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기 씨의 부검영장 유효기간 마지막 날인 25일, 경찰이 부검영장을 집행하려 시도하고 있다. 백남기 씨를 지키려는 이들이 경찰과 맞서며 충돌이 예측되는 등 긴박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백남기 씨를 지키려는 이들 중에는 전주교구 이병호 주교도 함께하고 있다.
이병호 주교는 "돌아가신 분에게 예를 표하고 많은 분들이 그분의 뜻을 따라 수고하시는데 함께 모인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의미 있으면 좋겠고 이분들의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함께하려고 왔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는 백남기 씨의 부검영장 집행을 막으려는 시민들로 발을 디딜 틈이 없지만 갈수록 더 불어나고 있다.
이어 이 주교는 진실을 덮는 일은 불가능하다며 전국에서 여기에 모인 이들, 개인의 안위를 포기하면서 진실을 알리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밖에서 보는 세상이 다가 아니라며 이런 이들이 있어 희망이 있다고 덧붙였다.
| | | ▲ 전주교구 이병호 주교가 백남기 투쟁본부와 경찰의 부검영장 집행을 막기 위해 함께하고 있다. ⓒ배선영 기자 |
앞서 백남기 투쟁본부가 10월 16일 0시부터 백 씨에 대한 부검영장 유효기간이 끝나는 10월 25일 자정까지 240시간 지키기 시민행동을 선포하자, 천주교에서도 ‘집중행동’에 나섰다.
이 기간 동안 50여 명 안팎의 천주교 신자들이 매일 새벽 5시 30분 백 씨의 빈소에 모여 성무일도를 바치고 미사를 봉헌했으며, ‘경찰의 강제 부검 시도’를 걱정해 매일 2명 이상의 사제가 밤을 새우며 빈소를 지켰다.
백남기 투쟁본부에 따르면 오후 3시께 홍완선 서울 종로경찰서장이 경찰 40여 명과 함께 부검 협의를 위해 장례식장을 방문해 유가족과의 만남을 요구했지만, 장례식장 입구를 지키는 이들이 “부검 반대”를 외치며 완강히 저항하자 주차장 천막에서 변호인과 협의를 했다.
본부는 대표단과 변호인은 종로경찰서장에게 유가족의 부검 반대 입장은 변함이 없으며 법률대리인에 일체의 협의를 위임했다는 점을 강조했고, 오후 3시 40분 현재 협의가 중단된 상황이었다.
김현승 가톨릭농민회 조직부장은 백남기 씨 빈소 소식을 공유하는 메신저 대화방에 올린 글에서 10월 25일 새벽 6시부터 밤 10시까지 2시간마다 장례식장에서 백 씨를 위한 미사를 봉헌한다고 밝혔다. 박선아 천주교정의구현 전국연합 사무국장은 오후 4시 미사는 봉헌하지 못했으며, 6시 미사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3층 앞마당에서 열린다고 알렸다.
한편, 경찰은 5시 50분 직전에 "사람이 너무 많아 영장을 집행할 수 없으니 철수한다"고 밝혔으나, 영장 공개 여부를 묻는 한 기자의 질문에 "영장을 집행할 때 공개하겠다"고 대답한 것으로 보아 아직 집행 자체를 포기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 | | ▲ 25일 부검영장 유효기간 마지막 날 수천 명의 시민들이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바닥에 앉아 경찰을 막고 있다. ⓒ배선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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