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
천수경 첫 머리에 나오는 정구업 진언이다. 정구업이란 입을 깨끗이 닦는 기도문이다. 능인법요집에는 이렇게 풀이하였다. “세상 사람들이 무량겁을 내려오면서 항상 구업을 지어왔고, 또 나쁜 음식을 먹어서 악취가 나며, 침, 가래등이 있어서 입이 깨끗지 못함으로 이 천수대비를 외울때는 먼저 이 진언을 외우지 않으면 안된다.” 법회를 볼때 천수경 독경을 하고 그 첫머리에 나오는 정구업 진언을 한다는 것은 참으로 이치에 맞는 순서이고, 이 진언이 우리 일상생활에 얼마나 중요한지 가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더러운 입으로 경을 몇 천번 외운들 무엇하랴!그런데 인간에게 입이 없으면 어떻게 될까? 물론 인체 하나하나 불필요한 것이 하나도 없지마는, 이 입이야말로 생명줄이요, 이 입을 통하여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여 인류의 역사가 있어 온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말 한마디가 우주공간에 파장을 일으켜 상대방에게 전달될때는 그 업장이 얼마만큼 쌓이는지 모른다.
불교공부를 하면서 스스로가 불자라고 스스럼없이 누구에게나 말할 수 있게 되었고, 구태의연한 불교의 현실이 안타까워 몇 번 글을 썼더니 ‘탁마’라는 칼럼으로 매달 나에게 글을 쓰게하는 영광을 ‘미주현대불교’지가 나에게 주었다. 하지만 글을 그렇게 많이 발표한 적이 없는 나로서는 커다란 부담이 아닐 수 없고, 나보다 더 많이 공부하고 훌륭한 글을 쓰시는 분들도 많을 터인데, 아직도 초기 단계인 내가 이런 중책을 맡는다는 것은 부끄럽고 또한 떨리기도 함을 숨길 수 없다. 글을 쓴다는 것은, 말과는 달라 잘못 쓴 것은 고치고 지울 수가 있어 다행인 셈이나, 상대방에게 나의 뜻을 전달하는 도구로써는 같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입으로 수 없이 남을 비방하거나, 상대방을 아프게 할 수 있는 것처럼 글로써 똑같은죄를 저지를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함은 마찬가지이다. 그리하여 좀 더 깨끗한 마음으로 글을 쓰기 위하여 기도를 하기 전 ‘수리수리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 진언을 먼저하고 글을 쓴다면 깨끗한 마음이 되어 좋은 글이나마 좋은 업장이 쌓아질 것 같다.
허나 혹시나 어떤이를 마음 불편하게 하는 오류를 범하거나, 제대로 알지못하면서 쓴 글이 있다면 언제나 일깨워 주시기를 이 글을 읽는 독자님들에게 부탁드린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불자들간에 서로 험담을 많이 하는 경우가 있으니 참으로 가슴 아프지 않을 수 없다. 스님네는 스님네끼리, 각각 공부하는 방법이 달라 이 방법이 옳으니 저것이 옳으니 하고 집안 싸움하고, 무시하고 비방하니 어찌된 노릇인지, 또한 신도들은 무엇이 그렇게도 못마땅한지 스님네들을 모두 한곳에 몰아 비방하니 불교에 정을 부치려든 초보자들은 실망하고 돌아서고 마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약한 불교가 이런 식으로 한다면 어느 누가 불교 중흥에 힘을 쓰며 현대불교화에 헌신할 것인가?이 모두 비방하는 것이 불교의 현대화를 위하는 길이 될 수도 있을지 모르나, 서로를 존경하고 상대방의 약점은 포용할 줄 아는 아량이 있어야 하겠다. 어차피 너나 나나 중생의 테두리에서 살고있는 한은 잘못의 투성일 것이니까. 어느 스님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어느 절에 뱀이 한 마리 살고 있었는데 스님네들이 염불할때면 꼭 스님들이 벗어놓은 신발 주위에 동그랗게 앉아 법당을 올려다 보고 법당 주위를 절대로 떠나지 않는 뱀이 있었다 한다. 어느 큰스님이 이 뱀의 전생을 보니 이 절의 주지스님으로 있었던 ## 스님이었단다. ##스님은 예불을 참으로 열심히 하고 염불도 많이 하였는데 어찌된 셈인지 늘 남을 비방했고 딴 스님들은 자기처럼 부지런하지 못하다고 욕을 했다고 한다. 이 ##스님이 돌아가신 후 뱀으로환생하여 혀를 날름거리며 절간 주위를 맴돌았다는 것이다. 우리 모두 이런 뱀으로 환생하지 않도록 입조심, 글조심 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진언은 또한 음식으로 인한 악취마저 깨끗하게 해준다는데, 냄새가 심한 우리 음식은 될수 있는대로 피해야 할 것 같다. 본래 절에서는 냄새나는 마늘, 파, 양파 등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이점 또한 유념하지 않을 수 없다.
아직 초보단계인 절간들이 법당과 거주지가 함께 붙어있는 경우도 있으니 특별히 조심하지 않으면 안된다. 앞으로 서양사회에 파고 들어가는 국제화시대의 불교를 지향한다면 절간에서는 향기로운 꽃내음과 향의 냄새가 우리의 마음을 가다듬어 주어야 할 것이다. 문화인이 될수록 냄새에 예민해지고 서양사람과 더 많이 접촉할 수록 냄새에 신경을 써야만 하는 것을 모두들 체험했으리라 본다. 말을 적게 하여야 속기운을 배양할 수 있다고 하는데 이런 저런말을 많이 한것 같다. 침묵은 금이라고 하는데 그리하여 어느 작가는 절필까지 선언하는데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내가 불교에 관해 이런저런 글을 쓴다는 것이 이 어찌 부끄럽지 않은가!이 탁마라는 칼럼은 나에게만 주어진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 누구든지 불교 현대화를 위하여 좋은 생각이 있으면 교환하는 교환칼럼이라 본다. 그리하여 우리 모두 생각을 모아 미흡하나마 한 걸음 한 걸음 불겨현대화를 위해 노력하면 언젠가는 우리들의 소원은 이루어지리라 믿는다. 수리수리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 단 한 글귀라도 깨끗지 못함이 있으면 깨끗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미주현대불교 1995년 1월
첫댓글 아유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나무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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