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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 소요 | 내 용 | 기 타 | 비 고 | ||
9:50 | 10:00 | 10" | 신전공연 | 식전공연 | 사회:김인권 사무국장 | |
10:00 | 10:10 | 10“ | 내빈소개 | 내빈소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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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 | 11:20 | 70“ | 인문학 콘서트 | 인문학콘서트 -유홍준 前 문화재청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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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0 | 11:50 | 30“ | 유홍준 교수 기증 유물전 관람 | 관람 유물해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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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0 | 12:20 | 30“ | 중식 | 부여군유스호텔 식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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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0 | 13:00 | 40“ | 부소산 고란사선착장도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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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0 | 13:10 | 10“ | 황토 돗배 맞이 행사 | 북 1(김경식) 북 준비 / 문화재단 대표. 부여예총회장(소금) | ||
13:10 | 14:10 | 60“ | 황토돛배 (역사문화해설 및 선상음악회) | 명사와함께 선상 음악 콘서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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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0 | 14:30 | 20“ | 미마지공연 | 구드래조각공원미마지현창비앞진행 | 사)백제기악보존회 | |
14:30 | 14:50 | 20“ | 걷기(깃발행진 / 동락 뭉풀대동) | 정림사지로 출발/ 도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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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0 | 15:00 | 10“ | 피날레공연 (동락) | 이제는금강이다 참여자 피날레 축하 공연 | 동락 | |
15:00 | 15:10 | 10“ | 행운권 추첨(지역특산물 20개) |
| 예총 | |
15:10 | 17:00 | 110“ | 신나는 art 콘서트(미스체플리/에이젤) 공연 | 연예인 협회 및 국악.공연단체협의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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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회 | 미술.사진.시화전비1,000*3개단체 | 지역과금강주제로한 미술.사진.시화전시 | 미술.사진.문인 |
13:00 | 17:00 |
| 신나는 art 콘서트(미스체플리/에이젤) 공연 | 연예인 협회 및 국악.공연단체협의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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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0~17:00 부여예술제 공연 및 신나는 art 콘서트 |
(10월 8일 (토))
시간 | 소요 | 내 용 | 기 타 | 비 고 | ||
9:50 | 10:00 | 10" | 신전공연 | 식전공연 | 사회:김인권 사무국장 | |
10:00 | 10:10 | 10“ | 내빈소개 | 내빈소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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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 | 11:20 | 70“ | 인문학 콘서트 | 인문학콘서트 -유홍준 前 문화재청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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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0 | 11:50 | 30“ | 유홍준 교수 기증 유물전 관람 | 관람 유물해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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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0 | 12:20 | 30“ | 중식 | 부여군유스호텔 식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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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0 | 13:00 | 40“ | 부소산 고란사선착장도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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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0 | 13:10 | 10“ | 황토 돗배 맞이 행사 | 북 1(김경식) 북 준비 / 문화재단 대표. 부여예총회장(소금) | ||
13:10 | 14:10 | 60“ | 황토돛배 (역사문화해설 및 선상음악회) | 명사와함께 선상 음악 콘서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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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0 | 14:30 | 20“ | 미마지공연 | 구드래조각공원미마지현창비앞진행 | 사)백제기악보존회 | |
14:30 | 14:50 | 20“ | 걷기(깃발행진 / 동락 뭉풀대동) | 정림사지로 출발/ 도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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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0 | 15:00 | 10“ | 피날레공연 (동락) | 이제는금강이다 참여자 피날레 축하 공연 | 동락 | |
15:00 | 15:10 | 10“ | 행운권 추첨(지역특산물 20개) |
| 예총 | |
15:10 | 17:00 | 110“ | 신나는 art 콘서트(미스체플리/에이젤) 공연 | 연예인 협회 및 국악.공연단체협의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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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회 | 미술.사진.시화전비1,000*3개단체 | 지역과금강주제로한 미술.사진.시화전시 | 미술.사진.문인 |
13:00 | 17:00 |
| 신나는 art 콘서트(미스체플리/에이젤) 공연 | 연예인 협회 및 국악.공연단체협의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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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0~17:00 부여예술제 공연 및 신나는 art 콘서트 |
※ 행사 일정은 변경 될수 있습니다.
※ 부여 예술인 축제 시화전
1..뒤통수가 아름다워
강현성
늦은 저녁
혼자 밥을 먹다가
샤워 하고 나오는
당신 모습을 봅니다
뒤통수가
아름답습니다
비록
뒤엉킨 모습이지만
성근 머리
한 가운데
뻥 뚫린 뒤통수
그 무슨
흉탄의 흔적 입니까
삶의 궤적 입니까
업보 입니까
52년 전
제2훈련소에서
사격훈련 명중의 쾌감보다
더 큰 상처가
가슴을 메어지게 합니다
당신
머리빠진 뒤통수가
오늘 보니
더 아름답습니다
2.겨울 별
강흥순
빛은 얼지 않는다.
다만 부서질 뿐
빛은 떨지 않는다.
오직 사라질 뿐
온밤을 도려내는
바람결 내내
명징한 순결
추울수록
슬픈 불꽃으로 타는
겨울별
3.소망
김명애봄,잎새사이 꽃망울들이잔잔하게 움트게 하시고가시에 상처받지 않게 하소서여름,푸르름 속에 온갖 새들과열매들이 평화롭게 존재케 하시고아름답게 태양이 빛나게 하소서가을,무르익는 곡식마다농부들의 땀이 헛되지 않게 하시고 기쁨으로 넉넉하게 하소서겨울,보람과 소망으로저마다 삶이 풍성하게 하시고따뜻한 세상이 되게 하소서,
4.봄손님
김선희
심지에 불 붙이고
까불대는 풀꽃끼리
수인사 한창이다
사월과 오월사이
한달은
묵어갈 낌새
민들레도 수염풀고
농부의 고단한 손
빈들이 바빠지고
초록빛 그림물감
여기저기 덧칠한다
봄손님
어서오라고
햇살도 쟁쟁하다
5. 출근길1.
김용현
사고 난 모양이다
도로 이리 막히니
양보는 전설에나
찡그리고 고함이
누구나
먼저 가려고
무조건 머리부터
출근길 2.
늦으신 모양이죠?
그럼 먼저 가셔요!
죄송해요 나 때문에
사전에나 있는 말
버스로
출근 해보니
이런 글 쓸 수 있어
6. 징검다리
牛山 김응길
거기 있어
존재 이유가 되고
흐르는 물
거스르지 않음으로
태고적 섭리를
터득한 너
머리로 세상을 이고
따스한 품속
포근함이 밀려와
등 밟는 나그네
한 걸음
더 나누어 주고
아득한 기억 속
떠나버린 물줄기
외로움 세어 볼수록
미련인 것을
그리움 터널 속에서
단단해지는 너의 심장
7. 착각
云 江 김춘희
초파일 연등화에
소원을 실어놓고
달무리 이팝나무
종이학 올라앉아
거리에 함박눈 피어
겨울인가 했노라
(부여시내 가로수 이팝꽃핌을 보고서)
8.천년의 애환
무공 황희섭
천년의 성읍 부소산이여!
백마장강 천만년을 흘러라!
깍아내린 언덕에 고란사여!
고란향기 , 종소리
천고에 새로워라!
백화정 앞의 천년 묶은 솔이여!
만고에 맑고 푸르러
백제의 절개련가!
낙화암 절벽 울리는 두견새 울음!
삼천궁녀의 단장곡인가!
흥망성쇠 고금의 일들이여!
아, 아 - 꿈속의 꿈인가
허공속의 그림자인가!
강위의 가을바람
옷자락을 흔드나니
나그네의 젓대소리
가슴을 에이누나.
<박종선 편>
9. 하늘에 그물을 치고 싶다
滄江 박종선
오늘은 어부가 되어
파란 하늘에
그물을 치고 싶다.
구름처럼
스쳐 가는
당신의 그런 마음이
그물에 걸렸으면…
말 못하고
맴돌던
당신의 그런 생각들이
그물에 걸렸으면…
시간의
길목에
그물을 치고 기다린다.
10 가을 사랑
로사 박지영
올해도 향그러운 이 가을날
말없이 다가왔다가
너는 가만히 떠나가는구나
그 맑고 곱고 투명한
너의 목소리 들리면
설레던 초가을 내 가슴
난 빨간 고추잠자리 되어
파아란 호수 등에 업고
아름다운 세상에 취해 훨훨
한없이 날아다니련만…
소리 없이 왔다가 돌아서는
너의 뒷모습 볼 때면
내 마음은 어느새 늦가을 된다.
11. 인동초(忍冬草)
颱白 배삼술
갈바람마저 한풀 접는 남루한 삶 속에도
서릿발처럼 꼿꼿했던 울 엄니 성정이
어깨너머 세월 뒤로
여든세 번의 단풍이 물들고 단풍이 진다
낙엽이, 낙엽이 진다
마디마디 인고의 세월 한 칸씩 내려앉은
어머니의 틀니처럼
노을이 진다.
.......................
12. 가을 햇볕 속으로 배정옥바람을 잡으려고 창공에 펼쳐놓은그물에 상념 한 조각 걸터 앉은 모습오랫동안 올려다 본다한 여름 뙤약볕을 가득 머금은가을 향내를 앞섶으로 주워담고고추 잠자리 날개 짓에이 가을과 이별을 준비한다느림의 미학을 바라 보아도환하게 웃으며 떠나려는지너울 너울 계절 앞으로자리를 옮겨가는 나뭇잎이가을 햇볕에서 안식한다
13 . 가는 계절 오는 계절
서석순
길목에 서성이다 보면
그 누군가와 만나게 된다
반가운 사람일 수도 있고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 일 수도 있다
세상은 다 그렇게 둥글둥글 돌고 있다
계절 끝에 가다보면 떠나는 사람
오는 사람이 있는 것이다
자리를 바꾸는 것은 필연이며
가야만 오는 사람이 자리를 편안히
누리게 되는 것이다
자연의 섭리는 무척 아름답고
질서가 있어 인간들의 맹랑함을
후리고 깨우지만 미련한 것은
자연의 오묘함을
때론
잊고 살아간다는 것이다
그 누가 자연의 섭리를 어길 수 있으랴
오늘도
가는 계절을 따라 그가 갔다
신음의 골을 벗고 깃털 달고 떠났다
이제는
오는 계절을 남은 사람은 맞이 하게 된다
그것이
자연의 아름다운 섭리이다.
14.바다의 꽃은
성아/ 양 복 순
바다는 말 한다
향기도 없는 꽃잎이
여름날
나를 지켜 준 다고
거친 파도의 풍랑을 온몸의 가시로 뒤 엎어
다독이고
오랜 외로움을 한 잎 두잎 떨구는
너의 고독으로 수많은 방울꽃을 엮어 놓았노라
늘 서서 바라보던
해당화야 !
수많은 가시들은 온몸을 지키고
갈기갈기 찢긴 파도의 고통으로
아우성일 며
그렇게
세월을 낚았노라
* 방울꽃 - 물방울
15.
기도-1
유병철
주여,
내가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결국 나 자신을 사랑하는 일임을
겸허로 알게 하소서
절벽이 없는 산의 쓸쓸함을
그저 건조한 생각이 아니라
내 몸 세포 하나하나로 알아갈 수 있도록 하소서
불안한 꿈이 있어 삶은 늘 덜컹거리고
주님께 가는 길은 바로 지금부터임을
미처 고백합니다
16.
백제의 강
유상용
낙화암 팔을 벌려
삼천궁녀 넋을 안고
황산벌 굽이돌아
백제로 오는 세월
사비성 영혼들마다
길안내는 했는가.
온가족 칼로 베고
신라군과 맞선 계백
천 년 두고 잠 못드는
부소산 백제 강아
백마강
늙을 수 없어
피눈물로 흐르나.
17.9.가을이별
海雲 유순옥
아!
가을이 저물어 가는구나!
떨어지는 낙엽을 밟으며
바스락 거리는 소리에도
가슴 한 복판에
웅크리고 있는 그리움이 꿈틀대며
눈시울이 적시어지는데
이 가을을 어찌 보낸답니까.
쏟아지는 햇살이
텅 빈 벌판위에 내려앉아
외로운 이 마음까지
내려놓고 같이 놀자하니
우울한 마음 가눌 길이 없는데
가을을 떠나보내려니
왜 이리도 쓸쓸하고 아프답니까.
아!
가을이 저만치 달아나고 있구나!
가을이 남겨놓은
아름다운 추억을 뒤로한 채
한발 두발 멀찌감치 달아나고 있어요.
나에겐 아직도
가을을 채 느끼지도 않았는데
스산한 바람은
산머리에 걸터앉아 내 어깨를
툭툭 건드리고 있구려......
18. 감 나 무
詩人 이 강 철
한여름 햇살만큼
감이 많이 열려
가진 것이 너무 많다 싶으면
거침없이 온 몸을 털어 스스로를 툭, 툭
떨구는 감나무.
설익은 아쉬움과
애절한 아픔이 어찌 없으랴마는
나를 툭, 내려 놓고서야
기쁨 함께 만끽하며 설레이는
그대는 감나무.
19. 꽃
이 기 동
어느 별에서 날아와
뿌리내렸는지
나의 작은 뜰에
네가 피었다.
광막한 우주의 한 공간에서
영원한 시간의 흐름 속에서
한 순간을 사는
너와 나.
가장 아름다운 초록별에서
너와 마주보고 이야기하는 나날,
네가 피어나
그윽한 향기가 널리 감돌고
세상이 온통 밝아진다.
잠시 머물다
꽃잎이 떨어졌어도
나의 작은 뜰에는
언제나 네가 활짝 피어 있다.
20.
가을 음악회
仁堂 이종희
집을 향하여 종종걸음으로
아파트 정문 앞 들어서니
저녁노을 아래 핀 코스모스
영롱한 빛 띄워 언제 느낄 새도 없이
가을이 성큼 다가왔네
서늘한 바람 맑고 높고 파란 하늘
상쾌한 마음 흠뻑 들이키며
들녘에 곡식, 울안에 과일 무르익어 알찬 결실
내 마음도 넉넉하고 풍성한 행복
무더위에 땀 뻘뻘 흘린 지난 여름날들
시원하게 위로해 주던 느티나무
한 잎 두 잎 춤추며 사뿐사뿐 내려앉아
휘리릭 돌돌돌 바삭 바스락 굴러
바람 따라 화음을 맞추며
즐거운 가을 음악회가 열렸네
21. 4월의 어느날 이 춘 선그 집에 가면황매가 피었다.4월의 햇살을 받아 황홀한 색을 홀리고흩날리는 벗꽃잎이 꽃비로 내려주면작은 찻잔음악없이 춤추는 봄꽃은향으로 취흥을 돋우는데지나온 내삶이꽃차에 스며들면우정도 사랑도 연민이 되어봄볕에 녹아드는애잔함이 더해질때커다란 눈망울에이슬처럼 뚝떨어지는 수선화
22. 열대야
이흥우
가마 솥 더위처럼
복더위 이어져서
축 처진 들깨 밭은
비 오길 손을 꼽듯
어둔 밤
뻘겋게 익는
너의 삶에 비하랴.
23.
족보 보는 법
이희열
쉴 새 없이 쿨럭이는 겨드랑이에
차가운 체온계를 쓰셔 넣으며
옥색 가운 입은 간호사가 물었다.
혹시 가족 중에 누가 그랬느냐고.
초등학교 다닐 때 감기가 들면
밤샘 기침하는 머리맡에
찬물수건을 얹으시며
한숨으로 어머니가 혀를 차셨다.
왜놈들이 파먹다 도망간 금구덩이 속으로
뿌연 간드레 불빛을 흘러 보내며
버력을 뜯어내던 네 아비가
밤새워 가래를 뱉어냈는데,
주사바늘 끝에 방울방울 떨어지는
투명한 물방울을 따라가 보니
깜깜한 폐광 깜박이는 불빛 속을
수없이 날아다니는 아버지의 기침소리
찾지 않아도 금세 밝혀진
우리 집 족보를
옥색 가운 입은 간호사가
판결문을 낭독하듯 찬찬히 알려주었다.
24. 영일루
이곡 임 병 천
부소산 가자는데
의관을 내어주고
돛단배 타자는데
순풍이 불어주네
부채까지 내어주고
손수건 들어주고
문밖까지 나와주니
발걸음이 양양하네
양반 손에 손수건
합죽선도 좋지만
문밖까지 배웅도
고상한 행복이네
부소산 오솔길에
내려앉은 달빛을
나 혼자 밟아야 하나
처음처럼 걷고 싶다네
25.
바람으로 살까?
임용식
각자 다른 방식 속에 마음을 표현하며
입 꼬리를
올리고 내리던 애잔한 날들이
웃고
울어
도
거미줄 같은 인연, 욕망으로 살려니
꽃보다 아름다운 젊음
흙처럼 살까?
물처럼 살까?
바람으로 살까?
눈꺼풀만 껌벅껌벅
토닥토닥
맴돌던
숨결
지난날 그림으로 채우려니
은하수 위에 환상을 쌓던 사랑
내일도 모르는 날
우린 무얼 잡으려고
얄미운 세월만 그리도
흔들었을
까
요
26. 연꽃
윤석순
둥근 초록 잎 위에
영롱한 이슬방울
흙탕물 속 담금질 인내만큼
길다란 꽃대 하나
간밤에 빗물 무게를 못이긴 채
연꽃 몽우리가 푸른 꽃잎 위에
누워있네
잠시 쉬고 있을 뿐
햇빛 나오면 이슬 걷고
반드시 일어나리라
그 얼마나 고이 접은 마음
한껏 피우고 싶었으랴
한 잎 두 잎 활짝 피는 날엔
세상 밝히는 사랑의 연등이 되리라
27.
雜草하고 놀다가
정진석
주거니 받거니 情 나눌 벗 없는
빈 뜨락
때 다 되어
평생직장 교단 내려온 후로
잡초는 내 친구
성가신 게 아니라 잡일거리 베푸는
새로 사귄 이웃
빳빳이 서서 보면
보이지 않다가
허리 푹 수그리면 그때사
하나 둘 나타나는 술래
아, 참 너무나 행복했었구나
지난날 37년 동안
내 말 착착 들어주었던 학생들
초롱초롱 슬기로운 눈빛으로 바라보던 제자들
그래도 겁나게 다행이야
별 탈 없이 아이들과 오랫동안
교실에서 운동장에서 숲속교실에서 화단에서
맛납게 지냈다고
금잔디 깔린 150평 집 한 채 장만해 주고
가난한 가슴에 예쁜 훈장까지 달아주고
죽을 때까지 매달 25일 연금 건네주는 나라
여기 태어난 걸 고맙게 여기며
전국 가톨릭성지 둘러보는 愛馬에 올라
이 풍경 저 맛깔 즐기고
게다, 날마다 찾았다는 잔기쁨 안겨주는 잡초
<정재권 편>
28. 백마강
정재권
고란사 올라가 백마강 굽어보니
수천길 절벽아래 백제의 한을 품고
오늘도 쉬지 않네 흘러서 오백년을
그 뉘가 모를손가 부소산 말해보오
오천결사 말굽소리 황산벌 울리노니
백마강 굽이굽이 그 의지 따르도다
삼천궁녀 굳은 절개 천만년 지킬진대
그 어찌 다를소냐 고란초 말해 보오,
백제 꿈 되살리려 낙화암 부동하니
풍화에 시달림이 이토록 아플손가
고란사 독경소리 간간이 끊길진대
백마강 멈출손가 천년노송 말해보오.
<정진국 편>
29. 갈대의 한
정 진 국
아직도 꺾이지 않고
외로이 서 있는 저 갈대
따뜻한 햇살과 노닐다
상념의 바다에 잠겼다
막히면 돌아가고
돌아갈 길 없으면
자존심 버리고 잦아들어
흐르는 물 같은 삶을
외면했던 어리석음
갈대의 한이 되었다
헤어나기 힘든 것은
간밤 뒤척이며 쓴 공상소설이
가슴에 못이 되었기 때문이다
30. 소소한 평안
주천규
아스팔트에 뭉개진 고양이 유해는
화들짝 드러나는 끝 없는 욕망
욕망의 저편에서
위대했던 것들은 포말처럼 부서지고
회색하늘 아래에는
포도 위 낙엽처럼 일상만이 나뒹군다
존재하는 곳은 먼지와 먼지 사이
바람 한 자락에 사라지는 것
비우고 비운 뒤에
비우고 비운 뒤에
남는 평안
31. 세월을 다 쓰다가
조남명
시간과 거리를 다 정해놓고
러닝머신 위를 달린다
제자리에서 세월은 가고
속도를 높여가면
그만큼 일찍 내려온다
인생도
일찍 가려고 서둘지 말고
세월에 앞서 가려고 하지마라
다가올 일을 미리 걱정하지 마라
먼 훗날 저승에서 묻거든
거기는 괜찮았다고
있을만한 곳이었다고
그 대답이
거짓말이 아니기 위하여
생전에 육방六方에 베풀고
원 없이 행하다가
세월을 세월없이 다 쓰고 갈 일이다.
32. 첫 눈
조영미
늦은 낙엽 위로
옥양목이 덮였다
진한 시와 노래들이
허허로이
뒷모습을 보이고
마른 낙엽송 그림자 길게 눕는다
시한도 오기 전에
온 몸을 훑는 새뜩한 한기
이미
오탁번의 폭설 속으로
갖히고 만다
목마와 숙녀의
불가분의 서정이
뚝
뚝
뚝
잔술에 빠진다
33. 너 때문이었네
지철승
이 세상 태어난 것도
알고 보면 너 때문이었네
너의 가장자리
파문이 크게 자리잡고
아픔도 기쁨도
함께 하고파
다시 살아도
너 때문이었네
다시 만나고파
한시름 두고 온 너의 가슴
아프지 않았니
너를 알다 가기에
이 세상 했복했다
말 할 수 있겠네
너의 가장자리 맴돌다
첫 사랑
34. 기다리는 마음
- 어느 가을의 소리
최대철
초가을 저물녘
소슬한 비바람
비바람의 휘파람소리
소리와 소리 사이
-대철아 밥 먹어라
-산기슭 가난한 초가집
어머니가 서러운
절 부르는 소리
목이 메인 개여울 산울림
소리 소리 -
아아아아
안
동천 어둠속 눈물방울 같은
뭇별들이 반짝이고
고즈넉한 북망산천
시린 바람에 젖어오는
길 없는 길 위엔
먼저 떠나간 그리운 혼들의
달음박질 소리여
.........
35. 담장 넘어 너 있다.
옥송/하미숙
소꿉놀이 내 친구
너는 실랑, 나는 신부
밥하고 뽀뽀하고
하하 호호
어느날 우리 둘 사이
담장이 생기고
너를 볼 수 없게 되었지
그렇게 세월은 흘러
어른이 되고
담장 넘어 세상이 보이게
되었는데
아~
너가 그곳에 있었구나
가까이에 있었음에도
담장 때문이라고 원망만 했지
불러 보지 못한
내가 원망스럽다.
너를 바라만 봐도
내 심장소리는 담장 넘어
너에게 들릴까
바람에게 부탁해본다
바람아 불어다오
내 심장소리가 묻혀버리게
나는 너만 보인다
너 또한 나만 보이는지
자꾸만 담장 안을 바라보며
서성이고 있는 너의 마음이 보인다.
36. 눈
하보현
내 눈은 썩어서
당신의 눈동자가
필요하다
맑고 고운 눈
그 눈동자로
맑은 세상을 느끼고
소중한 사랑을 고백하고
곱게 간직하고
새로운 세상을 열고
새하얀 눈송이가 되어
37. 새벽
素山 韓相益
어둠이 걷히면 밝은 아침인가 했는데ㅡ
늙어 가는 육신의 불안정한 걸음새
끌고 당기며
걷고 또 걷는다는 것보다도
햇살이 머리 위를 달구어
지쳐버린 육신보다도
어버이의 피멍든 가슴 숨 가빠지면
다시 어둠에 묻힐 듯한 두려움에
밝아오는 새벽이 더 두렵소.
어둠이 걷히면 밝은 아침인가 했는데ㅡ
어둠을 헤쳐 가는 길이 익어 가면
차라리
온천지가 어둠이라면 덜 두렵겠소.
38. 특별한 꽃
최 규 학
세상 여기 저기 예쁜 꽃 피고
이 사람 저 사람 즐거워하지
어느 날 길 따라 지나가다가
우연히 꽃 한 송이 바라보았네.
보다가 돌아와도 생각나기에
가끔씩 다시 가서 바라봤더니
예쁜 모습 고운 향기
내 마음에 들어와
언제나 함께하는 꽃이 되었지
가장 예쁘거나
가장 향기로운 건 아니지만
바라보면 편안하고
생각하면 즐거운
특별한 꽃이 되었네.
39. 길
임병빈
한길이 무슨 재미니?
꼬부랑 오솔길이 좋더라
솔내음 코끝에 상큼한
그늘진 숲 사이로
햇살 한 가닥 파고드는
아무도 없는
오롯한
길
길 따라 걷다보면
다람쥐 청설모도
살짝살짝 보이고
가도 가도 휘휘 감아오른 칡넝쿨 무성하다
끝 없는 운 좋은 날이면
길 옹달샘도 만나서
손바닥에 퍼 담아
제비꽃 물 한 모금 마시면
나팔꽃 세상의 상처도
어여쁜 아무는 듯
길
시름을 잊고
도 닦는 마음으로
돌아보는 심연에
어디서
꾀꼬리 울음소리 들려온다
길 속에
길
첫댓글 저는 10월 7일과 8일에 모임이 있어 부여에 못 갑니다. 시화전을 준비하시느라 수고 많았습니다.
성황리에 시화전이 끝나기를 바랍니다.
회장님 문학기행 다시시면서 건강 잘 챙기셔요
멋진 시조 한 수 꼭 얻으시길 바랍니다
부여에 문화행사가 참 많네요
늘 바쁘신 들샘선생님 건강하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