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월간 목표거리- 300km
2, 주 1회 장거리 훈련
3, 주 1회 스피드 훈련 및 인터벌 훈련
4, 주 2회 자세 연습 및 쉬운 달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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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 예정대회- 2월 13일 고구려 마라톤 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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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30일 일요일(20km, 304km)
세월 정말 빠르다. 벌써 2005년도 1월도 마지막 날이다.
이제 내일이면 2월을 준비해야 한다. 1월은 나에가 무척 뜻깊고 의미 있는 달 이였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고성대회에서 섭쓰리를 하고 보니 한해가 멋지게 펼쳐질 거란
생각이 든다.
1월의 훈련은 대부분 밀 위에서 소화를 했다. 장단점이 있겠지만 계절상 한 겨울에만 이용할 수 있는 밀이기에 더 많은 훈련효과를 얻기 위해 노력을 했었다. 그 결과 스피드와 지구력 둘 다 약간의 진전이 있지 않았나 생각된다.
이제 2월부터는 로드를 많이 이용을 해야 되겠다. 물론 기상으로 인하여 밖에서 훈련을 하기가 어려울 경우 종종 밀을 이용하겠지만.
2월은 초순에는 고구려 마라톤에 초점을 두고 중반 이후에는 동아 마라톤 준비를 위해 훈련을 할 생각이다. 어제 오늘 날씨가 무척 춥다. 일주일 동안 않아 온 감기 몸살도 이제 서서히 회복되는 듯 보인다. 추위도 이제 막바지에 이른 것 같다. 이 추위가 물러가면 입춘이 오고 그러면 서서히 봄의 기운을 느낄 수 있겠지.
체육문화센터 헬스장에서 약수님, 칼린님, 야수님, 좋은친구님과 함께 1시간 40분-20km를 달렸다.
몸 상태가 좋지 않지만 날씨도 좋고 업무가 일찍 끝나 퇴근하여 집에 오니 오후 4시가 조금 지난 시간이어서 과감하게 복장을 갈아입고 밖으로 나갔다.
현재의 기온이 족히 영상 5-6도는 될 것 같은데, 옷을 따뜻하게 입었는데도 몸이 으스스 떨렸다. 그만큼 몸 상태가 좋지 않다는 거다. 이런 정도의 감기 몸살은 달리기로 퇴치를 해야 되겠다는 생각으로 서서히 달려갔다.
신설도로로 올라가니 공사가 이미 90퍼센트 이상이 끝나서 그런지 한적하고 인부들도 없었다. 이제 부가적인 시설만 하면 도로는 완공될 것 같다. 달리다 보니 오랜만에 모란터널을 만난다.
지난날 이 터널에서 얼마나 많은 훈련을 했던가. 함께 달렸던 러너들의 모습이 떠오르면서 빙그레 웃음이 나온다.
모란터널을 지나 2km쯤 더 달리고 턴을 하여 왔던 길을 되돌아 왔다.
시간으로 1시간만 달리기로 했기에 더 이상 욕심을 부리지 않기로 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아서 무척 천천히 달리는데도 너무 너무 힘이 들었다. 그래도 달리다 보니 좋은 생각이 떠오르고 즐거움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신설도로 5분 20초 페이스- 65분--12km 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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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7일 목요일(휴식, 272km)
호사다마라고 했던가. 월요일 옷을 얇게 입고 야외에서
활동을 해서인지 약간의 감기 기운이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저녁에 술을 먹어서 증세를 더 악화시키게 됐다.
드디어 화요일 몸살증세가 나타나더니 수요일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에까지 이르렀다. 그래도 용기를 내어 밀에 올라 이깟 감기몸살 정도야 달리기로 치유해야 되겠다는 생각에
9km를 달렸는데 그 날 저녁은 그런 대로 괜찮았는데 다음날 드디어 두 손을 들고 말았다.
병원에 가서 진료 받고 약을 먹으니 한결 좋아진 것 같다.
마라톤을 한 뒤로 감기증세를 앓는 경우가 극히 적은데
한번 걸렸다 하면 무척 심하게 앓는다는 것이 특징이라 할 수 있겠다.
기억하건데 지난 2002년도인 3년 전에도 심하게 감기 몸살에 걸려서 약 1주일 동안을 운동도 하지 못하고 앓았던 기억이 생생하다. 이번 몸살은 그때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이지만 잘 다스려서 빨리 퇴치가 되었으면 좋겠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달리기는 휴식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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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6일 수요일(9km, 272km)
작년여름 이곳 마석에서 훈련을 하다 우연히 '암벽'이란 러너를 만나게 되었다. 암벽은 닉네임 그대로 암벽등반을 즐기는 친구이다. 어쩌면 간간이 마라톤을 하고 본 취미생활은 암벽 등반을 즐기는 듯 보였다.
그 뒤로 그와 몇 번을 만났고 함께 달릴 기회도 더러 있었다. 그 친구의 훈련코스는 평지가 아닌 대부분 오르막길 또는 산길이다. 마라톤을 오랫동안 한 나의 견지에서 그 의 자세를 본다면 고쳐야 할게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팔 치기도 그렇고 몸의 각도도 그렇고...그러나 나를 더욱 놀라게 한 건 그는 거의 경보 같은 주법으로 달린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내가 그를 따라잡기가 쉽지 않았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가 없었다. 그리고 얼마 뒤 이곳 마석에서 개최되는 화도읍 체육대회에서 그와 서로 다른 동네의 리 대표로 참가하게 되었다. 나는 그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직 나이로 보면 나와 10년 차가 나지만 그래도 마라톤경력이 꽤 되는 내가 도로의 10km 레이스에서 그에게 진다는 건 참으로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라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대회는 시작되었고 초반 1km는 그와 사이좋게 달려갔다. 그러나 조금씩 앞서가는 그를 따라간다는 것은 오버페이스라는 사실을 알고서 그와의 실력 차를 인정해야 했다. 결국 그에게 1등을 내어주고 겨우 3위로 골인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대회가 끝난 뒤 나는 한동안 그의 주법을 머리에 담고 있었다. 큰 보폭으로 대퇴부와 엉덩이를 이용하여 걷는 듯 한 모습으로 힘차게 올라가는 그의 달리기 주법을....
그리고 그 뒤로 언덕길이나 산길을 달리면서 그의 주법을 흉내내어 보았다. 어려운 게 아니었고 속도 또한 더 빨라 진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 해 여름, 그리고 초가을, 나는 많은 시간을 투자하여 그의 주법을 흉내내고 응용해 가면서 나의 달리기 실력을 향상하기 위해 노력을 거듭했다.
사실, 마라톤의 주법이라면 힘을 최대한 적게 사용하면서도 빠르게 달릴 수 있는 종아리를 이용한 달리기가 보편화 되어 있다는 것에 의의를 제기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마치 수면 위에 떠 있는 오리의 모습처럼 상체의 흔들림 없이 빠르게 달려가는 그런 모습이 최상의 마라톤의 달리기 자세라고 극찬한 글들 역시 적지 않음을 우린 보아왔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종아리를 이용한 주법이 달리기 후반에 이르면 근육경직이 나타나고 그것은 바로 속도를 저하시키고 레이스에 심대한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많은 마라톤 이론서들은 근육경련이 일지 않기 위해선, 충분한 장거리 훈련, 탄수화물의 섭취, 젖산 역치 효과를 노리는 인터벌 훈련, 그리고 충분한 수분 섭취를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요건들에 버금가게 훈련을 했는데도 레이스 후반에 종아리 근육이 경직되고 페이스가 느려진다면 다른 곳에서 원인을 찾아 대처방법을 모색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마라톤의 체형으로 가장 좋은 것은 비 체중(신장-110=몸무게)과 하반신이 상반신에 비해 더 긴 체형을 꼽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아마추어 마라토너들의 경우 이 조건에 맞지가 않다는 것이 마라톤을 더 힘들게 하게 하는 요인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의 경우도 위의 사항에 포함되지 못함이 나를 더욱더 고민스럽게 만들었다. 특히 나 같이 키가 크고 하체가 짧은 마라토너일수록 종아리 근육을 사용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으며 이러한 달리기 형태는 후반에 종아리 근육의 경직으로 페이스가 느려져 좋은 기록을 내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여름과 초가을의 훈련은 춘천마라톤 대회에서 검증이 된다. 많은 훈련을 하진 못했지만, 종아리 근육을 사용하여 달리는 것에 전적으로 의존을 했던 지난 대회와 달리 이번에는 대퇴부와 고관절을 이용한 달리기를 할 수 있다는 것에 무게를 두고 참가를 했다.
26km 지점인 춘천댐을 지난 지점까지는 종아리 근육을 이용한 경제적인 주법으로 무난히 달릴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이후가 문제였다. 그래서 자세를 바꾸어 엉덩이를 치켜올리고 등에다 무게중심을 두고 대퇴부를 이용한 달리기로 전환을 해 보았다.
달리기 자세를 바꾸니 조금 전까지 나의 발걸음을 늦추게 했던 종아리근육의 경직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속도 또한 빨라졌다. 대신 더 많은 체력소모가 있을 수 있기에 의지를 곧추 세우지 않으면 안되었다. 달릴 수 있다는데 의지가 대수인가.
그리고 그 뒤로 내 스스로도 놀라운 추진력, 그 추진력으로 서브쓰리에는 실패했지만 3시간 00분 07초라는 귀중한 기록을 얻게 되었고 스스로 대 만족하며 즐거워했다.
대퇴부를 이용한 레이스는 작년 12월 21일에 실시된 한강 시민 마라톤 대회에서도 유감 없이 발휘되었다. 코스에 비해 좋은 기록이 나오지 않는다는 한강코스. 참가자가 적어 앞뒤에 주자가 없어 레이스에 집중이 되지 않았지만 3시간 02분 04초라는 기대이상의 기록을 얻고 2005년도에는 뭔가를 이룰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게 되었다.
그리고 12월 말에 받아든 '포커스 마라톤'에서,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일본의 여성 마라토너 '노구치 미즈키'의 금메달 획득 비결이 내가 그동안 그렇게 매달렸던 고관절과 대퇴부를 이용한 달리기였다는 데에 대해 "아! 이거구나.....!!!!" 하고 감탄의 탄성을 자아내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올해의 첫 대회인 고성대회에서 대퇴부를 이용한 달리기의 진가는 유감 없이 발휘되었고 그 결과는 대망의 서브쓰리로 이어졌다.
혹자는 말한다. 마라톤은 과학이라고...
그래야 부상이 없는 효율적인 달리기와 좋은 성적을 낼 수 있기 때문에.... 마라톤 훈련과 마라톤 이론은 항상 함께 해야 되고 훈련만큼이나 이론에 더 많은 시간투자를 해야 한다는 내 의견에 동감을 하는 러너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마라톤...... 아마 그 속에는 아주 재미있고 드라마틱한 이야기들이 숨겨져 있을 것 같은 느낌에 오늘도 나는 신발 끈을 동여 메고 한적한 들판으로 달리러 나간다.
작년 고성대회 참가자 기록을 보고 그 많은 서브쓰리 주자들 숫자에 대해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참가자가 2500명 가량인데 서브쓰리 주자가 무려 100명 가까이나 된다. 숫자로 따지면 동아와 춘천, 중안 다음으로 서브쓰리 주자가 많은 셈이다.
그러나 참가자를 대비 서브쓰리 주자만을 퍼센트로 따지면 4퍼센트로서 타 대회의 추종을 불허하는 숫자다. 단연 러너들 사이에도 화재가 됐다. 거리가 짧거나 다른 무슨 이유가 있을 거라는 이야기들이 떠돌았다. 그러나 여타 문제가 있는 대회들과는 달리 논쟁이 되지 않았고 그렇게 넘어갔다.
그리고 그 뒤로 이어진 말들은 "고성대회는 기록이 잘 나온다'는 것 이였다. 정말 잘 나올까...... 코스도 언덕이 없이 너무 좋다는데 정말 그럴까. 이러한 기대와 함께 고성으로 향하였다.
무주에서 진주까지 이어진 소복이 쌓인 눈. 그러나 사천을 지나면서부터는 쌓인 눈을 보기가 어려웠고 대회장인 고성은 다른 나라처럼 포근하고 따뜻했다.
10시에 출발 총소리가 울리고 나 역시 힘차게 달렸지만, 내 앞으로는 적어도 200명쯤은 달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페이스 또한 서브쓰리 페이스보다도 더 빠른 속도로 달리고 있는데 앞사람과의 간격은 좁혀지지가 않았다.
참가자의 숫자는 적되 잘 달리는 러너들이 많이 참가를 했다는 것을 실감했다. 짐작컨대, 경상남북도, 전라남북도의 남쪽지방 마라톤 고수들이 한꺼번에 많이 참가를 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여타대회에서 보지 못한 많은 러너들이 그곳에서 달리고 있었다.
코스는 좋았다. 물론 언덕도 있고, 약간 지루한 구간도 있었지만, 갈 때의 주로에 비해 올 때의 주로가 더 내리막 길이 많았다는 것도 기록단축의 원인이란 생각이 들었다. 굳이 비교하자면 여주대회의 코스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겨울이지만 따뜻한 봄 같은 날씨, 지방에 있는 고수 마라토너들의 대거 참석, 그리고 반환이후의 완만한 내리막 경사의 길들. 이런 3박자가 고성마라톤대회를 빛내는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해 보았다.
대회 참가 후 2일을 쉰다는 원칙에 따라 오늘까지 푹 쉬었다. 내일부터는 다시 고구려 마라톤을 위한 훈련을 시작해야겠다.
새벽 1시 50분에 일어나 마라톤 대회에 참가할 준비를 하여 2시 40분에 집을 나섰다. 창현단지 육교 아래서 산성님과 약수님을 픽업하여 서울체고 앞에 차를 주차시켜놓고 버스 출발지인 올림픽공원 북 2문 앞에 도착하니 3시 40분이다. 칼린, 검프님, 소나무님, 아우토반님을 만나 3시 50분에 고성으로 향하는 100회 마라톤 버스에 올랐다.
버스는 중간 경유지인 강남 고속버스 터미널 근처 킴스클럽에서 회원들을 태운 뒤 정각 4시 30분에 출발을 하였다. 컴컴한 어둠 속을 달려 6시 50분에 무주휴게소에서 잠시 휴식을 하고 다시 7시 30분에 출발을 하여 대회장인 고성종합운동장에 9시 10분에 도착을 했다.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해 다소 졸린 눈으로 밖에 나가보니 서울과는 딴판으로 완전히 봄 날씨다. 그러나 바람이 조금 불어 조금 차갑기는 하나 과감히 짧은 마라톤 복으로 갈아입고 운동장 안으로 들어갔다.
새벽에 비가 와서 그런지 노면이 촉촉이 젖어 있었으나 달리기에 지장이 줄 정도는 아닌 것 같았다.
정각 10시, 카운트다운과 함께 출발이 이루어졌다.
출발 시 의례 울려 퍼지는 경쾌한 음악소리. 다소 흥분되는 마음을 미소로 표현을 하며 운동장을 빠져나갔다. 초반에는 되도록 천천히 달리자고 했다. 그래도 워밍업을 충분히 해서인지 몸이 가벼웠다. 특히 짧은 옷을 입어서 그런지 약간의 추위가 느껴져 조금 빨리 달려 몸을 덥히 고자 하는 마음에 속도가 빨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도 내 앞에는 벌써 족히 200명이 되는 러너가 달리는 것 같았다. 지방대회인데 이렇게 많은 고수들이 참가를 했다는데 대해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되도록 빨리 적절한 페이스를 잡는 게 최우선이란 생각이 들었다.
자세를 올바르게 하고 호흡을 가다듬으며 나에게 적절한 호흡과 조화로운 달리기에 기준을 두고 페이스를 조절했다. 5km까지는 그렇게 달렸다. 5km 기록 20분 32초는 조금 빠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키로 미터 당 5초 정만 늦추어 달리기로 했다. 10km- 20분 54초에 달리고 그 페이스대로 그대로 달리기를 이어갔다. 15km-21분 01초.
20km-21분 03초. 대체적으로 만족스럽게 레이스가 진행되고 있었다.
21km 지점에서 턴을 하여 22km 지점에서 기록을 확인해 보니 2km 기록이 7분 57초가 나온다. 거리 표지판이 잘못 되었다는 것은 다음 5km 구간을 달려보고 나서 알게됐다.
27km-21분 47초. 조금 힘들기 시작했지만 충분히 여력이 있었고 그래서 속도가 느려지지 않고 달리기가 진행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32km-20분 39초에 달리고 조금 자신감이 생겼다. 이 지점의 표지판도 위치선정이 잘못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대한 육상연맹 공인 코스이기 때문에 전체거리는 정확하겠지만 구간 거리는 정확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37km-21분 44초에 통과를 하고 남은 5km는 최선을 다해서 달리자고 다짐을 했다. 일단 남은 파워젤 하나를 짜서 먹고 자세를 올바로 갖추었다. 그리고 내 앞에서 달리는 주자들을 목표로 한 걸음 한 걸음 최선을 다해서 달려갔다.
남은 거리는 4km, 이미 종아리는 묵직해지고 몸에도 상당한 피로가 느껴졌다. 그러나 그 동안의 많은 레이스 경험을 토대로 집중을 하며 달려갔다. 특히 그 동안 후반에 종아리에 의지하여 달리던 주법을 바꾸어 대퇴부 근육을 많이 사용하면서 고관절과 등 근육을 이용한 달리기를 하니 페이스가 느려지지 않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점은 앞으로도 많은 장려를 해야 되겠다는 생각이다.
3km를 남겨둔 시점부터는 더 강한 정신력을 요구했다. 남은 힘을 적절하게 분배를 하여 효율적인 달리기를 하는 게 최선이겠지만, 지금 상태에서는 그 보다도 초인간적인 정신력과 의지력만이 더 많은 에너지를 쏟아 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정신을 집중하고 한 발 한 발에 최선을 다해 달려갔다.
40km지점의 표지판에서는 시계를 보지 않고 버턴만 눌렀다. 아무래도 시계를 보면 정신집중에 방해가 될 거란 생각이 들어서이다. 내 앞 30미터 앞에 두 명의 러너가 달리고 있다. 그래서 앞 주자를 추월하기 위한 달리기가 가장 적절할 것 같아 화살처럼 그들의 등뒤에 시선을 꽂아 놓고 달리기를 이어갔다.
그러나 그들도 최선을 다하여 달리는 지라 좀처럼 거리는 좁혀지지 않았다. 드디어 운동장 앞. 늘어선 관중들 속에서 한 사람이 '지금 달리는 러너들은 전부 서브 쓰리'라고 했다. 약간 흥분이 되었지만 마음을 진정시키고 마지막 힘을 짜내며 달리기를 이어갔다.
운동장에 들어가니 이제 다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아직도 트랙 한바퀴를 돌아야 달리기가 끝난다는 생각을 하니 더 힘들게 느껴졌다. 그러나 1초라도 앞당기자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해 달려갔다. 드디어 전광판 시계가 보였다. 두 손을 치켜들고 골인을 했다. 꿈에 그리던 서브쓰리다. 걸어가는데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감추려고 침을 삼키었다.
별것도 아닌데 이토록 감동하는 내 자신에 대하여 스스로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많은 사람들의 축하를 받으니 서브쓰리를 했다는 실감이 났다. 전화와 메시지, 그리고 포옹과 악수. 내 인생의 최고의 날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고성마라톤 대회는 끝이 났다. 서울로 돌아오는 버스에 몸을 싣고 한숨 자다가 깨어나 보니 어둠 속에 잠들어 있는 고속도로를 빠르게 달리고 있었다. 밖을 보니 눈 덮인 산들이 어둠 속으로 스쳐 지나가고 있었다.
창가에 기대어 서브쓰리에 대한 후기를 어떻게 쓸까 하고 생각해 보았다. 마라톤 시작부터 지금까지의 여정이 주마등처럼 뇌리를 스치며 지나갔다. 이제부터 다시 시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시작이 아니라 진행중이라고 하는 게 더 올바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록의 달성. 그리고 계속되는 달리기. 마치 기차가 간이역을 통과하는 아름다운 모습으로 달리기를 이어가고 싶은 마음이다.
밀에서 천천히 6km를 달렸다. 고성대회를 위한 마지막 달리기다. 이제 금요일과 토요일 달리기는 쉬고 일요일 대회에 참가하면 된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목표기록을 세워야 하는데, 현재의 실력을 점검하지 못해 목표기록을 정하기가 조금 난감하다. 대체적으로 대회 2주전 30km 강 속주 훈련이나, 1주전 하프 기록을 측정하면 대회에서 어느 정도 기록이 나올지 예상할 수 있는데, 이번의 경우 트레드 밀에서 훈련을 많이 했고 지난주 실력을 점검하려고 했는데 눈이 내려 여의치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느낌으로는 지난 연말 한강 시민 마라톤 대회의 실력과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이번 목표는 상한 목표는 정하지 않고 하한 목표를 3시간 5분으로 정한다. 적어도 3시간 5분 이내에는 골인을 해야 되겠다는 생각이다.
일요일 고성의 날씨예보를 보니 낮 기온이 영상 7도이다.
이 정도면 짧은 마라톤 복을 착용해도 될 것 같다.
밀에서 편안한 속도로 13km를 달렸다. 어제 인터벌 훈련의 실패로 몸 상태도 좋지 않고 정신적으로도 조금 위축이 되는 것 같았다. 그래서 달리기의 즐거움을 찾기 위해 가장 즐겁게 달릴 수 있는 속도로 달렸다.
보통 자세 연습이나 쉬운 달리기를 할 때도 13km의 속도로 달리는 것을 좋아하는데, 오늘은 0.5km를 낮추어 12.5km로 달렸다. 이렇게 달리니 땀도 별로 나지 않고 기분도 무척 상쾌했다.
묵직하던 다리는 30분 정도 달리니 가벼워진 것 같고 발걸음도 경쾌해 진 것 같았다. 그래서 40분이 지나면서부터 13km로 올려서 20여분을 달리고 달리기를 마쳤다.
마무리 운동까지 70분을 달렸는데도 몸에 피로도가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이렇게 기분 좋게 달려야 다음 훈련을 원활하게 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크게 고무적이라 할 수 있겠다. 이제 주중의 훈련으로는 금요일 롱 인터벌 훈련만 남아 있다. 모래의 훈련을 위해 내일도 가벼운 달리기를 해야겠다.
밀에서 12.5-40분, 13-20분, 마무리 운동-10분,
13km 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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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1일 화요일(8km, 134km)
트레드 밀에서 고성대비 마지막 짧은 인터벌 훈련을 했다.
본래 내일 할 예정 이였는데, 일요일 훈련의 강도가 약해서 오늘 시도를 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어 하루 앞 당겨 하기로 했다.
지난주에 9회, 오늘은 1회를 더 추가하여 10회를 목표로 했다. 웜업을 6분간하고 17로 2분 1세트를 시작했다. 매번 그렇듯이 첫 세트는 몸이 속도에 익숙하지 않아 자세가 자연스럽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어렵지 않게 1세트를 끝내고 10으로 2분-완주기를 달리고, 다시 2세트, 2세트는 그렇게 어렵지 않게 해냈다.
그러나 3세트부터 힘들어지기 시작했다. 이렇게 힘들어서
어떻게 10세트를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그래도 강한 의지로 10세트를 채우기로 했다. 다시 4세트를 힘들게 마무리하고.... 다시 5세트, 도저히 몸이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겨우겨우 5세트를 마무리하고 완주기에서 달릴 수가 없어서 걸었다.
걷는다는 것은 너무 빨리 달려 체력이 바닥이 났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더 이상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래서 5세트로 인터벌을 중지하기로 하고 몸의 피로회복을 위하여 느린 속도로 천천히 달렸다.
실패한 원인은 자명했다. 일요일 트레드 밀에서 장거리 훈련을 하고 몸이 완전하게 회복이 되지 않았는데 무리하게 인터벌 훈련을 시도했기 때문이란 생각이 들었다. 몸 상태는 느낌만으론 정확히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되었다.
그리고 장거리 달리기 후엔 적어도 이틀 이상을 쉬어야 다시 정상적인 훈련을 할 수 있다는 원칙을 꼭 지켜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인터벌 훈련을 실패는 했지만 그나마 큰 교훈을 얻은 것으로 위안을 삼아야 되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트레드밀--17로 2분(완주기-10으로 2분)-5회, 조깅 20분, 총 40분 달림--8km.
트레드 밀에서 장거리 훈련을 했다.
오늘은 고성마라톤대회를 대비한 30km지속주를 할 생각 이였으나 추운 날씨로 인하여 실내에서 운동을 하는 게 좋을 것 같아 남양주 문화센타 헬스클럽을 이용하기로 했다.
개방시간인 아침 9시보다 15분 먼저 도착했는데도 예정시간보다 일찍 문이 열려 있었다. 간단히 스트레칭을 하고 TV를 켜고 밀에 올랐다. 느린 속도로 3분 정도 달리고 오늘의 목표속도인 14로 세팅을 하고 서서히 달리기 시작했다.
밀의 속도가 정상속도보다 1-1.5km가 느려서 14가 13정도의 속도이고 15의 속도가 13.5의 속도가 되는 것 같다. 그러니까 14로 달리면 대략 키로 미터 당 4분 50초 정도의 페이스가 되는 것 같다.
밀에서 30km 이상을 달린다는 것은 상당한 의지가 필요하다. 그리고 밀에서 달리는데 익숙하지 않는 사람은 감히 도전하기 어려운 거리이기도 하다. 30km이상 장거리 달리기는 작년 1월에 처음 시도해 성공을 했고 올해가 두 번째이다. 작년에 무척 고생을 했기 때문에 올해의 고통도 예상이 됐지만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밀어붙이기로 했다.
달리기 시작한지 5분이 조금 지나니 칼린이 도착하여 옆 트레드 밀로 올라왔다. 칼린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달리니 달리기가 더 편해진 느낌이다. 편안한 마음으로 달렸다.
TV보면서 가벼운 마음으로 달리니 그렇게 지루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50분을 달리고 물을 한 컵 먹고 다시 달리기를 이어갔다.
그리고 100분이 넘었다. 이제 점점 힘이 드는 것 같았다.
그래도 의지로 버텨내자는 강한 마음으로 달리기 자세를 고쳐가며 달리기에 집중을 했다. 110분이 지나고 이제 40분만 달리면 된다는 생각에 마지막 시간을 더 강한 자극으로 인하여 훈련의 극대화를 도모하고자 15(13.5km)로 올렸다.
130분이 지나자 힘이 많이 소진된 상태에서 속도가 빨라서인지 약간씩 밀리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마라톤 대회 시 마지막 3-4km를 남겨두었을 때의 심정으로 고통을 참아내며 달리니 달릴 만 했다.
다시 마지막 15분을 안간힘을 다해서 달리고 또 10여분을 인터벌 형식으로 1분씩 끊어서 달렸다. 그래서 총 155분(2시간 35분)을 달렸다. 그러나 처음 예상했던 것만큼 그렇게 힘들지 않았으며 비교적 순조롭게 달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은 그동안 밀에서 꾸준하게 훈련을 했기 때문이고 또 작년에 비해 그만큼 체력이 강해졌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기 판에 표시된 거리는 36.5km 인데, 밀의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33km쯤 달린 것으로 간주하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칼린도 오늘 밀에서 30km를 달렸다. 그 동안 20km이상을 달려보지 않았기 때문에 오늘의 30키로 미터를 달린 결과에 대해 무척 흡족해하고 대견해 하는 것 같았다. 주자불로는 운동장 트랙에서 75바퀴를 달려 30km를 채웠다. 2시간 정도의 기록으로... 어제 2시까지 술을 마셨다는데.... 그런데도 이렇게 강한 훈련을 소화해 내다니....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1년에 딱 한번정도 하는 트레드 밀 장거리 훈련. 올해도 좋은 경험을 해서 좋았고 다가올 대회를 준비하기 위한 초석이 될 거라는 생각에 기대되는 마음 또한 적지가 않다.
아무튼 훈련이라는 것은 할 때는 힘이 들어도 하고 나면 뿌듯한 느낌이 들어 대회에서 느끼지 못한 또 다른 즐거움이 그 속에 있다는 작은 발견은 스스로에게 다시 또 훈련을 하게 하는 좋은 매개체가 된다는 점에서 무척 고무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훈련을 이겨내라. 그러면 그대는 훈련 뒤의 포근한 행복을 얻을테니....." 이 말을 누가 했다고 하던데... 그 이름이 뭐라고 하드라. "천리마" 라고 하던가. ㅎ ㅎ ㅎ
달리기 훈련을 하다보면 자꾸 욕심을 내게 된다. 더 빠르게 더 긴 시간을 달리려는 유혹을 떨쳐버리지 못한다. 달리기 훈련은 강한 훈련을 할 때는 확실하게 강한 훈련을 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선 쉬운 달리기를 할 때는 비교적 편하게 달려야 되는데도 말이다.
오늘은 어제의 인터벌 훈련으로 인하여 몸에 피로가 쌓여
있어서 쉬운 달리기를 해야 하는데도 쉬운 달리기의 적절한 속도인 12로 달리다가 더 빠르게 달려도 괜찮을 것 같아 13으로 40분을 달렸다. 그러나 너무 힘들다는 것을 느끼고 다시 12로 20분을 달리고 훈련을 마쳤다.
처음부터 12로 달렸으면 땀도 많이 흘리지 않고 힘들지 않게 달릴 수 있었는데 괜한 욕심을 부리다 보니 내일의 롱 인터벌 훈련도 조금 걱정이 된다.
몸의 피로를 제거하지 않고는 강한 훈련은 기대하기 어렵다. 강한 훈련을 하지 못한다는 것은 더 이상의 기록단축은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다. 자못 부상으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오늘은 올 동계훈련의 두 번째 하는 짧은 인터벌 훈련이다. 혹 강한 자극으로 인하여 부상을 입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무릎에 테이핑을 하고 스트레칭을 하고 밀에 올랐다.
그리고 천천히 5분을 달린 뒤 인터벌 훈련을 시작하였다.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17로 2분, 10으로 2분을 1세트로 하여 총 9세트가 오늘의 목표다. 첫 세트는 빠른 속도에 적응이 되지 않아 몸 동작이나 착지가 자연스럽지 못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3세트부터는 점차 속도에 적응이 되어 갔다.
그러나 5세트 째부터는 무척 힘들기 시작했다. 2분 중에서 1분까지는 달릴만한데, 그 뒤로는 정말 강한 의지를 갖고 달려야 했다. 특히 마지막 8세트와 9세트가 무척 힘이 들었지만, 그래도 달릴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이 속도는 작년까지만 해도 4세트 이상은 엄두도 내지 못했는데, 9세트까지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 스스로 대견스러웠다. 그만큼 몸이 강해졌다는 증거이기도 하고 훈련을 견디어 낼 수 있는 내성이 강해졌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몸이란 게 강한 자극을 주면 처음에는 무척 고통스러워 하다가도 그러한 자극이 반복되다 보면 점차 내성이 강해진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훈련을 통하여 한계점을 극복해가고 그러한 한계점은 또 다시 조정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아무튼 훈련의 효과가 어떻게 나타날지 모르지만 기대하는 마음은 적지가 않다. 아무래도 밀에서의 훈련이 로드에서의 훈련효과의 80퍼센트 정도 밖에 생각하지 않지만...
훈련이 끝난 뒤 무릎에서 별다른 통증이 느껴지지 않아
무척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부상~~훈련의 극대화보다도 부상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되겠다는 생각이다.
17--2분-9세트(10-2분)----12km(총 1시간 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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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4일 화요일(13km, 55km)
장거리를 달리고 난 뒤에는 항상 몸 상태를 점검한다. 장거리 훈련으로 인하여 혹 몸의 어느 부분이 강한 자극으로 인하여 부상을 입지나 않았는지 염려되기 때문이다.
특히 무릎이나 발목, 또는 발바닥 등에 우선적으로 관심을 갖는다. 이번 장거리 훈련을 하고 나서는 무릎에 약간의 미통이 느껴졌다. 부상의 조짐이라기보다는 추운 날씨로 인하여 근육의 경직현상 때문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신경이 쓰여 집에 와서도 줄곧 스트레칭을 해 주었다. 하루가 지난 오늘 조심스럽게 밀에 올라 가볍게 달려본다. 의외로 장거리 훈련을 하고 하루밖에 쉬지 않았는데도 별다른 피로가 느껴지지 않았다. 다리 근육들도 피로가 많이 풀린 듯 했다.
비교적 쉬운 속도인 12로 1시간을 달리고 밀을 내려왔다.
달릴 때는 괜찮았는데, 밀에서 내려오니 또 무릎에서 약간의 미통이 느껴졌다. 나의 경험으로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아도 될 통증이나 이런 미통이 느껴질 때 인터벌 훈련이나 언덕달리기 등을 강하게 하게 되면 부상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
피아니스트 이루마씨의 연주곡을 듣고 느낀 생각이다.
성이 이씨이고 이름이 루마라는 특이한 이름의 소유자 이루마씨, 아버지가 음악에 뜻을 두었는데, 꿈을 이루지 못해 자녀들을 통해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딸들은 '이루지' '이루자'로 지었고 아들인 그는 '이루마'로 지었다고 한다.
이름대로 그는 이제 뭔가를 이루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 동안 피아노 곡들은 대중음악에 비해 그렇게 친숙하게
다가오지 않았는데, 이루마의 피아노 곡은 대중가요 못지 않게 쉽게 가슴에 전해지는 그런 느낌이 든다.
지난 일요일 오후 4시, TV를 통해 그의 연주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볼 수 있었다. 산골 오지 마을의 시골아이들을 위한 작은 음악회였는데, 10여명밖에 되지 않는 시골마을의 운동장에 놓인 피아노에서 울려 퍼지는 감미로운 소리는 사방을 둘러싼 산들의 고즈넉한 분위기에 휩싸여 더 아름다운 소리로 다가오는 듯 했다.
장엄한 연주회장 분위기와는 달리 한쪽에선 모닥불이 피어오르고 마을 주민들과 아이들의 다소 산만한 분위기 속에서도 정열적으로 연주하는 그의 모습에서 음악은 느끼는 것보다는 함께 어루러져 즐기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연주 중간에 아이 하나가 이루마씨에게 찐빵을 갖다주는 장면도 보기 좋았고 마치 어렸을 적 나의 초등학교 시절의 추억들이 오버랩 되는 그런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아무튼 누가 기획을 했는지 시골학교의 운동장에서의 작은 연주회는 참으로 신선하고 참신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주회 장에서 그려낼 수 없는 그런 멋진 그림과 정감이 묻어나는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 한편의 아름다운 동화를 연상하는 장면이다.
나는 아름다운 음악을 들을 때마다 이런 생각을 한다.
너무 행복하다는 그런 생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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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일 일요일(42km, 42km)
12월 말부터 시작된 한파로 인하여 야외 달리기에 잔뜩
겁을 먹고 있었던 차라 토요일 오전까지 일요일 장거리 달리기를 밀에서 할건지 로드에서 할 건지를 결정하지 못하다가 일요일 낮 기온이 영상으로 올라간다는 일기예보를 듣고 한강에서 장거리 달리기를 하기로 결정했다.
너무 이른 아침에는 낮은 기온으로 인하여 달리기를 하는데 조금 춥겠다는 생각에 9시쯤 훈련을 시작하기로 하고 8시에 집에서 출발을 했다. 8시 40분이 조금 넘어 천호대교 아래에 도착하니 벌써 칼린과 검프님이 도착해 있었다.
달릴 준비를 하고 광진교 근처 21.0975km 지점에 도착하니 9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다. 아직도 기온은 영하 5도쯤은 될 것 같고 바람도 세차게 불어 달리기 위해선 강한 의지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검프님과 함께 힘차게 출발을 했다. 내 페이스대로 km 당 4분 40초 정도로 달릴까 생각했지만, 오랜만에 나오신 검프님과 동행하는 게 좋을 것 같아 검프님의 속도에 맞게 km 당 4분 55초 정도의 페이스로 달리기로 했다.
출발할 때는 조금 춥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막상 2km쯤 달려가니 오히려 덥다는 느낌이 들었다. 달리면서 몸이 데워진 것이기도 하겠지만, 바람이 뒤쪽에서 불기 때문에 그렇다는 생각이 들었다.
5km를 통과하면서 시간을 보니 24분 42초이다. 적절한 페이스라는 생각이 들었다. 중간에 길벗님을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그 페이스대로 꾸준히 달리기를 이어 나갔다.
검프님은 무척 힘들게 달리는 것 같았다. 호흡소리도 그렇고 자세도 그렇게 자연스러워 보이지가 않았다. 아마도 어제 산악훈련을 한 피로가 남아있고 게다가 어제 저녁 야간 근무로 인하여 피로가 누적되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도 강한 의지력으로 나와의 거리를 유지하며 달리기를 이어갔다. 아무튼 대단한 분이다. 그러나 17km 지점부터 페이스가 느려져 내가 조금 앞서고 검프님이 뒤따라 달리는 형태의 달리기가 이어졌다.
아무튼 나는 일정한 속도로 반환 점까지 달려갔다. 그리고 급수를 하지 않고 반환을 하려고 했는데, 급한 용변으로 인하여 잠시 지체를 하고 매점에 들려 포카리를 한병 사서 마시고 다시 광진교를 향하여 출발을 하였다.
올 때는 대략 4분 55초 페이스로 달려왔는데 갈 때는 4분 45초 페이스로 달리기를 하기로 하고 발걸음을 재촉했다.
쉬었다 달리니 젖은 땀이 식어서 몸이 싸늘하게 느껴졌다.
손도 손톱부분이 무척 시리고... 그러나 2km쯤 달려가니 그러한 느낌이 없어졌다.
반포대교를 지나면서부터 후반 하프거리를 1시간 40분 이내에 달려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기 위해선 매 5km를 23분 40초 정도는 달려야 하는데 빠르게 달리면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매 5km지점만을 생각하며 열심히 달렸다.
그러나 아침식사도 하지 않고, 하프지점에서만 간단히 급수를 해서인지 갈증과 허기가 느껴졌다. 하지만 남은 거리가 10km정도여서 참고 달리기로 했다. 몸이 피로해서 그런지 속도도 나지 않고 발걸음은 무뎌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힘을 내어 마지막까지 열심히 달리자는 생각으로 달리기를 이어갔다. 탄천교를 지나면서부터는 심리적으로
다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익숙한 코스이고 2개의 다리-잠실대교와 올림픽대교만 지나면 골인점이 보인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40km지점에서 오늘 38km를 달린 칼린을 추월하고 달려가니 멀리 천호대교가 보인다.
이제 남은 거리는 2km, 힘들지만 예전의 장거리를 할 때만큼 그렇게 힘들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체력이 강해졌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천호대교를 지나 스퍼트를 해서 골인 점에 도착하여 길게 쉼 호흡을 하고 가볍게 달려본다. 3시간 32분 40초.
출발할 때 추위로 움츠렸는데, 도착하고 보니 기우였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조금 있으니 칼린이 도착했다. 처음으로 38km 장거리에 성공을 했다고 무척 기뻐했다. 급수포함 3시간 40분 정도에 골인을 했으니 무척 잘 달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10분 지나니 검프님도 도착을 했다.
칼린은 먼저 가고 검프님과 구리로 가서 사우나을 하고 감자탕으로 허기를 달래고 소주로 마음을 주고받으니 달리기의 피로가 말끔히 씻어지는 느낌이다.
이제 고성대회를 위한 일요훈련은 다음주 30km 지속주와 그 다음주 빠른 속도의 하프 달리기가 남아있다. 아무튼 남은 2번의 훈련도 추위를 이겨내며 강하게 달려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첫댓글 첫번째로 올리신 훈련일지 잘 읽고 갑니다. 화이팅
어쩨면그러게열시미 합니까부럽내~~~힘
천리마님..전 어제 인터벌 훈련 15로2분 2로3분 3셋트하고 포기하고 말았어요ㅠ.ㅠ 정말 못하겠어요 흑흑~ 천리마님이 대단해요 전 인터벌 훈련 하기 싫어요..잉잉~~
항상 치밀한 분석과 반성, 그리고 실천이라는 3박자를 갖추시려는 노력이 돗보이십니다. 천리마님께 많은것을 배우고 갑니다. 천리마님 힘!~
늘 한결같이 자신에게 철저하신분.. 천리마님을 보며 느슨해진 저를 채찍질해봅니다.. 힘찬출발을 축하드립니다!!
항상 새로운 느낌을 전달하시는 천리마님 영원한 마라톤맨.
나는 1월은 동면중인데, 열씨미 훈련하는 모습을 보니 부럽기만 허네... ㅎㅎㅎ금년에도 변함없이 즐겁게 달리시길....천리마 힘!
고성대회 잘다녀오세요. 즐런하고 오시길요. 천리마님 힘!~
"달리기를 마치 기차가 간이역을 통과하듯 아름다운 모습으로 달리기를 이어가고 싶은 마음이다. " 님이 고성대회 후기에서 피력한 이 말이 너 무 멋지당. 천리마 화팅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