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11월 8일이니까, 9월 8일이 첫날이군요. 대리운전'이라는 일을 시작한 지..
두달이 마치 2년처럼 시간이 흘렀네요. 가계부를 정리하면서 몸은 힘들었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현금이 쌓여가는걸 보니..
그래도 일할 수 있는 건강한 몸이라도 있다는게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요.
참고로 저는 얼마전까지 사업을 하던 사람입니다. 나이도 이제 40대가 넘었고..차도 업무특성상 좋은 차를 타야 거래에 유리한
직종이라 BMW였고, 직원도 열댓명정도 있었습니다. 자금사고로 몇억의 손실이 나면서 부채까지 생겨서 눈물을 머금고 직원 모두
내보내고, 사업을 정리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어렵게 결정한 대리운전이라는 일..
첫날. 대리를 시작하면서 다른 대리기사분께서 제게 했던 말이 생각납니다.
'대리운전하는 사람들.. 사연이 없는 사람들은 아무도 없다.'라는..
두달동안 경험한 것을 글로 쓰자면 한도 끝도 없을 것 같네요. 하지만, 오늘은 남기고 싶은 생각 몇가지만 남깁니다.
대리운전이라는 직업은 '서비스업'입니다. 어느새 10만이 넘는 인구가 대리운전이라는 직업으로 생계를 이어나아가고 계시죠.
대리운전이라는 일은 배차를 받는 순간, 손님을 모시고 손님이 원하는 행선지까지 모셔다 드려야 하는 손님의 운전기사로 임시고용이
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렇다면 저는 최선을 다해 손님이 편안하게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수행비서, 운전기사 역할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손님은 술을 드셨거나 술에 취한 상태겠죠. 손님이 아무리 술에 취해 막말을 하거나, 진상짓을 하더라도
그 시간만큼은 감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설사 진상손님이라 하더라도, 나름 일부러 대리기사에게 손해를 끼치게 하거나
해꼬지를 하려고 대리를 부르는 사람은 없다고 봅니다. 다만 사회생활에 과도한 스트레스때문에, 혹은 살기 힘들어서 술기운을 빌어
속에 감춰두었던 본성을 드러내 보이는게 아닐까..라는 생각도 하구요.
...
한번은 강남역 부근에서 구리가 목적지인 손님을 배차받아 출발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출발하면서부터 대리비가 비싸다는둥,
투덜거리기 시작하더니 *팔,조*하면서 욕을 늘어놓기 시작합니다. 직업이 노가다인데.. 세상이 뭐같다며 온통 욕지거리로 뭐라고
하는지, 횡설수설하다가, 또 대리비가 비싸다는 둥.. 저는 그냥 '예, 예..'하면서 모두 받아주었습니다.
그리고 도착후, 대리비를 받을 때, '손님, 비싸다고 생각하시면 그냥 5천원 깍아드릴꼐요'라고 하니, 아니라며 정상가를 주더군요.
그리고 차밖에 나서 차문을 잠그고 차키를 넘겨드리면서 '많이 취하셨는데, 댁까지 모셔다 드리겠습니다'라고 하니, 갑자기 말투가
존댓말로 바뀝니다. '아녜요, 고생하셨는데.. 고맙습니다.'라며 정중하게 또 제게 인사를 합니다. 그리고 헤어지고 돌아서려는데,
손님이 저를 부릅니다. '잠깐만요..'
그리더니, 주머니를 뒤지기 시작합니다. 주섬주섬 뭔가를 꺼내는데, 만원짜리, 천원짜리가 뭉쳐진 현금이었습니다.
'여기, 택시비.. 여기 외곽인데 택시타고 가세요. 미안해요, 술주정 부려서... '
저는 한사코 만류했지만, 결국 손님은 그 돈을 모두 제 손에 쥐어주고 택시까지 세워서 태워주십니다.
택시가 출발하고 현금뭉치를 세어보니 7만원이 넘더군요..
...
이제 두달 되었지만, 따져보니 손님한테 받은 대리비도 꽤 되겠지만, 팁만 해도 꽤 되더군요. 역삼역에서 5분거리인 한티역 부근
삼성아파트에 모신 손님도 저보고 깎듯이 웃으며 인사하는 모습이 좋다며 추가로 2만원을 팁으로 받은 적도, 17층 아파트 현관까지
가방까지 들며 부축해줬다고 고맙다며 만원짜리 서너장을 팁으로 넘긴 손님도.. 처음부터 반말로 시작하던 손님이 내릴 때 공손하게
고맙다며 인사하며 팁을 손에 쥐어주던 손님도 계시고... (나중에, 기회가 되면 매일매일 메모한 기록을 소개해 드리죠.)
이곳, 밤이슬 카페를 보며 조금은 안타까운 생각이 듭니다. 손님과 시비가 붙고, 진상손님에게 행패를 부린게 마치 영웅담인듯
자랑처럼 올리는 분도 꽤 계시고..
대리운전이라는 직업. 본업으로 하시는 분도 계시고, 투잡으로 하시는 분도 꽤 되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일은 결코 오래 할 직업이 아니라며 신세한탄을 늘어놓는 분도 계시고, 그래도 운전이라는 기술로 먹고 살 수 있다는 기쁨에
정말 열심히 하시는 분도 계십니다. 단 한가지.. 사람은 누구나 살아가면서 잘 되기도, 혹은 잘 안되고 한다는겁니다.
중요한 것은 잘 되거나, 잘 안풀리거나.. 잘 나가거나, 잘 못나가서 청소부 일을 하고 있을 지라도 '희망'이라는 것을 버리면 안된다는
겁니다. 제가 나이 어린 손님, 나이 드신 손님, 싸가지 없는 진상손님, 이런 손님 저런 손님 안가리고 모두에게 친절하게 웃으며
인사하며 만나고, 가능하면 편하게 모시려고 노력하고 하는 것도, 이 또한 살아가면서 겪고 있는.. 미래를 더 알차게 살아가기 위해
주어진 내 인생의 소중한 경험이라는 생각에서입니다. 왜냐 하면 제게는 목표가 있고, 이 일은 단지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당연히
겪어야 할 과정이라는 생각에서입니다.
어차피 해야 할 일이라면 최선을 다 해야 하고, 또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라는 말도 있듯이, 잠시잠깐이라도 만나는 사람..
그도 역시 나와 같이 소중한 인간이며 한 가정의 가장이거나 이 사회를 힘들게 살아가는 존재로써 존중해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서비스업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서비스업이란 사람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여 돈을 버는 직업입니다.
대리운전자를 부르는 손님도 우리와 같이 힘들게, 혹은 나름대로 스트레스를 안고 살아가는 똑같은 사람입니다.
자의든 타의든, 친구와 혹은 거래처와, 기분좋은 술자리를 했든 접대자리가 되었든간에.. 술에 취해 삶에 찌든 인생의 고뇌에 취한
사람들에게 음주운전이라는 위법을 대신하고 사고를 막기 위해 '운전'이라는 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직업을, 우리는 자랑스럽게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요. 적어도 이 일을 하고 있는 중이라면 말입니다.
......
모처럼 혼자 주말을 맞아 집에서 술을 마시며 밤을 새어 봅니다. 평일에는 편하게 함께 했던 술자리를 대신 해 이제는 주말에 혼자
술을 마시며 저 또한 넋두리를 늘어놓고 말았네요.^^
대리운전이라는 일... 제게는 정말 소중한 경험이 되고 있네요. 높은 곳에 있을 때는 몰랐던 낮은 곳에서 정말 고생하며 힘들게 살아가는
수많은 분들과 함께 하는 이 시간이 정말 행복합니다.
여러분, '언젠가는 잘 될거야'라는 희망을 버리지 마세요. 그리고, 그 희망을 이루시려면 단지 상상과 꿈만 꾸지 마시고,
목표를 세우시기 바랍니다. 저는 목표가 분명히 있답니다. 그리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도 꼼꼼히 세워 보시구요.
이 일을 하게 된 것 역시, 제게는 큰 행운이 분명합니다. 정말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하게 되었으니까요...
앗, 벌써 두병을 비웠네요. ㅎㅎ 취중이라 횡설수설, 오타는 이해해 주세요;;
이제 조금 쉬어야겠네요. 또 뵙겠습니다... ^^
첫댓글 지금의 마음 변하지 않는다면 님은 다시 예전에 하던 사업 다시 재기할수 있다고 믿습니다. 항상 안전운전하세요.
좋은글 입니다. 누구나 사연은 있길 마련입니다. 하지만 과거를 빨리 잊어버리고 새롭게 새로운 마음으로 출발을 한다면 언젠가는 다들 좋은날이 오지 안을가 생각합니다~~*^^*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제가 처음 대리운전을 접할때도 님처럼 일하고 님처럼 생각하였으나... 1년이 지나고.. 손들한테 치이다보니 초심이 사라지더군요......... 처음 일할때의 기분을 상기시켜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디에나 정석이란건 없습니다. 본인이 하고자 하는대로 하면서 만족해야죠. 각자의 개성대로. 노우하우대로.. 하다보면 점차 자신만의 어떤 노선이 나타나겟죠. 정석이란...? 없습니다. 건승을 빕니다.
역시 배울건배우고 인정할건인정해야합니다.. 마지막글귀 정말 가슴에 와닿네요.. 님처럼 마음가짐을가지면 무엇을한들 안되겠습니까 님의 글읽고 더욱더 힘을내어 열심히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가슴에 와닿는 글입니다...웃어서 행복한게 어나라 내가 웃음으로 해서 행복이 찿아온다고 한말이 생각나는군요
어떤 부류의 손님이든간에 그 손님들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대리운전 기사 역시 존재하지 않게되겠죠
...*지금 이순간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되자*...*^^*
모처럼 좋은 글 읽었습니다.`피할수 없다면 즐기자` 하루에도 몇번씩 다짐하고 곱씹고 손님에게도 당당히 펼쳐보이는, 저의 대리좌우명(?)인데 같은 생각을 가진 분은 만난것 같아서 정말 반갑습니다.핸펀두개로 하루 열두시간씩 일하는 그래서 수입도 꽤 되는 사람입니다.언제 맥주 한잔 하고 싶네요. 건강하시고......
맥주 한잔 하실때 저두 꼽사리 함 껴주세여... ^^
첫마음이 계속~~쭉~~~~변함없이 ,,,,,,,잔잔한 감동 입니다,,,항상 안전운전 하시길~~
계속 현재에 생각대로 열심히 하세요.
글은 아주 좋은데.. 아직까지 정말 진상을 못만나신듯..
흠......공감이가는 멋드러진 문장입니다.머리가 텅빈 골빈 대리들이 읽고 반성하는 계기로 삼았으면하네요.
혹시 대리 부르실 일 있으면 , 대리기사 에게 님과 같은 써비스를 강요하지는 마세요.
=============== ================글 쓴님 꼭 보세요.========================================================= ========================================================================================================= 아직 까진 그런 생각이시겠지요. 여기 대리운전 오래 하신 분들도 처음엔 다 그런 비슷한 긍정적인 생각이었었지요... 그러나 좀 더 하시다보면 정말 양아치 같은 손, 그 보다 더한 양아치 같은 콜센타 만나시면 그런 생각 없어집니다. 지금 제가 한 말이 단순히 부정적인 생각이라 하실지 모르겠지만 몇 달만 더 해보세요. 지금 제가 한말이 피부에 확 꽂히게시리 느낄 것입니다.
현관까지 모셔다 드린다는 님의 마음가짐에 한가지를 배웠습니다. 재기에 성공하시길 바랍니다.
모처럼 만나본, 정말 좋은 글입니다. 구구절절히 동감합니다. 특히, 님과 같은 마음자세로 임하신다면, 혹시 심한 진상 손님을 만나더라도 부드럽게 누그러뜨릴 수 있으시리라 느꼈습니다. 물론, 위에 댓글 다신 분들처럼, 지독한 콜센터, 지독한 진상을 만나서 마음 상하실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님과 같은 넉넉한 마음가짐은 매 상황을 잘 순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님의 말씀은, 제게 귀감이 되었습니다.
좀 더 해보시면 아실겁니다...서비스업이 아닌 운송업이라는것을...얼마간 하신 경험으로 다른 열심히 하시는 기사분들이 비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부류로 몰아가시는것은 좀 섣부른 판단이라는 생각입니다...좋은 손도 많지만 정말 말종들도 많습니다...그건 그렇고 암튼 돈 많이 버시고 재기하시길 바랍니다.
진상을 만나면 좀 싸하게 대해야 하는지, 무조건 친절을 베풀어서 팁이라도 유도해야 하는지 고민하게 하는 글이네요.
글은 짧게....
모든 대리기사가 님처럼만 한다면 나중에는 똥콜 타는 손들까지 그런 서비스를 너무나게 당연하게 받아들이게 되어서 향후 더 큰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일단은 남의 글을 많이 읽으셔야겟네요. 입이 열개라도 모자라는 헉~하는 상황들.님처럼 하면 잘 풀어질 일 같은지요.각자 지니고 잇는 포스에 따라서 님처럼해서 되기도하고 아니기도 한겁니다. 모두에게 적용되는건 아니란거죠. 기본은 초심으로 하되..응용은 각자 해야할일...
저두 그렇케했습니다 ............... 계속 그마음 변치않으시길 ........
아직 진상을 안만나본 초보의 경험담은 패스~
난 천 표!! ㅎㅎ...
적어도 몇년은 한다음에 이런 글을 올리도록....유치원생이 인생이 어쩌니 저쩌니하면 ㅋㅋㅋㅋ...안방에 업고가서 눕혀주면 돈 더줄텐데 서비스가 부족했군요,,,,,,재기니 어쩌니 이런말은 님에게 어울리지 않네요,,,이미 재기에 성공하신것 같네요...당신에게 무한한 앞날이 보이는 천직에 이미 종사하시고 계시네요,,,축하합니다....님 같은 분이 나중에 대리부르면 아주 까탈스럽습니다.
흐믓한 글이네요..초심 잃지 마시고 항상 편안하십시요..^^
운행도중 말한마디없이 마쳐도 팁줄손님은 더 주고요 글쓴님같이 17층까지 업고 올라가도 안줄놈은 안줍니다 기왕이면 친절하게 운행하는게 좋겠지만요 팁바라고 오바는 하지 맙시다
초보땐 마음속에 기본일당이 얼마 되지 않을시는 시간이 남아 돕니다.세월이 흘러 기본일당이 높아지면 밥먹는 시간도 아깝습니다. 2개월 정도때 저정도 마인드 안가져본 사람 아무도 없습니다. 님만 굉장한 도를 깨우친양 기존 기사들을 매도하는 글,,,,젖비린내 납니다.
저도 처음에 손한테 정말 깍듯해서 팁도 많이 받고 했는데 너무 깍듯하다보니 일부는 사람을 우습게 보더군요. 그래서 아버지뻘되는 사람한테 운전중 뒷통수도 맞아봤고 .. 어린놈이 시비도 걸고 욕설도 들어봤꼬 별일 다 겪어봤네요. 지금은 그냥 인상쓰고 운행합니다. 그러면 팁은 없어도 함부로 하는 사람은 없더라구요 .. 맘은 편해요.. 이게..
난 3일만에 개진상 개양아 만나서 이에 아니구나 했는대 님은 2달이나 못느끼셨다면 참 대리가 천직인가 봅니다 제가 이렇게 날짜가 지난후 답글을 달게 되는 이유도 개진상 양아 대처법을 터득하기 위해 "반말" 이라는 단어로 게시판 검색을 했습니다 전화방에서 기사로 위장해서 쓴글처럼 느껴질정도 내요... 양아손은 배달입니다 써비스없이 아니고 운수업 맞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