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백작부인 칼로타 리벤슈타인은 1991년 사망하면서 자신의 반려견 군타3세에게 8000만 달러(약 903억 원)를 물려줬다. 독일산 셰퍼드 종인 군타3세의 신탁관리자로 지정된 사람은 그 상속 자산을 3억7500만 달러(4235억 원)까지 늘려주어 더욱 화제가 됐다. 새끼 군타 4세는 이탈리아와 바하마 등지에 빌라를 소유하며 2013년 본리치 선정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동물' 1위에 올랐다.
힐튼가 상속녀인 패리스 힐튼의 애완견들은 엄청난 팔로어를 몰고다니는 SNS 스타다. 프린스 힐튼, 프린세스 패리스 주니어 힐튼으로 명명된 포메리안 강아지 두 마리의 팔로어는 각각 9만3000명, 4만6200명이다. 이들은 늘 스타일 관리를 받으며 새하얀 털을 유지함으로써 팔로어들을 열광하게 한다.
먹고사는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1970년대, 해외토픽 가운데 이해할 수 없는 두 가지가 있었다. 물을 사먹는 이야기와 사람보다 더 나은 대접을 받는 강아지 이야기였다. 아직 우리나라에 수백억 원의 재산을 강아지에게 상속하는 사람은 등장하지 않았지만 사람 부럽지 않은 생활을 하는 강아지들은 많이 생겼다.
우리나라의 애완견 인구는 1000만 명을 넘어선 지 오래다. 애견 산업은 일반적으로 1인당 국민소득 1만2000달러 시대에 들어서면 급성장한다고 한다. 애완견을 사고 먹이고 키우고 입히고 재우는 용도로 들어가는 시장규모는 1조 원에 육박한다. 애견을 위한 전용 화장실, 캠프, 호텔, 미용실, 가구, 장례식장, 전용 수영장, 전용 유치원 등 끊임없이 신시장이 창출되고 있다.
애견 인구의 70%는 여성이다. 이는 여성의 사회 진출에 따른 경제력 향상과 만혼 트렌드와 관련 있다. 또 산업화와 핵가족화 저출산 등과도 무관하지 않다. 반려견을 돌보면서 모성애가 충족되고 깊은 심리적 위안을 얻는다. 보통 개들은 165가지 정도의 말을 알아듣는다고 한다. 사람의 말을 알아듣고 교감하는 애완견의 사회문화적 효용가치는 충분히 설명된다.
부산시가 동물보호 업무를 전담하는 부서를 신설하고 반려동물과 사람이 함께 거닐 수 있는 애견공원을 건립한다고 한다. 부산에 강아지를 기르는 가구가 14만 가구에 이르고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는 데 따른 것. 울산시가 2012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애견운동공원을 개장해 큰 인기를 끌었다. 이제 애견공원까지 설립되는 만큼 더욱 성숙한 애견문화가 정착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