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전부터 가장 궁금한 점은 연비였다. 왜냐고? 다섯 대의 X7 중 유일하게 내 차만 가솔린이었기 때문이다
X7을 출고한 딜러사로부터 기분 좋은 초대장이 날아왔다. X7과 7시리즈 출고 고객을 대상으로 한 BMW 익스클루시브 투어 초청장이었다. 목적지는 강원도 정선이었고, 고속도로와 국도 주행이 적절히 섞인 1박 2일의 여정이었다. 마침 잘됐다 싶었다. X7을 출고한 이후로 장거리 여행을 해본 적이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X7 5대, 7시리즈 5대가 함께 떠나는 이번 여행에 참가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연료탱크를 가득 채웠다.
출발 전부터 가장 궁금한 점은 연비였다. 왜냐고? 다섯 대의 X7 중 유일하게 내 차만 가솔린이었기 때문이다. 가솔린 모델인 40i의 공인 복합 연비는 8.2km/ℓ, 디젤인 30d는 9.5km/ℓ다. 선두에 인솔하는 차가 있고, 그 뒤를 졸졸 따라가는 방식이라 가솔린과 디젤 모델의 연비를 비교하기에 알맞은 기회였다. 서울을 벗어날 때 다소 정체가 있었지만 금세 교통 흐름은 원활해졌다. 교통 흐름에 맞춰가며 여유 있게 달렸다. 고속도로 구간 주행을 막 끝내고 국도로 내려와서 점심식사를 하기 전 연비를 확인해보니, 계기반엔 10km/ℓ가 떴다. 내심 아쉬웠다. 연비가 조금 더 잘 나와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맛있는 소고기를 먹은 뒤,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는 와인딩 국도 주행이 시작됐다. 2열 시트에 딸아이가 타서 주위 경치를 즐기며 관광버스 모드로 주행했다. 결국 정선에 도착해서 최종적으로 확인한 최종 연비는 9.7km/ℓ였다. 동일한 구간, 동일한 속도, 동일한 주행을 마친 X7 30d의 연비는 12.7km/ℓ였다. 공인 연비를 훌쩍 뛰어넘는 우수한 성적이다. 역시 열효율 좋은 디젤답다. 게다가 고급유를 안 넣어도 된다는 점도 부러운 대목이었다. 하지만 디젤과 가솔린을 바로 옆에 두고 비교해 보니 확실히 가솔린 모델의 정숙성이 돋보였다.
또 하나 인상 깊었던 점은 ZF 8단 자동변속기와 BMW 실키식스 엔진의 궁합이다. X7 40i는 무려 2320kg인 헤비급이다. 그런데 엔진 최대토크가 고작(?) 45.9kg·m밖에 되지 않는다. 30d가 63.2kg·m의 힘을 가진 것과 비교하면 나약하기 그지없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평상시 주행을 해보면 힘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끼지 못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이번 장거리 여행에서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바로 엔진을 훌륭하게 보조해주는 8단 자동변속기 덕분이다. 고속도로를 주행할 때 가속을 하거나 오르막 와인딩 로드를 달릴 때 엔진이 발휘하는 최대토크 구간을 기가 막히게 잘 찾아준다. 기어를 아래로 내려야 하는 순간 변속기가 미리 눈치채고 저단 기어으로 바꿔 문다. 마치 변속기가 운전자의 마음을 관심법으로 읽는 기분이다.
주행을 끝내고 호텔에서 아주 편안한 시간을 보냈다. 장거리 주행을 했지만 넓은 공간과 편안한 시트, 에어서스펜션 덕분인지 딸아이는 조금도 피곤해하지 않고 오히려 더 활기찼다. 패밀리카를 잘 고른 아빠의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던 투어였다.
글_안오준(가구 디자이너)
BMW X7 40i xDRIVE
기본 가격 1억2470만원 레이아웃 앞 엔진, AWD, 7인승, 5도어 SUV 엔진 직렬 6기통 3.0ℓ 터보, 340마력, 45.9kg·m 변속기 자동 8단 공차중량 2320kg 휠베이스 3105mm 길이×너비×높이 5151×2000×1805mm 복합연비 8.2km/ℓ CO₂ 배출량 211g/km
구입 시기 2020년 6월 총 주행거리 5570km 평균연비 8.9km/ℓ 월 주행거리 1070km 문제 발생 없음 점검항목 없음 한 달 유지비 30만원(유류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