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감기약은 말 그대로 콧물·코막힘·기침·가래·두통·근육통 등 감기의 모든 증상을 완화하는 성분들을 한데 모아놓은 약이다. 감기 환자들이 병원에 가기 보다 종합감기약을 많이 찾는 이유는 의사의 처방이 필요 없는데다 어차피 감기에 걸리면 다양한 증상들이 차례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습관적으로 종합감기약을 복용하는 것은 좋지 않다. ‘약의 효능만큼 부작용도 있다’는 말처럼 종합감기약의 효능이 큰 만큼 부작용도 우려되기 때문이다.
종합감기약은 물약과 캡슐형이 있다. 종합감기약 시장에서 선두를 다투는 약들은 판피린에프와 판콜에이 등 물약이다. 병에 담아 판매하는 물약은 장기 보존 시 변질을 막기 위해 안식향산나트륨을 넣고, 쓴 약을 먹기 쉽게 하기 위해 사과향과 벌꿀 등을 넣는다. 또 다른 물약인 광동쌍화탕은 숙지황, 당귀, 천궁, 작약 등 순한방약재를 쓴다. 캡슐형 종합감기약들은 한방 처방을 가미해 감기 환자의 원기회복을 돕는 기능을 추가한 경우가 많다. 하벤플러스는 발한 회피제인 갈근탕엑스를 넣었고, 화이투벤은 감초, 질경, 우황 등 생약성분을 가미했다.
종합감기약들의 성분은 큰 차이가 없다. 감기증상 완화에 효능이 입증된 디컨제스턴트제와 항히스타민제가 거의 공통적으로 쓰이고, 그 밖의 성분들은 대부분 원기를 회복하는 역할이나 쓴 맛을 줄여 복용을 돕는 역할을 하는 성분들이다.
디컨제스턴트제는 코의 울혈(鬱血)을 억제해 코막힘을 풀어준다. 1950년대부터 페닐프로판올아민(PPA)이 쓰였지만 출혈성뇌졸중을 유발한다는 지적에 따라 2004년 8월부터 국내에서도 사용이 금지됐다. 이후에는 PPA 대신 슈도에페드린, 페닐에프린, 염산메칠에페드린 등의 성분을 사용하고 있다.
항히스타민제는 알레르기반응을 유발하는 히스타민으로 인한 호흡기계의 염증반응을 차단해 기침과 콧물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다양한 항히스타민제 가운데 종합감기약에는 졸음을 유발하는 등의 부작용이 적은 클로르페니라민이 많이 쓰인다.
이밖에 대부분의 종합감기약에 포함된 아세트아미노펜은 진통소염제로 두통이나 콧물·코막힘으로 인한 안구통증 등을 완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타이레놀 등 진통제에 많이 쓰이는 아세트아미노펜은 독성이 있어 간이 약한 사람은 대량 복용을 피해야 한다.
만성 질환자들은 종합감기약보다는 의사나 약사의 처방을 받아 특정 증상에만 작용하는 단일성분 감기약을 복용해야 한다. 종합감기약에는 대개 10개 정도의 성분이 들어있기 때문에 별 생각 없이 먹었다가 위험한 상황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립선 비대증 환자가 항히스타민제와 에페드린이 든 종합감기약을 복용하면 교감신경을 흥분시켜 소변을 보지 못하는 급성요폐(尿閉)증상이 생길 수 있고, 고혈압 환자는 에페드린 성분으로 인해 혈압이 급상승 할 수 있다. 당뇨병 환자는 쓴 맛을 없애주기 위해 첨가된 당 성분에 주의해야 한다. 염증이 생기면 체내의 당 수치가 올라가고, 여기에 감기약에 든 당 성분이 추가되면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만성질환이 없는 경우에도 종합감기약을 복용할 때는 늘 주의가 필요하다. 코데인이나 텍스트로메드로판 같은 마약성 약제들 때문에 약 복용 후 눈동자가 풀리고 갈증, 혈압 상승 등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감기에는 그 어떤 약보다도 휴식이 가장 큰 약이다. 감기에 걸렸다고 느끼면 일단 휴식과 충분한 수분을 취하고 가습기로 공기 중의 습도를 높여 점액을 묽게 해 주어야 한다. 수분을 섭취하거나 음료수를 섭취하는 것 또한 점액을 묽게 하는데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