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주석중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 빈소에서 조문객들이 조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불의의 사고로 하나님의 품에 안긴 서울아산병원 주석중(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의 기도문이 공개돼 많은 이들에게 울림을 주고 있다. 국내 대동맥 수술의 일인자로 꼽히며 수많은 생명을 살렸지만, 그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모두 하나님의 손에 맡기노라고 고백했다.
주 교수의 장남인 주현영씨가 유가족 대표로 조문객에게 쓴 감사 인사 여러 곳에는 주 교수의 생전 신앙이 확인됐다. 주 교수는 서울 주님의교회 집사였다. 바쁜 일정 중에서도 교회 성가대로 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가족의 감사 인사는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페이스북을 통해 26일 공개했다. 노 전 회장은 본보에 ‘감사 인사가 더 많은 이들에게 공유되기 바란다’는 뜻을 전해왔다.
먼저 주 교수는 병원 연구실에 여러 편의 기도문을 남겼다. 이는 평소 사용하던 만년필로 직접 쓴 것이었다. 주 교수는 그중 한 편을 벽에 붙였다. 영문으로 “…but what can I do in the actual healing process? Absolutely nothing. It is all in God’s hands”라는 내용으로 이는 “실제 치유 과정에서 제가 무엇을 할 수 있습니까? 절대로 아무것이 없습니다. 모든 것은 하나님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라고 번역된다. 주 교수의 아들 현영씨는 이 기도문에 대해서 “정성을 다해 수술하고 환자를 돌보지만 내 힘은 정말 아무것도 아니니, 하나님께서 도와주십사 간절히 기도하는 마음을 그렇게 적어두신 듯하다”고 전했다.
두 번째는 주 교수는 하나님이 주신 소명에 감사했다. 그는 사고가 있기 얼마 전 아내에게 “나는 지금껏 원 없이 살았다. 수많은 환자 수술해서 잘 됐고, 여러 가지 새로운 수술 방법도 좋았고, 하고 싶은 연구 하고, 쓰고 싶었던 논문 많이 썼다. 하나님께서 내려주신 소명을 다한 듯하여 감사하고 행복하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하략) _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