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UN사무총장님 옥체 일향만강 하시옵니까?
김대중 대통령님에 의해 대통령도 “각하!”가 아닌 “님”으로 자리매김 되었는데 UN사무총장 직함 뒤에 “각하”를 붙이기도 그렇고 해서 그냥 “님”자를 붙였고, 인사말도 한국의 젊은이들 사이들에서 요새 폭발적으로 유행하는 “안녕하십니까?”하고 여쭙기도 무엇해서 할 수 없이 우리 조상님들이 널리 사용하시던 케케묵은 “기체후 일향만강 하십니까?”에서 인사용어를 따 왔으니 널리 헤아려 주시기 바랍니다.
그래 총장님께서 계획하셨던 대로 UN살림살이와 씀씀이는 거품과 군살을 다 뺏고, 세계평화는 그런대로 다져졌습니까?
각설하고!
총장님께서 한국 외무부장관에서 어떻게 꿈도 못 꿨던 UN사무총장이 되셨습니까?
까놓고 얘기해서 당시 노무현대통령님께서 외국의 빈축도 모르는 체 안면몰수하고 뉴욕의 UN본부로 떠나는 날까지 외무부장관 직위를 몰수하지 않고 유지시켜 주며 표가 나도록 노골적으로 밀어주셔서 오늘의 자리에 오르신 것 아닙니까?
속된 표현을 빌리자면 노무현대통령님께서 빨가벗고 밀어주다시피 하셨잖습니까?
그 속사정은 당사자이신 총장님께서 속속들이 더 잘 알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그런데 노무현대통령으로부터 공(公)과 사(私)의 벽을 허물어버린 그런 각별한 은혜를 입으셨던 총장님께서는 어찌하셨습니까?
이명박이 풀어놓은 사냥개들이 겹겹이 노대통령을 에워싸고 물어뜯어도, 끝내는 사냥개들에게 쫓기다 부엉이 바위에서 몸을 날려 부엉이가 되어 하늘로 날아 오르셨어도 아셨는지 모르셨는지 모르쇠로 일관하셨습니다.
매일같이 서울 시내가 촛불로 날을 훤히 밝히고 닭장차가 서울시내 거리를 메우고 체루탄 연기가 서울의 공기를 대신하고 용산에서는 “여기 사람이 있다!”고 외치는 철거민들의 절규를 외면하고 중세에나 있었던 화형식을 거행했어도 총장님께서는 끝내 모르쇠 하셨습니다.
그때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이명박에게 쓴 소리를 할 수 없는 형편이었지만 5천만 중 유일하게 총장님만은 이명박에게 쓴 소리를 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지만 당신의 조국에 대하여는 일언반구도 없으셨습니다.
그리고는 그 와중에 미국을 방문한 이명박과 신명나게 악수를 하고 파안대소를 하며 포옹을 하고, 몇 차례 고국을 방문하여서 청와대로 들어가서 이명박과 면대를 하였건만 죽어가는 한국의 민주주의와 시궁창에 쑤셔 박힌 인권에 대하여는 일언반구도 없으셨고, 그 모습을 화면으로 봐야하는 국민들에게는 헤어 나올 길이 없는 허탈과 절망감에 빠져들게 했습니다.
그런 와중에 여러 차례 한국을 방문하였고 측근들이 노대통령의 묘소참배라도 하시라고 권유하였으련만 못 들은 체 하시다 노대통령이 가시고 나서 한참 지난 뒤에 부산에서 무슨 UN관련 국제회의에 참석하며 마지못해 노대통령의 묘소에 꽃다발 하나 바치고 고개를 까딱하고 권양숙여사를 만나 뵙고 마음에도 없는 어색한 인사말 한마디 건넨 게 전부였습니다.
그 입에 발린 인사를 받아야 하는 권양숙 여사의 속이 어땠으려는지?
물론 공(公)과 사(私)는 엄격히 구분해야 된다고 하지만 어찌 그러실 수가 있습니까?
까짓거 이명박 시절은 이미 지나간 과거지사가 되었으니 그렇다 치고!
작금의 대한민국의 현실, 아니 당신 조국의 현실은 어떻습니까?
이게 말이 민주국가지 당신의 눈으로 보아도 이게 민주국가입니까?
선거에 있어서 소설과도 같은 불법부정이나, 질식할 것만 같은 인권의 추락은 UN하고는 아무 관련도 없는 것입니까?
오죽했으면 앞길이 구만리 같은 육군대위출신의 젊은이가 세월을 절규하며 자신의 몸에 기름을 끼얹고 스스로 자신의 몸을 불살랐겠습니까?
오죽했으면 천주교의 신부님들과 거의 모든 종교의 성직자들이 길거리로 나서고, 이런 더러운 세월을 보다 못해 앞길이 창창한 젊은 대학생들과 아직 철도 다 들지 않은 어린 학생들 사이에 시도 때도 없이 “안녕하십니까?”하고 물어야 하는 절박한 처지가 되었겠습니까?
대한민국은 UN회원국이 아닙니까?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인권은 UN이 참여할 수 없는 신성불가침의 영역입니까?
UN마저도 대한민국을 버렸습니까?
세계의 내로라하는 언론들이 다 대서특필을 하고 발을 동동 구르며 한국을 안타까이 바라보고 있는데 왜 UN만이 그것을 모르십니까?
아니면 알고서도 모른 체 하시는 것입니까?
존경하는 반기문 UN사무총장님!
세계의 아픈 곳에 UN이 관심을 갖듯 당신의 조국 대한민국에 대하여도
관심을 가져 주십시오!
추락하는 민주주의와 질식할 것만 같은 인권에 대하여 관심을 가져 주십시오!
엊그제 마석모란공원에서 있었던 영원한 자유인 늦봄 문익환 목사님의 20주기 추도식에서 <6.15실천 남측 여성대표>분의 추도사 한 대목을 소개하는 것으로 편지를 마치겠습니다.
“사람의 몸의 중심은 머리도, 심장도, 오장육부도 아닌 바로 아픈 곳입니다. 몸의 어디가 아프면 모든 신경이 거기로 쏠리고 그곳이 바로 몸의 중심이 됩니다.”
바로 그겁니다.
총장님!
지금 대한민국은 몹시 아픕니다.
지금 지구의 중심이 대한민국입니다.
지구 중심의 신음소리에 귀를 기울여 주십시오!
그리고 한 말씀 하십시오!
내내 옥체 기체후일향만강 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