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7. 6. 월. 경남 김해 봉화산
벌써 기억이 희미해져 가는 노무현대통령에 관한 이야기들을 다시 한 번 생각하는 하루였다.
봉화마을 주차장에 도착하니 오고 가는 사람들이 많았다. 별로 말이 없는 조용한 분위기가 감지되었다.
많은 프랑카드에 고인을 기리는 글들이 빈자리가 없이 걸려 있었다. 정토원으로 오르는 길에 줄지어선 사람들이
있었기에 물을 필요도 없이 따라가면 되었다.
오르는 등산로 옆으로 줄이 쳐져 있고 노란 깃발들이 빈틈없이 매달려 있었다.
오르는 길에 동굴법당이 있고, 조금위에 누워 있는 마애불상이 있었다. 세워져 있던 것이 넘어져서 바위에 걸쳐 있는 모습이었다. 요소요소에 사복차림의 전경대원들이 배치되어 있었고, 정토원을 중심으로 해서는 자원봉사자로 보이는 노란조끼를 입은 사람들도 많이 보였다. 점심시간에는 정토원에서 국수를 무료로 준다고도 했다.
우선 정토원에 한자로 현판이 붙은 수광전을 지나 사명대사 동상이 있는 곳으로 해서 사자바위가 있는 곳으로 올라갔다.
사자바위는 가까이 접근이 금지되어 그 아래쪽으로 해서 봉화산 정상으로 갔다.
산이 작기에 산책하는 기분으로 다녔지만 날씨가 더워 땀이 많이 났다. 정상은 커다란 불상이 지키고 있었다.
정상을 지나 조금 더 내려가다가 적당한 장소가 있어 점심을 먹고, 계속 가는 사람이 없고 길이 애매해서 다시 되돌아 왔다.
정토원에 들려 노무현대통령의 분향소에 참배하고, 내려오면서 부엉이바위와 사자바위를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정토원 앞에서 부엉이바위가 살짝 보이는 곳, 조금 내려와서 옆으로 보이는 곳, 다 내려와서 올려다 보이는 곳을 지나면서
마지막 대통령의 마음이 어떠했을 가를 연상해 보았지만 제대로 이해되는 바는 없을 것 같았다.
사자바위 아래에 해당되는 산 아래 넓은터에서는 10일에 안장하게 될 묘소조성을 위한 공사가 막바지 작업을 하고 있었다.
봉화마을을 떠나 시간이 많은 우리는 진주 진양호에 갔다. 전망대에 올라 시원한 바람을 쏘이며 아름다운 호수를 마음껏
바라보기도 하고, 숲길을 따라 호수가를 걸어보기도 하고, 전망대에서부터 1년 계단이라고 하는 365계단을 걸어서 내려오기도
했다. 어느새 봉화마을 이야기는 다 잊어버리고 시원한 수박과 돼지고기 찌개에 소주를 마시고,
오후시간 내내 우리는 여흥을 즐기며 돌아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