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어느덧 축제.
나진이는 마음이 불안해진다. 도데체 어떤하루가 펼쳐질것이기에 이리도 기분나쁜 두근거림이
계속된단말인가.
"윤나진 너 조심해... 그놈이랑"
"몇번째말하는거야 에이 그만그만 쪽"
나진은 살짝 현석의입술에 입을 맞추고는 다른날보다일찍 학교로 향한다. 옆자리에 현석도
썩 기분이좋아보이지는 않고, 나진 본인도 그렇게 기분이 좋지는않다.
학교는 축제분위기로 떠들썩하고 나진과 세준은 축제가열리는 무대 단상에 나란히 서있다.
"좋은아침^^"
"....좋은아침은아니지만"
"우리 나진이 왜이렇게 아침부터 까칠해"
나진의 볼을 잡아당기며 얘기를 하는 세준의 모습이 현석의눈에 들어왔다.
참자. 이런건 현석이 참아야하는 모든것중 하나의 예일뿐이다. 현석은 참아야만한다는생각에
축제가열리는 무대가아닌 피곤할때면 찾아가는 작은 사서실로 향한다.
가만히 그곳에 앉아있자니 나진과 처음 사귀기로 한 그날이 생각난다.
현석이 쓰고있는 도서관 안에있는 작은 사서실. 아무도쓰지않는 그곳에서 현석은 낮잠을 즐기곤했었다. 도서관에서 햇빛을받으며 책을 고르고있는 나진을 납치하듯이 그 작은 사서실로 데리고가서는
현석은 나진을 보며 이것저것 꼬치꼬치 캐물었었다.
"남자친구는 있냐?"
"알아서뭐하시게요?"
"부모님은 뭐하시는데?"
".........사고로 돌아가셨어요"
왠만해서는 자기입으로 말하지않던 부모님의 사고얘기도 현석앞에서는 이상하게도 스스럼없이
말할수있는 나진이었다. 언젠가 말했었지. 현석의 눈동자에담겨있는 자신의모습이 가장 예쁘게
보인다고. 그 작은 사서실에서 나란히 얘기하는게 하나의 즐거움이 되어가던 4월의 어느날,
"보통 여자애들은 눈썹도 다듬고 미용실도 가지않냐? 너는 왜맨날 머리는 질끈 묶고그래"
"얼굴이예쁘니까괜찮아요"
"...예쁜장미도 가꿔야되거든요?"
"....선생님이나 잘 가꾸세요"
"오늘 나랑같이 시내에 나가자"
그날 수업이끝나고 나진은 현석에게이끌려 시내로 나갔고, 번화가에서 제일 유명한 미용실에서
머리를하고, 제일 예쁜 옷을 선물받고, 보석가게에서 귀를뚫고 작은다이아가박힌 은색 피어스를 선물받았다.
"교사가 학생한테 이런거 사준다고 신고할거에요...."
"너 몰랐어? 오늘이 니 생일인거? 우와...자기생일도모르는바보가어딨냐"
근사한 식당에 마주앉아서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현석이 말한다. 지금 나진이 제일좋아하는 장난스러운 웃음을 지어보이며. 부모님이 돌아가신후 2년동안이나 잊고살았던 생일, 그 생일을 챙겨주는 멋있는 남자의 포근한 웃음.
주문한 요리가 나오고, 오랜만에먹어보는 맛있는요리를 다먹고 접시바닥이 드러날때쯤,
나진은 접시에 글씨가써있는것을 발견했다.
하얗고 빛이나는 잘 구워진 그릇에, 새겨진듯 정성스럽게 쓰여있는 글씨.
'니 선생님인 장현석이있고, 한 남자인 장현석이있다. 지금 니앞에있는건 한남자인 장현석인데,
그남자는 아무래도 윤나진을 사랑하나봐'
어쩜 매일밤 꿈속에서 바래왔던 일일지도모른다. 나진은 살짝 고개를들어 현석을 쳐다본다.
"공예교실같은데 가봤냐? 유약냄새 장난아니고, 흙가마가 뜨거운데 그속에 그릇집어넣고..."
"고마워요"
"...감동했냐?"
나진은 대답대신 참고있던 은방울같은 눈물을 또르륵 떨어트렸고, 그날부터 그 둘은 연인이되었다.
현석의 회상을 끝마치게한것은, 무대에서 들려오는 시끄러운 환호소리였다. 현석은 어쩔수없이 나진이 보고싶어져서 무대로 향했다.
"네 박세준씨, 이번순서는 뭐죠?"
"오늘 초대가수보다도 더 많은 성원을얻고있는, 말해봐요 내사랑을! 시간입니다"
"숨기고만있어야했던 마음을 털어놓는시간이죠?"
"여러분의 고백을 듣기에앞서 오늘 저 박세준도 한가지 고백을 준비해봤는데요"
무대 안에서의 호응이 열렬하고, 현석은 그런 세준을 못마땅한표정으로 쳐다보고있다.
"자 음악주시죠"
조용한 피아노반주가 흘러나오고 세준은 마이크를잡고 노래하기시작한다. 너를 처음본순간 사랑하게 되었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첫눈에 반한다는 그말을 믿게되었다는 노래를. 여자관객들의 호응은 무대가 떠나갈듯 계속되고 현석은 불안한마음으로 무대를 노려보고있다.
또 가슴속에서 무언가가 울컥한다.
노래가 끝나고 세준은 어디서준비했는지 커다란 꽃다발을 들고 나진에게로 다가간다.
"사실 아까 사회볼때 장미보다 나진이 니가 아름답다는말, 대본에 없는말이잔아. 난 그렇게 항상
널향해서 내마음을 표현하고싶어"
꺄악 하는 여학생들의 고함소리와, 나진에게 집중된 조명. 현석의 마음에 불이 타오른다.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 내일 매일 니가 내눈에보이는것만으로도 행복해 미치겠다"
-꺄악!
"....이런 내맘 니가 알아줬으면해"
설정인듯 수줍게 웃는 세준의 모습에 역시나 예상했던 반응이 나온다.
-받아줘! 받아줘! 받아줘! 받아줘!
수십명의 소리에 나진은 침착하려했지만, 당황하게되었다. 그런데 그때 하필이면 많고많은 사람들중에서도 무대아래 오른편에서있는 현석과 눈이 마주친다. 현석은 무표정이다. 아무런표정이없다.
이제 관객들의 반응은 받아줘를 지나 사귀어라 사귀어라 라고 외치고있고 현석은 또한번 무대를 떠나 나가버린다. 현석의 뒷모습을보며, 가슴이 찌잉 해진 나진은 상황을 수습한다.
"세준씨 마음 감사합니다. 이건 저희 둘만의문제로 남겨두고요, 다음분의 고백 들어볼까요?"
다행이도 관객반응은 다음 고백하는사람에게 넘어갔고, 그렇게 축제가 끝났다.
"선생님 전 축제 뒤풀이 못갈것같아요"
"왜 나진이 어디 아프니? 세준이랑 나란히 가면 좋잔아!"
"...몸이 좀 안좋아서요 죄송합니다"
"그래 나진이 수고했다!"
나진은 세준을향해 무서울만큼 차가운 목소리로 말한다.
"이런일이 앞으로도 또있니?"
"모르지? 너도 약속했잖아. 내 표현일뿐이야"
"니가...정말 나를 사랑한다고생각해?"
"몇번을말해야되는데"
"말을말자..."
같은시간 현석은 나진에게 아무런말도하지않은채 혼자 학교를 나와 술을마시고있다.
오늘은 취하고싶다. 아무리 쓰디쓴 데킬라를 마셔봐도, 끓는 속은 더 뜨거워질뿐이다.
그새끼가 한것처럼 사람들앞에서 멋지게 고백할수없는 자기자신이 한심해서?
자신이 학교를 나와버린후에 도데체 윤나진이 뭐라고 대답했을지가 궁금해서?
아니면... 박세준을 때려눕혀버리고싶은 충동을 억누를수가없어서?
현석을 찾다 지친 나진은 결국 아파트로 돌아와 불도켜지않은채 현석을 기다리고있다.
===============================================================================
왜 점점 심각해지는걸까~~~랄라 ^^♪
첫댓글 현석이 불쌍해요...ㅜㅜ
사랑에빠진남자는 누구나 불쌍하죠 ㅜㅜ
잘읽고가요!
읽어주셔서 정말정말감사합니다 ㅠㅠ
둘이사랑이 이루어지길 성실연재 부탁해용^^*
저도 해피엔딩이 좋답니다 > <
재미있써요 !! >_<
ㅠㅠ 감사합니다!
악악-빨리 다음편;ㅠㅠ 너무 재밌어요;;현석이도 멋진데;;ㅎㅎ
악악-빨리 다음편;ㅠㅠ 너무 재밌어요;;현석이도 멋진데;;ㅎㅎ
ㅋㅋㅋ현석이의 이미지모델은....음...음....천정명?????...훗
빨리 다음편 보고싶어요^^
냉~큼 올리도록하겟습니다!
안돼용 !! ㅡㅡㅜㅜ
ㅋㅋㅋㅋ뭐가안되요! 제마음입니다!ㅋㅋㅋㅋ(...농담이에요 ㅠㅠ아잉)
담편두 기대되요~ 현석이랑 나진이랑 러브러브모드는 언제쯤 ㅠ.ㅜ
...음 언..제쯤찾아올까요?ㅋㅋㅋ 계속 보시면되죠 > <
다음편도 빨리 보구 싶네요.
ㅠㅠ 얼른 올릴게요^^!
현석이 무서워요 .. ㅠㅠ
전 현석이보다 세준이가무섭답니다 ㅋㅋㅋㅋ
ㅎㅎ 세준이 저러다가 집착이될듯하네요..쯔쯔 잘생긴녀석이..- _-+
세준이는 집착ㅋㅋㅋ 현석이는 의처증...휴 혹시이거 무서운소설?ㅋㅋ
음 현석이,,,,,,,,;재밌어요, 담편으로~
리플 다 남겨주시고 넘 감사해요 ㅠㅠ히잉
세준이집착남으로변하는건아니겠죠,....?!?!작가님잘설정해주세요ㅜㅜ
아진짜 빨리 다음편 보고싶음ㅜㅜ 흥미진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