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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헨리 무어, <모자상>, 1925
“조각의 세부에 집착하는 관객은 작품의 형태에서 이야기나 그 잔재를 찾기 전에 형태 그 자체를 느끼는 법을 우선 배워야 한다.”
재현의 완벽성을 기대하며 상투적인 지각방식으로 미술작품을 대하는 감상자에게 가하는 무어의 일침이다.
작품을 제작함에 있어 무어의 첫 번째 신조는 ‘재료에 충실하기’이다. 1934년 무어가 남긴 “돌은 부드러운 속살처럼 보이도록 왜곡되어서는 안 되며 그 재료의 단단한 속성이 그대로 유지되어야 한다”는 말은 이러한 신념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한마디로 돌은 돌답게 나무는 나무답게 원 재료의 재질과 특성이 완성작품에서도 그대로 들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무어는 또한 작품을 더 크게 만들거나 형상의 첨가를 위해 이어 붙이지 않고 재료가 본래 가지고 있는 덩어리의 한계 내에서만 작품을 만들었다. 결국 작품의 윤곽선도 조각재료가 결정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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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헨리 무어, <기대어 앉은 인물>, 194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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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헨리 무어, <네 조각 구성: 기대어 누워있는 인물>, 1934
인간을 주제로 한 무어의 작품이 인간의 모습을 왜곡되게 표현하고 있지만, 사실 무어는 자신에 작품에 무엇보다도 ‘인간성’을 담고 싶어 했다. 무어는 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가 가스탄으로 부상을 입고 독가스에 중독되었는데, 이때의 경험은 무어에게 인간이 만들어낸 야만과 이에 대항하는 일상적인 사람들의 영웅정신이라는 주제에 심취하게 했다. 이후 무어는 2차대전때 공습을 피해 지하철역에 대피한 런던시민들을 그린 <방공호 시리즈>를 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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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헨리 무어, <방공호 시리즈>,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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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헨리 무어, <방공호 시리즈>,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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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술칼럼니스트
* 국민대학교 의상디자인과 졸업.
* 홍익대학교 미술교육과 석사.
* email : 이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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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크랩출처 / 온라인 중앙일보 / http://news.joins.com/article/20658922
첫댓글 잘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