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킹의 나라, 노르웨이
김 홍 원
어제는 장장 11시간 30분을 날아왔다. 구름이 바다를 덮고 있는 듯 창밖은 갖가지 아름다운 모형을 이루고 있는 구름들이 흩어졌다 모여들곤 한다.
오늘 일정은 지구의 끝나라 노르웨이다. 국가 면적은 남한의 3배이나, 인구는 오백만이 살고 있다는 노르웨이는 절기 중 가장 더운 7월 중순인데, 이곳에는 아직도 높은 산마다 눈이 쌓여있는 아름다운 산야를 쉼 없이 달려왔다. 좁은 2차선 도로는 한적한 개울을 따라 깊은 산 속으로 끝없이 들어가고 있는 듯하다. 울창한 나무숲이 드러나면서 싱그러운 풀 냄새가 차창으로 스며든다. 차는 이곳저곳 깊은 산속을 수 없이 뚫어 만들어 놓은 지하 차도를 따라 굽이굽이 돌아 마침내 한 곳에 멈춰 섰다. 우거진 산림 속에는 띄엄띄엄 한 채씩 지어진 주택들의 가끔씩 나타난다. 이곳에서 오랫동안 상주해왔다는 가이드에게 물어본다. 저렇게 깊은 산 속에 어쩌다 가끔씩 저렇게 집 한 채씩 나타나는데, 이웃도 없는 저 분들이 몸이 아프거나 위급한 상황의 부닥치면, 어떻게 하는가? 라는 질문에 이 나라는 전 국민이 국가에 세금을 많이 내고 있어 그런 일의 일어나면, 바로 전화 한 통화면, 5~10분 이내에 헬기가 날아와서 병원으로 실어간다는 설명이다.
왕복 2차선 산길에는 산 꿩이 놀라 푸드덕 날고, 다람쥐가 길 가운데서 빼꼼이 쳐다보다가 재빨리 숲속으로 길을 비킨다. 높은 산마다 아직도 눈의 남아있는 나라, 세계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빙원을 자랑하는 푸른 빙하(바이야 빙하)를 관광하고, 로맨틱 산악열차에 탑승하여 쵸스폭포 등 한 순간도 눈을 뗄 수 없는 절경의 이어지는 열차 산행을 감상해 보기도 했다. 오래된 목조 건축물들이 보존되어 있는 세계 문화유산 지역인 브르겐 거리를 돌아보고, 싱싱한 맛을 느낄 수 있는 어시장을 나와 1994년 동계 올림픽의 개최지였던 릴레함메르로 이동하여 스키점프대를 돌아보기도 했다.
이 나라는 늦은 밤, 10시가 되었는데도 날이 어둡지를 않는다. 이튿날 새벽 4시경에 잠이 깨어졌는데도 날이 어젯밤 정도로 밝아 있다. 해가 지지 않는 나라 노르웨이는 또한 바이킹의 나라이기도 했다. 거대한 바이킹의 1904년 노르웨이 남부의 오세배르라는 농촌에서 발굴된 것들을 그 후 다시 복원하였고, 또 그 외에 바이킹이 사용하던 나무로 잔을 든 접시, 가구 등의 가재도구도 전시되어 있는 전시장을 돌아보기도 했다. 내내 여행을 하면서 느껴지는 것은 이 땅의 모든 것들이 하나 같이 자연을 그대로 보전하고 있다는 인상이다. 사람도 땅도 나무도, 심지어는 바위조차도 그렇다. 노르웨이 수도인 오슬로 역시 신축건물이란 거의 보여 지지 않는다. 자연 그대로의 상태를 후손에게 물려주기 위해 가능하면, 국립공원으로 지정해 둔다는 설명이다. 곳곳마다 골프장 개발로 깎이고 멍든 상처투성인 우리네 산야와는 달리, 수많은 천혜의 자원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활용해 두고두고, 후손들에게 가르치는 저들이 한 없이 부럽기만 하다.
우리 모두는 삶이란 인생길을 걷고 있지만, 늙어가는 사람만큼 인생을 사랑하는 사람은 없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인생의 황금기는 청춘시절만이 아니다. 산업전선에서 물러나고, 자녀들도 다 성장해서 제갈 길을 찾아간 후엔 제2의 인생의 시작되는 것이다. 노년에는 그동안 자신을 짓누르던 각종 사회적, 가정적 책임들에서 비교적 홀가분해 진다. 건강에 큰 무리가 없다면, 젊은 시절 정신없이 달려오느라 미처 달래지 못한 아쉬움 미련, 상실감 등을 보상하기에 앞으로 남은 시간도 모자람이 없다. 가고 싶었던 곳으로 여행을 떠날 수도 있고, 시간이 없어 미처 배우지 못한 것들을 배울 수도 있다.
여행의 즐거움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여행은 그동안 앞만보고 뛰어온 필자에게는 훌륭한 휴식과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게 하였다. 또한 인생의 반려자인 아내와의 여행은 삶의 활력을 더욱 돈독히 할 수 있는 황혼 빛의 노년을 맞이하는 여행길이 아니었던가?
첫댓글 '상실감'이란 단어가 가슴에 박히는듯 합니다. 못다한것이 많은 사람들에게 보이지 않는 위로가 숨어있음을 알고 갑니다.
글을 읽으면서 지금쯤 딸아이는 어디를 어떤 마음으로 여행하고 있을까 하는 마음이 듭니다. 여행을 가겠다고 했을때, 남편이 흔쾌히 허락한 것은 아마도 늦기 전에 세상을 마음껏 돌아보고 꿈을 펼치라는 의미가 아니었나 생각해봅니다. 저도 얼마후에 여행을 하려고 계획하고 있는데 좋은 글읽고 보니 마음이 더욱 설레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인생은 육십부터" 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여행을 하며 삶의 활력을 찾아 보아야겠습니다. 노르웨이 여행 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ㅎㅎ김홍은 교수님이 아니고 김홍원 수필가 글입니다. ㅋㅋ대명화님 착각 할 수도 있네요 끝자한자만 틀리네요. ㅎㅎ
푸른솔2 선생님 수정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꿈의 나라 ...전 언제쯤 가보게 될른지요...교수님 좋은글 소개해주셔서 감상 잘 했습니다.감사 합니다.
'노년에는 그동안 자신을 짓누르던 각종 사회적, 가정적 책임들에서 비교적 홀가분해 진다. 건강에 큰 무리가 없다면, 젊은 시절 정신없이 달려오느라 미처 달래지 못한 아쉬움 미련, 상실감 등을 보상하기에 앞으로 남은 시간도 모자람이 없다. 큰 위로를 얻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내내 여행을 하면서 느껴지는 것은 이 땅의 모든 것들이 하나 같이 자연을 그대로 보전하고 있다는 인상이다. 사람도 땅도 나무도, 심지어는 바위조차도 그렇다. 노르웨이 수도인 오슬로 역시 신축건물이란 거의 보여 지지 않는다. 자연 그대로의 상태를 후손에게 물려주기 위해 가능하면, 국립공원으로 지정해 둔다는 설명이다. 곳곳마다 골프장 개발로 깎이고 멍든 상처투성인 우리네 산야와는 달리, 수많은 천혜의 자원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활용해 두고두고, 후손들에게 가르치는 저들이 한 없이 부럽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