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율초재의 더하기와 빼기
유비에게 "제갈량"이 있었다면
징기즈칸에겐 야율초재
(耶律楚材, 1190-1244)가 있었다.
징기즈칸이 초원의 유목민에 불과한
몽골족을 이끌고 동서양을 아우르는
대제국을 건설할수 있었던 것은
야율초재라는 걸출한
책사(策士)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징기즈칸은 나라를 다스리는 일이나
이민족과의 전쟁이나 중요한 일은
무엇이든 야율초재와 의논했다.
출신성분을 따지지 않고 오직
능력만 보고 인물을 썼던 징기즈칸은
한낱 피정복민의 젊은 지식인에
불과했던 야율초재를 그토록
신임했던 이유는
천문, 지리, 수학, 불교, 도교
할 것 없이 당대 모든 학문을
두루 섭렵한 그의
탁월한 식견 때문이였다.
하늘과 땅과 인간,
그리고 세상 만물의 이치를
꿰뚫어 봤던 야율초재!
그가 남긴 명언이 하나 있다.
여일리불약제일해
(與一利不若除一害)
생일사불약멸일사
(生一事不若滅一事)
"하나의 이익을 얻는 것이
하나의 해를 제거함만 못하고,
하나의 일을 만드는 것이
하나의 일을 없애는 것만 못하다."
깊은 깨달음은 간결하고,
큰 가르침은 시대를 관통한다.
Steve Jobs가 자신이 설립한
"애플"사에서 쫓겨났다가
애플이 망해갈 즈음 다시 복귀했다.
그가 애플에 복귀한 뒤 맨 처음
시도한 것은 새로운 제품을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제품들을
제거하는 일이었다.
Saint-Exupery 는 가장 아름다움
은 더 이상 추가할 것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더 이상 뺄 것이 없는
상태라고 했는데 이렇듯 불필요한
제품을 솎아내고 선택과 집중의
의사결정으로 다 죽어
가던 애플을 살려냈다.
그후 쏟아져 나온 애플 제품들
역시 하나 같이 심플했다.
다른 회사들이 잡다한 기능을
덕지덕지 붙일 때 스티브 잡스는
불필요한 기능과 제품들을
하나하나씩 제거해 갔다.
그렇게 탄생한 제품이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등!
전자제품도 명품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고
다 망해가던 애플은 어느덧
시가총액 세계 1위 기업으로
성장했으며 그는
혁신의 아이콘이 되었다.
그가
살아생전에 작은 휴대폰을 손에
쥔 사진들을
누구나 다 기억할 것이다.
이 간단한 제품은 전세계인 43%가
애용하고 있으며 그의 발상에
따라 50억불을 들여 지어진
Apple 사옥은 원형의 혁신적인
건축물로 San Jose 인근의 고속도로
출구 두개에 걸쳐
위용을 자랑하고 있으니
'Less is more' 라는
문구를 실감케 하고 있다.
위대한 작품들 중에는
불필요한 것을
제거한 결과물이 많다.
미켈란젤로가 "다비드상"을 완성하던
날 수많은 사람들이
다비드 상을 보기 위해
피렌체로 몰려들었는데 커튼이 걷히고
5미터 높이의 다비드 상이
그 모습을 드러내자 사람들은
일제히 탄성을 질렀다.
인간이 만들었다고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
완벽한 조각상에 압도된 대중들은
하나같이 무릎을 꿇으며 신에게
감사의 기도를 올렸다고 하는
데 사실 미켈란젤로가 조각한
대리석은 돌의 결이 특이하여
당대의 내로라던 조각가들도
조각하다 모두 포기하여
수십년 동안 방치된 바위였다.
어느 쪽은 푸석푸석하고
어떤 쪽은 단단하여 조각하기에
너무도 어려웠던 탓이다.
그 모든 난관에도 불구하고
미켈란젤로는 그 대리석으로
인류역사상 최고의
작품을 만들어 냈다.
작품이 완성된 후 어떤 방법으로
조각했기에 남들이 모두 포기한
그 대리석으로 그토록 훌륭한
조각을 할 수 있었냐고 물었다.
그러자
미켈란젤로는 다음과 같이 고백했다.
"나는 돌 속에 갇혀 있는
다비드만 보고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했을 뿐입니다"
위대한 조각상 역시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한 결과물이며 몸에 좋은
보약을 지어 먹는 것 보다
중요한 것은 몸에 해로운
음식을 삼가하는 것이다.
근육을 키우는 것보다
시급한 것은 불필요한
지방을 제거하는 일이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그 사람이
원하는 것을 해주기에 앞서
그 사람이 싫어하는 것을
하지 말아야 한다.
행복을 원한다면 욕망을
채우려 하기보다 욕심을
제거하는 쪽이 훨씬 현명한 선택이다.
내 삶이 허전한 것은 무언가
채워지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라 여전히 비우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장점을 추가하는 것보다
시급한 것은 치명적인
단점을 제거하는 것이다.
"현명한 사람은 쾌락이 아니라
고통이 없는 상태를 추구한다"
.......Aristotle
쾌락은 보태는 것이고
고통은 제거하는 것이다.
현명한 사람은 보탬을
추구하기 보다 제거함을 추구한다.
동방의 현인 야율초재의 말이나,
서방의 현인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이나 그 말의 의미는
모두 일맥상통한다.
"무엇을 채울까?"를
생각하기 앞서 "무엇을
비울까?"를 생각하자.
어떤 장점을 갖출까를
생각하기에 앞서 어떤 단점을
없앨까 부터 궁리하자.
큰 가르침은 동서고금을
관통함은 물론이고 삶의
많은 영역에 두루 적용된다.
개인의 행복과
가정의 화목은 물론이고
탁월함을 추구하고
성취를 지향하는
비즈니스 영역까지도,,,,,
무엇을 보탤까를 생각하기에 앞서
무엇을 제거할까를 생각하는
것이 탁월함의 시작이다.
야률초재(耶律楚材)의
말을 다시 들어보자.
"하나의 이익을 얻는 것이
하나의 해를 제거함만 못하고,
하나의 일을 만드는 것이
하나의 일을 없애는 것만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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