기업은 인재 부족과 생산성 저하, 소비 시장 축소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삶의 각 단계에서 겪는 중년의 위기, 노년의 고립, 진로 스트레스, 번아웃, 경력 단절 같은 불행들도 해소될 것이다.
『멀티제너레이션, 대전환의 시작』은 단순히 미래에 달라질 모습만 전망하지 않고 더 나은 삶에 대한 새롭고 상상력 넘치는 접근법들을 제안함으로써 세상을 바꿀 힘을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