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버보험에 가입하는 기쁨
어제(7월 29일)는 드디어 나도 벼르던 '실버 보험'에 가입하였다.
이 보험은 70고개에 들어선 남은 나의 여생 중 가장 중요할 80세가 될 때까지의 10년 동안 닥쳐 올지도 모르는 나의 불행을 지켜 줄 장치가 될 것이다. 월 2만8백 원씩을 투자하는 것인데 여기에 1만 5천원을 더하면 치매까지 보장해 준다지만 돈 없어서 술도 못 먹을 지경에 이르게 될 것 같아 그 건 생략하였다. 유비(有備)면 무환(無患)이라고 병약한 아내를 위해서는 정년퇴직하면서 암 보험에 들어 둔 지가 오래다.
늙으면 몸이 노쇠하여져서 저항력이 떨어져 병들기 쉽고, 행동이 굼떠서 넘어지기 쉽고, 병원에도 들락날락 할 것이다. 그때에 자식에게 짐을 최소화해 주는 것이 보험이라 생각해서였다.
앞으로는 빠듯한 용돈에 월부로 Mp3와 실버보험료까지 내야 하기 때문에 절약하며 살아야 할 것 같다. 나의 절약은 술을 덜 먹는 일이면 해결되는 것이니 그래도 행복한 사람 측에 속하는 것 같다.
지금은 자다가 일어난 새벽 3시지만 자축하는 의미에서 술 한 잔 마시러 나가야겠다. 나 같은 이를 위해 밤을 켜고 기다리고 있는 24시 슈퍼나 술집이 있는 곳에 내가 살고 있지 않은가.
*. 실버보험에 해약하는 슬픔
노후의 불행을 위한 유비무환(有備無患)이라고, 마음 속에 그렇게 든든하게 생각하며 벗들에게도 권유하며 다니던 23일 전에 든 실버보험을 오늘(8월 21일) 해약하고 말았다.
보험에 가입하고 싶어도 70세가 넘는다고 어느 보험 회사에서도 가입을 거부하던 것을 미국계 보험회사 XX에서는 허한다 하여서 고마와 하며 얼씨구나 하고 가입한 것이다.
떠들썩한 TV 광고에 의하면 실버보험에 들기만하면 노후의 불행에서 보장 받을 수 있겠구나 하고 믿어서였다.
-상해 사망시 5,500만원(장제비 포함)
-골절, 화상, 뇌.장기손상까지 폭 넓게 보장( 상해 사고시)
-60대든 70대든 월 19,180원(주보장 일반형 기준)
그뿐만이 아니라 입원 시에도 하루 2만원씩 6개월 동안이나 나온다니 이 얼마나 달콤한 유혹인가. 나날이 늙어 가는 이 나이에 자식들에게 추한 애비가 되지 않겠다고, 이것이 자식들에게 구체적인 사랑의 길일 것이라고 용기를 내어 가입한 것이었다.
그런데 보험사 측은 가입 후 10여일이 지나도록 약정서를 보내오지 않는다.
나는 이 실버 보험이 어떤 경우에, 얼마나, 어떻게 보상 받는가를 자세히 알고 싶어서 전화로 약정서를 보내달라고 부탁하였더니 연락이 없었다. 23일째 되는 날 다시 연락을 하였더니 전산 사정으로 4주 후에나 보낼 수 있다는 것이다. 4 주일 후는 보험금을 두 번째 납부하는 기간이다. 컴을 아는 사람으로서 전산이 그렇게 늦는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 이야기다. 필연 무슨 꿍꿍이 셈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 되었다.
그래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계약자가 약정서를 보게 되면 처음에 모르던 불리한 사항을 보고 해약하는 사람이 많으니까, 한두 달 보험료를 더 챙긴 후, 계약자가 그 불리함을 감수하는 시기에 맞추어 약정서를 보내려는 것이 아닌가.'
신문광고를 자세히 살펴 보았더니 아니나 다를까, 이 실버보험은 내가 생각하는 그런 보험이 아니었다.
노후에 필연적으로 닥칠
질병으로 인한 치료나, 입원이나 사망과는 전연 관계가 없다는 문구가 아주 작은 글씨로 보험 보장 내용 란 뒤에 쓰여 있었다. 사고로 인한 사망이나, 골절, 화상, 뇌.장기손상까지는 폭 넓게 보장하되, 기타 질병으로 인해서는 단돈 10원도 보장되지 않는 것이었다. 교통 사고 등으로 죽거나, 그로 인한 장기손상이나 화상과 같은 중상의 경우가 가정에서 소일하는 우리들 70대 노인에게 죽을 때까지 몇 %나 해당 될까?
그런 만약의 사고를 위해서 매달 2만원씩을 80세까지 내고 원금도 소멸 된다는 것이다.
이런 허망한 실버보험 선전이 여과없이 노후를 완전히 보장하는 것처럼 하루에도 몇 십 번씩 요란하게 노인들을 현혹시키고 있다.
잘못은 빨리 고치고 수정하는 것이 현명한 길이다. 그래서 서둘러 해약하고 말았다. 이제는 벗들에게 우리들은 실버보험은 물론 보험에 가입할 나이가 아니라고 말하며 다녀야겠다.지금도 하루에 몇 차례씩 TV화면에서는 우리들 실버 노인의 주머니를 노리는 씨엠쏭이 선량한 실버들을 홀리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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