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후 매달198만원 꽂히면 중산층? 그러면 귀족층은? 젊었을 때 어떻게 살았는지는 경제 활동에 마침표를 찍고 나서부터 나타난다. 오마카세와 호캉스 같은 과시성 소비를 즐겼던 사람은 나중에 세월의 빚을 갚으며 살게 되고, 반대로 허리띠를 졸라 매면서 저축했던 사람들은 풍요로운 노년기를 보내게 된다. 노후엔 월급이 끊기기 때문에 현역 때 준비를 많이 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간의 소득 디바이드(양극화)가 심화된다.
그렇다면 과연 은퇴 세대의 소득 격차는 얼마나 벌어지는 걸까? 이럴 때 참고가 되는 자료가 바로 ‘노후소득 피라미드’다. 60세 이상 완전은퇴 가구를 대상으로 ‘생활비충당’ 정도에 따라 5단계(은퇴귀족, 은퇴상류층, 은퇴중산층, 상대빈곤층, 절대빈곤층)로 분류한 소득 등급표다. 2021년 기준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토대로 산출한 것이다. 7일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에 따르면, 노후소득 피라미드의 꼭대기층에 살면서 ‘생활비가 충분히 여유있다’고 생각하는 은퇴귀족층의 월 소득은 525만원(세전)으로 조사됐다. 작년 기준 건강한 노부부의 적정 노후 생활비(통계청, 314만원)를 크게 웃돈다.
은퇴귀족층의 현금 흐름은 어느 한쪽에 쏠려있지 않고 탄탄했다. 국민연금·공무원연금 같은 공적연금으로 177만원을, 또 개인연금·퇴직연금·금융소득·월세 같은 재산소득으로 330만원을 벌었다. 다만 은퇴귀족은 전체 은퇴가구의 단 2.5%에 불과해 극소수였다. 모든 이들이 여유로운 노후를 꿈꾸지만, 현실은 정반대인 셈이다. 은퇴귀족층 바로 아래에 위치한 ‘은퇴상류층’은 ‘생활비가 여유있다’고 생각하는 계층이다. 월 수입은 372만원. 황명하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연구위원은 “은퇴귀족층과 은퇴상류층은 공적연금 수령액이 각각 177만원, 173만원으로 엇비슷해 별 차이가 없다”면서 “둘 사이의 등급을 가른 것은 개인연금 퇴직연금 같은 재산소득이었다”고 말했다. 은퇴상류층의 재산소득은 180만원으로, 은퇴귀족층 재산소득(330만원)보다 150만원이나 적었다.
황명하 연구위원은 “공적연금은 상한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돈을 더 넣고 싶다고 해서 마음대로 더 넣을 수 없다”면서 “노후소득 피라미드 최상위권은 여유가 생길 때마다 연금에 추가 납입하는 등 개별적으로 준비를 많이 했고, 이런 노력이 중하위권과의 경제적 차이를 벌렸다”고 말했다. 525만원 vs 101만원... 노후소득 디바이드, ‘생활비가 매우 부족하다’고 느끼는 절대빈곤층은 풍요로운 노후를 보내는 은퇴귀족층 소득의 5분의 1에 불과했다. 이 계층의 월 소득은 101만원이었는데, 그나마도 정부가 지급하는 기초연금 같은 공적 수혜금이 대부분이었다. 본인 스스로 준비해야만 나오는 재산소득은 매달 7만원 수준으로 미미했다. (이하생략)(출처, 조선경제. 자료, 왕개미연구소. 에디터 이경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