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6월 생산자물가도 11.1% 급등… 힘받는 ‘울트라스텝’
[한은 빅스텝 이후]
연준 인사 “1%P 인상 열려 있어”
시장서도 “1%P 올릴 확률 81%”
WB “80년만에 가장 빨리 성장둔화”
13일(현지 시간) 발표된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가 시장 예상보다 높은 9.1%를 기록하고, 하루 뒤 6월 생산자물가까지 월가 전망치를 웃돈 11.1%를 나타내자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6, 27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한 번에 1%포인트 올리는 ‘울트라스텝’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급부상하고 있다. 연준의 거듭된 금리 인상에도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물가와 강도 높은 긴축 정책이 경기 침체를 부추길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물가상승률 발표 직후 연준 고위 인사들은 잇달아 울트라스텝 가능성을 언급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준 총재는 13일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연준이 지난달보다 적게 금리를 올릴 이유가 없어졌다. 경기 침체 우려가 있지만 지금 인플레이션을 억제하지 않으면 더 큰 문제가 생긴다”고 진단했다. 지난달 0.75%포인트 인상을 뜻하는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한 연준이 이달 최소한 0.75%포인트나 그보다 더 큰 폭으로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의미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준 총재도 이날 울트라스텝 가능성을 묻는 취재진에게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답했다. 블룸버그 등 미 언론은 이달 FOMC에서 1.0%포인트 인상안이 회의 테이블에 안건으로 오를 것임을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다만 급격한 통화 긴축이 경기 침체 압력을 가중시킬 것이란 우려도 끊이지 않는다. 연준은 이날 경기동향 보고서 ‘베이지북’에서 “미국 내 여러 지역에서 경기 둔화가 감지된다”며 “유가, 식료품, 주거비 위주로 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했다”고 진단했다. 경기 침체의 신호로 받아들여지는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도 계속되고 있다. 이날 미 2년 만기 국채와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의 역전 폭은 0.22%포인트로 2000년 이후 2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는 “세계는 80년 만에 가장 빠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둔화를 겪고 있다”며 고물가 속 경기 침체를 뜻하는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을 경고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