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악기란 어떤 것을 가리킬까요?
1) 자기가 불어서 편하고 좋은 악기
2) 남들이 들을 때 듣기 좋은 악기
오랜만에 주문들어온 악기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갖고 있는 재료가 시원찮은지 재주가 없어서인지 모두 실패하고 한 녀석만 살아 남았습니다. 단소 만들기는 의외로 매우 까다롭습니다. 많은 제작자들이 단소 만들기를 꺼려하는 이유입니다. 그 중 살아 남은 이 물건도 내맘에 100% 들지는 않았습니다. 그럭저럭 시연을 하고 있는데 반전이 일어납니다. 내 단소 소리를 듣던 마나님이 한마디 던집니다.
"그 단소 절대로 남 주지마 딱 당신한테 맞는 악기야"
서울대 국악과 대금전공에 연주단체에서 오래 근무한 사모님의 말씀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내 평소 단소소리가 입김이 너무 세고 거칠어서 귀에 거슬리게 들렸는데 이 악기 소리는 나의 이런 거친 숨결을 잡아 주어서 고운 소리가 난다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집사람 지론은 단소 소리가 크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헐
만들 때부터 느낀 것인데 대나무 질이 쫀득쫀득해서 칼질을 하는데 떡살 뜯는 느낌이 났습니다. 몸통이 두꺼워서 시원스럽게 뻗지 못합니다. 그렇다고 꽉 막힌 소리는 아닙니다. 황죽인데 오죽처럼 부드러운 음색입니다.
나한테는 조금 부족한 느낌의 이 악기를 남들 듣기좋으라고 내 악기로 만들어야할 까요?
근데 웬 여권이냐고요?
차츰 말씀드리겠습니다.
첫댓글 소리가 단단하고 맑고 너무 좋아요. 저는 연주자가 좋아하는 악기가 좋은 악기라고 생각합니다.
소리가 좋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