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대스타 김정화(19)가 한결같은 모습으로 4개월여 만에 카메라 앞에 섰다. STV ‘태양속으로’를 끝내고 MBC라디오 ‘김정화의 뮤직 포 유’만을 진행하며 모처럼 여유 있는 시간을 보낸 그가 6일 첫 선을 보인 일요로맨스극장 ‘1%의 어떤 것’(현고은 극본·장근수 연출)으로 안방극장의 문을 다시 두드렸다. CF에서는 때로 몸에 착 달라붙는 복장으로 섹시한 매력을 발산하지만 실제로는 촬영장과 집밖에 모른다는 이 ‘바른생활 아가씨’는 공백기를 거치면서도 그다지 달라진 것은 없었다. 여전히 반듯하고 의젓했다. 품성 자체는 그대로였지만 일에서는 2보 전진했다. 데뷔 이후 처음으로 ‘1%의 어떤 것’을 통해 배역표의 맨 꼭대기에 이름 석자를 올렸다.
현재 부담감과 설렘이 교차하고 있는 가운데 시청자의 냉정한 심판을 기다리고 있는 김정화에게 스무가지 질문을 던졌다. 예상대로 ‘착한’ 대답이 줄을 이었지만 그 틈새로 소녀에서 어엿한 숙녀로 껍질을 벗기 시작했음이 엿보였다.
하나, 달콤한 휴식이었나.
그런대로. 아주 한가하진 않았다. 매일 라디오 진행하고, CF 찍고, 한·중합작드라마 ‘북경내사랑’ 준비 때문에 에어로빅과 중국어도 배웠다. 그래도 아침 일찍 졸린 눈을 비비며 촬영장 가는 일이 없어 좋았다. 그러나….
둘, ‘그러나’라니.
처음엔 긴장을 풀고 지내는 게 좋았는데 보름 정도 지나니까 허전하고 무기력해지더라. 아무래도 일 중독자인 것 같다.
셋, 중국어는 많이 늘었나.
늘긴 무슨, 하지만 학원 선생님이 발음 하나는 예술이라고 칭찬해주셨다.
넷, 최근 MTV 청춘시트콤 ‘논스톱Ⅲ’에 1주일간 특별출연했다.
복귀 소감은. 고향에 온 것 같은 반가움도 있었고, 낯섦도 있었다. (김)효진 언니, 다나 등과 재회해 좋았지만 모르는 스태프가 많아져 약간 어색했다.
다섯, ‘논스톱Ⅲ’에서 상대역인 조한선에게 입술을 빼앗겼던데.
푸하하. 한강 유람선 위에서 애틋한 키스 장면을 찍었다. ‘태양속으로’에서 (정)태우 오빠와 뽀뽀한 전력이 있어 별로 쑥스럽진 않았다. 그런데 처음으로 키스신을 촬영한다는 한선 오빠 때문에 NG가 여러번 났다. 한선 오빠가 동네방네 ‘키스신을 찍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장난스럽게 외치고 다녀 많이 웃었다.
여섯, 정태우와 조한선 가운데 누구와 키스하는 게 좋았나.
어머, 짓궂기는. 좋고 말고가 어디 있나? 단, 태우 오빠는 연기경력이 많아서인지 키스신에 ‘선수’다. 그래서 편했다. 한선 오빠는 초보여서…. 음, 그냥 내가 ‘리드’해서 입을 맞췄다. 아이고, 창피해라.
일곱, ‘1%의 어떤 것’에서는 강동원과 연인 호흡을 맞춘다. 맘에 드나.
처음 보는 사람한테 살갑게 다가가지 못하는 성격이라 강동원씨가 불편하게 생각하면 어떡하나 걱정이 앞섰다. 그런데 만나보니 편하게 대해줘 마음이 놓였다. 성격이 좋은 사람 같다. 그리고 엄청나게 잘 생겼고….
여덟, 주인공 자리에 등극한 기분은.
물으나마나 뿌듯하다. 재벌 3세(강동원)와 옥신각신하며 사랑에 빠지는 ‘다현’이라는 선생님 역인데 무엇보다 내 성격과 닮은 데가 많아 맘에 쏙 든다. 호기심 많고, 덜렁거리고, 속정이 깊은 면 등이 비슷하다.
아홉, 실제 나이에 비해 성숙한 역인데.
20대 중반의 선생님 역이니까 그렇긴 하다. 하지만 학생들과 친구처럼 지내는 선생님 캐릭터라 내가 연기해도 이상하진 않을 것이다.
열, 깜짝 놀랄 만큼 변신하나.
놀랄 정도는 아니다. 다만 기존의 중성적인 매력보다는 여성스럽고 귀여운 측면이 더 부각될 것 같다. 발랄한 것은 자신 있는데 당최 애교가 없어서 귀여운 연기를 잘할지 걱정이다.
열하나, 학창시절 기억에 남는 선생님은.
‘다현’ 같은 선생님이 한분 계셨다. 중학교 3학년 때 담임이었는데 어찌나 열강을 하시는지 침을 대단히 많이 튀기셨다. 맨 앞자리에 앉았던 나는 덕분에 수업 내내 엎드린 채 침을 피해야 했다. 그래도 그 선생님이 처음으로 내게 ‘모델이나 연기자를 하라’고 진심으로 충고해준 분이다.
열둘, 신데렐라 콤플렉스가 있나.
그런 거 없다.
열셋, 그래도 드라마에서처럼 부잣집 남자와 연애하면 좋을 것 같지 않은가.
성장 과정이나 가정환경이 비슷한 사람끼리 만나 사랑하고 결혼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열넷, 효녀로 소문났는데 지난 어버이날에는 어떤 선물을 해드렸나.
부모님이 예전부터 내가 촬영현장에서 어떻게 지내는지 무척 궁금해하셨다. 그래서 촬영현장을 셀프카메라 형식으로 6㎜ 카메라에 담아 선물했다. 마지막에 감사드린다는 인사말도 녹음해서.
열다섯, 안티팬에게 시달린 적은 없나.
없다.(김정화는 또래 연예인 가운데 드물게도 안티팬이 거의 없는 ‘청정 스타’다)
열여섯, 스토커 같은 극성 팬도 없었나.
없다. 팬들 대부분이 순둥이다. 누군가 나에 대해 안좋은 소리를 하면 ‘저기요, 그런 얘기는 좀 자제해주세요’라고 얌전히 대응하는 스타일이다.
열일곱, 앞으로 꼭 해보고 싶은 일은?
'나홀로' 여행. 두려워서 아직 못해봤지만 조금 더 어른이 되면 혼자 세계를 누비고 싶다.
열여덟, 드라마 속 커플이 실제 연인으로 발전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충분히 벌어질 수 있는 일이다. 사랑하면 용감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열아홉, 혹시 그런 경험을 기다리고 있나.
(고개를 흔들며)연예인과 결혼할 것 같진 않다.
스물, 김정화에게 ‘1%의 어떤 것’(여기서 1%란 인생에서 노력으로 이룰 수 있는 99%를 제외한 운명, 행운 등을 상징한다)은 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