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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상불귀(弱喪不歸)
젊어서(어려서) 집을 나가 돌아갈 줄 모른다는 뜻으로, 본마음을 잃어버린 상태를 의미하기도 하고 또 고향을 잃어버린 마음을 말하기도 한다.
弱: 약할 약(弓/7)
喪: 죽을 상(口/9)
不: 아닐 불(一/3)
歸: 돌아갈 귀(止/14)
출전 : 장자(莊子) 제물(齊物)
약상의 弱(약)은 '젊다, 어리다'는 뜻이 있고, 喪(상)은 '잃다'는 뜻이 있으므로, 젊어서(어려서) 집을 나가 돌아갈 줄 모른다는 말이다. 본마음을 잃어버린 상태를 의미하기도 하고 또 고향을 잃어버린 마음을 뜻하기도 한다.
이 성어는 장자(莊子) 제물(齊物)편에서 구작자(瞿鵲子; 옛날 현인)가 스승인 장오자(長梧子; 옛날 현인)에게 성인에 대한 공자(孔子)의 설명을 묻자 장오자가 대답하는 가운데 나오는 말로 그 내용의 일부는 다음과 같다.
인간이 살아 있음을 기뻐하는 것은 천박하고 잘못된 생각일지도 모를 일이며, 죽는 것을 싫어하는 것은 어렸을 때 고향을 떠나 객지에 눌러 살게 된 사람이,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을 잊고 있는 것과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弱喪而不知歸者邪).
予惡乎知說生之非, 惑邪,
予惡乎知惡死之非,
弱喪而不知歸者邪.
저 여희(麗姬)라는 미인은, 애(艾)라는 곳의 변방지기의 딸이었는데, 처음 진(晋)나라로 끌려갔을 때에는 옷깃이 흠뻑 젖도록 울기만 했었다.
麗之姬, 艾封人之子也。
晉國之始得之也, 涕泣沾襟。
그러나 이윽고 궁중으로 들어가 화려한 침대에서 임금을 모시며, 맛있는 음식을 먹게 된 뒤로는, 도리어 처음에 울고불고 했던 것을 후회했다고 한다.
及其至於王所, 與王同筐牀, 食芻豢, 而後悔其泣也。
그것과 마찬가지로 죽은 사람은 살아 있는 동안에, 더 살고 싶어 하던 것을 후회할지도 모를 일 아닌가.
予惡乎知夫死者不悔其始之蘄生乎.
(齊物論/第二)
⏹ 이하는 정민 교수의 약상불귀(弱喪不歸)의 글이다.
변방 관리의 딸 여희(麗姬)가 진(晉)나라로 시집가게 되자 슬피 울어 눈이 퉁퉁 부었다. 막상 궁궐로 들어가 왕과 한 침대를 쓰고 맛난 고기로 매 끼니를 먹게 되니 시집올 때 엉엉 울던 일을 금세 후회했다.
장자(莊子) 제물(齊物)에 나온다. 장자가 덧붙인다. "죽음을 싫어하는 것이 어려서 고향을 떠나와(弱喪) 돌아갈 줄 모르는 것이 아닌 줄 내가 어찌 알겠는가."
予惡乎知惡死之非,
弱喪而不知歸者耶.
누구나 한번은 죽는다. 죽고 나서 내가 어째서 그렇게 살려고만 발버둥 쳤을까 하고 후회하게 될지 누가 알겠느냐는 뜻이다.
승지 유광천(柳匡天)이 자신의 집에 귀락와(歸樂窩)란 편액을 걸고 위백규(魏伯珪)에게 글을 청했다.
위백규가 말했다. "우리 유가의 법문(法門)은 방심(放心), 즉 제멋대로 달아난 마음을 거두는 것을 비결로 삼는다네. 장자는 어려 고향을 떠나 돌아갈 줄 모르는 것을 슬퍼할 만한 일로 보았지. 마음을 풀어놓고 거두지 않는 것을 '상(喪)'이라 하고, 거두어 제자리로 되돌리는 것을 '귀(歸)'라고 한다네. 사람이 슬퍼할 만한 일로 마음을 풀어놓는 것보다 더한 것이 없고, 즐거워할 만한 일에 본래 자리로 돌아가는 것만큼 큰 것은 없네. 마음이 진실로 제자리로 돌아온다면 천지간 만물이 능히 그 마음을 흔들지 못하게 되지."
그는 다시 이렇게 덧붙인다. "마음이 제자리로 돌아오지 않으면, 부귀한 데로 가면 교만해지고, 명리에 나아가면 넘쳐흐르게 된다네. 내 여덟 자의 몸뚱이를 끼고도 그 큰 것을 견딜 수가 없게 되지. 늘 발돋움해도 서 있을 수조차 없고, 타넘어 가려 하나 걸을 수도 없게 되네. 천지간에 잔뜩 움츠러들어 밤낮없이 캄캄한 밤중일세. 슬프기만 하고 즐겁지가 않으니 무엇으로 백 년 인생을 살아갈 것인가?"
귀락와(歸樂窩)는 돌아옴이 즐거운 집이다. 멀리 달아났던 마음을 거둬 본래 제자리로 되돌려 놓으니 그제야 마음이 기쁘다. 마음이 달아나면 명예가 즐겁지 않고 부귀도 괴롭다.
허깨비 쭉정이의 삶이다. 그런데도 사람이 마음은 버려두고 부귀와 권세만 붙좇느라 고향으로 돌아갈 날이 영영 없다.
▶️ 弱(약할 약)은 ❶회의문자로 弓(궁; 활) 두 개와 羽(우; 보드라운 날개)를 합하여 활을 구부린다의 뜻이 전(轉)하여 약하다, 젊다의 뜻을 나타낸다. ❷지사문자로 弱자는 '약하다'나 '쇠해지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弱자는 두 개의 弓(활 궁)자에 획을 그은 모습이다. 활시위에 획을 그은 것은 활시위가 약하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弱자는 활시위가 약하다는 의미에서 '약하다'나 '쇠해지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재미있는 것은 활시위에 떨림이 없는 글자도 있다는 것이다. 바로 '강하다'라는 뜻을 가진 弜(강할 강)자이다. 그래서 弱(약)은 ①약하다 ②약하게 만들다 ③약해지다 ④쇠해지다 ⑤수가 모자라다 ⑥잃다 ⑦패하다 ⑧침노하다(侵擄; 불법으로 침범하다) ⑨날씬하다 ⑩젊다 ⑪약한 자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나약할 나(懦), 거둘 수(收), 연할 취(脆), 부드러울 유(柔), 쇠할 쇠(衰), 연할 연(軟),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강할 강(强)이다. 용례로는 힘이나 기능이 약한 사람이나 생물 또는 집단을 약자(弱者), 약하여짐 또는 약하게 함을 약화(弱化), 모자라서 남에게 뒤떨어지는 점을 약점(弱點), 나이가 어림 또는 어린 나이를 약년(弱年), 약하고 작음을 약소(弱小), 허약한 몸을 약체(弱體), 몸이 약한 골격 또는 그런 사람을 약골(弱骨), 힘이 약한 나라를 약국(弱國), 튼튼하지 못한 체질 또는 그러한 체질의 사람을 약질(弱質), 남에게 대한 자기 아들의 낮춤말을 약식(弱息), 어깨가 약하다는 뜻으로 몸이 약한 사람을 약견(弱肩), 남자가 스무 살에 관례를 한다는 데서 남자의 스무 살 된 때를 약관(弱冠), 무르고 약함 또는 가냘픔을 취약(脆弱), 의지가 굳세지 못함을 나약(懦弱), 몸이 쇠하여 약함을 쇠약(衰弱), 강함과 약함을 강약(强弱), 연하고 약함을 연약(軟弱), 힘이 없고 여림을 미약(微弱), 가난하고 힘이 없음 또는 보잘것이 없거나 변변하지 못함을 빈약(貧弱), 마음이나 몸이 튼튼하지 못하고 약함을 허약(虛弱), 굳세지 못하고 여림 또는 불충분하거나 모자람을 박약(薄弱), 몸이나 마음이 약함을 유약(柔弱), 병에 시달려서 몸이 쇠약해짐을 병약(病弱), 약한 자는 강한 자에게 먹힘이란 뜻으로 생존 경쟁의 살벌함을 이르는 말을 약육강식(弱肉强食), 약한 말에 무거운 짐을 싣는다는 뜻으로 재주와 힘이 넉넉하지 못한 사람이 크나큰 일을 맡음을 비유하는 말을 약마복중(弱馬卜重), 봉래와 약수의 차이라는 뜻으로 아주 큰 차이가 있음을 비유한 말을 봉래약수(蓬萊弱水), 강자를 누르고 약자를 도와 줌을 이르는 말을 억강부약(抑强扶弱), 한편은 강하고 한편은 약하여 도저히 상대가 되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강약부동(强弱不同), 미진이 연약한 풀잎에서 쉰다는 뜻으로 덧없음을 형용해 이르는 말을 경진서약초(輕塵棲弱草), 일가 친척이나 뒤에서 지원해 주는 사람이 없는 외로운 사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고근약식(孤根弱植), 약한 자를 억누르고 강한 자를 도와 줌을 이르는 말을 억약부강(抑弱扶强), 고립되고 힘없는 군사라는 뜻으로 아무도 돌보아 줄 사람 없는 외롭고 힘없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고군약졸(孤軍弱卒), 가냘프고 연약한 체질을 일컫는 말을 섬섬약질(纖纖弱質), 의지가 박약하여 일을 단행하는 힘이 없음 또는 뜻과 행실이 약하여 어려움을 견디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박지약행(薄志弱行), 약한 나라를 구제하고 기울어지는 제신을 도와서 붙들어 줌을 이르는 말을 제약부경(濟弱扶傾), 용감하고 강한 장수에게는 약하고 비겁한 병사는 없음을 이르는 말을 용장약졸(勇將弱卒) 등에 쓰인다.
▶️ 喪(초상 상)은 ❶회의문자로 丧(상)은 통자(通字), 丧(상)은 간자(簡字)이다. 사람이 숨는다는 뜻을 가진 兦(망; 亡)과 나무 잎이 떨어져 없어지다의 뜻을 가진 (악; 哭)으로 이루어졌다. 사람이 죽어 없어지다의 뜻이 전(轉)하여 물건을 잃다의 뜻이 있다. ❷회의문자로 喪자는 ‘잃다’나 ‘죽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喪자는 마치 衣(옷 의)자에 口(입 구)자가 결합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갑골문에 나온 喪자를 보면 桑(뽕나무 상)자 주위로 口자가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사람이 죽어 곡소리를 내고 있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고대 중국에서는 뽕나무를 잘라 죽은 사람의 위패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喪자는 뽕나무 주위에 口자를 그려 죽은 사람에 대한 슬픔을 표현했었지만, 금문에서는 여기에 亡(망할 망)자가 더해지면서 ‘죽다’라는 의미가 더해지게 되었다. 그래서 喪(상)은 사람이 죽은 뒤, 그 친족이 고인(故人)에 대하여 추도(追悼) 근신(謹愼)하는 예(禮)의 뜻으로 ①잃다, 잃어버리다 ②상복(喪服)을 입다 ③죽다, 사망하다 ④상제(喪制) 노릇을 하다 ⑤망하다, 멸망하다 ⑥도망하다, 달아나다 ⑦잊어 버리다 ⑧허비하다 ⑨복(服: 상중에 있는 상제나 복인이 입는 예복) ⑩초상(初喪) ⑪시체(屍體) ⑫재해(災害)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잃을 실(失),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얻을 득(得)이다. 용례로는 종래 가지고 있던 기억이나 자신이나 권리나 신분 등을 잃어버림을 상실(喪失), 초상난 집을 상가(喪家), 잃어 버림이나 망하여 없어짐을 상망(喪亡), 아내의 상고를 당함을 상처(喪妻), 시체를 싣고 묘지까지 옮기는 제구를 상여(喪輿), 부모나 조부모의 거상 중에 있는 사람을 상제(喪制), 상중에 있는 상제나 복인이 입던 예복을 상복(喪服), 주장이 되는 상제(대개 장자가 됨)를 상주(喪主), 상제의 몸으로 있는 동안을 상중(喪中), 상제로 있는 동안에 행하는 모든 예절을 상례(喪禮), 근심 걱정으로 마음이 산란하고 맥이 빠짐을 상심(喪心), 초상이 난 일이나 사람이 죽은 일을 상사(喪事), 남의 상사에 대하여 슬픈 뜻을 나타냄을 문상(問喪), 상가에 대하여 슬픔을 나타내는 인사를 함 또는 그 인사 문상을 조상(弔喪), 사람이 죽어서 장사 지낼 때까지의 동안을 초상(初喪), 얻음과 잃음을 득상(得喪), 부모의 상을 당하고 있음을 거상(居喪), 주검을 산소로 나르는 일을 행상(行喪), 초상집의 개라는 뜻으로 별 대접을 받지 못하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상가지구(喪家之狗), 눈이 멀 정도로 슬프다는 뜻으로 아들을 잃은 슬픔을 비유한 말을 상명지통(喪明之痛), 넋을 잃고 실의에 빠짐을 상혼낙담(喪魂落膽) 등에 쓰인다.
▶️ 不(아닐 부, 아닐 불)은 ❶상형문자로 꽃의 씨방의 모양인데 씨방이란 암술 밑의 불룩한 곳으로 과실이 되는 부분으로 나중에 ~하지 않다, ~은 아니다 라는 말을 나타내게 되었다. 그 때문에 새가 날아 올라가서 내려오지 않음을 본뜬 글자라고 설명하게 되었다. ❷상형문자로 不자는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不자는 땅속으로 뿌리를 내린 씨앗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아직 싹을 틔우지 못한 상태라는 의미에서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참고로 不자는 ‘부’나 ‘불’ 두 가지 발음이 서로 혼용되기도 한다. 그래서 不(부/불)는 (1)한자로 된 말 위에 붙어 부정(否定)의 뜻을 나타내는 작용을 하는 말 (2)과거(科擧)를 볼 때 강경과(講經科)의 성적(成績)을 표시하는 등급의 하나. 순(純), 통(通), 약(略), 조(粗), 불(不)의 다섯 가지 등급(等級) 가운데 최하등(最下等)으로 불합격(不合格)을 뜻함 (3)활을 쏠 때 살 다섯 대에서 한 대도 맞히지 못한 성적(成績) 등의 뜻으로 ①아니다 ②아니하다 ③못하다 ④없다 ⑤말라 ⑥아니하냐 ⑦이르지 아니하다 ⑧크다 ⑨불통(不通: 과거에서 불합격의 등급) 그리고 ⓐ아니다(불) ⓑ아니하다(불) ⓒ못하다(불) ⓓ없다(불) ⓔ말라(불) ⓕ아니하냐(불) ⓖ이르지 아니하다(불) ⓗ크다(불) ⓘ불통(不通: 과거에서 불합격의 등급)(불) ⓙ꽃받침, 꽃자루(불)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닐 부(否), 아닐 불(弗), 아닐 미(未), 아닐 비(非)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옳을 가(可), 옳을 시(是)이다. 용례로는 움직이지 않음을 부동(不動),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일정하지 않음을 부정(不定), 몸이 튼튼하지 못하거나 기운이 없음을 부실(不實), 덕이 부족함을 부덕(不德), 필요한 양이나 한계에 미치지 못하고 모자람을 부족(不足), 안심이 되지 않아 마음이 조마조마함을 불안(不安), 법이나 도리 따위에 어긋남을 불법(不法), 어떠한 수량을 표하는 말 위에 붙어서 많지 않다고 생각되는 그 수량에 지나지 못함을 가리키는 말을 불과(不過), 마음에 차지 않아 언짢음을 불만(不滿), 편리하지 않음을 불편(不便), 행복하지 못함을 불행(不幸), 옳지 않음 또는 정당하지 아니함을 부정(不正),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속까지 비치게 환하지 못함을 불투명(不透明), 할 수 없거나 또는 그러한 것을 불가능(不可能), 적절하지 않음을 부적절(不適切), 부당한 일을 부당지사(不當之事), 생활이 바르지 못하고 썩을 대로 썩음을 부정부패(不正腐敗), 그 수를 알지 못한다는 부지기수(不知其數), 시대의 흐름에 따르지 못한다는 부달시변(不達時變) 등에 쓰인다.
▶️ 歸(돌아갈 귀)는 ❶형성문자로 帰(귀)의 본자(本字), 归(귀)는 통자(通字), 归(귀)는 간자(簡字)이다. 追(추; 따라가다)의 변형과 婦(부)의 생략형인 帚(추)로 이루어졌다. 고대(古代)에는 처가(妻家)에서 일정 기간의 노동을 한 후 새색시를 자기 집으로 데리고 돌아온 데서, '돌아오다'의 뜻이 되고, 전(轉)하여 '시집가다'의 뜻으로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歸자는 '돌아가다'나 '돌아오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歸자는 阜(언덕 부)자와 止(발 지)자, 帚(비 추)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런데 갑골문에서는 단순히 阜자와 帚자만이 그려져 있었다. 여기서 阜자는 '쌓이다'라는 뜻의 堆(언덕 퇴)자가 생략된 것이다. 이렇게 '쌓이다'라는 뜻을 가진 堆자에 帚자가 더해진 것은 집안에 쌓인 먼지를 쓸어내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사실 歸자의 본래 의미는 '시집을 가다'였다. 아마도 시집간 여자가 집안일을 한다는 뜻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금문에서는 여기에 止자가 더해지면서 '돌아가다'나 '돌아오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歸(귀)는 ①돌아가다, 돌아오다 ②돌려 보내다 ③따르다, 붙좇다(존경하거나 섬겨 따르다) ④몸을 의탁하다 ⑤맡기다, 위임하다 ⑥마치다, 끝내다 ⑦시집가다 ⑧편들다 ⑨맞다, 적합하다 ⑩모이다, 합치다 ⑪선물하다, 음식을 보내다 ⑫자수하다 ⑬죽다 ⑭부끄러워하다 ⑮몸을 의탁할 곳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돌아올 회(回)이다. 용례로는 외국에서 본국으로 돌아감 또는 돌아옴을 귀국(歸國), 본디의 처소로 돌아옴을 귀환(歸還), 집으로 돌아감 또는 돌아옴을 귀가(歸家), 사람의 마음이나 사물의 돌아가는 형편을 귀추(歸趨), 고향으로 돌아가거나 돌아옴을 귀향(歸鄕), 끝을 맺음을 귀결(歸結), 재산이나 권리 따위가 특정한 사람이나 단체에 속하게 됨을 귀속(歸屬), 돌아가 몸을 기댐을 귀의(歸依), 적이 굴복하고 순종함을 귀순(歸順), 돌아와 닿음을 귀착(歸着), 돌아오거나 돌아가는 길을 귀로(歸路), 객지에서 부모를 뵈러 고향에 돌아감을 귀성(歸省), 한 군데로 돌아감을 귀일(歸一), 집으로 돌아가 쉼을 귀휴(歸休), 서울로 돌아오거나 돌아감을 귀경(歸京), 집으로 돌아가 부모를 봉양함을 귀양(歸養), 원래 있던 곳으로 다시 옴을 귀래(歸來), 고향에 돌아가고 싶은 마음을 귀사(歸思), 숙박 집으로 돌아가거나 돌아옴을 귀숙(歸宿), 황천으로 돌아감이란 뜻으로 죽음을 일컫는 말로 귀천(歸泉), 흙으로 돌아감이라는 뜻으로 사람의 죽음을 일컫는 말로 귀토(歸土), 여자가 이혼을 하고 친정으로 돌아옴을 대귀(大歸), 마음을 결정하고 돌아감을 결귀(決歸), 향하여 감이나 따라감을 적귀(適歸), 함께 돌아감을 동귀(同歸), 작별하고 돌아감을 고귀(告歸), 신부가 처음으로 시집에 들어감을 우귀(于歸), 본디 상태나 자리로 다시 돌아감을 복귀(復歸), 도로 돌아오거나 돌아감을 회귀(回歸), 벼슬을 내어 놓고 돌아옴을 체귀(遞歸), 주나라 무왕이 은나라를 정벌한 뒤 전쟁에 쓴 마소를 놓아주었다는 옛일에서 온 말로 다시는 전쟁을 하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귀마방우(歸馬放牛), 헛되이 돌아감을 일컫는 말을 귀어허지(歸於虛地), 처음에는 시비 곡직을 가리지 못하여 그릇되더라도 모든 일은 결국에 가서는 반드시 정리로 돌아감을 일컫는 말을 사필귀정(事必歸正), 죽는 것을 고향에 돌아가는 것과 같이 여긴다는 뜻으로 죽음을 두려워하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시사여귀(視死如歸), 구슬을 온전히 조나라로 돌려 보낸다는 뜻으로 흠이 없는 구슬이나 결점이 없이 완전함 또는 빌렸던 물건을 온전히 반환함을 일컫는 말을 완벽귀조(完璧歸趙), 옳지 않은 일에 부화뇌동 함을 이르는 말을 난만동귀(爛漫同歸), 잎이 떨어져 뿌리로 돌아간다는 뜻으로 모든 일은 처음으로 돌아감을 이르는 말을 낙엽귀근(落葉歸根), 넷이 결과적으로 하나를 이룸을 일컫는 말을 사귀일성(四歸一成), 삶은 잠깐 머무르는 것이고 죽음은 돌아간다는 뜻으로 사람이 이 세상에 사는 것은 잠깐 동안 머물러 있음에 지나지 않는 것이고 죽는 것은 본래의 곳으로 되돌아가는 것이라는 말을 생기사귀(生寄死歸), 나이를 먹어서 머리털이 희어져도 학문이 성취되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백수공귀(白首空歸), 합심하여 같은 목적으로 향함을 일컫는 말을 일심동귀(一心同歸), 아침에 갔다가 저녁에 돌아옴을 일컫는 말을 조왕모귀(朝往暮歸), 가는 길은 각각 다르나 닿는 곳은 같다는 뜻으로 방법은 다르지만 귀착하는 결과는 같음을 일컫는 말을 이로동귀(異路同歸)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