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할인’ 어디냐… 서울사랑상품권 74분만에 250억 완판
대기인원 15만명, 대기시간 3000분
구매접속 폭주에 한때 시스템 먹통
市, 내주 250억 규모 추가 발행
14일 오전 ‘서울페이’ 애플리케이션의 서울사랑상품권 구매 대기 화면. 최근 물가가 오른 탓에 할인 가격으로 상품권을 사려는 시민 수십만 명이 동시에 접속하면서 서비스가 먹통이 됐고 오류도 속출했다. 독자 제공
서울시가 시민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발행한 ‘서울사랑상품권’ 250억 원어치가 1시간 14분 만에 완판됐다. 하지만 물가 급등에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시민들이 대거 몰리면서 서비스가 먹통이 되는 바람에 상품권을 사려는 이들이 불편을 겪었다.
14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판매를 시작한 서울사랑상품권이 오전 11시 14분 모두 판매됐다.
이번 상품권은 서울 25개 자치구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으며 7%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됐다. 1인당 구매 한도는 40만 원이었는데 상품권을 사려는 시민들이 구매처인 ‘서울페이’ 애플리케이션(앱)에 대거 접속하면서 시스템이 한때 먹통이 됐다.
판매 시작 10분 만에 대기 인원만 15만 명에 달했고 20분 만에 대기 시간은 3000분(50시간) 가까이로 올라갔다. 결국 상당수의 시민들은 상품권 구매에 실패했다. 온라인 게시판에는 “1시간 넘게 기다렸는데 마감돼 사지도 못했다”는 등 불만을 토로하는 글이 이어졌다. 송파구에 사는 A 씨(43)는 “대기 인원이 17만 명이라는 표시를 보면서 한 시간 동안 기다려 접속한 후 구매금액을 입력했다. 그런데 결제로 안 넘어가서 결국 구입에 실패했다”며 울분을 토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당초 트래픽(접속량)을 20만 정도로 예상했는데 실제로는 70만∼80만이 몰렸다”며 “광역상품권 발행이 처음이고 기존 자치구 상품권(최대 10% 할인)보다 할인율이 낮아 이렇게 많이 몰릴 것이라곤 예측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서울시는 접속 환경을 개선한 뒤 다음 주 250억 원 규모의 상품권을 추가로 발행할 방침이다.
서울시는 물가 급등으로 전국 각지의 지역사랑상품권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것을 감안해 2차 추가경정예산에 상품권 관련 예산 166억 원을 새로 편성했다. 상품권 약 2000억 원을 추가로 발행할 수 있는 금액이다. 우선 8월 말∼9월 초에 약 4000억 원 규모의 자치구 상품권이 발행되며, 10∼11월 1000억 원 규모 서울사랑상품권이 다시 발행될 예정이다.
이청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