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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목소리가 들려] 17 - 그대 눈빛 없인 앞을 볼 수조차 없는데
#1. 거리 + 공중전화 박스 (D)
수하, 혼란스럽고 걱정이고 미치겠다. 걸어가며 머리도 감싸고 어쩔 줄 모르겠다.
답답한 듯 계단같은 곳에 걸터앉는다.
#Ins. 12회 낚시터 (N)
준국 : 이 모든 것을 시작한 사람은 내가 아니라 니 아버지야!!
#Ins. 14회 14씬 수하집 현관 앞 (D)
혜성 : 혹시 나한테 말 안한게 또 있니? 속이고 있는거 더는 없는거야?
복잡한 표정의 수하, 앞을 보면 공중전화 박스가 있다.
수하, 공중전화 박스로 간다. 가서 수화기를 드는데 많이 망설여진다.
수하 : (두렵다/E) 어떻게 얘기해야되나? 어떤 변명도 안통할텐데.. 내 목소리 듣고 끊으면 어떡하지?
이게 영영 끝이면.. 난 살 수 있을까.. (번호를 누르려다가 망설여진다. 다시 결심하고 번호를 누른다. 신호가 간다. 받는다.
얼른 절박하게) 여보세요. 나 수하야. 제발 끊지 말고 들어줘. 차변한테 얘기 다 들었어. 당신이 우리 아버..
준국 : (E) 니 전화를 기다리고 있었다. 박수하..
수하 : (생각지도 못한 목소리다) !!!!
준국 : (E) 장혜성이를 찾고 있나?
수하 : (너무 놀라 굳는) ...!
준국 : (E) 장혜성이는 지금 나하고 같이 있다.
수하 : 어디야!! (버럭 공중전화박스 벽를 치며) 당신 지금 어디야!!
준국 : (E) 흥분하지 말고 잘 들어. 지금 니가 어떻게 행동하냐에 따라 장혜성이 목숨이 달려있으니까..
수하 : (두려움에 손이 덜덜 떨린다) 그 사람한테 손끝 하나 대기만 해. 죽여버릴테니까..
준국 : (E) 바라던 바다. 박수하. 그러니까, 허튼짓 하지말고, 아무도 부르지 말고.. 1시간 내로 혼자 와라.
난 지금 기정단지..옥상에 있다.
수하 : ....
준국 : (E) 누구를 달고오는 낌새가 보이면 그 즉시 장혜성이를 죽여버릴거다. 알았지?
수하 : (쿵!) ..그 사람 목소리를 들려줘.
준국 : ...
수하 : (거의 절규다) 살아있는지 목소리를 들려달라고!!!
사람들 : (지나가며 힐끔거린다) ...?
준국 : (E) 말해! 니 목소리를 들려달라잖아. (말 없고) 말하라니까!!
혜성 : (단호히/E) 수하 넌 오지말고 경찰 보내! 넌 절대 오지마! 내 걱정 말고...(뚝 끊긴다)
수하 : (절망으로) 아..아..안돼. (수화기를 든 채 주저앉는) 으아아아아!! (절규한다)
자막 : 2013년 7월 26일 오후 3시 10분
수하 : (E) 2013년 7월 26일 오후 3시 10분.. 그녀가 민준국에게 납치됐다.
그로부터 2시간 30분후.. 우리의 11년간의 이야기는 종지부를 찍게 된다.
지나가는 사람들 왜 저러나 힐끔거리거나, 모여들고..
절망으로 주저앉아 울부짖는 수하의 모습에서..
# 타이틀 - 그대 눈빛 없인 앞을 볼 수조차 없는데
#2. 몽타쥬 (D)
시간을 역으로 돌리는 몽타쥬, 점점 컷이 빨라지는 울부짖는 수하모습
/ 관우, 짱변이 없어졌어요
/ 수하 당신이 뭘 알아!
/ 경위 변호사님이 안왔어
/ 수하 핸드폰이 없는거 같은데요.
/ 혜성 내가 직접 알아볼께요.
/ 수하 가방 낚아채는 소매치기
/ 차변 서랍에서 편지 발견하는 혜성
/ 쥬얼리샵에서 나오는 수하
자막 : 3시간 전 - 오후 12시 10분
#3. 쥬얼리샾 앞 (D) - 16씬 41씬
수하, 기분이 좋은 듯 예쁘게 포장된 목걸이를 본다. 가방에 넣고, 학원을 향해 간다.
숨에서 쇳소리 나며 지친 하명 따라간다.
그리고 한참 떨어진 그 뒤로 오토바이남, 선글라스를 쓴 채 이들을 쫓는다.
#4. 학원 앞 (D) - 16회 45씬
수하, 기분 좋아 걸어오는데 어디선가 오토바이를 탄 남자(20대 초/남)가 나타나 수하의 가방을 낚아챈다.
수하 : (놀라) 야! 거기서!! (뛰어가고)
하명 수하 뒤따라오다가 오토바이 보며 가로막는데,
오토바이, 달리면서 수하 가방을 휘둘러 하명을 쓰러트린다.
하명 : 연주23에 4885..
수하 : (달려오다 강형사 부축해 일으키고) 괜찮으세요?
하명 : (일어나 툭툭털며) 저 새끼 뭐야. 대낮부터..
수하 : (답답해서 한 손으로 머리 헝클며) 아씨! 저 가방 꼭 찾아야되는데..
하명 : (전화 걸며) 걱정마라. 저 새끼 우리가 아는 놈이니까. (전화) 성욱아. 난데.. 4885 그 자식 또 사고쳤다.
아지트에 먼저 진치고 있다가 잡아와!
수하 : (안심되는) 하아..
#5. 거리 (D)
오토바이 어디론가 가면서 블루투스로 전화하는.
오토바이남 : (오토바이 달리며) 어. 아저씨. 물건 픽업했는데 어디로 가면 돼?
#6. 면담실 (D) - 16회 47씬
혜성 : (편지들 치면서 심문하는 톤) 설명해봐요. 이게 뭐에요?
박주혁 기자는 누구고 이 아사한 치매 할머니와 손자는 누구에요?
관우 : (시선 옆으로) 말 못합니다.
혜성 : (버럭) 차변!!
관우 : (OL/혜성 보면서) 절대 못해요! (누그러졌지만 단호히) 미안합니다.
혜성 : ..!
관우 : (단호히) 나 짱변한테 거짓말하기 싫어요. 그러니까 더는 묻지 말아요.
혜성 : (그런 관우를 보며) 분명 날 위해서겠죠. 차변은 그럴 사람이니까..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거에요.
관우 : ...
혜성 : 둘 중 하나겠죠. 알면 내가 상처받거나, 누군가가 상처받거나..
관우 : ...
혜성 : (일어나) 그게 나라면, 정말 실망이네요. 내가 차변한테 이런 것도 감당 못할만큼 한심한 인간으로 보였다는게..
관우 : (흔들린다) ..
혜성 : (편지를 챙기며) 좋아요. 내가 직접 알아볼께요. (일어나는)
관우 : (굳은 표정으로 시선은 책상으로) 박주혁 기자는 박수하 아버집니다.
혜성 : (나가다 멈칫) !
관우 : (담담히 시선은 책상으로) 아사한 치매 할머니와 손자는.. 민준국의 어머니와 아들이고..
혜성 : (돌아본다) !!
관우 : (혜성을 보며) 이 편지를 짱변한테 보낸건.. 민준국이에요.
혜성 : (얼굴 굳는다) !! (다시 앉는) 민준국이 이걸 보냈다구요? 왜요?
관우 : 짱변한테만 보낸게 아니에요. 수하랑 저.. 모두에게 보냈어요.
혜성 : (당혹스럽고) 이걸 왜요? 무슨 얘기가 하고 싶은건데요?
관우 : 민준국 아내가 죽은 이유가.. 수하 아버지랑 관련이 있는거 같애요.
혜성 : !!
관우 : 전에 민준국이 날 찾아왔을 때, 그러더라구요. 그게 모든 것에 시작이었다고.. 그리고 조만간 그 끝을 볼 생각이라고..
혜성 : (불안해서) 끝? 끝이 뭔데요?
#7. 낡은 건물 주차장 (D)
자막 : 오후 12시 55분
오토바이, 서고 헬멧을 벗는 오토바이남.
오토바이남 : (헬멧 올리며 껌씹고 있는) 아저씨!~ 나 왔어~
준국 : (기둥 뒤에서 나오는) 가방은?
오토바이남 : (가방 던지며) 여기! (껌 뱉어서 헬멧에 붙이고)
준국 : (가방 뒤지며) 너 그놈한테 얼굴 보였냐?
오토바이남 : 아니. 선글라스 쓰고 있었는데.. 절대 얼굴 보이지 말라며?
준국 : (핸드폰 꺼내며) 잘했다. (가방 다시 던지는)
오토바이남 : 뭐야? 핸드폰만 필요한거야?
준국 : 어. 나머지는 니가 알아서 처리해.
오토바이남 : (가방 받으며 삐쭉) 처리할 것도 없어. 학생이라 아무것도 없던데.. (하며 엄지검지 비비며 돈 달라는 흉내)
준국 : (가면서) 일 잘 끝나면 그때 정산해줄게.
오토바이남 : 이 바닥에 후불이 어딨어~ 아씨. 깜빵동기만 아니면 그냥 쌩까는데..(헬멧에 붙은 껌 다시 씹으며 가는)
준국, 걸어가면서 수하 핸드폰 전원을 끈다.
그러다 수하 핸드폰에 달린 팬던트를 본다. 열어보면 수하 어머니의 사진이 있다.
준국, 순간 표정 굳는다. 그 팬던트를 거칠게 떼내 버린다.
#8. 국선전담 사무실 복도 (D) + 네일샵 (D)
혜성, 걱정이 되는 듯 전화를 하는데 ‘전원이 꺼져있어’란 메시지만 나온다.
혜성 : (걱정스럽고) 한번도 핸드폰을 꺼놓은 적은 없었는데... (다시 거는) 어 성빈이니?
성빈 : (누군가 손 파라핀에 담가주며) 네, 언니.
혜성 : 혹시 너 오늘 수하랑 통화해봤니?
성빈 : 아뇨. 지금 수업 중 일텐데..
혜성 : 아니, 수업 중이라도 맨날 핸드폰은 켜놨었거든. 근데 지금 꺼져있어.
성빈 : (대수롭지 않게) 밧데리가 다 됐나부죠.
혜성 : 그런가? 알았다.
#9. 네일샵 (D)
성빈 전화 끊고 카메라 돌아가면 충기다.
충기 : 누구야?
성빈 : (파라핀 한 충기손에 비닐장갑 끼워주며) 어. 짱변호사님! 수하랑 연락 안된다고.. 핸드폰 꺼져있다고 걱정하네.
수업 중 일수도 있고, 밧데리가 나갔을 수도 있는데, 그게 그렇게 걱정할 일인가?
충기 : (은근 신나서) 그 아줌마, 맨날 용수철처럼 튕기드니.. 드디어 관계가 역전된건가? 올~ 박수하! 능력 있는데?
성빈 : (커다란 장갑 덧씌워주며) 역전은 무슨~ 아직도 혼자 일방통행 중이구만..
충기 : 아냐. 딱 보니까 그 아줌마도 이제 수하 좋아하나보네. 아니다. 튕길 때도 오바로 튕기든데.. 그때부터 쌍방 아냐?
성빈 : 쌍방 아냐. 짱변호사님은 완전 철벽녀거든. 절대 안넘어가.
충기 : 그래? 니가 그걸 어떻게 알어?
성빈 : (파라핀 정리하며) 내가 딴 건 몰라도 그쪽으론 눈치 백단이거든.
(하다) 근데 넌 맨날 손관리는 왜 하는거냐? 너랑 되게 안어울려.
충기 : (당황해) 내..내가 뭐 나름 손으로 먹고 사는 직업이니까.. 관리 해야지. 당연히.
성빈 : (맹하게) 그런가? 암튼 너 때문에 내 매상 오르고 좋다. 야. 그러고 30분만 있어.
(정리한 파라핀 들고 일어나 정리하며) 내가 서비스로 새끼손가락만 네일 해줄게.
충기 : 어.. (그런 성빈보고 픽 웃으며 혼잣말) 고성빈, 넌 눈치 백단이 아니라 마이나스 백단이다.
#10. 건물 계단 (D)
오토바이남, 헬멧 안 쓴 사복차림으로 수하 가방메고 들어서는데 계단을 딱 막는 형사1.
오토바이남, 얼른 뒤돌아 내려가려는데 가로막는 형사2.
형사1 : (내려오며) 4885.. 나온지 얼마나 됐다고 고새 또 사고를 치냐?
형사2 : (올라오며) 그러게. 번호판을 바꾸던가. 너무 튀잖아. 이름표도 아니고..
오토바이남 : 에이~씨! (가방을 휘두르며 저항하는)
오토바이남, 형사1,2를 피해 요리조리 피해보지만 역부족이다.
형사1,2 오토바이남을 제압해 수갑을 채운다.
수하의 가방을 챙기는 형사.
#11. 국선전담 사무실 (D)
자막 : 오후 1시 30분
상덕, 유창, 테이블에 앉아있다.
상덕 핸드폰으로 보내진 달중과 도연의 셀카 시리즈를 보고 있다.
상덕 : (유창과 함께 핸드폰을 보고 있다) 서검사가 지 아버지 기분 맞춰주느라 용쓰는구만. 이런거 좋아할 종류가 아닌데..
유창 : (보면서) 그러게요. 신변호사님 이거 저한테도 보내주세요. (핸드폰을 꺼내며) 나중에 두고두고 놀려먹게..
혜성 : (핸드폰에 대고 버럭) 핸드폰 전원을 키라고 이 밥통아!!
유창 : (깜짝 놀라 겁먹고) 저.. 저 켰는데요?
혜성 : (신경질) 유창씨한테 한 말 아니거든요.
그때, 관우 들어서면서.
관우 : 짱변, 오늘 2시 재판 아니에요?
혜성 : 네? (시계보고) 헥!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네. (서류 챙겨 일어나는)
관우 : 같이 가요. 나도 2시 재판이에요.
혜성 : 네. (일어나 나가고)
유창 : (그런 두사람을 힐끗 보고는) 아니, 차변호사님은 접견 갔다가 바로 법원으로 가면 되는구만,
짱변호사님 에스코트 하려고 다시 온거에요?
상덕 : (핸드폰 조작하면서 당연하다는 듯) 그런가부지.
유창 : 짱변호사님은 차변호사님한테 마음도 없다면서 왜 저걸 받아준대요? 저럴 땐 딱 잘라주는게 예의거든요?
(혀끌끌) 저러다 어장관리 소리나 듣지..
상덕 : (엄지검지로 딱밤 날리며) 넌 어쩜 사람 보는 눈이 그렇게 얕으냐! 저게 어장관리로 보여? 어?
유창 : (이마 문대며) 왜 또 그러세요! 어장관리가 아니면 저게 뭔데요?
상덕 : (타이르듯) 차변이 아직도 짱변한테 부채감이 많이 남아있잖냐. 짱변 어머니를 죽인 범인을 지가 풀어줬는데,
그 범인이 또 짱변을 해친다고 생각해봐.
유창 : (그제야 좀 알 것 같고) 아..
#12. 국선전담 사무실 복도 (D)
혜성과 관우, 함께 걸어가는 모습 위로.
상덕 : (E) 그땐 차변 성격에 절대 다시 일어나지 못할거다. 변호사도 못할거고.. 죄책감에 아무것도 못할거야.
그래서 저렇게 기를 쓰고 지키는거야. 그걸 알고 짱변도 받아주는거고..
#13. 학원 로비 (D)
시계보고 초조하게 기다리는 수하.
그때, 하명이 가방을 가지고 들어온다. 수하 벌떡 일어나 반색해 달려간다.
수하 : 진짜 찾으셨네요?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하명 : 어. 뭐 없어진거 없나 찾아봐.
수하 : (가방 뒤지며 선물 찾으며 안도) 아! 있다!
하명 : 딴거는? 지갑이랑 핸드폰 다 있어?
수하 : (안을 보며) 지갑은 있고.. 돈도 그대로고.. (뒤지는데) 핸드폰이 없는거 같은데요? (계속 뒤지며) 어.. 정말 없네?
하명 : 아~ 짜식. 그새 빼돌린거야? 걱정마라. 것도 찾아보라고 할게.
수하 : 핸드폰은 천천히 찾아도 됩니다. (선물 보며) 일단 이거 찾았으니까 됐어요. (달려가며) 감사합니다.
하명 : 얌마! 뛰지 좀 마! (죽을 맛이고) 아씨~ 내가 장변호사 담당할걸.. (따라가는)
#14. 폐건물(이하 기정단지) 옥상 (D)
준국, 수하의 핸드폰을 켠다. 짱다르크부터 온 전화가 무려 17통이다.
#15. 합의부 법정 복도 (D)
관우, 혜성 걸어오면서.
관우 : 이따 재판 몇시에 끝나요?
혜성 : 오늘건 내리 네건이라 한 세시 반이면 끝날거 같아요.
관우 : 음, 그럼 내가 와서 기다릴테니까 같이 가요.
혜성 : 형사도 잠복해 있는데 괜찮아요.
관우 : 뭐든 조심해서 나쁠 건 없잖아요. 이따 전화해요.
혜성 : 저기 차변..
관우 : (가다) 네?
혜성 : (오지 말라고 할까 하다 미소) 아니에요. 끝나고 전화할께요.
관우 : 네! 이따봐요. (2층으로 올라가는)
혜성 : (시계를 보니 1시 50분, 핸드폰 꺼내며) 얘는 왜 이렇게 연락이 안되는 거야.
그때, ‘껌딱지’로부터 전화가 온다.
혜성 : (얼른 받으며 성질내는) 야! 이 밥통아! 너 어디야! 핸드폰은 왜 꺼놨어? 걱정했잖아.
준국 : (E) 내 목소리 기억나?
혜성 : (얼굴이 굳는다. 가방 뚝 떨어트리는) ..
준국 : (E) 박수하를 찾고 있나?
혜성 : (더 놀란다) 왜 당신이.. 당신이 왜 수하 핸드폰을 갖고 있는거죠?
준국 : (E) 왜겠어? 지금 같이 있으니까 갖고 있는거지.
혜성 : (숨이 막힐거 같다.) 수하.. 무사한거에요?
준국 : (E) 아직까지는.. 근데 니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상황은 바뀔거다.
혜성 : (눈물이 고인다) 뭐.. 뭘 원하는 겁니까?
준국 : (E) 걱정마. 난 이 꼬맹이는 관심 없으니까.. 내가 유감있는 쪽은 너야.
혜성 : 당신 어디에요.
준국 : (E) 그렇지. 이렇게 나와야지. 지금 당장 기정단지 옥상으로 와라. 누구 한 놈이라도 달고 오는 순간
이 새끼도 죽고 나도 죽는거야. 아무한테도 얘기하지말고 혼자와. 무슨 말인지 알아들었지!? (끊고)
혜성 : 여보세요!! 여보세요! (이를 악물며 눈물이 고인다) 수하야.. 어떡해. 수하 어떡해.
(혼란스러워 어쩔 줄 몰라 하다가 결연히 밖으로 달려가는)
#16. 법원 앞 (D)
혜성 나가서 기둥 뒤에 숨어서 보면 잠복근무하고 있는 형사차가 보인다. 안되겠다 싶어서 다시 들어가는.
#17. 법원건물 일각 (D)
혜성, 헐레벌떡 달려간다. 작은 쪽문으로 나가는 혜성.
#18. 법원 일각 (D)
혜성, 가방을 담 위로 던지고, 담을 넘는다.
#19. 거리 (D)
옷에 검댕이가 묻고 엉망이 되도 개의치 않고 뛰는 혜성.
#Ins. 6씬 면담실 (D)
관우 : 전에 민준국이 날 찾아왔을 때, 그러더라구요. 그게 모든 것에 시작이었다고.. 그리고 조만간 그 끝을 볼 생각이라고..
혜성 (불안해서) 끝? 끝이 뭔데요?
불안한 혜성, 급히 택시를 잡는다. 택시 출발하는.
#20. 택시 안 (D)
택시에 오른 혜성, 숨을 몰아쉬면서.
혜성 : 기사님. 기정단지로 가주세요. 빨리요..
기사 : 기정단지? 그거 철거된 건물 아닌가요?
혜성 : 아직 아니에요. 빨리 가주세요.
그때 혜성의 핸드폰으로 전화가 온다. 얼른 가방에서 핸드폰을 꺼내는 혜성.
그 순간 택시 밖으로 목걸이케이스를 들고 들떠서 달려가는 수하가 보인다.
그렇게 서로 못본 채 스치는 두 사람.
핸드폰을 꺼내보면 ‘선풍기판사’다. 거절버튼을 누르는 혜성.
#21. 합의부 법정 (D)
자막 : 오후 2시 30분
공숙, 전화를 계속 하는데 전화를 받을 수 없어.. 가 계속 나온다.
공숙 : (열받아 자기도 모르게 버럭) 받을 수 없는 전화를 왜 갖고 다닌대!! (하다 배석들 보고 끊고는 엄숙히)
아무래도 오늘 변호인한테 무슨 사정이 있는거 같습니다. 오늘 재판은 다음 기일로 미루도록 하겠습니다.
도연 : (무슨 일이지 싶다) ?
#22. 국선전담 사무실 (D) - 16회 49씬
수하, 조심스레 들어온다.
유창 : 어? 왔냐?
수하 : 네. 장변호사님은 안계십니까?
상덕 : 오늘 2시 재판이라 법원 갔는데.. 차변이랑 같이 나갔어.
수하 : 아, 그래요? (인사 꾸벅하고) 감사합니다!~ (나가고)
#23. 기정단지 앞 (D)
혜성, 헐레벌떡 달려온다.
#24. 기정단지 옥상 (D)
옥상에서 혼자 오는 혜성을 발견하는 준국.
준국 : (수하 핸드폰을 보면서 어이없다는 듯 웃는) 하.. 이렇게 간단하게 걸려들 정도로 눈이 멀었구나.
#25. 합의부 법정 (D) - 16회 50씬
수하, 문 조심스레 열고 들어서는데 아무도 없다.
수하, 이상해서 갸우뚱? 경위 하나만 있다.
수하 : 오늘 재판 끝난거에요?
경위 : 아니. 시작도 못했는데?
수하 : 왜요?
경위 : 변호사님이 안왔어. 2시 재판인데 30분이 지나도록 안와서 일단 기일을 연기했어.
수하 : (의아) 왜 안왔답니까?
경위 : 모르지. 판사님이 전화 한참 했는데 통 연락이 안되나봐.
수하 : (불안하다) ...
#26. 기정단지 안 (D)
혜성, 계단을 오르기 시작한다. 조심스레 경계를 하면서 가방에서 스턴건을 꺼낸다.
#27. 기정단지 계단 (D)
혜성, 컴컴한 건물 계단, 옥상으로 가는 문이 살짝 열려있다.
혜성, 그 문을 향해 가는데, 그 뒤로 조용히 나타나는 준국.
뒤에서 혜성이 잡은 스턴건을 덮치는 준국의 손.
#28. 기정단지 외경 (D)
혜성의 비명소리가 울려퍼진다.
#29. 기정단지 안 어딘가 (D)
혜성, 정신을 잃고 쓰러져있다.
그때 혜성의 가방 속에서 핸드폰 벨소리가 들린다.
준국, 핸드폰을 보면 ‘차변’ 핸드폰을 받아본다.
관우 : (E) 여보세요. 짱변..
준국 : (전화를 뚝 끊는다) ...
#30. 합의부 법정 앞 복도 (D)
관우 : 어? 끊어졌네? (다시 거는) 내가 여기까지 바래다줬는데.. (하다/E) 설마..그 기사 때문인가? 아냐. 그럴 리가 없어.
수하 : (놀라 관우를 잡고) 혹시.. 짱변한테 우리 아버지 얘기했습니까?
관우 : 어? 어.. 짱변이 내 서랍을 뒤지다가 민준국이 보내온 기사를 발견했어.
수하 : (충격 받아 뒷걸음질) !!!
관우 : 미안하다. 어쩔 수 없었어.
수하 : 다.. 알았습니까?
관우 : 어. 거의..
수하 : (결국 이런 날이 왔구나) ...그래서.. 그래서 사라진거군요.
관우 : 아냐. 그걸 안거랑 이건 별개야. 분명 이거는..
수하 : (원망스레) 당신이 뭘 알아! (잦아들며) 대체 왜 얘기했어요. 왜! (가버리는)
관우 : 박수하!! (따라가는)
#31. 기정단지 안 어딘가 (D)
자막 : 오후 3시 5분
혜성, 천천히 의식이 돌아온다.
흐릿한 시선, 주변에 너저분한 준국의 흔적들 컵라면, 신문들, 봉투들, 코펠, 밧줄, 테잎, 쓰러진 의자 등등..
그러다 스패너가 눈에 걸리고 놀라는 혜성 의식이 완전히 돌아왔다.
혜성, 의자에 팔과 다리가 묶여있다. 그 앞에 준국이 서있다.
혜성, 흠칫 공포로 놀란다.
준국 : (담담히) 정신이 드나? (혜성의 스턴건을 보며) 용감하네. 겨우 이런걸로 나랑 맞장을 뜨려고 한거야?
혜성 : (두리번거리며) 수하는요? 수하 어딨어요?
준국 : 박수하는 없어. (수하 핸드폰 보여주며) 이거만 있고..
혜성 : (속았구나) !!
준국 : (자신의 아픈 경험이다) 아무리 이성적인 사람도.. 이런 상황에선 눈에 뵈는게 없어지지. 등신이 되고..
나도 그래봐서 아주 잘 알아.
혜성 : (겁먹었지만 애써 당당히) 지금 뭘 하려는겁니까? 무슨 꿍꿍이에요?
준국 : (차분히) 처음에는 너하고 그 꼬맹이를 죽이려고 했었어.
그런데 그 낚시터에서 꼬맹이가 한 말이 아주 날.. (섬뜩하게 혜성을 보며) 열받게 하더라구.
혜성 : !!
#Ins. 낚시터 12회 53씬
준국 : 그래 죽여. 죽여봐!! 지금 니가 11년전 나랑 다를게 뭐야!!
수하, 이를 악물고 죽이려 손에 힘이 들어간다. 한손으로는 준국의 목을 조르고 한손은 칼로 찌르려는 순간.
수하 : !! (손에서 힘을 빼며) 난 달라. 난 당신처럼 짐승으로 살지 않을거야. 절대.. (칼을 놓고 도망치듯 그 자리를 떠난다) ..
준국 : 나처럼 짐승으로 살지 않겠다드라구.. (자조적으로) 나처럼 짐승으로 살지 않겠다?
과연, 그 꼬맹이가 나 같은 상황에서도 그런 소리를 할 수 있을까?
혜성 : (떨린다) ..뭘 생각하는 겁니까?
준국 : 니들을 죽이는 대신, 난 다른 그림을 그려볼 생각이다.
혜성 : ...당신 설마..
준국 : 나도 궁금하더라구. 정말, 그럴 수 있는지? 그 꼬맹이가 나처럼 사랑하는 모든 사람을 잃은 상황에서도,
짐승이 안되고 버틸 수 있는지..
혜성 : !!
준국 : 너도 궁금하지? 내가 보여줄게..
혜성 : ...!
그때, 혜성의 핸드폰이 울린다. (발신번호는 공중전화번호)
준국, 받는다.
수하 : (E) 여보세요. 나 수하야. 제발 끊지 말고 들어줘. 차변한테 얘기 다 들었어. 당신이 우리 아버..
준국 : 니 전화를 기다리고 있었다. 박수하..
혜성 : !!
준국 : (스피커폰으로 바꾸며) 장혜성이를 찾고 있나? (혜성이 잘 듣게 놔준다)
혜성 : (미치겠다) ..
준국 : 장혜성이는 지금 나하고 같이 있다.
수하 : (E) 어디야!! (벽을 쾅 치는 소리) 당신 지금 어디야!!
준국 : 흥분하지 말고 잘 들어. 지금 니가 어떻게 행동하냐에 따라 장혜성이 목숨이 달려있으니까..
수하 : (E) 그 사람한테 손끝 하나 대기만 해. 죽여버릴테니까..
혜성 : !!
준국 : (혜성을 보며 이것봐~ 하듯 빙긋) 바라던 바다. 박수하. 그러니까, 허튼짓 하지말고, 아무도 부르지 말고..
1시간 내로 혼자 와라. 난 지금 기정단지..옥상에 있다.
혜성 : (충격받는) !!
준국 : 누구를 달고오는 낌새가 보이면 그 즉시 장혜성이를 죽여버릴거다. 알았지?
수하 : (E) 그 사람 목소리를 들려줘.
혜성 : !! (어떻게 해야하나 미치겠다) ...
수하 : (E) 살아있는지 목소리를 들려달라고!!!
준국 : (혜성에게 핸드폰을 가까이 가져가며) 말해! 니 목소리를 들려달라잖아.
혜성 : ...
준국 : (위협적으로) 말하라니까!!
혜성 : (그런 준국을 원망스레 보며 단호히) 수하 넌 오지말고 경찰 보내! 넌 절대 오지마! 내 걱정 말고...
준국, 전화를 끊고는 전원을 꺼버린다.
#32. 공중전화 (D)
수하 : (절망으로) 아..아.. 안돼 (수화기를 든 채 주저앉는) 으아아아아!! (절규한다)
지나가는 사람들 왜 저러나 힐끔거리거나, 모여들고..
절망으로 주저앉아 울부짖는 수하의 모습에서..
#33. 거리 (D)
이성을 잃은 수하, 어디로 가야할지,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수하 : (하염없이 눈물이 흐른다. 막막하다) 하아.. 어떡해.. 아.. 어..
그러다 양손으로 이마를 감싸는 수하, 눈을 감고 깊게 심호흡을 한다.
잠시 후 정신을 차린 듯 눈을 뜬다. 어디론가 뛰어가기 시작한다.
하명, 저 멀리서 뛰어오다가.
하명 : (숨이 턱밑에 차서) 아..자식. 잡을 수 있었는데..
#34. 충기 카센터 (D)
충기, 차 본네트를 열고 수리를 하다가 새끼 손가락 본다. 성빈이가 해준 귀여운 네일(깜찍한 캐릭터)이 칠해져있다.
그 네일에 쪽하고 키스하는데 눈을 뜨면 땀범벅인 수하가 서있다.
충기 : (놀라서) 엄마야. (당황해서 얼른 손가락 숨기며 둘러댄다) 너 봤냐? 오해하지 마라.
나.. 나 지금 손톱에 피..피나서 빤거야.
수하 : (숨 몰아쉬며) 충기 너 핸드폰 좀..
충기 : 어? 내 핸드폰? (꺼내며) 왜? 너 핸드폰 잃어버렸냐?
수하, 그 핸드폰을 들고 무작정 뛰어간다.
충기 : 어? 어? 야! 어디가? (뒤늦게 따라가보는데 이미 수하 사라졌다) 야! 박수하!
(황당해서) 저 새끼 지금 뭐한거야? 내 핸드폰 훔친거야?
뒤늦게 하명 달려온다. 충기를 다짜고짜 잡고.
하명 : (숨 몰아쉬며) 박수하 어디갔어?
충기 : 아저씬 누구세요?
하명 : (숨 몰아쉬며 신분증 보이며) 경찰이다. 방금 수하 만난거지? 그 자식 어디갔어?
충기 : 몰라요. 알면 좀 잡아주세요. 그 새끼가 방금 내 핸드폰 훔쳐갔어요!
하명 : (이상하고) 뭐?
충기 : 쟤 왜 저래요? 뭔가 이상해요. 눈 보니까 엄청 운거 같던데..
하명 : (핸드폰 꺼내며) 니 핸드폰 번호 나한테 불러줘봐.
#35. 기정단지 안 어딘가 (D)
혜성은 묶여있고 준국, 혜성을 내려본다.
준국 : (혜성을 보면서) 우리가 서로 얘기를 해본건 이번이 처음인가?
혜성 : ...
준국 : (의자를 가지고 오며) 11년짜리 인연인데, 그동안 참 우리가 대화에 인색했어? 그치?
혜성 : 허튼 생각하지 말고 자수하세요. 당신은 여기가 마지막이니까..
준국 : 안다. 여기가 내 마지막 이라는거.. (마주 앉으며) 내 마지막을 보여주려고 널 여기 오라고 한거야.
혜성 : 뭔데요? 그게..
준국 : 아까 말했잖아. 가기 전에, 그놈을 짐승으로 만들거라고.
11년전 나처럼.. 세상 누구도 내 입장이 되면 짐승이 될 수 밖에 없다는 걸.. 그놈으로 보여줄거다.
혜성 : (결연히) 수하는.. 절대 당신처럼 되지 않을겁니다.
준국 : (자조적으로) 뭐든 장담하지마. 나도 내 인생이 이렇게 될 줄 몰랐으니까..
혜성 : 당신 사연이 뭔지, 왜 이렇게 됐는지 알아요. 수하 아버지 때문에 아내를 잃었고,
내 증언 때문에 당신 어머니와 아들이 죽었다고 생각하죠?
준국 : (빙긋) 아~ 장혜성이 똑똑하네. 다 알아낸거야? (미소 지우고) 그래. 이걸 시작한 건 내가 아냐. 수하 아버지지.
혜성 : 아뇨. 이걸 시작한건 당신이에요.
준국 : !!
혜성 : 피해자인 척 하지 마요. 당신은 그냥 살인자니까.. 수하 아버지를, 내 어머니를 죽이면서,
당신의 모든 이유, 변명은 다 사라진거에요. 거기가 시작이고!
준국 : (점차 고조) 아무도 내말을 안들어주는데 어떡해? 의사도, 경찰도, 아무도 내 말을 아무도 안들어주는데..그냥 있어?
참고 살아? 그게 된다고 생각해!?
혜성 : (잠시 준국을 본다. 어머니의 유언이 떠오른다) ...
혜성모 : (E) 혜성아.. 니 그거 아나?
#Ins. 7회 56씬
혜성모 : 눈에는 눈.. 이에는 이.. 그 법대로 했다간 세상 사람들 다 장님이 될기다.
<컷> 니한테 못되게 하는 사람들.. 다 니를 질투해가 그런기다. 니가 하도 잘나가.. 부러워서 그런기다.
그런 사람들 미워하지 말고 어여삐 여기고.. 가엽게 여기라. 알았나?
혜성 : 왜 우리어머니가 그런 유언을 남겼는지.. 지금 당신을 보니까 알겠네요.
준국 : ...
혜성 : (측은함으로) 당신이 지난 11년을 어떻게 살았는지 알겠어요. 복수, 원망.. 온통 그런 마음으로만 11년을 살아왔다니..
그 속이 얼마나 지옥이었을까?
준국 : (열이 오른다) ...뭐?
혜성 : 수하가 당신처럼 될거라고 생각하지마요. 수하는 달라..
준국 : (스패너를 들며) ..장담하지 말랬지..
혜성 : (자신있는 미소로) 장담해요. 내가 아는 수하는 당신처럼 그렇게... (준국을 응시하며 미소 지우고 단호히) 후지지 않아.
준국 : 닥쳐!! (스패너를 높이 든다)
#36. 국선전담 사무실 복도 (D) + 기정단지 근처 (D)
자막 : 오후 3시 45분
관우, 의자에 앉아 초조하게 혜성에게 전화를 하는데 계속 전화기가 꺼져있다는 메시지만 나온다.
그때 모르는 핸드폰 번호(충기번호)로 전화가 온다.
관우 : (전화를 받는다) 여보세요.
수하 : (아주 멀리 기정단지가 보이는 곳에 숨어서) 나에요. 박수하..
관우 : (얼른) 너 어디야? 짱변 찾았어?
수하 : 네, 짱변은 지금 민준국한테 납치가 됐어요.
관우 : (벌떡 일어나) 뭐?
수하 : 민준국이 나 혼자 오라고.. 경찰한테 얘기하면 짱변을 죽이겠다고 협박을 했어요.
관우 : (충격이다) ..너 지금 어디야?
수하 : (건물을 보며) 저 지금 기정단지에 거의 다 왔습니다. 거기 옥상으로 오라고 했어요.
관우 : (다급히) 안돼. 너 혼자 들어가면 안돼. 절대!
수하 : 다른 길이 없어요. 그러니까..
관우 : (미치겠다) 가면 민준국 수에 말리는거야!
수하 : (절박하다) 안가면 그 사람이 죽는다니까!
관우 : (버럭) 그러다 너까지 죽을 수가 있어! 이건 절대 짱변을 위하는게 아냐!
수하 : ..그러니까 당신이 살려줘!
관우 : !!
수하 : (눈 질끈 감는다. 눈물이 흐른다) 나.. 죽기 싫어요. 전에는 그 사람 지키다 죽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아닙니다.
관우 : ..
수하 : (눈 뜨고) 내가 잘못되면 그 사람한테 상처가 될거에요. 그 사람을.. 나를.. 꼭 살려주세요.
경찰이든 뭐든 다 동원해서..우릴 구해줘요.
관우 : ...!!
수하 : (결연히) 올 때까지 어떻게든 버텨볼테니까... 부탁합니다.
관우 : (미치겠다. 어떻게 해야하나..)
#37. 기정단지 옥상 (D)
준국, 피묻은 스패너를 들고 있다. 아래를 보면 수하 홀로 걸어들어오고 있다.
준국 : (시계를 보면 4시다) 꼬맹이.. 약속을 아주 잘 지키는구나. 진짜 혼자 왔네. (선글라스를 쓰는)
준국, 아래를 내려다보면 수하, 위를 올려다보고 있다.
준국, 손바닥을 위로 한 채 오라는 손짓.
수하 그런 준국을 분노의 눈빛으로 본다.
#38. 택시안 (D)
관우, 급히 택시를 타면서.
관우 :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며) 기정단지로 부탁합니다. (하다 전화 받은 듯 다급히) 선배! 난데, 민준국이 짱변을 납치했어.
하명 : (E) 알고 있다. 안그래도 지금 상황실에서 장혜성 변호사 핸드폰 위치추적하고 있어.
관우 : 짱변이랑 민준국, 지금 기정단지에 있어.
하명 : (E) 뭐? 기정단지? 거기 철거예정인 덴데..
관우 : 어. 지금 박수하가 짱변을 구하겠다고 혼자 거기로 가고 있어.
하명 : (버럭/E) 뭐? 바보같이.. 얌마! 말렸어야지!
관우 : 어쩔 수 없어. 이미 벌어진 일이야! 경찰특공대 쪽에 지원요청할 수 있어?
하명 : (E) 어. 해야지. 우리도 그쪽으로 바로 출동할게.
관우 : (긴박하게 지시하듯) 민준국은 그 둘을 다 죽이고 자기도 죽을 생각이야. 자극하면 문제가 더 커질 수 있어.
하명 : (E) 자살을 할거란 뜻이야?
관우 : 어. 이건 안좋은 예감인데.. 민준국은 박수하를 살인자로 만들고 싶어하는거 같애.
#39. 경찰차 (D) - 9,12인승
달리는 경찰차 안에서 긴박하게 작전을 주고 받는 형사들.
강형사 : (기정단지 지도보며) 일단 인질의 안전확보가 최우선이니까 이쪽 숲하고 기정단지 옆건물 쪽으로
각 팀별로 조용히 진입한다. (다른 사람에게) 특공대에 현장 좌표 찍어주고 최단시간에 오라고 요청하고..
(다른 사람에게) 그리고 특히 민준국이 자해 위험이 있으니까 이 점 명심하고.
#40. 거리 (D)
형사차들 사이렌을 켜고 긴박하게 출동한다.
형사기동대 차량 2대, 경찰차 2대 등.
#41. 기정단지 건물 로비 (D)
수하, 결연한 표정으로 걸어들어간다.
#42. 기정단지 계단 (D)
수하, 계단을 오르고.
#43. 옥상 (D)
자막 : 오후 4시 10분
수하, 문을 열고 들어서면 멀리 준국이 보인다.
준국은 건물의 끝자락, 난간 직전 어딘가에 앉아있다.
수하, 가방을 던지듯 내려놓는다.
준국, 선글라스를 썼고 손에는 기다란 쇠파이프가 들려있다.
수하, 천천히 준국에게 다가간다.
두리번 거리는 수하, 혜성의 흔적을 찾을 수 없다.
수하 : (분노를 누르며) 그 사람 어딨어?
준국 : ...
수하 : 당신 말대로 혼자 왔어. 그 사람을 당장 풀어줘!
준국 : 너무 차분하니까 재미없네. 왜 전에처럼 덤벼보지 그래?
수하 : (주먹은 분노로 떨리지만 표정은 차갑다) 난 당신이 왜 이런 짓을 벌이는지 알아.
그리고 난 그 짓거리에 놀아날 생각, 전혀 없어.
준국 : ...
수하 : (3~4m 앞쯤에 멈춰서서) 전에도 말하지 않았나. 난 절대 당신같이 짐승처럼 살진 않을거라고..
준국 : (자조적으로) 짐승? 넌 내가 처음부터 짐승이었을거라고 생각하냐?
수하 : ...
준국 : 나도 처음은 사람이었다.
#44. 거리 (N) - 2001년
"아내의 심장 수술비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민원을 넣지 말아주세요" 라고 적힌 현수막을 붙이고
트럭에서 씩씩하게 떡볶이 장사 하는 준국.
준국 : (E) 사랑하는 아내가 있었고..아내를 살릴려고 별짓을 다하고..
#45. 공사장 (D) - 2001년
무거운 벽돌을 나르며 힘든 내색 안하고 열심히 일하는 준국.
준국 : (E) 심장이식만 하면 살 수 있대서, 하루를 이틀로 살면서 악착같이 돈을 벌었고..
#46. 중환자실 (D) - 2001년
코에 산소관을 주사를 많이 꽂은 준국의 아내(30대초), 숨이 가쁘다.
가운을 입고 면회온 기쁜 얼굴의 준국, 아내의 손을 꼭 잡아주고.
준국 : (E) 이식할 심장이 나타났을 때, 세상을 다가진 것처럼 기뻐했던.. 그냥 사람이었어.
#47. 옥상 (D)
준국과 수하의 대치상황.
준국 : 그런데 수술 한시간전에 그 심장을 도둑맞았어. 니 아버지한테..
수하 : (알고 있는 이야기다) ..
준국 : 니 어머니를 살리겠다고 내 아내의 심장을 훔쳤다고 니 아버지가!!
그깟 기사 몇 개로 의사를 꼬드겨내서 응급도를 조작했어. 알아?
수하 : ..알아.
준국 : 그러면 이 모든 걸 시작한게 니 아버지란 것도 이제 알겠지?
수하 : 아니. 이 모든걸 시작한 건 민준국 당신이야. 내 아버지를 죽이면서.. 당신은 그냥 살인자가 된거야.
준국 : (피식 웃고) 너도 장혜성이하고 똑같은 말을 하네..
수하 : !! (낮게 누르며) 그 사람 어딨어..
준국, 수하를 보고 있고 준국의 등 건너편으로 카메라 비춰진다.
저 멀리, 건물 아래 관우가 접근하고 있는게 보인다.
#48. 기정단지 근처 (D)
관우, 숲과 구조물들 사이로 숨어가면서 기민하게 건물로 접근하는.
관우 접근하면서 혹시 몰라 각목을 하나 쥐어든다.
#49. 옥상 (D)
수하 : (버럭) 그 사람 어딨냐니까!!
준국 : (자조적으로) 모든 걸 잃어버리면 말이다. 누구나 사람은 짐승이 돼. 눈에 뵈는게 없어지지.
(등 뒤에 피 묻은 스패너를 수하 앞에 던진다)
수하 : !!!
준국 : (진심으로) 사실.. 죽일 생각까진 없었다. 그냥 너를 부르는 미끼 정도로만 쓰고 보내줄 생각이었어.
수하 : (떨린다. 설마..) ...
준국 : (고개 야비하게 기울이며) 그런데 그 기집애가 넌 나랑 다를거라고 약을 올리대? 갑자기 열이 확 오르더라구..
수하 : (피묻은 스패너를 보고 부들부들 떤다) 그래서.. 죽였..어?
준국 : (담담히) 응. 죽였다.
수하 : (충격에 몇걸음 뒤로 물러선다) ..하..
준국 : (다 포기한 미소) ..
카메라 앉아있는 준국의 등 뒤로 가면 수하의 핸드폰이 켜져있다.
#50. 기정단지 안 어딘가 (D)
테잎으로 입이 막힌 혜성, 이마에 피가 흐르고 있다.
혜성, 의자에 팔다리가 묶여있다. 의자 역시 기둥에 묶여있다.
혜성의 앞에는 혜성의 핸드폰이 스피커폰으로 켜져있다. 스피커폰으로 준국과 수하의 상황이 그대로 전달이 된다.
혜성, 두려움에 덜덜 떨고 있다.
수하 : (E) 정말.. 죽인거야? (버럭) 내가 오면 살려준댔잖아!!
준국 : (E) 그 기집애가 스스로 무덤을 팠어!! (하다) 어떠냐? 기분이..
혜성 : (고개를 저으며 소리를 내고 싶지만 안된다) ...
#51. 기정단지 근처 (D)
자막 : 오후 4시 40분
# 건물 주위로 조용히 접근하는 하명과 형사들과 경찰들 (7-8명)
# 옆건물 특공대 저격팀 2팀이 장비를 들고 각기 다른 방향으로 계단을 오른다.
#52. 기정단지 건물 안 (D)
관우, 각목을 든 채 이리저리 뛰어다니면서 혜성을 찾고 있다.
준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요란하게 찾는 느낌이 아닌,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소리를 죽여가면서 찾는다.
#53. 옥상 (D)
수하, 분노로 손이 부들부들 떨린다.
준국, 그런 수하를 처연한 미소를 띠고 본다.
준국 : 기분이 어때? 드럽지? 미치겠지? 죽이고 싶지? 죽여봐..
수하, 분노로 눈물을 흘리며 땅에 떨어진 스패너를 쥔다. 정말 죽일 듯이 스패너를 꽉 쥐어들고 준국을 향해 천천히 걸어간다.
준국 : 그래. 이제 너도 알겠지? 11년에 내가 어떤 마음으로 시작했는지..
준국 1m 앞까지 다가간 수하, 준국을 분노로 노려본다.
#54. 다른 건물 일각 (D)
특공대 저격팀(2인 1조), 총을 장전한다. 저격 망원경 안에 준국과 수하가 잡힌다.
망원경, 스패너를 든 수하를 조준한다. 마치 수하를 저격할 것처럼 위태로와보인다.
#55. 옥상 (D)
수하, 준국을 분노로 노려본다.
준국의 선글라스를 뚫어져라 보는 수하, 분노를 누르고 눈을 감는다.
혜성 : (6회 59씬/E) 아무리 죽이고 싶을 만큼 미워도 죽이지는 마. 그러면 모든 이유가 사라지니까...
그리고, 잠시 후 수하, 스패너를 툭 던지듯 떨어트린다.
준국 : !!
수하 : (눈을 다시 뜬다. 분노를 지우고 차가운 얼굴이다) 그 사람 살아있어.
준국 : 뭐?
수하 : (냉정함으로) 내 앞에서 눈을 가리고 있다는 건, 나한테 들키면 안되는게 있단 소리야.
지금 당신이 거짓말을 하고 있단 뜻이고. 그치?
#56. 기정단지 안 어딘가 (D)
혜성, 두려움에 떨며 눈물을 흘리다 그 소리에 놀란다.
수하 : (E) 내 말이 맞지? 그 사람은 지금 살아있어. 확실해.
혜성 : (안도의 한숨) ...
#57. 옥상 (D)
준국과 수하 대치 상황.
준국 : (분노를 누르고) 죽였다니까...
수하 : (그런 준국을 보고 느낌이 온다. 살아있구나. 우렁차게 큰 소리로) 장혜성!!!!
준국 : !!
#58. 기정단지 안 어딘가 (D)
혜성, 묶인 채로 놀란다. 스피커폰과 옥상에서 동시에 수하의 고함소리가 들린다.
수하 : (E) 장혜성!! 내 목소리 들리지!!
혜성 : (눈물이 고이기 시작한다.) ...
#59. 옥상 (D)
수하 : (아주 큰소리로) 잘 들어!! 난 절대! 이 사람을 죽이지 않을거야!! 당신하고 한 약속 꼭 지킬거야!!
#60. 기정단지 안 어딘가 (D)
혜성, 묶인 채로 한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스피커폰과 옥상에서 수하의 고함소리가 함께 들린다.
수하 : (E) 난 절대 짐승으로 살지 않아! 약속 꼭 지킬테니까! 걱정하지 말고 기다려!! 알았지!
혜성 : (눈물을 펑펑 흘리며 미소로 고개 끄덕끄덕)
그때, 관우, 도착한다.
관우 : (사색이 돼서) 짱변!! (달려오며) 괜찮아요?
혜성 : (반색하고) !!!
관우, 달려와 혜성의 밧줄을 푼다. 그 소리가 핸드폰으로 흘러들어간다.
#61. 옥상 (D)
준국, 등 뒤에 있는 핸드폰에서 관우의 소리가 스피커폰으로 작게 흘러나오자 조용히 뒤로 손을 옮겨 핸드폰을 끈다.
수하는 눈치 못챘다.
준국 : 장혜성을 죽였다고했지.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듣냐?
수하 : 아니. 살아있어. 그리고 만일..(정말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힘겹게) 만일 그렇지 않더라도 내 선택은 같애.
난 당신처럼 살지는 않아.
준국 : (약이 올라 비웃는) 끝까지 개폼을 잡는구나 니가..
#62. 기정단지 안 어딘가 (D)
밧줄을 다 풀어준 관우, 손수건으로 혜성의 이마를 대준다.
혜성 : (아랑곳않고) 옥상으로 가야되요.
관우 : (잡으며) 위험해요. 경찰 와 있으니까 일단 내려가요. 가서 치료도 받고..
혜성 : (버럭) 가야된다니까! (달려가고)
관우 : (한숨 쉬고는 쫓아가는)
#63. 옥상 (D)
수하 : 그 사람은 내가 당신한테 복수하는 걸로 인생을 보내는걸 바라지 않을거야. 당신 아내처럼...
준국 : ...!!
수하 : 당신 아내도 당신이 이러고 사는걸 알면...괴로울거야.
(약올리는게 아니라 진심으로) 지금 당신 꼴이 말이 아니거든..아주 끔찍하고 불쌍해.
준국 : (주먹이 부들부들 떨린다) ...
수하 : 내 선택은 끝났으니까.. 더 이상 날 가지고 당신 인생을 변명하려고 하지마! (가는)
준국 : (열 받아 쇠파이프를 들고 수하에게 달려든다) 으아아아아~
그때 쇠파이프 총에 맞아 날아가 떨어진다.
준국, 사색된다. 수하 역시 놀란다.
#64. 다른 건물 일각 (D)
특공대 저격팀(2인 1조), 총을 다시 장전한다.
저격 망원경 안에 준국이 겨눠지고 있다.
#65. 옥상 (D)
준국, 다시 옆에 떨어져 있는 스패너를 주우려고 하면 어디선가 날아온 총이 스패너를 멀리 튕겨낸다.
수하, 경찰이 왔구나 싶고.. 준국, 낭패다 싶다.
수하 : 이제 끝이야. 경찰이 왔어. 포기하고 자수해.
그때 하명을 비롯한 경찰들 저 멀리 건물 옥상 계단 쪽에서 올라오는게 보인다.
달려오는 그들을 보는 준국, 다 포기한 듯 선글라스를 벗어 던진다.
그 순간 수하, 준국의 눈을 보게 된다.
준국, 눈물이 그렁그렁 고였다. 하늘을 보는 준국...
그 눈을 통해 보이는 준국의 과거들이 고스란히 수하에게 전달이 된다.
# 병원 복도 (D) - 2001년
준국 : (의사 멱살 잡고 울부짖는) 심장 갖고 와!! 수술한다고 했잖아!!
(이 사람 저사람 닥치는대로 잡고 빌며) 해주세요! 제발!! 네? 저 돈 있어요!
수하 : !!
# 중환자실 (D) - 2001년
준국을 붙잡고 우는 임종 직전의 아내.
아내 : (눈물 흘리며 숨 가쁘게) 나 죽기 싫어요. 여보..나 좀 살려줘.
준국 : (체념한 듯 수하를 보며 한발짝 난간 쪽으로 뒷걸음 친다) ..
수하 : (그런 준국의 눈을 본다) !!
# 화장터 or 병원 (D) - 2001년
아내의 관을 부여잡고 울부짖는 준국.
# 병원 로비 (D) - 2001년 (겨울)
멀리 수하 아버지와 우 센터장의 악수하고 미소짓는 모습을 보며 분노로 눈물 흘리는 준국.
# 병원로비 (D) - 2001년 16회 (겨울)
아내를 살려내라고 난동부리는 준국.
이하 컷컷으로 짧게 지난 준국의 삶이 파노라마처럼..
# 수하 아버지의 교통사고
# 수하 아버지를 쇠파이프로 내리치는 준국
# 재판에서 어린 수하를 노려보던 준국
# 증언하는 어린 혜성 목을 조르던 준국
# 햄버거집에서 수하를 도발하던 준국
# 혜성 어머니를 내리치던 준국
# 상복입은 수하에게 맞는 준국
# 재판에서 승리하는 순간의 준국
# 지하주차장에서 수하에게 나처럼!! 하고 외치던 준국
# 낚시터, 죽여봐! 외치던 준국
# 끝까지 여행할까 고민하던 준국
# 관우에게 각목을 겨눈 준국.
눈물을 흘리며 뒷걸음치는 준국, 거의 난간 끝까지 갔다.
수하 : (그런 준국을 보고) 뭐하려는거야. (준국 쪽으로 달려가고)
준국 : (그런 수하를 본 채 다 포기한 얼굴로/E) 말했잖아. 여기가 내 마지막이라고..(그대로 뒤로 넘어가는데)
수하 : (떨어지려는 준국의 왼팔을 한팔로 잡는다) !! 그만둬! (다른 한팔로 기둥을 잡고 버틴다)
# 그때 옥상으로 혜성과 관우가 뛰어 올라온다.
준국 : (그런 수하의 멱살을 꽉 움켜잡고 자조적으로) 같이 가자. 박수하...(있는 힘껏 당긴다)
수하 : (놀라지만 이미 늦었다) !!
# 혜성의 시선으로 준국, 수하의 멱살을 잡고 그대로 건물에서 함께 투신하는게 보인다.
# 혜성, 사색이 된다. 관우 역시 충격으로 얼어붙고
# 하명과 경찰들 역시 고함치면서 떨어진 쪽으로 달려간다.
# 혜성, 그대로 기절하고 관우, 그런 혜성을 부축한다.
#66. 기정단지 건물 밖 (D)
건물에서 떨어지는 수하의 시선, 하늘이 멀어진다. 마치 이대로 수하와 준국은 추락사할 것 같은 느낌으로.
나무(혹은 다른 장애물에) 부딪히는 느낌 한번 주고.. 쿵 소리와 함께, 멀어지던 하늘 멈추고..
이마에 상처가 난 채 눈 감은 수하의 타이트샷에서 카메라 빠지면
수하와 준국 에어매트로 떨어졌다.
형사와 경찰들이 에어매트로 기민하게 올라와 이들을 에워싼다.
강형사 : (지시하는) 민준국 체포해! 박수하 안전 확보하고! 구급요원 빨리 불러!!
세 명의 경찰들 달려들어 준국을 체포한다.
준국, 놔! 차라리 죽여! 하며 저항을 해보지만 속수무책이고 수갑이 채워진다.
구급차와, 숨어있던 경찰차들이 사이렌을 울리며 속속 도착한다.
쓰러져 잠시 정신을 잃은 수하를 향해 달려오는 강형사와 경찰들.
강형사 : (수하를 흔들어 깨우며) 괜찮나?
수하 : (간신히 정신을 차린 수하, 혼란스럽다) 네.. (일어나려는데 다리를 삐끗한다) 아..
강형사 : (부축하면서) 다친거야?
수하 : 네, 그런거 같아요. (하다 다급히 잡고) 짱변은요? 무사해요?
강형사 : 아직 몰라. 이쪽으로 보고가 안들어왔어.
그때 수하 시선에 멀리 혜성을 안고 달려나오는 관우가 보인다. 그 뒤로 하명을 비롯한 형사들이 뛰어나온다.
혜성은 이마에 피가 흐르고 있고 팔은 축 늘어진 채 정신을 잃었다. 수하 눈에는 죽은 것처럼 보인다.
구급차에 실려지는 혜성, 관우도 구급차에 오른다.
수하, 눈이 커지고, 경악한다.
수하 : 아.. 안돼..
수하, 자기를 부축하는 강형사와 형사들을 뿌리치고 달려가려는데 다리 때문에 넘어진다.
일어나 다친 다리를 끌고 가는데, 구급차 출발한다.
수하 : (울부짖는) 안돼!!! (주저앉는다)
카메라 멀어지고, 현장의 풍경이 보여진다.
싸이렌 소리 요란히 울리고, 경찰차에 태워지는 준국.
경찰차들, 구급차, 특공대차량 등등이 보여지고 현장은 정리된다.
자막 : 오후 5시 05분
검은색 옷입은 기동대 두 명이 폴리스라인 테잎을 잡고 치기 시작하고.
‘과학수사대’ 조끼 입은 요원들이 장비 든 가방을 매고 카메라로 입구부터 찍으면서 안으로 들어가
유류품이나 각종 증거를 채취한다. F.O / F.I
#67. 거리 (D) + 도연 차안 (D)
달리는 도연의 차.
차안에 도연, 심각한 얼굴이다.
#68. 병원 일각 (D)
관우와 하명이 지친 듯 벤치에 나란히 앉아있다.
관우, 작은 패트병에 담긴 물을 마시고는 하명에게 건넨다.
관우 : 고생했어. 선배..
하명 : 너 아니었으면 큰일날 뻔 했어. 위치를 조금만 늦게 파악했어도
에어매트도 못쳤고, 특공대도 투입 못했을거다. (물 마시고)
관우 : 박수하가 잘 버틴덕이지..
그때 멀리서 도연이 달려오는게 보인다.
관우와 하명 일어나 인사를 한다.
관우/하명 : (그런 도연을 보고 일어나) 왔습니까? / 오셨어요?
도연 : (다급히) 혜성이는 무사해요?
관우 : 네. 머리에 부상을 입긴 했지만 무사합니다. 지금 치료받고 있어요.
도연 : (안도해서 털썩 앉는) 아..다행이다.. (하다) 박수하도 무사한거죠? 허튼 짓 하지 않았죠?
관우 : (옆에 앉으며) 안했습니다.
도연 : (안도의 한숨을 쉬며) 하아.. 큰일날 뻔 했네요.
하명 : 저도 박수하가 민준국을 죽일까봐 조마조마 했습니다.
도연 : 민준국은요?
하명 : 의사소견 들어보니 타박상 외 별 이상 없다고 해서요, 일단 서로 호송했습니다. 바로 조사 들어갈 겁니다.
도연 : 조사 마무리 되면 바로 알려주세요.
하명 : 네. 검사님.
도연 : (열 받아서) 이번엔 민준국 절대 빠져나가지 못할겁니다. 살인부터 협박, 보복범죄, 상해까지
다 탈탈 털어서 남김없이 기소할꺼에요.
하명 : 그럼요. 그 인간은 사형도 아까와요.
도연 : (이 악물며) 네, 그런 인간 말종은 사회에서 영원히 격리시켜야 되요.
관우 : (준국을 만났던 때가 떠오른다) ..
#Ins. 14회 9씬
관우 : 왜 날 찾아온 겁니까?
준국 : 아무래도 이 세상에 내 얘기를 아는 사람이 하나쯤은 있어야 될 거 같아서.. (얼굴 굳고) 난 이제 끝까지 갈 생각이거든요.
관우 : (그런 도연을 보고) 서검사님.. 미친 소리로 들리겠지만, 난 민준국이 조금.. 아주 조금..불쌍합니다.
도연 : (기막혀) 불쌍해요? 하.. 차변호사님 진짜 미쳤네요. 제 정신이 아냐! 그 인간이 사람을 얼마나 죽였는데!
차변호사님 팔도 부러트린 놈이에요.
관우 : 알죠. 그 인간이 몹쓸 인간인거..
그때, 멀리 구급차에서 수하, 내려진다.
의사들과 간호사들이 말리는데 수하 뿌리치며 침상에서 내려간다.
수하, 다친 다리를 질질 끌며 미친 듯이 응급실로 들어가는게 보인다.
관우 : (그런 수하를 막연히 보면서 담담히, 그러나 가라앉은 톤 아님) 검사님은.. 민준국하고 박수하 차이를 아십니까?
도연 : (사납게) 아뇨. 모르겠는데요. 그리고 알고 싶지도 않네요.
관우 : ...
#69. 응급실 (D)
수하, 이성을 잃고 응급실로 들어가 여기저기 다른 환자들이 있는 침상의 커텐을 헤치며 혜성을 찾고 있다.
관우 : (E) 민준국은 아무도 없었어요.
의사들, 수하를 막으며 당신 지금 치료를 받아야합니다! 소리치지만 수하 막무가내다.
의사, 간호사를 뿌리치며 장혜성! 어딨어! 제발 대답해. 어딨는거야. 등등
연신 소리를 치면서 혜성을 찾는 수하, 눈물 범벅이다.
관우 : (수하의 처절한 모습 위로/E) 자기를 믿어주는 사람도, 자기 말을 들어주는 사람도, 자기를 사랑해주는 사람도..
그때 수하의 목소리를 듣고 커텐을 헤치고 나오는 혜성, 이마에 커다란 반창고를 붙였다.
수하, 그런 혜성을 보고 눈이 커진다.
관우 : (혜성의 모습 위로/E) 그리고 자기가 지켜야할 사람도.. 없었습니다.
수하, 절뚝거리며 미친 듯이 달려가 혜성을 안는다.
혜성, 역시 그런 수하를 꽉 안는다.
그런 혜성의 모습 위로..
관우 : (E) 그 한 사람만 있었어도.. 민준국은 다르게 살았을지도 모릅니다. 박수하처럼 말이죠.
그래서 난 민준국이 아주 조금.. 불쌍합니다.
혜성 : (눈물 흘리며 수하를 안은 채) 이 밥통아! 걱정했잖아. 죽은 줄 알았어.
수하 : (계속 눈물을 흘린다. 윽윽.. 통곡을 삼키며) ...
혜성 : (수하를 꼭 안으며) 나.. 들었어. 아까 니 목소리.. 다 들었어.
수하 : (계속 안은 채로) 고마워. 살아있어줘서..
두 사람 꼭 안고 눈물 흘리는 모습 위로.
자막 : 오후 5시 40분
수하 : (E) 2013년 7월 26일 오후 5시 40분 민준국은 체포 됐고..
우리 세 사람의 지난한 11년의 역사는.. 그렇게 끝이 났다.
부둥켜안고 우는 두 사람의 모습에서..
#70. 응급실 침대 (N)
수하와 혜성 모로 마주보고 좁은 침대에 누워있다. 커텐이 쳐져있고, 이불을 덮고 있지는 않은..
수하 발목에 간이 깁스가 되어있다. 이마에는 반창고.
혜성 : 어머니는 어떻게 돌아가신거야?
수하 : 심장이식 수술하시고 한달쯤 있다 돌아가셨어. 거부반응 때문에..
혜성 : 그래서 민준국이 더 화가 난거구나. 자기 아내를 살릴 심장이 그렇게 허무하게 사라져서..
수하 : 응.
혜성 : ...
수하 : (혜성을 보며) 얘기 안한거 미안해. 자꾸 욕심이 생기니까 무서워졌어. 당신을 잃을까봐 겁이 나서...
혜성 : (수하를 흘기듯 보며) 내가 그런 걸로 널 버릴 인격으로 보여? 내가 누누이 말했지?
혜성/수하 : (동시에) 난 그 웬만한 인격을 뛰어넘는 사람이라고.. (동시에 픽 미소)
혜성 : (수하 머리 쓰다듬으며) 자책 하지마.. 니 잘못 아냐.
수하 : (듣고 싶은 말이었다. 그런 혜성을 꼭 끌어안으며) 고마워.
수하 : (E) 그때 우리 두 사람은.. 한가지 중요한 사실을 잊고 있었다.
#71. 경찰서 (N)
노트북을 앞에 두고 준국을 취조하는 강형사.
수하 : (E) 민준국이 잡히면.. 그의 숨겨진 과거가 세상에 고스란히 드러난다는 것을...
준국은 자포자기한 듯한 얼굴이다. 아무말 없이 형사의 말을 듣는..
수하 : (E) 그리고 그의 과거가 드러나면..
#Ins. 9회 지하주차장 혜성을 찌르는 수하.
수하 : (E) 나의 감춰졌던 과거 역시 세상에 드러난다는 것을..
#72. 응급실 침대 (N)
서로 안고 행복한 두 사람의 모습.
수하 : (혜성의 이마에 입 맞추며) 그리고 사랑해..
수하 : (E) ..우리는 살아있다는 기쁨에 취해 까맣게 잊고 있었다.
꼭 끌어안은 두 사람의 모습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