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춘
―비음산 불곡사에서
불곡사(佛谷寺) 늙은 소나무
발목 덮은 갈비 밑으로
부스럭부스럭 흙 소름 일으키며
성급히 눈뜬 새싹,
하품하다 한 입 가득
겨울나던 낙엽이 물린다
누구 없어요!
나 좀 털어 내 주세요!
백년 묵은 은행나무 하늘가지로
누설된 봄기운, 속 깃털 간지럼에
산 까치들
안절부절 참지 못하고
까까악 웃음 타는 소리.
비음산(飛音山) 비로자나불이,
들어 보세요!
무거운 근심, 소리로는 몇 근이오!
비음산 불곡사 석조비로자나불좌상 (보물 436호)
소재: 경남 창원시 대방동
850년-900년 사이, 통일신라 시대 화강암으로 만든 비로자나불.
소라모양의 나발(螺髮, 소라모양머리)
상투모양 육계(肉 , 정수리 살상투)
목에는 3줄의 3도(道)
법의(法衣)는 다리까지 자연스럽게 덮었다.
불상이 앉은자리 대좌(臺座)는 8각형 연꽃무늬와 보살상.
수인(手印)은 왼손의 집게손가락을 오른손으로 감싸 쥐어 오른손 엄지손가락과 맞대는 형태인 지권인(智拳印)을 결하고 있는 모습을 사실적으로 조각했다.
신라 선종 발달을 보여주는 부처님이다.
반쯤 땅에 묻혀있던 것을 1940년 우담스님이 비로전에 모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