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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11 (일) 윤석열 대통령 장모… 취득세 취소소송 승소
경기 성남시 도촌동 땅 관련 잔고증명 위조 등 혐의로 형사 재판 중인 윤석열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76)씨가 해당 도촌동 땅에 대해 구청이 부과한 억대의 취득세가 부당하다며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승소했다. 6월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행정1부(곽형섭 부장판사)는 최씨가 지난해 8월 성남시 중원구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취득세 등 부과 처분취소 소송에서 최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증명 책임이 있는 중원구가 아무런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며 원고인 최씨에게 취득세 납세의무가 없다고 판단했다.
중원구는 2020년 8월 최씨가 이 사건 도촌동 땅 지분을 사실상 취득한 후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로 지방세를 포탈하기 위해 국제복합운송업체인 A사에 제3자가 등기 명의신탁을 했다는 이유로 최씨에게 취득세 1억3000여만원 및 지방교육세 1200여만원, 농어촌특별세 640여만원 등을 부과 처분했다. 이는 의정부지검이 2020년 4월 최씨가 부동산 실권리자 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부동산실명법)을 위반했다는 사실을 중원구에 통보한 뒤 이뤄졌다. 최씨는 이에 불복해 같은 해 9월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제기했으나, 지난해 5월 기각결정을 받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원고는 부동산실명법을 위반해 이 사건 부동산 지분을 A사에 명의신탁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면서도 최씨에게 납세 의무가 없는 ‘계약명의신탁’인 것으로 판단된다며 중원구의 취득세 등 부과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근거 법리로 “계약명의신탁의 경우 명의 신탁자가 매매대금을 부담했더라도 그 부동산을 사실상 취득한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명의신탁자에게는 취득세 납세 의무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례 등을 들었다.
또 “항고 소송에서는 처분의 적법성을 주장하는 피고에게 적법 사유에 대한 증명책임이 있는데 피고는 이 사건 명의신탁이 계약명의신탁이 아니라 3자 간 명의신탁에 해당한다고 볼 만한 아무런 자료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시했다. 이에 대해 중원구청 측은 “제출할 수 있는 서류는 다 제출했는데 법리 해석의 차이로 재판부가 3자 간 명의신탁이 아닌 계약명의신탁으로 판단한 것 같다”며 “내부적으로 항소 여부를 검토 중이다. 법무부의 항소 제기 지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최씨는 이보다 앞선 2021년 3월 중원구청을 상대로 제기한 문제의 부동산에 대해 내려진 부동산실명법 위반에 따른 27억3000여만원의 과징금 부과 처분 취소소송 1심에서 패소하고 항소심을 진행 중이다. 당시 원심은 “해당 부동산의 소유권 귀속이 어떻게 귀결되느냐 하는 문제와 무관하게(계약명의신탁 여부와 상관없이) 부동산실명법은 실권리자명의 등기 의무를 위반한 자에게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는 취지로 판결했다.
삼중고 넘어 ‘층층고’… “하루 18시간 일해도 7만원 남아”
“깍두기 썰고, 설거지하고, 홀 청소하고… 하루 18시간 일해도 남는 건 7만원 남짓입니다. 이럴 거면 일당 14만원인 공사 현장에 나갈까 싶어요” 지난 6월 5일 오전 4시 30분. 수원 영통구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김영민(46)씨는 막 가게 문을 닫으려고 했다. 어스름, 희망의 새벽이 밝아올 때까지 일했지만 ‘오늘도’ 절망이었다. 김씨는 “‘오늘도 열심히 살았다’는 생각보다 ‘오늘도 고생만 하고 돈은 얼마 못 벌었네’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며 “공공요금, 원재료 값, 최저임금이 줄줄이 오르고 대출도 곧 갚아야 한다”며 깊고도 긴 한숨을 내쉬었다. 이번에 아이가 중학교에 진학해 학원비도 걱정이었다. 오전 5시가 다 돼가는 무렵 거나하게 취한 손님 세 명이 주점에 들어섰다. “여기 몇 시까지 하나요?”라는 이들의 말에 김씨는 순간 고민했지만 “6시까지요”라고 답했다.
코로나19로 막다른 곳까지 몰렸던 자영업자들이 엔데믹 이후에도 그곳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김씨의 말대로, 자영업자들 앞에 악재들이 달려들고 있다. 복싱으로 치면 코너에서 소나기 펀치를 맞고 있는 것이다. 잽·어퍼컷·훅처럼 각양각색의 펀치는 충격이 크다. 이중고, 삼중고를 넘어 겹겹이 쌓인 ‘층층고(層層苦)’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4월 자영업자 수는 571만5000명. 그런데 생존율은 처참하다. 2021년 기준 숙박·음식점업의 1년 생존율은 65.9%, 3년 생존율은 44.3%, 5년 생존율은 22.8%로 나타났다. 10곳이 창업하면 5년 후에는 약 2곳 정도만 남는 것이다. 자영업자들이 어떤 ‘층층고’와 맞닥뜨리고 있을까. 중앙SUNDAY는 그들의 하루하루를 통해 살펴봤다.
◆ 39만 가구, 소득 70% 이상 빚 갚는데 써
“장사는 하고 있다는 걸 알릴 정도로만 불을 켜요. 자린고비가 따로 없지요…” 지난 6월 1일 오후 7시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의 한 식당. 김모(51) 사장이 조명을 켰다. 그런데, 간판은 켜지 않았고 실내도 안쪽은 어두웠다. 김씨는 “전기료가 올라 최대한 아껴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달 5월 16일부터 전기 요금을 올렸다. 킬로와트시(㎾h)당 8원 인상이다. 4인 가구 기준 월 3020원가량 증가할 전망이다. 하지만 전기를 많이 쓰는 자영업자가 느끼는 상승폭은 훨씬 크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는 50대 이성환(가명)씨는 “지금도 한 달 평균 100만~150만원가량 전기요금을 내고 있는데, 냉장고·에어컨 사용이 확 늘어나는 여름에는 감당이 될까 걱정”이라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덕양구의 김모 사장은 어둠이 완전히 내려온 오후 9시가 돼서야 식당 안쪽 조명도 켰다. 그러면서 식당 주방의 가스레인지에 불을 붙였다. 그 가스 요금도 올랐다.
“지난해 가스 요금으로 한 달 평균 70만원 정도 나갔는데, 올해는 10만원은 더 나가겠네요.” 경기도 구리시에서 20평(약 66㎡) 정도 규모의 삼겹살집을 운영 중인 신이현(31)씨의 말이다. 고깃집 중 삼겹살을 파는 곳은 가스 사용이 많은 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가스 요금은 지난 1월 까지 전년 동월 대비 36.2%나 올랐다. 이미 오를 대로 오른 가스 요금은 지난달 16일부터 또 5%가량 인상돼 서민들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서울 마포구에서 코인노래방을 운영 중인 정현철(45)씨는 “전기료와 가스요금 인상 자체는 불가피하다고 생각하지만, 코로나 이후 이제 막 장사가 되기 시작한 자영업자들의 의지를 확 꺾지 않았나 싶다”며 “대출 이자 상환도 시작돼서 안 그래도 부담이 큰데 조금만 시기를 늦췄으면 어땠을까 아쉽다”고 말했다. 이들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 소상공인 대출 원리금 상환 유예가 오는 9월 종료된다. 정부는 2020년 4월부터 대출 특별 만기 연장 및 상환유예 조치를 시행했다. 만기연장 조치는 2025년 9월까지 자율 협약에 따라 유지되지만, 상환 유예는 9월 종료돼 10월부터 기존 대출분에 대한 상환을 시작해야 한다.
그런데 자영업자들은 여전히 빚에 허덕이는 중이라 한계에 내몰린 소상공인들이 연쇄 부도 상태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 지난달 20일 더불어민주당 김회재 의원이 통계청의 가계금융복지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3월 말 기준 금융부채가 있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70% 이상인 자영업 가구는 38만8387가구로 집계됐다. 자영업 가구 중 약 39만 가구가 소득의 70% 이상을 빚 갚는 데 쓴다는 것이다. 빚의 규모도 점점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전체 자영업자의 대출 잔액은 1019조 8000억원으로 사상 최대 수준이다.
◆ “최저임금 1만2000원? 차라리 저 혼자 가게 하고 말지요.”
지난 6월 7일 늦은 오후에 만난 양모(55)사장의 말이다. 양씨는 서울 마포구에서 작은 치킨집을 운영하고 있다. 실제로 자영업자들은 최저임금이 24.7% 인상 시 1인 자영업자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도 화성시에서 베이글집을 운영하는 이민영(36)씨는 얼마 전 알바생들을 대폭 줄였다. 이씨는 “손님은 줄어드는데 인건비는 감당이 안 되니 장사를 할수록 손해를 보는 말도 안 되는 일이 계속됐다”며 “술집이나 고깃집과는 노동강도가 차이가 꽤 나는데 동일하게 적용되는 최저임금은 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최저임금 인상은 양날의 검이다. 최저임금을 인상할 경우 현재 일자리가 있는 근로자의 구매력 증대와 소매업체의 매출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임금소득 불평등을 해소에 기여할 것이라는 데 초점을 맞추기도 한다. 하지만 사업주가 고용을 줄이는 결과를 낳아 일자리를 구하려는 근로자는 불리해지고 고용 감소나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최저임금의 주된 적용 대상이 영세·중소기업인 만큼 또 다른 사회적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 요즘처럼 물가가 크게 오르는 상황에서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은 물가 상승을 부채질할 가능성도 있다.
원재료 값 인상은 외식비 인상으로 이어지면서 소비자물가를 높였다. 이는 한편으로는 또 다른 소비자인 자영업자들에게도 직격탄이다. 5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라면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24.04로 전년 동월 대비 13.1% 올랐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에 최대 상승 폭이다. 지난달 물가 상승률은 3%대 초반으로 둔화했지만 가공식품과 외식 부문 세부 품목 112개 중 잼·치즈·두유 등 31개는 상승률이 10%를 넘었다. 서울 마포구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정숙자(63)씨는 “다양한 메뉴를 팔고 있는 만큼 원재료 값 인상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그렇다고 가격을 올리자니 손님이 오지 않을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 코로나 이후 자영업자 빚 300조 늘어
임대료 인상도 자영업자들의 숨통을 조인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올해 1분기 전국 상업용 부동산 임대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의 오피스와 모든 상가 유형의 임대료는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 상승했다. 중대형 상가는 ㎡당 5만2200원으로 0.3% 올랐고 소규모 상가는 0.23% 오른 ㎡당 4만9000원을 기록했다. 임대가격지수도 올해 1분기 100.55를 기록하며 4분기 연속 상승세다. 엔데믹이 본격화한 올해 1분기 이후 공실률이 줄자 임대료가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임대료·공공요금·인건비 등 나가는 돈이 많다 보니 자영업자들이 손에 쥐어지는 돈은 점점 줄었다. 자영업자의 연평균 소득은 2017년 2170만원에서 2020년 2049만원으로 매년 감소했다. 자영업자 증가폭이 가장 컸던 2021년에는 연소득이 1952만원을 기록하며 2000만원 선마저 무너졌다. 더 큰 문제는 소득감소 흐름은 벌이가 적은 영세 자영업자에게서 더 두드러져 잘되는 가게만 더 잘된다는 양극화가 심해진다는 것이다. 소득 상위 20% 자영업자의 연평균 소득은 2017년 7744만원에서 2021년 7308만원으로 5.6% 줄어든 반면, 소득 하위 20% 영세 자영업자의 평균 소득은 같은 기간 186만원에서 84만원으로 55% 급감했다. 소득 상위 0.1% 자영업자의 연평균 소득은 같은 기간 16억2289만원에서 17억6592만원으로 오히려 8.8% 늘었다.
오세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9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의 간담회에서 “소상공인들은 코로나19 이후 영업 이익은 15.2% 감소했고 대출액이 1000조원을 넘어서는 등 한계상황에 몰려있다”며 내년도 최저임금 동결과 업종별 차등 적용,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 부담 경감 등을 요청했다. 추 부총리는 “내년 예산안 편성 때 소상공인 경쟁력 강화를 정책 우선순위에 두고 적극적인 재정지원을 지속하겠다”고 응답했다.
한국은 자영업자가 전체 취업자의 5명 중 1명에 달할 정도로 자영업 비중이 높다. 그렇기에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은 전체 경제 인구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현재 코로나, 내수경기 침체, 고금리 때문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자영업자 금융부실이 늘어나면 금융위기를 촉발할 수 있어 다시 살아날 때까지는 중장기적인 정책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자영업은 진입 장벽이 낮아서 준비 없이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 보니 폐업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전문적인 교육 컨설팅이 필요하고 대출의 경우도 컨설팅과 연계하여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백 경기도소상공인연합회장은 “코로나 이후로 570만 명에 달하는 자영업자들의 빚이 300조가 늘었다”며 “소상공인들이 생계를 이어갈 수 있도록 금리 부담을 낮추고 대출 거치 기간을 늘리는 등 정부와 금융기관의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오전 6시까지 손님을 치른 수원의 김영민씨가 가스 밸브를 잠그고, 전깃불을 끈 뒤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 “평소보다 2시간 넘게 일했지만, 덕분에 우리 애 참고서라도 하나 더 사줄 돈이 생기잖아요.” 자영업자 가장의 책임이 무겁다.
바가지가 뭐래요?··· "감자전·막걸리 6000원"
전남 함평 나비축제에 이어 경북 영양 전통시장에서의 ‘한우보다 비싼 전통과자’ 바가지요금 등 논란이 이어지자 강릉단오제는 감자전을 비롯해 막걸리 가격을 각각 6000원에 판매할 방침을 정했다. 코로나19로 거의 3년 동안 중단됐던 지방 행사에 관광객이 몰리자 일부 상인들이 바가지를 씌워 여론의 뭇매를 맞았기 때문이다. 6월 9일 강릉단오제위원회에 따르면 최근 다른 지역 축제장과 전통시장에서의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물의를 빚은 일이 발생하자 난장 입주 상인들과 간담회를 갖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천년 축제이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2023 강릉단오제’는 '단오, 보우하사'를 주제로 18일부터 25일까지 강릉 남대천 및 지정 행사장에서 열린다. 대규모 난장은 '없는 것 빼고는 모두 있다'는 강릉단오제의 또 다른 매력이며 최대 볼거리이다. 강릉단오제에는 300여개의 난장이 들어선다. 이 가운데 음식을 파는 식당과 스낵은 20%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강릉단오장의 대표 먹거리이자 가격 척도인 감자전과 단오 막걸리의 가격 잡기에 나섰다. 위원회는 상인들과의 간담회에서 감자전 2장에 1만2000원, 막걸리인 단오주는 6000원을 받도록 했다. 다행히 올해 단오는 윤달 덕분에 예년보다 다소 늦은 시기에 열리면서 햇감자 생산이 많아 상인들이 감자전값을 적정하게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어묵, 꼬치 등을 파는 상가에서는 가격을 공시해 바가지요금 논란을 아예 없애기로 했다.
바가지요금의 원인 가운데 하나인 난장의 전매 행위도 방지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강릉단오제위원회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물가가 많이 올랐지만, 상인들과의 소통을 통해 바가지요금 논란 없이 깨끗한 단오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전남 함평 나비대축제장 인근 노점상에서 어묵 한 그릇에 1만원의 가격을 받고, 경북 영양의 한 전통시장은 KBS '1박2일' 프로그램에서 옛날 과자를 7만원에 판매하면서 바가지요금이 커다란 논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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