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초연엽(南草煙葉)
담배의 다른 이름
南 : 남녘 남
草 : 풀 초
煙 : 연기 연
葉 : 잎 엽
남아메리카 원산인 담배를 나타내는 말은 많다.
1492년 콜럼버스(Columbus)에 의해 유럽에 전래된 후
필리핀 루손[呂宋/ 여송],
일본을 거쳐 우리나라엔 17세기 광해군(光海君) 때
전국적으로 전파됐다고 한다.
가장 널리 불린 이름은 남쪽에서 들여온
신령스런 풀이란 뜻의 남령초(南靈草)였다.
담배를 즐긴 문인들이
글도 많이 남겨 별명도 갖가지다.
잎을 따는 담배 토바코(tobacco)에서
온 것으로 보이는 담파고(淡婆姑)는
남쪽나라의 미인인데 담질(痰疾)을 낫게 한 풀이라 하고
담박귀(淡珀鬼), 담박괴(淡泊塊)로도 불렸다.
원(元)나라 기생이름 답화선(踏花仙)의 무덤에
난 풀이름으로 답화귀(踏花鬼)라 불렸다고도 한다.
이보다 사학자 문일평(文一平)은 더 멋진 이름을 붙인다.
정신을 기쁘게 하는 것이 술과 같다고 연주(煙酒),
피로를 풀어줌이 차와 같다고 연차(煙茶),
잊으려고 해도 잊을 수 없으므로 상사초(想思草)라 했다.
처음 전래 땐 장점을 알린 글이 많았다.
조선 중기 문장 사대가인 애연가 장유(張維)는
"한 번만 써 보면 신약인줄 당장 알 것(藥欄眞覺有神靈)"이라며
"세상에서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은
천백에 한 명 있을까말까 하다고 했다.
같은 사대가인 이식(李植)은 부작용도 알렸다.
"이를 피우면 자신도 모르게 원기가 시들시들,
어른은 말라가고 아이는 죽는 걸 몰라.
임금 중에서 가장 담배에 빠진 사람은 정조(正祖)다.
정치에 관한 계책을 물어서 답하게 하던
과거 시험 책문(策問)에서
담배를 주제로 낼 정도였다.
명칭에 관해 해박한 지식을 뽐내는데 이런 식이다.
"중국 사람은 남령초라 부르고,
동방 사람은 남초라 하며,
민 사람은 연엽이라 한다
또한 박물가들은 연다라 하기도 하고,
연초라 칭하기도 한다.
閩은 종족이름 민,
중국 오대십국(五代十國)의 하나로
남부지역 민족이라 한다.
이처럼 다양한 이름으로 많이 예찬되던 담배가
백해무익한 것으로 점차 알려져
이제 금연(禁煙)을 하려는 사람이 다수다.
담배에 발암(發癌)물질이 60가지가 넘고
연기만 마셔도 해롭다는 이야기가
널리 퍼져도 끊기가 어렵다.
아니 미국 작가 트웨인(Twain)은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이 금연이라 했다.
수천 번도 넘게 끊어봤다고 이어지는 것은
그만큼 어렵다는 반어였다.
흡연자는 세금은 많이 내면서
피울 장소도 점점 내몰리고,
연기만 보여도 주위의 눈총을 받아
억울하다고 투덜댄다.
끊기도 어렵고 점차 피울 자리도 없어지는데
건강에 좋지 않고, 특히 사랑스런 가족에 해롭다니
이보다 더 어려운 일도 해냈는데
애연가들은 결단 할 일이다.
-옮긴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