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좋아지는 박물관 - 엄마들이 들으면 한 번쯤은 다 뒤돌아 볼만한 박물관, 지금까지 인간의 무구한 역사 속에서 그 발전을 거듭해 온 지혜의 산물을 한 자리에서 모두 만나 볼 수 있는 곳이 있다.
어릴 적 누구나 한 번씩은 다 해보았을 퍼즐의 모든 것이 모여 있는 곳이다. 결코 만만하지 않은 퍼즐들...
지하철 3/6호선 불광역 6번 출구로 나오면 쉽게 찾을 수 있다. 어른 7천원, 어린이 5천원(만 4세 미만 무료)으로 마음먹고 즐기자면 하루종일을 있어도 지루하지 않을 곳이다.
팜스퀘어 6층으로 가면 먼저 뮤지엄샵이 눈에 뛴다. 정말 사람 같은 모습의 아인슈타인 마네킹이 중앙을 지키고 있는 제법 넓직한 공간에 우리가 알고 있는 퍼즐들이 선반을 가득 메우고 있다.
매표소에서 표를 사고 들어서면 로봇이 지키고 있는 어두운 터널 같은 입구가 나온다.
미로의 방이다.
눈의 착시현상을 이용한 여러가지 그림들이 장식되어 있는 이 곳에선 벽에 붙어 있는 문제를 풀어야만 앞으로 계속 진행할 수 있다. 틀린 답의 길로 가면 다시 되돌아 나와야 한다. 재미있긴 하지만 겁이 많은 두 녀석들은 "빨리빨리"를 입에 달고 얼른 이 방을 나가자고 성화다.
미로의 방에서 문제를 다 맞추고 통과하면 스핑크스의 방 이다.
문을 열고 들어 가니 무시무시한 스핑크스가 문제의 컴퓨터를 떡하니 지키고 서 있다. 역시 아이들은 바짝 졸아있다. 한발 한발 발을 움직이면 아래쪽 유리바닥이 내는 '찌~이익' 거리는 소리에 분위기가 더 고조된다.
이 방에 들어 온 모든 사람은 신화 속의 오이디푸스가 되어 잔인한 스핑크스가 내는 문제를 맞추어야 한다. 모두 세 가지 문제가 출제되는데, 잔뜩 겁먹은 아들녀석이 문제 풀이에 도전한다. 물론 아이 수준으로 답을 낼 수는 없다. 다만 다행이도 O,X 문제라 몇번 시도하다 보니 어찌어찌 세 문제를 모두 풀게 되었다. 아이는 자기가 똑똑해서라고 생각하지만...
문제를 풀고 방을 나와 본격적인 아이큐 뮤지엄 문 앞으로 가니 스르르 문이 열린다.
일명 지혜의 역사.
거대한 티라노사우루스의 두개골 화석과 익룡 람포링쿠스( )가 문 앞을 지키고 있고, 말 그대로 인간이 만들어 낸 지혜의 산물을 모아 둔 곳이다.
석기시대의 도구에서부터 이집트 상형문자 해독에 중요한 실마리가 된 로제타 스톤과 각종 공룡 화석, 고대 그릇을 비롯, 보는 것만으로도 탐이 나는 엔틱 퍼즐에서부터 현대의 다양한 퍼즐들이 전시되어 있다.
이 곳에선 전시되어 있는 갖가지 퍼즐을 직접 풀어 볼 수가 있다. 12단계의 과정을 거쳐야만 열 수 있는 비밀 상자, 입체 팬토미노 형태의 블록으로 상자 채우기, 푸딩 조각 완성하기, 원심력을 이용하여 블록을 해체하거나 구슬의 위치 옮기기 등등 결코 만만하지 않은 이 퍼즐들을 모두 풀려면 하루 왠종일도 걸릴 것 같은 곳이다. 아이들은 이것저것 손 대보고 낑낑거린다.
또 한쪽에선 고대의 깨진 그릇을 접착제를 사용하여 짜맞추어 보는 코너(뮤지엄샵에서 판매하는 제품인데 상당히 고가이다)도 있고, 공룡의 화석 발굴을 체험하는 코너가 있다. 제법 비싼 제품들인데 언제까지 이런 체험이 가능할런지는 의문이다...
이곳에서 마음껏 퍼즐을 즐기고 나면 퍼즐 갤러리로 간다.
이제껏 내가 보아 온 퍼즐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여러 종류의 퍼즐을 볼 수 있다. 갖가지 화려한 퍼즐의 입체미를 보는 것도 환상이지만 동화 속 앨리스의 인물들을 형상화한 체스 등 보는 것만으로도 눈이 즐거운 곳이다. 아이들은 한 쪽에서 직소 퍼즐을 풀어 볼 수도 있고, 퍼즐에 자신 있는 사람이라면 황금 100돈이 걸려있는 악마의 퍼즐이라는 몽골 국제지성박물관의 명물 "거북 퍼즐"에 도전해 볼 수도 있다.
10분 안에 풀어야 하는 퍼즐인데 영 가능성이 없어 보여서 통과 !!! 아들 녀석은 황금 100돈에 눈이 멀어 혼자서 낑낑대더니, 도전도 안해보고 포기하냐며, 나를 면박준다. 그래도 풀 수 없는 건 풀 수 없기에...
다음은 큐빅, 큐빅 코너이다.
1970년대 헝가리의 루빅 교수가 학생들의 삼차원의 공간관계 인식을 위해 만들었다는 큐빅의 모든 것을 볼 수 있다. 정육면체 외에 다양하게 변화된 퍼즐이 있다. 역시 눈으로만 즐기고 왔다. 큐빅 퍼즐은 별로 안 좋아해서...
다음으로 불가능의 세계로 간다.
도저히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보이는 것들, 어떻게 만들었을까 하는 의문이 가득한 물건들이 있다. 코카콜라 병을 가로지르는 나무 화살, 병 속에서 자라는 포도와 배, 맘모스 상아로 만든 구슬 속의 구슬 등 호기심을 마구 일으키는 재미나고 별난 물건들이 가득하다. 물론 이 중 몇몇은 우리도 이미 답을 알고 있는 것들도 있긴 하지만...
또 여기선 왠만한 전시관에 가면 볼 수 있는 하노이의 퍼즐이 친절한 수학적 설명과 함께 있다.
이렇게 모든 전시와 체험을 하고 나오면 IQ의 개념과 역사를 이해하고 간단한 IQ 검사를 해 볼 수 있는 컴퓨터방이 나온다. 아이들은 앉아서 신나게 게임에 빠져든다. 물론 머리가 좋아지는 게임들이리라... 시간이 많이 지체되어 IQ 검사는 다음으로 미루고 뮤지엄샵으로 나왔다.
이 컴퓨터 방에서 한 번 나오면 다시 표를 끊고 들어가야 한단다. 이 부분은 정말 마음에 안든다.
뮤지엄샵에선 안에서 보았던 많은 퍼즐들이 있다. 물론 없는게 더 많다. 몽골에서 온 원목 입체 퍼즐은 싸긴 한데 품질면에서 너무 조잡하다. 하지만 싼 맛에 일단 하나 샀다. 마음에 드는 독일제 퍼즐을 집으니 36만 원이다. 다시 내려 놓고... 평소 인터넷에서 유심히 보았던 캐스트 퍼즐과 주어진 공간에서 줄을 분리하는 유사 캐스트 퍼즐 등 몇 가지를 샀다(가격이 싼 지는 모르겠다) 심심할 때 시간 떼우기로는 최고일 듯 해서...
직소 퍼즐도 많고, 퍼즐 말고도 신기하고 재밌는 제품이 많다. 맘 같아선 하나씩 다 사고 싶었지만 일단 오늘은 여기까지만...
아이 수업때문에 자주 가는 백화점의 놀이시설도 2시간 정도 이용에 7천원을 줘야 한다. 한가할 때 아이와 함께 가서 실컷 머리 좀 돌리고 오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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