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eet People-정상환을 사랑하는 모임
3년 전으로 거슬러 어느 봄날이었다.
봄바람이 스치는 듯 했는데, 그 봄바람에 내가 취하고 말았다.
문득 봄꽃 구경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아내와 둘이서 남산 둘레길을 찾았다.
북쪽 둘레길 중간쯤의 회현동 쪽으로 내려가는 길목에 아름답게 조성된 꽃밭이 있음을 내 익히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오후 6시쯤에 서초동 집을 나섰고, 그 30분쯤 뒤에 전철 3호선 동국대학교 입구역에서 내려 그 대학교 구내를 거쳐 남산 둘레길로 접어들었다.
봄꽃에 취한 김에, 술에도 취해볼 요량에서 일부러 그렇게 늦은 시간을 선택했던 것이다.
아름다운 그 꽃밭에 다다랐을 즈음이었다.
맞은편 쪽에서 그 꽃밭으로 다가서는 얼굴이 하나 있었다.
내 시선에 그 얼굴이 먼저 잡혀들었다.
꽃밭보다 더 아름다운 풍경이다 싶어서였다.
환하게 웃는 얼굴이 그랬다.
“아니!”
내 입에서 그렇게 놀라운 탄성이 저절로 튀어나왔다.
그때로 15년 전으로 거슬러 2004년에 나와 인연된 얼굴이었기 때문이었다.
31년 9개월의 내 검찰수사관 시절의 마지막 보직인 대검찰청 감찰부 감찰 제 2과 소속의 검찰수사서기관으로 있을 때, 같은 부서에서 일했던 정상환 검사님이 바로 그 얼굴의 주인공이었다.
내 그때 그분에 대해 다음과 같은 별명을 붙였었다.
‘선한 검사’
한 해 정도 같이 근무했었는데, 그동안에 단 한 번도 노하는 얼굴을 본 적이 없었다.
늘 웃는 얼굴이었다.
그래서 그와 같은 별명을 지어 붙이게 된 것이다.
그 이후로 처음 만나게 된 인연이었으니, 내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하이고, 무슨 인연이 있어 이렇게 만납니까? 반갑습니다.”
얼마나 반가운 만남이었던지, 그렇게 인사를 하면서 서로가 서로의 가슴을 안기까지 했었다.
“저도 반갑습니다. 늘 그러셨지만, 오늘도 얼굴이 환하십니다. 저는 지금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그분 또한 그 인사와 함께 현직을 밝혔다.
그러나 맡은 직분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알려고도 하지 않았다.
검사와 검찰수사서기관이라는 그 직분으로 가까워진 사이가 아니라, 선한 마음씀씀이로 가까워진 사이였기 때문이다.
그 이후로 우리 또 만난 적이 있었다.
3년 전으로 거슬러 2019년 11월 7일 목요일 오후 5시, 대구 수성구 범어천로 73의 호텔 라온제나 5층 에떼르렐 홀에서의 일이었다.
그때는 그분이 대구에서 변호사를 개업했을 때로, '노예에서 시민으로'라는 제목의 책과 '대통령의 용기'라는 제목의 책해서, 그분이 펴낸 두 권의 책에 대한 출판기념회의 자리였다.
흔쾌한 마음으로 서울에서 대구까지 그 먼 길을 달려갔었고, 그 두 권의 책을 사가지고 왔었다.
그리고 그 책을 다 읽은 후에, 그 독후감까지 써서 온라인에서의 내 글쓰기 공간인 Daum카페 ‘문중 13회’와 Daum카페 ‘아침이슬 그리고 햇비’에 게시를 했었다.
최근에 그분으로부터 카카오톡 메시지 한 통을 받았다.
다음과 같은 내용이었다.
‘국장님, 밴드 초대하겠습니다. 회원배가 운동하고 있습니다. 지인 분들 권유 부탁드립니다. From 정상환’
밴드 이름이 이렇다 했다.
‘정상환을 사랑하는 모임’
그리고 그 아래로 밴드 주소가 있었다.
곧 이랬다.
https://band.us/n/a0a8640e4fp4o
밴드에 게시된 내용으로 봐서, 정 변호사님이 대구시장 출마를 앞두고 열게 된 밴드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곧바로 가입을 했다.
그리고 이렇게 답을 했다.
‘방금 가입했습니다. 페이스북에 글 한 편 게시하면서 주위에 알릴 작정입니다. 힘드시겠지만, 잘 감당하시기 바랍니다.’
특히 그분의 고향 사랑하는 마음이 나와 하나 다를 바 없었다.
그분을 소개하는 포스터에 그 마음이 담겨 있었다.
그 마음, 곧 이랬다.
‘모처럼 쉬는 날, 대구 맛집을 찾아 떠나고, 대구 문화재 탐방하러 떠나고, 늘 대구를 사랑하는 정상환입니다.’
내가 딱 그랬다.
첫댓글 그분에게 곧 서광이 비췰 것일세
돌아가는 분위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