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길/김소월
그립다
말을 할까
하니 그리워
그냥 갈까
그래도
다시 더 한 번……
저 산에도 까마귀, 들에 까마귀,
서산에는 해진다고
지궈귑니다.
앞 강물, 뒷 강물,
흐르는 물은
어서 따라오라고 따라가자고
흘러도 연달아 흐릅디다려.
<시 읽기> 가는 길/김소월
‘한국인의 애송시’가 된 소월의 시들을 읽다보면 왜 소월의 시들이 그토록 오랜 시간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지 자연스럽게 알게 됩니다. 소월의 시들은 숨 쉬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노래가 됩니다. 우리 마음의 가장 낮게 드리운 먹먹한 사랑의 심경이 노래처럼 읊조려지는 소월의 세계는 친숙하면서 아픕니다. 살면서 누구나 한 번씩은 이별을 경험하지요. 이별이 누구나 감당해야 하는 인생의 몫임을 소월의 시는 ‘거의 완벽하게’ 노래로 구현합니다. 결코 도통하지 않고, 매번 처음인 것처럼 아픕니다. 이 시‘ 가는 길’의 처음 두 연을 너무나 사랑합니다. 인간이 가진 그리우므이 정서를 단 몇 마디로 이토록 완벽하게 구현해낸 소월이 시인이 아니었다면 대체 무엇이 될 수 잇었겠어요. 천상천하 시인만이 유일한 자기 몫이었던 소월을 우리 문학사가 가질 수 있어서 참으로 고맙습니다. 가끔, 별 뜻 없이, 어떤 풍경들 앞에서 아주 천천히, 몹시 느릿느릿, 이시의 첫 두 연을 읆조립니다. “그립다/말을 할까/하니 그리워? 그냥 갈까/그래도/다시 더 한 번” 이토록 예민한 이별의 생리학. 혹은 그리움의 생성학. 오늘은 당신에게 아 착잡하고도 아름다운 애틋한 노래를 바칩니다.
―김선우, 『어느 하루 구름극장에서』, 단비 ,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