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산 내 봉장 바로 앞엔
[언덕식당]이라는 음식점이 있다.
휴일날은 대처 손님들이 많이 온다.
어색한 아줌마, 아저씨 쌍도 제법 눈에 띈다.
내검하는 날은 벌들이 식당까지 가서 이들의
은밀한 데이트를 훼방 놓는다.
식당 마당에는 수십년 된 꿀밤나무가 몇 그루 서 있고
그늘 밑 평상엔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자글자글 지져나온 된장찌개에 보리밥 한 그릇,
물김치 한 대접을 들이키니 배가 뽈록이다.
훈연기에 마른 풀을 구겨넣고 풍무질 한다.
오늘은 진드기 약을 하는 날이다.
아카시아 후 지금까지 미뤘던 약제 처리로 좀 늦은감이 있다.
아카시아 끝나고 바로 했어야 했는데...
혹시나 밤 꿀 좀 뜨지 않을까 해서 미루다가 적기를 놓친 듯 하다.
봉세가 강하고 소비가 7~8매 되는 벌통은 한 통당 진멸판 두장씩을
소비 사이에 꽂아 주었다. 소비의 소문쪽으로 약간씩 벌리고 측잔에 꽂았다.
강제 분봉시킨 벌통과 분봉 통은 한장씩 삽입했다
대체로 식량이 부족해 보였다. 분봉낸 통과 분봉군에는 마른 설탕을 1홉씩 주었다.
원군에 사양액은 1.8리터 팩병에 설탕과 물을 반씩 붓고 부저병 예방을 위해
병원에서 구한 마이신 1알과 소금 반 티스푼 씩을 넣어서 만들었다.
강군인 통에서 아직 자연왕대는 없지만 분봉열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통은
알과 부화유충이 있는 소비를 뽑아 유봉과 함께 강제분붕 시켰다.
알과 부화유충이 있는 소비 한장과, 충판이 잘 형성된 봉개봉판 한장과
저밀 및 화분이 대체로 양호한 한장을 뽑아 3장으로 분봉군을 편성했다.
분봉군에 벌이 좀 약하다 싶으면 원통에서 소비를 한두장 더 뽑아 벌만 털어 주었다.
1분 정도 지나면 늙은 벌은 다 날아가고 유봉만 벌통에 바글거린다.
이때 분봉낸 벌통을 닫아 두고...
팔공산 봉장에서 한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형제봉으로 이동 시켰다.
원통은 팔공산에, 분봉군은 형제봉 봉장에서 키운다.
봉장이 두곳이니 분봉하긴 수월한 것 같다.
'02년 6월15일 양봉일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