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상관께 감사드리고, 아들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에 감사한다.
잠깐 깜박했을 경우 아들은 어떤 생각이 드니?
어제 아침 도봉산에 가기 위해 집을 나서 길동초등학교 근처를 지나가던 중이었다.
문득 휴대폰이 생각나 등산복 하의 호주머니를 포함해 배낭 여기저기를 뒤졌다.
신경을 써 찾았지만 발견할 수 없었다.
그대로 길동역으로 향할까 하다가 집으로 되돌아갔다.
아빠는 오래전 ‘코오롱등산학교’에서 등산의 기본은 기록이라고 배웠다.
기록을 위해서는 독도법(讀圖法)을 알아야 되겠지?
독도에 필요한 도구(최소한 지도, 나침반, 고도계(시계내포) 등)도 지참해야 되고.
예전에 전국 오지(奧地) 산을 다닐 때는 늘 이런 것들을 미리 준비하고 점검했다.
나침반, 고도계는 다소 비싸긴 해도 전문 산악인들이 애용하는 것으로 구입했다.
지금은 이런 것들을 사용하지 않고 등산도구 서랍에 보관해뒀다.
이정표와 등산로가 잘 정비돼 있는 서울수도권 산에만 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할머니께서 누워만 계시는데 아빠가 어떻게 수도권 밖으로 나갈 수 있겠니?
등산 시 아빠는 스마트폰을 주로 산행기록을 남기는데 사용한다.
긴급 상황에 처했을 때 연락을 취하는 도구로도 쓰이겠지(그래서는 안 되겠지만)?
이런 스마트폰이 없다고 불안해하는 현상을 스마트폰 중독현상이라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10시 27분, 도봉산역을 나서 도봉산 정문(?)격인 ‘도봉산탐방지원센터’쪽으로 이동했다.
도중에 ‘설악산 케이블카 반대’ 서명운동을 하고 있는 어느 시민단체 회원들과 마주쳤다.
아빠는 당당히 서명했고, ‘설악산 케이블카 반대’라는 상징마크를 받아 배낭에 달았다.
인권은 천부적이고 만인이 공유하며 양도가 불가능하나 특정하게 정의내릴 수 없다고 했다.
그만큼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유엔차원에서도 자유권과 사회권, 환경권, 평화권 등으로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딱히 정의되지는 않는다는 것이었다.
환경권은 산업화와 무차별적 개발로 인한 환경파괴 우려 때문에 강조되기 시작했다고 했다.
자본주의, 자본의 속성은 탐욕이고 특징은 확대재생산이다.
때문에 환경권이 인권에 속하지 않는다 해도 아빠는 반대한다.
우리 삶의 질을 망가뜨리는 환경파괴, 더 이상 뭣을 논할 수 있겠니?
간혹 우회하는 길을 이용하기도 했지만 어제는 능선을 고집했다.
‘원도봉’ 갈림길 직전에 있는 암릉을 오르는데 등산화(K2)가 밀려 순간 당황했다.
너무나 오랫동안 착용했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제 북한산 산행 때는 캠프라인 제품을 신었다.
11시 23분, 다락능선 ‘원도봉’ 갈림길에서 의정부 쪽으로 약간 비켜서서 소변을 봤다.
그리고 12시 09분 포대능선 정상에 올라설 때까지 쉬지 않고 묵묵히 걸었다.
도중에 도봉산 정상 바위군락(자운봉, 만장봉, 선인봉)을 담으려고 잠깐씩 멈춰 선 것 말고.
걸으면서 ‘삶의 철학’을 정립하기 위한 키워드를 생각했다.
‘공공선을 넘어 공동선을’, ‘감사하기 칭찬하기’, ‘주인 되기’, ‘치열한 토론’, ‘생명’,
‘문화적 향유’, ‘상식이 살아있는 사회’, ‘공정한 경쟁 공평한 분배’라는 말이 얼른 다가왔다.
도봉산의 명물 ‘Y곡’을 통과하고 자운봉 앞에 섰을 때 12시 30분이 됐다.
‘오봉·여성봉’ 갈림길에 섰을 때는 13시 31분이 됐고.
자운봉에서 거기까지 불과 0.8km밖에 안 되는데 왜 그렇게 시간이 많이 걸렸을까?
마당바위로 내려가는 길을 지나자마자 약간 시원한 바람이 부는 장소에서 쉬었기 때문이다.
등산화와 양말을 벗은 채 소보로 빵 한 개로 점심을 대신하고 잠시 생각에 빠져들었다.
14시 11분, 주능선 우이암 위쪽 ‘원통사-우이능선’ 분기점(分岐點)에 섰다.
그 지점에서 우이동 입구까지 2.9km, 위험구간 능선을 타야 했으나 그렇게 하지 않았다.
원통사 내 거대한 바위틈에서 흘러나오는 냉수를 마시는 것이 우선이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이 냉수 생각으로 준비해간 물 절반(250cc)만 마시고도 갈증을 참아낼 수 있었다.
날이 더워지니 앞으로 물은 최소한 1000cc를 준비해야 되겠다는 마음을 갖게 한 하루였다.
14시 23분 원통사, 염치불구하고 재빨리 샘터로 갔다.
그때까지 남긴 물 250cc를 그곳에서 다 마시고, 시원한 샘물 한 바가지를 더 마셨다.
그리고 500cc 통에 물을 가득 채워서 나왔다.
130번 버스 차고지에 15시 10분까지 도착할 예정으로 부지런히 내려갔다.
14시 38분, ‘우이동-원통사-위험능선’ 갈림길 쉼터를 통과했다.
15시 09분, 130번 버스 차고지 화장실에 들어가 볼일을 마쳤다.
할머니를 뵈러 가면서 ‘아들에게서 어떤 소식이 날아왔을까?’라는 궁금증이 생겼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샤워도 미룬 채 긴급한 기사 하나를 작성해 카톡으로 급히 송고했다.
앞에서 언급한 키워드 ‘상식이 살아있는 사회’와 관련된 글을 썼다.
그러느라 아들 소식을 전하는 엄마 얘기가 귓속에 들어오지 않았다.
나중에 저녁밥을 먹으면서 아들에 대한 자세한 소식을 엄마로부터 다시 들었다.
컴퓨터 관련 전공이 아닌 우리 아들, 아들이 그런 실력을 발휘할 수 있어 몹시 좋았다.
4박5일 교육을 마치고 상관 승용차로 원대복귀하면서 상관께서 초밥을 사주셨다고?
아들 상관께 감사드리고, 아들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에 감사한다.
대한민국 모든 장병과 함께하는 태풍부대 육군28사단 상병 김0, 오늘도 화이팅!!!
첫댓글 에릭님의 일기를 보노라면
눈에 선합니다..건강하세요..
고맙습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에릭님
오늘도 고맙습니다 ~
고맙습니다.
"청소년 여러분! 모두가 잠든 이 시간, 여러분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라는 멘트가 생각납니다.
편히 잠드시기 바랍니다.
항상 멋진 사진 덕분에
편히 산행을 합니다.. .마음만. . .ㅎ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편히 쉬시길 바랍니다.
오늘도 멋진 하루 보내시고 계시네요
이쪽은 비가 와서 그런지 맑은 날씨가
더 이뻐 보입니다 ^^
고맙습니다.
서울에 비가 내리길 기도드립니다.
오늘도 역시^^👍
고맙습니다.
늘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글과 사진이 아주 실감 납니다.
고맙습니다.
아드님과 함께 자전거 페달을 밟으시는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형님의 산행 일기는 언제 보아도 실감이 납니다.
음~~아무튼 은근히 중독이 되어가고 있는것 같습니다.^*^
저도 자연환경을 파괴하는 케이불카 설치는 반대 하지만
손을 다치기전까지는 저도 등산을 참 좋아 하였지요
하지만 손을 다친 후에는 등산이 어렵다는 현실에 아파한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장애인들을 생각하면
케이블카 필요하다는 생각을 어느 순간에 하게 되였지요.
저의 생각일뿐입니다.
오해치 마셔요^^*
고맙습니다.
그럴 것입니다.
지체장애인들을 위해 방부목테크로 둘레길을 조성하는 지자체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늘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아름다운 댓글 좋아요.
감사합니다.
오진국 회장님께서 제게 출판본부장을 맡아달라고 하셨습니다.
발치 후 7월 초쯤 뵙기로 했습니다.
그 사이 바실련 임원들께서 베트남에 다녀오시고 나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