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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문
◎ 손석희 / 진행 :
<토요일에 만난 사람> 오늘 순서를 시작하겠습니다. 오늘도 역시 특별한 손님을 모셨습니다. 혹시 소셜테이너, 그러니까 소셜+엔터테이너 신조어인데요. 많이 들어보셨으리라고 믿습니다. 사회적인 어떤 챙점이라든가 문제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발언하고 참여하는 그런 연예인을 소셜테이너라고 요즘은 이제 부릅니다. 요즘 소셜테이너 하면 제일 먼저 이제 이름이 오르는 분이 김여진씨인데요. 아시는 것처럼 홍익대 청소 노동자들이 노조결성을 이유로 집단해고 됐을 때 트위터라든가 블로그를 통해서 분노를 표시하고 또 적극적인 지원에 동참할 것을 호소해서 많은 분들의 관심을 끌었고 직접 현장에도 함께 하셨던 분이기도 합니다. 이 문제와 관련해서 저희하고 지난번에 미니인터뷰 잠깐 인터뷰한 적도 있습니다. 그리고 3월 24일에 방송된 MBC 백분토론에 출연하셔서 여러 가지 또 발언을 내놓으셔서 높은 공감, 또 관심도 끌어내셨습니다. 지금 옆에서 웃고 계신데 좀 쑥스러우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제 멘트는 계속 이어집니다. 행복해지기 위해서 사회적 발언과 봉사활동에 나선다, 소셜테이너 배우 김여진씨, <오늘 토요일에 만난 사람>의 손님으로 이렇게 모셨습니다. 청취자 분들께서도 김여진씨를 모셔 달라, 이런 요청도 많이 있으셨습니다. 반갑습니다.
◎ 김여진 :
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손석희 / 진행 :
8년 만에 이 자리에서 뵙는 거죠? 아마.
◎ 김여진 :
그러네요.
◎ 손석희 / 진행 :
지난번에 미니인터뷰는 물론 그때는 홍익대 청소노동자 여러분들 때문에 하셨던 거고 8년 전에는 이렇게 기억을 해보니까 그때 드라마 때문에 나오셨던 걸로 기억합니다.
◎ 김여진 :
네, 광주항쟁 그때 몇 주년이었더라 하여튼 특집 드라마를 그때 처음 했었어요. 그때 그 일로 불러주셨죠.
◎ 손석희 / 진행 :
예, 그때 이제 광주에도 직접, 물론 다녀오실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만 그 얘기도 많이 나누셨고 그래서 기억이 많이 남아 있었습니다.
◎ 김여진 :
네, 고맙습니다.
◎ 손석희 / 진행 :
다시 오랜만에 이렇게 직접 뵙게 되네요. <무릎팍도사>처럼 하진 않지만 양력소개를 간단하게 해드리겠습니다.
◎ 김여진 :
네, 감사합니다.
◎ 손석희 / 진행 :
1972년에 경남 마산 출생이시고 마흔이시네요.
◎ 김여진 :
그렇습니다.
◎ 손석희 / 진행 :
불혹의 나이십니다. 그때 여기서 뵀을 때만 해도 30대 초반이셨는데
◎ 김여진 :
그렇죠.
◎ 손석희 / 진행 :
약간의 아부를 곁들이자면 그때나 지금이나 별로 변함이 없으신 것 같습니다.
◎ 김여진 :
네, 정말 고맙습니다. (웃음)
◎ 손석희 / 진행 :
청취자 여러분들이 제가 너무 좋아한다고 오해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이화여대 독문과를 졸업하셨고요. 연극 여자는 <무엇을 사는가>, <러브레터>, <엄마를 부탁해>, 그 이외에도 많은 연극에 출연하셨습니다. 영화는 너무나 유명한 <처녀들의 저녁식사>, 또 <박하사탕>, <취화선> 외 또 많은 영화에 출연하셨고 드라마도 뭐 굉장히 많이 출연하셨습니다. <대장금>, <이산>, <그들이 사는 세상> 그 외에도 많은데 아마 오늘부터 또 드라마 하나가 들어가죠?
◎ 김여진 :
네, 오늘 첫 방송 되죠. MBC에서요.
◎ 손석희 / 진행 :
주말 드라마 밤 10시에 하는.
◎ 김여진 :
네, <내 마음이 들리니>라는 드라마 오늘 시작합니다.
◎ 손석희 / 진행 :
어떤 역을 맡으셨습니까?
◎ 김여진 :
1인 2역이에요. 그래서 일단 보시게 될 역할은 청각장애자 역할이고요. 그래서 연기를 다 수화로 연기를 했어요.
◎ 손석희 / 진행 :
다 배우셨겠네요. 그럼.
◎ 김여진 :
네, 열심히 배웠죠. 그렇게 해서 얼마 안 가서 사실 아마 못 보게 되실 거구요. 그 다음에 다른 역할로 점을 찍고 나오진 않지만 다른 역할로 나오게 될 겁니다.
◎ 손석희 / 진행 :
말씀하시는 게 굉장히 재미있습니다. 점을 찍고 나온다는 건 <아내의 유혹> 말씀하시는 건가요?
◎ 김여진 :
네, 가장 유명한 드라마였기 때문에요.
◎ 손석희 / 진행 :
잘 모르시는 분도 계실 것 같아서, 오늘부터 들어가는 드라마 많은 분들이 또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 1998년에 청룡영화상, 춘사영화제 신인상을 받으셨고요. 2000년에는 대종상 여우조연상을 받으셨습니다. 주연상도 이제 받으셔야 되겠네요.
◎ 김여진 :
네, 언젠가 받겠죠, 뭐.
◎ 손석희 / 진행 :
요즘 아무튼 인터넷 검색창에 김여진이라는 이름 석 자를 치면 영화도 물론 영화, 드라마도 드라마지만 적극적인 사회참여로 또 많이 이름을 올리시게 됐습니다.
◎ 김여진 :
직업이 바뀐 것 같아요.
◎ 손석희 / 진행 :
그러게요.
◎ 김여진 :
네.
◎ 손석희 / 진행 :
그래서 제가 처음에 소개해드렸던 소셜테이너라는 그 직함이 직함이라고 공식적인 직함은 아니지만 그런 호칭이 혹시 부담스러우시거나 아니면 반대로 더 반가우시거나 어느 쪽이십니까?
◎ 김여진 :
저는 사실 둘 다 아닌 것 같아요. 어떤 분이 그렇게 이름을 만들어서 붙여주셨는데 그냥 붙여주신 분 마음이고요. 그건. 저는 그게 무슨 말인지도 처음에 잘 못 알아들었었어요. 그게 뭐야, 이렇게 생각을 했었고,
◎ 손석희 / 진행 :
워낙 신조어니까요.
◎ 김여진 :
아마도 배우가 그것도 여자 배우가 어떤 사회적인 문제에 대해서 얘기를 한 것 자체가 드문 경우이기 때문에 신기하셨던 모양이에요. 그래서 이름을 붙여주신 것 같은데 달게 받겠습니다.
◎ 손석희 / 진행 :
환경미화원들의 농성을 처음에 지지하고 지원활동을 하신 것이 본격적으로 이런 인식을 갖게 된 계기였던 것 같습니다.
◎ 김여진 :
그렇죠.
◎ 손석희 / 진행 :
본인의 계기는 어떤 것이었습니까? 그 당시에.
◎ 김여진 :
사실은 저는 그 전부터도 트위터나 작은 인터뷰를 통해서 어떤 사회적인 문제에 대해서 누군가가 질문을 해온다면 제 생각에 대해서는 그냥 솔직하게 얘기를 했었어요. 파장이 있었던 게 그분들 문제였는데.
◎ 손석희 / 진행 :
홍대.
◎ 김여진 :
예, 일단 틀린 건 제가 직접 그 현장을 가서 글을 올렸다 라는 것 때문에 아마 다른 분들이 조금 놀라셨던 것 같고요. 계기가 됐던 건 역시나 트위터라는 매체 때문이죠. 거기서 올라오는 소식들을 보면서 그 현장에서 바로 바로 소식들이 와요. 어떤 주장이나 어떤 사상을 얘기하는 게 아니라 농성한다, 우리 얼마 받는다, 여기 지금 쌀하고 김치가 떨어졌다, 이런 소식들이 올라오니까 정말 바로 옆에서 일어나는 일이라는 게 실감이 나고요. 가봐야 되겠다 라는 생각이 저는 굉장히 자연스럽게 들었었어요.
◎ 손석희 / 진행 :
대개 그런 경우에 자연스럽게 가봐야되겠다라는 생각을 잘 안하는데
◎ 김여진 :
그러게요. 왜 그랬을까요.
◎ 손석희 / 진행 :
김여진과 날라리 외부세력, 이렇게 이름을 지으셨습니다.
◎ 김여진 :
네.
◎ 손석희 / 진행 :
즉 홍대사태 때 그때 함께 하는 트위터리안이라고 하나요. 트위터친구들하고 만든 온라인모임의 이름인데 왜 그렇게 지으셨습니까?
◎ 김여진 :
싫으세요? (웃음)
◎ 손석희 / 진행 :
아니요. 궁금해서요.
◎ 김여진 :
제가 그 이름을 제가 지었어요. 굉장히 즉흥적으로 지은 거라서 왜냐고 물으면 글쎄요, 그냥 떠올랐을 뿐인데요. 사실 저희가 트위터에서 뭐라고 뭐라고 얘기를 나누다가 우리 뭔가 해보자 해서 첫 모임을 가졌었는데 그날이 사실은 그 분들이 정문 앞에서 촛불집회를 하시는 날이었었어요. 우리는 그런 거 몰랐고 솔직히 별로 안 가고 싶더라고요. 집회자리에. 저희는 바로 옆에서 술 마시고 놀았거든요. 정말 우리가 생각해도 참 날라리다 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때 당시 이제 총학생회장이 계속 외부세력들은 물러나달라 라는 얘기들을 했었어요. 그래서 그럼 우리는 대놓고 우리는 외부세력 맞다, 그런데 우리는 간섭할래, 이렇게 조금 뻔뻔스럽게 나가기로 한 거죠. 그래서 그분들은 집회를 하고 계실 때 우리는 옆에서 놀면서 사실 누가 되거나 폐가 되지만 않으면 다행이라고 생각했었어요. 하지만 우리는 뭔가 마음으로 응원을 좀 하고 싶으니까.
◎ 손석희 / 진행 :
하긴 지원하겠다고 갔지만 선뜻 같이 섞이긴 쑥스러운 그런 상황이기도 하고,
◎ 김여진 :
그렇죠. 사실 집회 문화라든가 이런 것에 익숙한 사람들도 아니었고요. 그런 게 다 처음이었던 분들이었어요. 대부분이. 그렇기 때문에 어색한 거죠. 가서 촛불을 드는 것도 어색하고 뭔가 구호를 외치거나 노래를 부르는 것도 어색한 상황인데 굳이 그런 어색한 걸 우리가 해야 될까, 우리는 우리끼리 그럼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해보자, 이렇게 생각한 거죠.
◎ 손석희 / 진행 :
언뜻 떠오른 이름이 그래서 ‘날라리 외부세력’이 된 거군요.
◎ 김여진 :
네, 날라리 외부세력이었죠.
◎ 손석희 / 진행 :
지금도 같이들 이렇게 모이시고 그럽니까?
◎ 김여진 :
네, 자주모여요.
◎ 손석희 / 진행 :
같이 모이셔서 뭘 하시나요?
◎ 김여진 :
요즘에는 사실은 이화여대 청소노동자 분들 농성에 결합을 하려고 했었어요. 저는 한 번 찾아 갔었고요. 그래서 제가 제안을 한 게 학생, 그리고 청소노동자 분들, 날라리 외부세력 세 팀이 장기자랑으로 배틀을 한 번 하자, 학교에서. 그렇게 제안을 하고 좋다하고 왔는데 다음 날 타결됐어요. 그래서 굉장히들 아쉬워하고 있어요. 그래서 지금 열심히 날라리 밴드라서 날밴이라는 게 생겼고요. 그래서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하 정말 못하는 건 못하고 열심히 연습하고 있고 또 함 팀은 사진전 준비하고 있어요. 여러 청소노동자분들의 상황이라든가 우리들 모습 사진전 준비하는 팀이 있고 책도 쓰자 그러고 하여튼 의욕들은 굉장히 많아요.
◎ 손석희 / 진행 :
그렇군요. 확실히 타결을 아쉬워하는 것 보면 날라리들임에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 김여진 :
네, 그렇습니다. (웃음)
◎ 손석희 / 진행 :
자칫하면 날라리가 브랜드 가치처럼 되겠는데요. 요즘 통큰이 브랜드화 됐다고 합니다만.
◎ 김여진 :
그런가요? 근데 저는 그 말이 되게 좋은 것 같아요. 그러니까 되게 가벼운 느낌이 들기도 하고요.
◎ 손석희 / 진행 :
무거운 일이지만 사실 가벼운 마음으로 참여할 수 있다 라는,
◎ 김여진 :
사실은 가볍고 재미있어야 오래 갈 수 있잖아요. 그래서 저는 마음에 들어요. 되게 그 이름이. 제가 지었지만.
◎ 손석희 / 진행 :
아무튼 잘 지켜나가시기 바라겠습니다. 사회참여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시라고 들었습니다. 물론 아까 말씀하실 때 의견은 늘 이렇게 자연스럽게 표출해왔다고 말씀하셨지만 어떤 공식적인 활동도 있으셨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법륜스님이 세우신 국제구호단체 JTS 법륜스님은 지난주에 저희 시간에 나오셨었는데요. JTS는 Join Togather Society, 여기 사회 공헌팀장으로 일을 하고 계시다면서요?
◎ 김여진 :
네.
◎ 손석희 / 진행 :
언제부터 합류하셨습니까?
◎ 김여진 :
4년 정도 됐고요.
◎ 손석희 / 진행 :
오래되셨네요.
◎ 김여진 :
JTS 활동을 한지는. 그리고 사회공헌팀은 사실 없던 팀을 만들게 된 건데 그건 저 혼자 한 게 아니라 드라마 작가 노희경 작가님이나 배종옥 선배님하고 같이 함께 하는 연기자, 방송인들 중심으로 사회공헌팀이라는 걸 만들었어요. 사회에 공헌 좀 하고 살자, 우리도. 그렇게 해서 만들었고 저는 그때 마침 별로 일이 없었기 때문에 제가 팀장을 맡아서 한 6~7개월은 거의 상근자원활동을 했었어요. 거기서. 그래서 그때 경험들이 되게 즐거웠던 것 같아요.
◎ 손석희 / 진행 :
상근정도 물론 봉급 받는 상근은 아니었겠습니다만.
◎ 김여진 :
거기 JTS는 100% 자원활동만 있어요. 아무도 돈은 안 받죠.
◎ 손석희 / 진행 :
그 정도 일하셨다는 건 정말 열성적인 그런 팀장이 아니면 힘든 일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 김여진 :
제가 좀 그렇죠.
◎ 손석희 / 진행 :
많이 들은 질문이시겠습니다만 이렇게 나름대로의 목소리를 내면서 또 한편으로 이제 연기활동을 한다 라는 것이 이렇게 양립해나가기가 좀 어렵다든가 그건 본인의 어떤 처지보다도 여러 가지 바깥의 시선 때문에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하거나 그런 적은 없으셨습니까?
◎ 김여진 :
저는 제가 부담을 느끼냐 라고 물으신다면 느끼지는 않아요. 실질적으로는 사실 부담이 될 게 없고 도움이 되는 경우가 훨씬 많죠. 연기라는 게 사람의 감정을 공감하고 그걸 밖으로 표현하는 거잖아요. 이게 단순히 머릿속으로 이루어지는 거랑 실제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세상에 대해서 알아가면서 하는 거랑은 좀 다르다고 생각이 들어요. 훨씬 구체적이고 섬세한 연기를 할 수 있다 라고 저는 생각하고요 다른 분들의 시선은 저는 그냥 낯설음 같아요. 연기자가 사회참여를 하는 경우가 워낙 드물고 여자 배우가 그런 경우는 더더군다나 굉장히 별로 보신 적이 없어서 저러면 배우가 아니면 것 같은 느낌이신 것 같아요.
◎ 손석희 / 진행 :
그럴 수도 있겠죠.
◎ 김여진 :
근데 저는 그건 조금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지지 않을까 라고 생각이 들어요.
◎ 손석희 / 진행 :
워낙 아까 말씀하신 대로 드문 예기 때문에 그런 것일 수도 있고
◎ 김여진 :
네, 그렇죠.
◎ 손석희 / 진행 :
0939 쓰신 분께서 당장 그렇게 올려주셨습니다. 대중한테 예민할 수밖에 배우의 사회참여, 신선하고 건강하다 라는 느낌을 전해주셨는데 0939님께서는 신선하고 건강하다고 느끼실 수도 있을 텐데 또 다른 분들 같은 경우에는 이거 뭐 연기하는 것 보면 난 헷갈린다, 이렇게 생각하는 분들도 계실 수도 있으니까요.
◎ 김여진 :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요. 제가 어떤 그동안 굉장히 예쁘고 아름다운 여자주인공을 했다기보다 굉장히 뭔가 다른 성격, 또는 다른 사연을 갖고 있는 조연들을 주로 했었고요.
◎ 손석희 / 진행 :
개성 있는 역할이기도 했죠.
◎ 김여진 :
예, 그리고 그 캐릭터에 개성이라는 게 사실은 제가 갖고 있는 개성보다 훨씬 더 세요. 정순왕후보다 제가 셀 순 없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크게 걱정은 안 되는데요. 이렇게 조금 두고 봐야 할 것 같아요. 오늘 보시게 될 역할도 전혀 다른 역할이고요. 연기력으로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요?
◎ 손석희 / 진행 :
연기에 대한 자신감도 충만하신 것 같습니다.
◎ 김여진 :
그렇습니다. (웃음)
◎ 손석희 / 진행 :
신선합니다. 대개 이렇게 말씀 안 하시기 때문에,
◎ 김여진 :
네.
◎ 손석희 / 진행 :
미니 최진혁씨께서 오버하셨습니다. ‘여신 강림!’ 느낌표까지 찍어주셨는데 이건 오버십니다. 아닌가요?
◎ 김여진 :
(웃음) 예, 오버십니다.
◎ 손석희 / 진행 :
이렇게 팬으로서 사랑하기 때문에 이런 말씀도 하시는 거겠죠. 최진혁씨 고맙습니다.
◎ 김여진 :
얼굴이 다 빨개졌어요.
◎ 손석희 / 진행 :
이화여대 독문과를 졸업하셨는데 첫 질문은 이렇게 돼 있더군요. 이른바 그러니까 ‘학생운동권이셨나요?’ 이렇게 질문이 저한테 넘어와 있는데 저는 다르게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독어를 잘 하십니까?
◎ 김여진 :
(웃음) 아니요. 못합니다. 빨리 얘기해야지, 전혀 못합니다.
◎ 손석희 / 진행 :
왜 못하십니까?
◎ 김여진 :
학교 다닐 때 공부 안 했습니다. 다른 일만 주로 했고요. 그리고 또 벌써 얼마인데요. 그게. 안 쓰고 사니까 다 까먹었죠.
◎ 손석희 / 진행 :
저는 학교 다닐 때 공부를 굉장히 열심히 해 가지고요. 저는 잘합니다.
◎ 김여진 :
신문방송학과.
◎ 손석희 / 진행 :
아니요. 저는 국어국문과.
◎ 김여진 :
아, 좋으시겠습니다. 과 선택을 잘했어야 되는데.
◎ 손석희 / 진행 :
저는 하여간 공부를 굉장히 열심히 했기 때문에 우리말을 참 잘합니다. 그렇게 열심히 학생운동에도 참여하시고 그러다가 4학년 때 이제 그만두셨다고 들었습니다.
◎ 김여진 :
네.
◎ 손석희 / 진행 :
왜 그러셨습니까?
◎ 김여진 :
힘들어서 그만뒀죠. 다른 이유 없고요. 뭐랄까, 투쟁을 한다는 건 사실 자신의 어떤 분노를 원동력으로 삼는 거잖아요. 그런데 사람이 오래 화내긴 참 힘든 것 같아요. 그리고 오래 화를 내다보면 몸도 아프고 마음도 아프죠. 그래서 저는 그 분노가 정당하냐, 아니냐를 떠나서 분노의 힘으로 뭔가 계속 오래 지속한다는 건 무리다 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게 이제 저한테는 그랬었고요. 행복하지 않았었어요. 행복하지 않고 힘들고 그래서 어느 순간 그냥 그냥 놨어요. 그래서 굉장히 미안하고 슬프고 그리고 또 그 이후에 정말 외톨이가 됐죠. 사실. 4년을 했던 일이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떠나왔죠.
◎ 손석희 / 진행 :
그 당시에 학생들의 분위기는 뭐랄까, 굉장히 품성론이라든가 이런 것들 때문에
◎ 김여진 :
경직되어 있는 부분이 있었고요.
◎ 손석희 / 진행 :
완벽함을 요구하고 일상에서도 그렇게 살아나가길 요구하고 그랬던 시절이잖아요.
◎ 김여진 :
그렇죠. 저는 날라리기 때문에요.
◎ 손석희 / 진행 :
거기서 어느 순간 이렇게 빠져나왔을 때 느끼는 뭐랄까 소용돌이가 막 하다가 갑자기 멈췄을 때 어떤 느낌, 이런 것이었을까요?
◎ 김여진 :
정말 허무했던 것 같아요. 뭐랄까, 정말 손 안에 모든 것이 다 빠져나갔고, 더 이상 어떻게 살아야 될지도 모르겠고, 한 달 넘게 아마 방안에만 박혀 있었던 것 같아요. 그때 기억들은.
◎ 손석희 / 진행 :
그게 4학년 때였다면 사실은 이제 사회 진출도 준비해야 될 때고 그럴 때인데
◎ 김여진 :
전혀 아무런 의지가 없었어요. 그때는.
◎ 손석희 / 진행 :
그러다가 연극의 길로 들어서시게 된 거군요.
◎ 김여진 :
그렇죠.
◎ 손석희 / 진행 :
그 얘기는 잠깐 광고 들은 다음에 이어서 듣겠습니다.
배우 김여진씨와 오늘 <토요일에 만난 사람>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학교 때 얘기를 하다가 이제 그때 4학년 때 전환이 있어서 그 이후에 연극계로 들어서는 얘기로 들어갔다가 광고가 나갔습니다. 연극배우는 어떻게 시작하셨습니까, 그러면? 그 상황에서.
◎ 김여진 :
사실 아무도 놀아주지도 않고 혼자 계속 외톨이로 지내다가 혼자 연극을 보러 갔어요.
◎ 손석희 / 진행 :
참 다른 학생들도 참 박했군요. 그렇게 안 놀아주던가요?
◎ 김여진 :
제가 스스로 숨은 게 크고요.
◎ 손석희 / 진행 :
물론 그렇겠죠.
◎ 김여진 :
어찌할 바를 모를 때였으니까. 그래서 연극이라는 걸 포스터를 보고 우연히 보러간 게 저한테는 거의 첫 연극이었어요. 본 게. 너무 재미있는 거예요.
◎ 손석희 / 진행 :
무슨 연극이었죠?
◎ 김여진 :
그게 <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였어요.
◎ 손석희 / 진행 :
아, <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 김여진 :
그 연극으로 데뷔를 했죠. 제가.
◎ 손석희 / 진행 :
그렇죠. 그런데 구경하러가셨다가 어떻게 그 연극으로 데뷔하셨는지도 궁금하네요.
◎ 김여진 :
보고 있는데 그 연극이 끝나고 정말 자리애서 일어날 수가 없더라고요. 너무 재미있고 신기하고 정말 사랑에 빠진 기분이었어요. 그래서 그냥 가만히 앉아 있었더니 관계자 분이 오셔서 나가라고 다 나갔는데 왜 안 나가냐고 그래서
◎ 손석희 / 진행 :
저는 또 관계자 분이 오셔가지고 이렇게 관심 있으시면 한 번 와 주시겠습니까가 아니라 나가라는 얘기였군요.
◎ 김여진 :
네, 왜 안 나가고 있느냐고 그래서 제가 포스터 붙여드려도 되느냐고 그렇게 여쭤봤어요. 그랬더니
◎ 손석희 / 진행 :
전봇대에 포스터 붙이고 다니는 거요?
◎ 김여진 :
예, 그래서 시큰둥하게 그러라고. 그런데 내일 오면 얘기를 해주겠다고 그러셨어요. 간혹 그런 사람이 있는데 내일 오라고 그러면 다음날 안 온다는 거죠.
◎ 손석희 / 진행 :
그렇죠. 하루 자 보면 또 생각이 달라질 수 있으니까.
◎ 김여진 :
그런데 다음 날 갔죠. 아침에. 가서 포스터 붙였어요. 포스터 붙이고 전단지 나눠주는 일을 했죠. 하면서 그 공연을, 그러니까 단원이 된 거죠. 예비단원 같은 게. 준단원이 돼서 그렇게 오전에는 포스터 붙이고 전단지 나눠주고 오후에는 그 공연을 계속 봤죠.
◎ 손석희 / 진행 :
같은 공연을
◎ 김여진 :
같은 공연을 그렇게 본 게 한 달이 좀 넘었고요. 한 달 반정도 됐을 때 주연배우가 사정이 있어서 못 나오게 됐어요. 그런데 저는 한 달 반을 공연을 매일 봤으니까 대사를 외우고 있었고 그래서 올라갔어요. 제가. 무대에.
◎ 손석희 / 진행 :
어느 극단입니까?
◎ 김여진 :
그게 봉원패라고 이제 없어졌습니다.
◎ 손석희 / 진행 :
한 달 반 봤다고 바로 데뷔시켜주는 극단이 어디 있습니까?
◎ 김여진 :
데뷔라기보다 이런 거였어요. 그 대표님이 저를 좀 믿어주신 게 있고요. 정말 열심히 보고 대본을 보고 하는 걸 보셨기도 했고 이런 마음이셨던 것 같아요. 저한테 그렇게 말씀하셨어요. 올라가 보고 정 안 되겠으면 불 끄겠다, 불 끄고
◎ 손석희 / 진행 :
재미있는 극단이었네요.
◎ 김여진 :
그리고 그때 죄송합니다 라고 말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그렇게 말씀하셨죠. 그래서 저도 그 말 믿고 올라갔어요. 갔는데 사실 다른 배우 분들한테 굉장히 민폐였죠.
◎ 손석희 / 진행 :
그렇죠. 뭐 갑자기,
◎ 김여진 :
한 번도 맞춰보지 않았던 애가 무대에 올라갔으니까.
◎ 손석희 / 진행 :
전봇대에 포스터 붙이다가 갑자기 올라갔으니까.
◎ 김여진 :
그래서 긴장을 굉장히 오래 하셨고 그분들의 도움으로 사실 그 공연을 무사히 마쳤어요. 그리고는 그 공연을 계속했어요. 그 다음부터. 그래서 그 공연을 한 1년 정도 같은 공연을.
◎ 손석희 / 진행 :
꽤 오래 갔군요. 굉장히 히트작이었네요.
◎ 김여진 :
다른 배우들이 계속 바뀌고 있는데 저는 계속 고정으로 있었고요. 공연을 하면서 사실 연기를 배운 거죠.
◎ 손석희 / 진행 :
<여자는 무엇을 사는가> 무엇이 그렇게 끌었습니까?
◎ 김여진 :
일단 처음 접해보는 공연예술이라는 게 너무 신기한 게 여자 딱 다섯 명 나와요. 그 다섯 사람이 각자의 인생을 쭉 연기하거든요. 장면이 바뀔 때마다. 드라마랑 기법이 또 너무 다른 거예요. 그렇기도 하고 그들의 눈물, 웃음, 발음, 호흡, 그런 게 다 그냥 들리잖아요. 공감을 할 수 있는 공감치가 훨씬 더 높더라고요. 그래서 굉장히 새로운 경험이었죠.
◎ 손석희 / 진행 :
난생 처음으로 무대에 오르신 건가요. 그때 오르신 것이?
◎ 김여진 :
초등학교에서 성당에서 하는 성극이후에 처음
◎ 손석희 / 진행 :
그건 누구나 다 합니다.
◎ 김여진 :
처음이었죠.
◎ 손석희 / 진행 :
요즘도 그렇게 연극배우가 되고 싶다거나 하면 요즘은 연극영화과도 다니고 그렇지 않습니까? 굉장히 오랜 기간 동안 수련기간도 갖고 요즘도 그렇게 내가 포스터 붙여줄래요, 그리고 버티면 그런 가능한 세상일까요, 그곳은?
◎ 김여진 :
제가 지금 그곳이 어떤지는 정확히는 모르겠어요. 포스터만 붙인다고 사실 되는 것 같진 않고요.
◎ 손석희 / 진행 :
물론 그렇겠죠.
◎ 김여진 :
저는 만약에 얘기를 해준다면 같은 공연을 제가 그때 하루에 두 번씩 봤어요. 한 60번 넘게 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즐거웠거든요. 재미있었고, 그 이유는 그 안에서 디테일들을 찾아낼 수 있었기 때문이에요. 조금씩 다른 걸. 그 정도 집중력을 가졌었다 라고 저는 자부를 하는 거죠. 그게 그냥 아무나 되는 게 아니야, 이건데요. 그 친구들이 만약에 정말 연기를 하는 게 정말 좋다면 저는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라고 생각해요.
◎ 손석희 / 진행 :
모든 걸 즐기면서 하면 일가를 이루게 된다고 하지 않습니까,
◎ 김여진 :
즐기는 게 제일 빠른 길이긴 하죠.
◎ 손석희 / 진행 :
잘 아는 것과 잘 하는 것과 즐기는 것 중에 즐기는 것이 가장 좋다면서요? 그러다가 98년 10월에 개봉된 그 유명한 영화 임상수 감독의 <처녀들의 저녁식사>로 영화에 데뷔하셨습니다.
◎ 김여진 :
네.
◎ 손석희 / 진행 :
그 영화데뷔는 연극을 쭉 하시다 보니까 또 눈에 띄셨던 모양이죠?
◎ 김여진 :
그렇죠. 오디션을 보러 오라고 하셨어요. 먼저. 공연을 보시고 굉장히 작은 역할을 하고 있을 때였거든요. 큰 역할도 하고 작은 역할도 했었는데 가장 작은 역할, 마네킹 역할이었으니까요. 연기랄 게 별로 없는 역할이었는데
◎ 손석희 / 진행 :
그렇겠네요. 그 정도면 저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김여진 :
어렵습니다. 1시간 동안 가만히 서 계시려면. (웃음) 보시고 오디션을 보러 오라고 하셨고,
◎ 손석희 / 진행 :
바깥에서 제가 오버한다고 계속, 최진혁씨 미안합니다. 공식사과 드리겠습니다.
◎ 김여진 :
연기하는 것 꼭 보고 싶습니다. 그렇게 해서 사실 무대에 영화도 그렇게 데뷔를 하게 된 거죠. 그러셨다고 그러더라고요. 오디션을 처음 보러 갔고 봤는데 아직 잘 모르겠다, 일주일쯤 뒤에 다시 보러 오라고 하셨어요. 그런데 제가 안 간다고 그랬어요. 전 공연해야 되는 사람이라 바쁘다, 왜 자꾸 오라 가라 그러냐, 그랬더니 너무 기가 막히셨다고 그러더라고요. 다른 사람들 같으면 정말 보따리 싸갖고 와서 제발 보게 해달라고 했을 역할인데 주인공이었고요. 뭐 이런 애가 다 있나, 이렇게 하셨는데 그게 우연히 그 캐릭터랑 맞아떨어졌어요. 그 <처녀들의 저녁식사>에서 제가 맡았던 캐릭터가 좀 무심하다 그래야되나, 그게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캐릭터였기 때문에 나중에 계속 인상에 남으셨대요. 다른 사람들 많이 봤는데 그래서 한 달 뒤에 다시 연락이 왔어요. 같이 하자고.
◎ 손석희 / 진행 :
그 영화는 굉장히 화제작이 됐습니다.
◎ 김여진 :
그랬죠.
◎ 손석희 / 진행 :
그런데 조금 첫 영화로서 부담스러운 영화는 아니었던가요?
◎ 김여진 :
저는 글쎄요, 대본이 일단 되게 재미있었고, 굉장히 신선했기 때문에 찍으면서도 전혀 없었어요. 거부감이. 그런데 찍고 나니까 이제 이게 반향이 굉장히 크구나 라는 생각은 들더라고요.
◎ 손석희 / 진행 :
하여간 굉장한 그 당시에는 화제작이었고 지금도 김여진씨하면 그 영화를 떠올리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그렇다면 결과적으로 누가 뭐래도 잘 선택한 그런 결과가 된 거겠죠.
◎ 김여진 :
네.
◎ 손석희 / 진행 :
그 이후에도 많은 영화에 나오셨는데 최근에 개봉한 영화 <아이들> 역시 많은 관객들이 관심을 가져주셨습니다. 이건 다 아시는 것처럼 개구리 소년 얘기가 영화된 것인데 이 영화는 어떻게 받아들이셨습니까? 이것도 어찌 보면 사회극이나 마찬가지인데요.
◎ 김여진 :
저는 영화나 드라마의 대본을 볼 때는 사실은 어떤 메시지를 주느냐도 물론 중요하지만 제가 공감할 수 있는가가 되게 큰 것 같아요. 그래서 내가 이 캐릭터를 알겠다, 이분의 마음이 어떤 마음인지 알겠다 라는 게 좀 들어야 사실 선택이 가능한 건데요.
◎ 손석희 / 진행 :
그렇겠죠. 연기자 입장에서는.
◎ 김여진 :
사실 <아이들>의 캐릭터는 조금 달라요 실존 인물이라는데 이해가 잘 안 가는 거예요. 왜 그랬을까, 그리고 왜 이렇게 밖에 표현을 못하실까 라는 의문이 먼저 들었어요. 그래서 오히려 호기심이 생겼던 역할이기도 하고요. 그 대본을 봤을 때 정말 뭐랄까, 감독님이 직접 쓰셨는데 정말 뭐가 사실일까, 뭐가 진실일까를 끊임없이 생각하고 염두에 두셨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 손석희 / 진행 :
1246 쓰시는 분께서요, 이렇게 보내주셨습니다. ‘억수로 어리게 느꼈는데 꽉 차셨네’ 이렇게, 지금 나이가 마흔이십니다.
◎ 김여진 :
어리지 않습니다. 한창때입니다.
◎ 손석희 / 진행 :
‘결혼은?’ 하고 물음표를 붙여주셨습니다. 결혼하셨죠?
◎ 김여진 :
네, 결혼했습니다.
◎ 손석희 / 진행 :
결혼을 MBC 프로듀서와 하셨습니다. 김진만 프로듀서.
◎ 김여진 :
김진민입니다.
◎ 손석희 / 진행 :
김진민 프로듀서, 죄송합니다. 동명이 아니라 비슷한 이름이 하나 계신데 김민진 프로듀서와 함께 이미 결혼하셨습니다. 1246 쓰시는 분께서.
◎ 김여진 :
아쉽겠지만, (웃음)
◎ 손석희 / 진행 :
김진민 프로듀서는 <신돈>을 연출한 바 있고
◎ 김여진 :
<개와 늑대의 시간>이라는 드라마가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었죠.
◎ 손석희 / 진행 :
얼마 전에 <로드 넘버원>, 지금 실시간 검색어 1위라고 작가들이 얘기하네요. 좋으시겠습니다.
◎ 김여진 :
좋네요.
◎ 손석희 / 진행 :
MBC 주말드라마 <내 마음이 들리니> 아까 잠깐 말씀하셨는데 1인 2역을 하셨다고 하는데 이런 생각이 잠깐 들었습니다. 많은 배우들이나 탤런트 분들을 보시면 한 가지 배역을 굉장히 깊이 이렇게 빠져서 맡고 난 다음에 빠져나오기가 어렵다는 말씀들을 하시는데 이번 드라마는 두 가지 배역이라서 더 힘들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들고,
◎ 김여진 :
오히려 근데 전혀 다른 성격이라 조금 상쇄가 된다고 하나요. 예를 들어서 <아이들> 같은 경우에 그 아이를 잃은 엄마 역할을 할 때 그 슬픔이라는 건 사실 이루 말할 수 없어요. 그런데 제가 느끼는 슬픔도 사실 빙산의 일각이겠죠. 하지만 그 영화를 찍는 내내 그 슬픔에 젖어서 살다 보면 끝나고 나서도 그 우울감이나 이런 게 남기는 해요. 그런데 이번 드라마 같은 경우는 슬픈 역이고요. 앞에는. 뒤에는 되게 웃기는 역할이에요. 그래서 오히려
◎ 손석희 / 진행 :
그나마 다행일 수도 있겠군요.
◎ 김여진 :
예, 상쇄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고요.
◎ 손석희 / 진행 :
제가 누구라고 말씀드릴 순 없지만 몇몇 배우들 이렇게 뵈면 굉장히 인상적인 드라마를 하신 다음에는 끝까지 그 캐릭터로 평소에도 가시더라고요.
◎ 김여진 :
네, 그러기도 하는 것 같아요.
◎ 손석희 / 진행 :
그래서 배우라는 직업이 저렇게 한 번 빠지면 배역에서 벗어나기가 어렵고
◎ 김여진 :
중독성이 있어요.
◎ 손석희 / 진행 :
그런 면에서 보자면 또 매력 있는 직업 같기도 한데
◎ 김여진 :
좀 지나치죠. 매력이.
◎ 손석희 / 진행 :
아까 잠깐 말씀하셨습니다만 예쁜 역할보다는 뭔가 개성이 강하고 센 역할 많이 하신 것 같습니다. 본인이 그런 걸 원하십니까? 아니면 그렇게 들어옵니까?
◎ 김여진 :
그렇게 들어오죠. 사실. 그렇기도 하고요. 단막극이거나 이런 데서 사실 뭐 약간 얌전하고 이렇게 좀 청순하고 이런 역할도 해보긴 했어요. 그런데 별 반응이 없었고요. 아무래도 조금 센 역할, 개성 있는 역할들이 사람들한테 기억이 남는 것 같아요.
◎ 손석희 / 진행 :
그렇다면 지금은 주말 드라마에 푹 빠져 계셔야 되겠습니다만 앞으로 난 이런 역을 해보고 싶다 하는 역이 혹시 있으십니까?
◎ 김여진 :
저는 여태까지 좀 사람들 보기 드물었던 역할들이 좀 나왔으면 좋겠어요. 여자 같은 경우에는 여성지식인 중에서 조금 앞선 삶을 살았던 분들이요. 우리나라 나혜석씨라든가 저는 전혜린씨도 되게 좋아해요. 독문학을 처음 하셨죠. 사실 흉내 내느라고 독문학과 갔던 게 있는데,
◎ 손석희 / 진행 :
독문학 공부를 전혀 안 하신 줄 알았더니
◎ 김여진 :
조금은 했습니다. 그러니까 조금 다른 삶을 살았던 한국 여성들, 사람들이 참 보기 드물어 했던 분들 삶을 한번 연기해보고 싶다 라는 생각이 요즘 좀 드는 것 같아요.
◎ 손석희 / 진행 :
그 기회가 곧 있으리라고 믿고요.
◎ 김여진 :
말한 대로 되더라고요. 저는. 그래서 되지 않을까.
◎ 손석희 / 진행 :
얼마나 좋은 확신이십니까? 아까 남편분 얘기를 잠깐 했는데 어떻게 만나셨습니까?
◎ 김여진 :
드라마 같이 했었어요. 그때 남편이 아직 조연출이었고요. 저는 연기자였는데 그냥 뭐 드라마 하면서 친해지고 익숙해지고 밥 먹자고 그래서 밥 먹고 이렇게 하다가 얼마 안 돼서 사실 청혼을 받았어요. 첫 데이트한지 한 달 만에.
◎ 손석희 / 진행 :
정말 빨랐네요.
◎ 김여진 :
그리고 5개월 만에 결혼했죠. 그때도 굉장히 가벼운 마음으로 했었어요. 결혼도. 살아보고 정 안 되면 뭐, 이렇게 했었는데 지금도
◎ 손석희 / 진행 :
그 얘기는 진심은 아니셨으리라고 믿습니다.
◎ 김여진 :
진심인데, 그런데 다행히 굉장히 좋은 친구고요. 좋은 대화 상대이기도 하고 좋은 파트너이기도 하고 그래요.
◎ 손석희 / 진행 :
알겠습니다. 얘기를 더 나눠야 되는데요. 어느 사이에 시간이 다 됐습니다.
◎ 김여진 :
그러네요.
◎ 손석희 / 진행 :
정말 빨리 가네요. 오늘은. 행복하시기 바라겠습니다. 블로그의 타이틀이 ‘무조건 행복’이라고 돼 있으시길래 행복하시길 바라고 그 행복이 연기생활, 또는 사회생활에서 모두 오길 바라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오늘.
◎ 김여진 :
네, 감사합니다.
인터뷰 팟케스트 mp3 파일
첫댓글 파일은 35분 부터 들으시면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좋다 나쁘다를 떠나서 그냥 그렇구나 라는 느낌이지만 인터뷰들으면서 이해는 되더라구요...
훈녀에요!!
처음부터 MP3로 들을껄 ㅠ_ㅠ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