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전에 제주교도소에 수감 중인 양윤모 선생을 접견했습니다.
단식 9월째라 그런지 얼굴도 무척 수척하고 윤기는 하나도 없으며 눈도 푹 들어가고 해서
마음이 무척 아팠습니다.
양윤모 선생은 저를 만나자 마자 강정마을의 상황은 어떠냐고 물어봤습니다.
그래서 제민일보에 강정마을회가 낸 "제주도민들께 드리는 간절한 호소"라는 제목의 광고를
보여 드리고 강정주민들은 끝까지 싸울 것이라는 뜻을 전했습니다.
또한 다음 아고라에서는 석방청원서명이 벌어지고 있으며 현재 1,500명 이상이 서명을 했고
내일은 시민단체들과 민변이 서울지검에 폭력경찰들을 형사고발하고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눈물이 나오더군요. 나오는 눈물을 참으려고 했으나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제가 울기 시작하자 양윤모 선생도 머리를 파묻고 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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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윤모 선생은 재소자들이 옆에서 밥을 먹을 때가 무척 힘들다고 합니다.
특히 음식 냄새를 맡으면 몸이 고통스럽다고 합니다.
교도관들은 온갖 방법을 동원하여 양윤모 선생이 식사를 하도록 회유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양윤모 선생은 공사가 중단될 때까지 결코 단식을 멈추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차라리 쓰러져 죽는 한이 있더라도 공사가 중단되지 않았음에도 중도에 흐지브지 단식을 중단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그 말을 듣고 그 분의 건강이 무척 걱정이 되었습니다.
이러다가 몸을 완전히 망가뜨리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큽니다.
양윤모 선생은 강정해안가에 서식하는 멸종위기종인 붉은발 말똥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캐나다에서 붉은발 말똥게를 보호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를 설명하며 해군이 얼마나 무식한 짓을
하고 있는지 그린피스 등 국제환경단체에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양윤모 선생은 공사를 하는 사람들에게 폭력을 행사한 점에 대해서는 참회를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아무리 명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타인에게 고통을 준 것은 부끄럽다고 했습니다.
저는 국가가 가하는 폭력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라고 위로를 했습니다. 정말로 국가는 엄청난 폭력을
휘두르고 있습니다.
국가안보라는 미명 아래 주민의 의견은 물론 법과 절차까지 무시하며 일방적으로 강행하고
이에 저항하는 사람들은 법으로 처벌하고 잡아 가두고...
그로 인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고 있나요?
양윤모 선생은 해군기지 싸움은 반드시 우리가 이긴다고 강조를 하더군요.
그러면서 저에게도 절대 포기하지 말고 희망을 갖고 끝까지 노력해 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어제 오후에는 '영화평론가가 크레인 밑에 누운 이유'라는 제목의 글을 작성해서 오마이뉴스에
투고를 했습니다.
글을 쓰면서 다시 한번 느끼는 것은 지금 강행되는 해군기지 건설은 정당성이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제도적 폭력 그 자체이며 공권력의 횡포에 불과합니다.
다시 한번 다짐을 해봅니다.
끝까지 싸우겠다고...
정의와 양심이 살아 있는 한 결국은 우리가 승리할 것입니다.
첫댓글 반드시 이길겁니다! 양선생님께서 하신말씀 있잖아요.
'마지막까지 한사람이라도 싸우고 있다면 그건 진게 아니라고'
우리는 이길겁니다. 그날이 꼭 올꺼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