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연 김영자선생의 작품세계를 살펴볼 수 있는 초대전이 아래와 같이 열립니다.
관심있는 분들께서는 참관 하시기 바랍니다.
일시 : 2011년 3월 16일(수)-3.23일(수)
장소 : 예술의 전당 서울서예박물관
초대 : 2011년 3월 16일 오후 5시
意到筆不到의 동양미학이 바탕이 된 현대추상회화
작품이란 무엇일까? 한 작가의 혼과 예술적 감성이 빚어낸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소연 김영자 선생의 작품에 대한 열정은 남다르다. 남이 알아주든 알아주지 않든 자신의 시각으로 부지런히 작품을 제작해 놓은 것이 1000여 점, 국내외에서 16번의 개인전을 통해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보여주었다. 작업실에 가득 쌓인 작품마다 각각의 사연과 그 작품을 제작할 때의 조형시각이 담겨있다.
여사는 1990년대 이후부터 오랜 전통을 지닌 한국미술을 어떻게 세계적 흐름의 현대미술 속에서 발현시킬지에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독자적인 조형언어를 다지고 있다. 1970년대 문인화로 시작된 작품양식이 현재 서양의 추상회화에 핍진하는 작품양식으로 시대미감을 화폭에 담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실천해 오고 있다. 여사는 문인화 재료의 물리적 특성에 대한 탐구를 계속하면서 자신의 작품이 그려지는 화선지를 소우주로 인식한다. 따라서 그의 작품 속에서는 사물의 외형적 형태와 구체적인 이미지는 축소되거나 약화된다. 수묵일변도의 작업방향도 다양한 칼라와 화선지에 맞는 안료들이 추가되면서 문인화적 추상화로 거듭 변모했다. 작가 스스로 자신의 작업방향에 대해서 “문인화의 본질로 회귀하다 보니 서양의 추상화와 닮게 보일 뿐”이라고 말한다.
여사는 서예와 문인화를 수십 년 연마해왔기 때문에 일반적인 화가보다 굳건한 필력을 지니고 있다. 또한 여백과 감필에 대한 이해와 소화력이 남다르다고 할 수 있다. 이런 경험이 누적되어 요즘은 사물을 충분히 관조한 뒤 그림 그리는 과정에 고도로 집중하면서 그리다 보면 화폭 속에 작가의 의식이 스며들어가고, 그 그림을 바라보는 감상자들도 무한한 에너지와 꿈틀거리는 생동감을 느끼게 된다. 즉 작품 속에 작가의 미의식을 모두 담아내어 확장시킴으로써 감상자들의 시각을 풍부하게 만든 것이다. 우리는 여사의 작품을 통해 “뜻은 이어지지만 붓은 이어지지 않는다[意到筆不到]”는 동양화론의 의미를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작가의 조형시각은 최근 미국전시에서 활짝 개화하였다.
2009년 여름 미국 샌디에이고 다운타운 내 CJ갤러리에서 열린 ‘소연 김영자 개인전’에서 “동양적이면서도 강한 힘과 에너지, 그리고 자유분방함이 넘친다” 는 호평과 함께 미국 현대미술계의 주목을 받았다. 현지 신문에서는 “무채색의 동양화에 서양화의 화려한 색상을 절묘하게 조화시킨 개성 있는 화풍과 대단한 힘을 느낄 수 있는 수묵기법들이 접목된 김 화백의 작품세계는 이미 작품전시를 시작하기도 전에 예악구매가 이어졌고 전시 이틀만에 대부분의 작품이 판매되는 등 상상외의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전시성과를 소개하였다. 이러한 성과는 우연히 얻어진 것이 아니고, 수십 년 동안 마음과 손이 하나가 되어 문인화의 현대적 특성을 견인해 왔기 때문에 현대인의 시각을 사로잡게 된 것이다. 미국미술계의 이런 반응은 단순한 동양성의 신비로움이 아닌, 점과 선으로 표현된 독특한 회화양식으로 개성미를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아울러 흑백의 대조적인 색감이 주는 선명함, 붓을 통해 표현되는 심상이미지는 강인하고 극단적인 조형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현대미술가로서 필요충분조건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근작들은 작가 자신의 연구실에서 창문 밖으로 펼쳐진 사계절의 변화를 바라보면서 그 감흥들을 화폭에 옮긴 것이다. 작품 속에는 산도 있고, 나무도 있고 꽃도 있다. 이것은 서양의 추상화와 직접 연결되며 문인화의 현대적 모습과 보편적 특성을 동시에 공유하고 있다. 우리는 근작에서 여사가 자연을 관조하고 그 감흥을 자신의 조형언어로 드러낸 작품들을 엿볼 수 있다. 특히 동양적 소재인 한지와 붓을 매개체로 하여 표현된 강력한 선(線)을 보고 있으면 젊은 청년작가가 아닌가 의심이 들 정도이다. 붓으로 씌어진 굳건한 선이 보여주는 질량감으로 인해 동양미감으로의 회귀를 진전시켰고, 화면 속에서 이합집산하는 선적인 요소들은 여백과 어울려 눈길을 사로잡는다. 작품을 오래도록 보고 있으면, 선이 먹과 어울려 시각적 풍부함을 더하면서 ‘그림 밖의 그림’, ‘소리 밖의 소리’를 창출한다. 거기에 우주를 끌어들인 작가가 추구하는 정신세계가 녹아있다. 더욱 단순해진 화면에는 허와 실, 모임과 흩어짐, 강함과 부드러움, 생성과 소멸이 공존한다. 작품마다 이렇게 동양미학에서 추구하는 화두를 담아내어 확장시킴으로써 감상자들의 시각을 풍요롭게 만들고 있다.
오늘도 여사는 연구실에서 창밖으로 보이는 것들을 의미 있게 바라보면서 그 감흥을 화폭에 옮기고 있다. 수백 장의 파지가 수북하게 쌓인 연구실에서 즐겁게 그리고, 또 그린다. 여사는 동양에 뿌리를 둔 독자적이고 개성적인 조형언어로 세계인들과의 소통을 위해 그림 그리는 즐거움을 실천해 나가고 있다.
2011년 3월
정태수(월간 서예문화 편집주간)
첫댓글 소연선생님의 개인전시를 진심으로 감축드립니다 ................^^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