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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Unbearable Lightness of Being
- Milan Kundera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 밀란 쿤데라
제1부 가벼움과 무거움
제1장
영원한 회귀란 신비로운 사상이고, 니체는 이것으로 많은 철학자를 곤경에 빠뜨렸다.
제2장
모든 모순 중에서 무거운 것 - 가벼운 것의 모순이 가장 신비롭고 가장 미묘하다.
제3장
나는 수년 전부터 토마시를 생각했다.
그는 삼 주 전쯤 보헤미아의 한 작은 마을에서 테레자를 만났다.
토마시는 독일 속담을 되뇌었다.
Einmal ist keinmal. 한 번은 중요치 않다.
제4장
어느 날, 수술 집도가 끝나고 그가 다음 수술을 기다리는 참에 간호사가 그에게 전화가 왔다고 전했다.
수화기에서 테레자 목소리가 들렸다.
제5장
그는 여자를 갈망하면서도 두려워했다.
그 타협점을 그는 "에로틱한 우정"이라 불렀다.
그의 친구들 중 사비나만이 그를 잘 이해했다.
토마시는 화가인 사비나에게 테레자의 일자리를 부탁했고, 애로틱한 우정의 불문율에 따라 사비나는 출판사의 사진부에 테레자를 소개해 주었다.
제6장
토마시는 테레자에게 아파트를 구해 줬고, 그녀는 그 묵직한 트렁크를 그곳으로 가져가야만 했다.
동반 수면은 사랑의 명백한 범죄다.
제7장
토마시와 테레자는 함께 카바레에 간 적이 있다.
테레자가 다른 동료와 춤을 추는 모습에서 질투심을 느꼈다. 하물며 진짜 존재하는 그의 애인들에게 질투심을 느끼는 그녀를 어찌 나무랄 수 있을까?
제8장
테레자는 낮 동안 고분고분하게 길들었던 질투심이
꿈속에서는 격렬하게 기승을 부렸다.
제9장
라틴어에서 파생된 언어에서 동정이라는 단어는 타인의 고통을 차가운 심장으로 바라볼 수 없다는 것을 뜻한다. 고통스러워하는 이와 공감한다는 뜻이다.
제10장
테레자의 행동은 점차 거칠어지고 일관성을 잃어 갔다. 그녀가 토마시의 바람기를 발견한 지도 이 년이 지났고, 그의 바람기는 더욱더 심해졌다.
뭐라고! 애로틱한 우정을 끊고 살 수 없다고?
제11장
테레자의 고통을 잠재우기 위해서 그는 그녀와 결혼했고, 그녀에게 작은 강아지를 사 주었다.
그러나 카레닌의 도움에도 그는 그녀를 행복하게 해 줄 수 없었다. 그녀는 이 사실을 소련 탱크가 전국을 점령하고 열흘이 지난 후에 깨달았다.
제12장
테레자는 목숨을 걸고 거리에서 소련군 사진을 찍으며 그녀 생애 가장 행복한 순간을 만끽했다.
자신이 사는 곳을 떠나고자 하는 자는 행복하지 않은 사람이다.
그는 테레자의 망명욕구에 따라 얼마후 테레자, 카레닌과 함께 스위스의 가장 큰 도시에 있게 되었다.
제13장
그는 제네바에 있는 사비나에게 몇 차례 전화를 걸었다. 그래서 사비나가 취리히로 왔다.
테레자는 카레닌을 데리고 프라하로 떠나버렸다.
제14장
그는 레스토랑을 나와서 더욱더 감미로워지는 우울에 빠져 거리를 산책했다. 테레자와 함께 산 칠 년이라는 세월은 이제 과거의 일이다.
제15장
테레자가 떠난 지 닷새 후 원장에게 당장 돌아가야만 한다고 선언했다.
Muss es sein? 그래야만 하는가?
Ja, es muss sein! 네, 그래야만 합니다!
베토벤의 4중주 마지막 악장을 흉내내며 말했다.
제16장
토마시는 스위스 국경을 향해 차를 몰았다.
그가 아파트 문을 연 순간 카레닌이 반갑다고 얼굴까지 뛰어올라 만남의 순간이 보다 쉬워졌다.
제17장
점령 첫날부터 소련 비행기가 밤새도록 프라하 상공을 날아 다녔다. 토마시는 새삼스레 비행기 소음이 낯설어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제2부 영혼과 육체
제1장
토마시는 "einmal ist keinmal" 이라는 문장에서 태어났다. 테레자는 배 속이 편치 않을 때 나는 꾸르륵 소리에서 태어났다.
제2장
영혼이란 뇌의 피질부 활동에 불과하다는 것도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제3장
그녀는 육체를 통해 자기를 보려고 노력했다.
그녀는 눈앞에 있는 것이 육체적 메커니즘의 계기판이라는 것을 잊었다.
제4장
나는 가끔 그녀의 생김새가 어머니와 닮았을 뿐 아니라 그녀의 삶도 어머니 삶의 연장선이라 생각했다.
제5장
테레자는 삶의 최고 가치는 모성애이고 모성애란 큰 희생이라고 믿었다.
제6장
물론 테레자는 어머니가 남자 중 가장 남성적인 남자에게 조심하라고 속삭였던 밤의 일화를 몰랐다.
제7장
그녀는 한때 그녀가 과대평가했던 젊음과 아름다움이 아무런 가치도 없다고 소리 높여 외치고 지나간 삶과 엄숙하게 결별하고자 철저하게 뻔뻔해졌다.
제8장
책을 통해 그녀는 남과 자기를 구분지었다.
제9장
필연과 달리 우연에는 이런 주술적 힘이 있다.
제10장
당신은 6호실에 머물고 나는 6시에 근무가 끝나거든요.
제11장
토마시 대신 동네 푸줏간 주인이 테이블에 앉았다면 테레자는 래오에서 베토벤의 음악이 나오는 것에 주목하지 못했을 것이다.
제12장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그녀가 문지방을 넘자마자 그는 그녀를 껴안았고, 두 사람은 정사를 했다.
제13장
비명이 잠잠해졌다. 토마시 곁에 잠든 그녀는 밤새도록 그의 손을 잡고 있었다.
제14장
테레자의 내장 속에 수줍게 숨어 있던 영혼을 높이 떠오르게 한 토마시의 목소리였다.
제15장
네 몸도 다른 사람의 몸과 다를 바 없다. 너에겐 수줍어 할 권리가 없다. 수많은 사람들에게 동일한 형태로 존재하는 무엇인가를 감출 이유가 없다.
제16장
테레자, 사랑하는 테레자. 날 버리고 떠나지 마. 어디로 가려는 거야? 매일 죽음에 대한 꿈만 꾸고....
제17장
끊임없이 "신분상승"을 원하는 자는 어느 날엔가 느낄 현기증을 감수해야만 한다.
제18장
가족을 떠나기 전 테레자는 어머니와 싸우며 살았다.
제19장
마치 무대 위에서처럼 내 화실에서 당신과 정사를 나누고 싶어. 주위 사람들이 있을 테지만 접근할 수는 없을 거야. 하지만 우리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겠지.
제20장
일부다처주의 생활에서 그의 분신이 되어 주겠다는 것. 토마시는 이것을 이해하려 들지 않았지만, 그녀는 이 생각을 떨쳐 버릴 수 없어서 사비나에 대한 접근을 시도했다.
제21장
이 중산모자는 할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거야.
제22장
테레자에게 카메라는 토마시의 애인을 관찰하는 눈인 동시에 자신의 얼굴을 가리는 베일 구실을 했다.
제23장
테레자는 온갖 위험을 무릅쓰고 그 일주일 동안 거리에서 소련 군인과 장교 들의 사진을 찍었다.
제24장
그녀는 자신이 지닌 모든 기술과 정성을 기울여 직접 현상한 사진 쉰여 장을 스위스로 가져갔다.
제25장
그렇다. 소련 침공은 찍은 사진, 그것은 별개다. 그 사진은 토마시를 위해 찍은 사진이 아니었다. 그녀가 열정에 떠밀려 한 일이었다. 증오의 열정이었다.
제26장
그녀는 둡체크가 모스크바에서 돌아와 라디오를 통해 낭독했던 연설을 자주 생각했다.
그녀는 그 나약함에 측은함을 느꼈다.
제27장
카레닌은 그들 삶의 시계였다. 절망의 순간마다 테레자는 이 개 때문에라도 버텨야 한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그녀보다도, 아마도 둡체크나 버리고 떠나온 조국보다도 카레닌은 더 허약했기 때문이다.
제28장
그녀가 프라하로 돌아온지 닷새 만에 토마시가 불쑥 아파트에 나타났다.
그녀는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말할 수 없었다.
제29장
그녀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그녀 곁에서 자고 있는 토마시의 숨소리를 들으며 무한한 행복감을 느꼈다.
제3부 이해받지 못한 말들
제1장
제네바는 분수와 호수의 도시다.
강의를 마친 프란츠는 곧장 여자 친구 집으로 갔다.
그녀는 배려 깊은 친구였을 뿐, 애인은 아니었다.
제2장
사비나만 홀로 남았다.
그녀는 속옷 차림에 중산모자를 쓰고 있었다.
젊은 시절 삶의 악보는 첫 소절에 불과해서 사람들은 그것을 함께 작곡하고 모티프를 교환할 수도 있지만, 보다 원숙한 나이에 만난 사람들의 악보는 어느 정도 완성되어서 하나하나의 단어나 물건은 각자의 악보에서 다른 어떤 것을 의미하기 마련이다.
제3장
프란츠에게 음악은, 도취를 위해 창안된 디오니소스적 아름다움에 가장 근접한 예술이다.
그는 로큰롤과 모짜르트를 똑같이 좋아했다.
제4장
그녀는 암스테르담행 열차의 자기 열차 칸을 찾았다.
객실 문을 열자 침대 위에 프란츠가 앉아 있었다.
제5장
보헤미아를 떠난 지 일이 년 뒤, 소련 침공 일주년이 되는 날 그녀는 우연히 파리에 있었다. 그날 항의 시위가 있었고, 그 시위에 참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제6장
사비나는 프란츠와 사귄 뒤부터 그의 부인을 피해 다녔다. 그러나 들킬 것이 두렵긴 하지만 파티에 오는 것이 더 자연스럽고 덜 수상할 거라고 결론 지었다.
제7장
프란츠는 마리클로드를 한참 동안 바라보다가 말했다. "로마 학술대회라는 것은 있지도 않아"
잠시 후 그는 공항에서 사비나를 만났다. 비행기가 이륙하자, 그는 점점 더 홀가분함을 느꼈다. 그는 아홉 달이 지나서야 비로소 다시 진실 속에서 살기 시작했다고 생각했다.
제8장
사비나는 그 어느 때보다도 프란츠를 미친 듯 거칠게 사랑했다.
제9장
사비나는 어디론가 떠나버렸고, 프란츠는 딸과 아내와 마주치지 않을 시간을 골라 그의 옛집에 들렀다.
제10장
제네바에서 사 년을 지낸 후 사비나는 파리에서 살았으며 여전히 우울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녀를 짓눌렀던 것은 짐이 아니라 존재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 이었다.
제11장
사비나는 아무런 흔적도 없이 사라저버린 것이다.
그녀와 함께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시간을 보냈지만 손에 잡히는 증거라고는 하나도 남지 않았다.
이제 그에게 남은 즐거움이란 젊은 애인에게 충실하게 사는 것뿐이었다. 이 안경잡이 젊은 애인은 그의 교주 사비나가 보낸 셈이다.
프란츠는 유럽의 열다섯 호텔과 미국의 한 호텔에서 사비나의 몸 위에서 눈을 감았듯이 눈을 꼭 감았다.
제4부 영혼과 육체
제1장
새벽 1시 30분쯤에 돌아온 테레자는 욕실로 가서 잠옷을 입고 토마시 곁에 누웠다.
제2장
라디오에서는 이민 간 체코인에 대한 내용이었다.
둡체크를 비웃는 대목을 두드러지게 하려 애썼다.
제3장
외국 군대와 맞서던 그 집요함으로, 그들의 우산은 뻔뻔하게도 한치의 양보도 하지 않는 것이다.
제4장
이 세상이 집단수용소로 바뀌었다고. 테레자는 그녀가 가족과 어떻게 살았는지 표현하기 위해서 거의 유년기부터 이 단어를 사용했다.
제5장
테레자는 바람을 쐬러 나갔다. 그녀는 블타바 강 위에 떠 있는 몇 제곱미터에 달하는 부교 위에 섰다.
제6장
그녀는 밤 새도록 토마시의 머리카락에서 풍기는 다른 여자의 은밀한 냄새를 속수무책으로 맡을 수밖에 없었다.
제7장
테레사는 1시 30분에 집에 도착했다. 토마시는 이미 잠들어 있었다. 그의 머리카락에서 여자 냄새가 났다.
제8장
애교란 무엇인가? 딱히 그 실현 가능성을 확신할 수 없지만 성적 접근이 가능하다는 것을 암시하는 행동이라 할 수 있다. 달리 말하자면 애교란 성교가 보장되지 않는 약속이다.
제9장
열여섯 살쯤 된 남자 아이가 카운터 앞 빈 의자에 앉았다. "당신 다리가 멋진데요." 그녀가 화를 냈다.
제10장
프라하의 가장 흉한 동네에서 뭘 하고 있는 거죠?
제11장
토마시, 더 이상 못 참겠어.
바오로 산 꼭대기에 올라가 보면 알거야.
제12장
프라하의 중심부에 우뚝 솟은 녹색 언덕인 바오로 산에 오른 그녀는 그곳에 아무도 없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죽음을 희망한 세 번째 남자가 풀밭 위에 쓰러졌다.
제13장
"아니에요! 이건 나의 뜻이 아니에요."
사내는 즉시 총구를 내렸다.
테레자는 얼굴을 돌리고 울음을 떠트렸다.
제14장
토마시는 그녀를 죽음으로 내몰았다.
다른 누군가만이 그녀를 도울 수 있었다!
제15장
기술자가 그녀를 집으로 초대했다.
제16장
테레자는 책이 가득한 책꽂이에 완전히 가린 벽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책이 수백 권 있었다.
제17장
그는 나머지 단추는 그녀 스스로 끄르길 기대하며 그녀의 블라우스 단추 하나를 끌렀다.
제18장
변기 위에 앉아 있는 그녀 육체보다 더 비참한 것은 이 세상에 없다.
제19장
그녀는 방으로 들어가 흩어진 그녀의 옷가지를 주워 황급히 옷을 입고 밖으로 나갔다.
제20장
그녀는 카레닌과 함께 장을 보고 돌아왔다.
제21장
욕조 가장자리에 앉은 그녀는 죽어 가는 까마귀로부터 눈길을 뗄 수 없었다.
제22장
그녀는 며칠 내로 기술자가 바에 와서 자신을 초대해 주길 간절히 바랐다!
제23장
한 달이 흘러도 기술자는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제24장
대사가 말했다. "그자는 경찰일 겁니다."
제25장
대개의 경우 사람들은 고통에서 벗어나려고 미래로 도망친다.
제26장
테레자는 모든 사물, 모든 사람들이 변장을 하고 나타났다고 생각했다.
제27장
예전에 토마시가 수술을 해 준 오십 대 남자가 나타났다. 협동농장 대표로 뽑혔다고 한다.
제28장
이 건물은 그녀의 정조라는 단 하나의 기둥으로 지탱 되고 있다.
그들의 사랑은 제국과도 같아서 제국을 떠받치는 이념이 사라지면 이념과 함께 제국도 멸망하는 것이다.
제29장
그녀는 블타바 강을 보고 싶어 둑 쪽으로 나갔다.
물은 수 세기 동안 흘렀고, 인간의 역사는 강변에서 이루어졌다. 역사는 다음날 잊혔고, 강물은 그 흐름을 멈추지 않았다.
제5부 가벼움과 무거움
제1장
토마시는 테레자를 버림받은 아기의 이미지를 간직하며,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을 찾은 것이다.
제2장
권좌에 앉은 바보가, 단지 그가 바보라는 사실 하나로 모든 책임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제3장
취리히에서 프라하로 돌아온 토마시는 같은 병원에서 자기 자리로 복귀했다. 그런데 오이디푸스에 대해 썼던 기사의 철회를 강요받는다.
제4장
그는 병원에서 가장 뛰어난 외과의사로 인정받았다.
모든 사람이 그가 철회서를 쓰기를 바란다고 느꼈다.
얼마 후 토마시는 병원을 떠나야만 했다.
제5장
그는 우선 프라하에서 80km 떨어진 시골 병원에서 일자리를 찾았다.
제6장
그는 사직서를 썼다. 이 경우 소위 그가 썼다는 철회서는 신빙성을 절대적으로 상실할 테니까.
그래서 그는 유리창 닦는 노동자가 되었다.
제7장
몇 년 전 취리히에서 프라하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테레자에 대한 사랑을 생각하며 "es muss sein !"이라고 나지막하게 되뇌었다.
제8장
토마시는 테레자를 즐겁게 해 주기 위해 다시 베토벤을 좋아하기 시작했지만 음악에 푹 빠진 애호가도 아니었고, 과연 베토벤의 그 유명한 "muss es sein?es muss sein !"에 얽힌 얘기를 아는지 의심스럽다.
작품번호 135의 마지막 4악장 "그래야만 한다!"
제9장
대충 이백 명쯤 될거야.
제10장
수많은 여자를 추구하는 남자는 두 범주로 나뉜다.
여자에게서 자기 고유의 꿈을 찾는 낭만적 집착과,
객관적 여성 세계가 지닌 무한한 다양성을 수중에 넣고자 하는 바람둥이형 집착이다.
제11장
기린과 황새를 닮은 여자의 야릇한 비대칭성을 생각만 해도 그는 흥분했다.
그녀가 두 번째로 그를 초대했을 때 이미 테이블 위에는 포도주 한 병과 잔 두 개가 있었다.
제12장
한 여자가 언어를 통해 우리의 시적 기억에 아로새겨지는 순간, 사랑은 시작되는 것이다.
제13장
토마시는 웃지 않고 말하며 젊은 남자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는 토마시의 아들이었다. 그는 함정에 초대된 것이다. 그는 아들에게 말을 한 번도 건넨 적이 없었다. 악수를 한것도 처음이었다.
제14장
불행히도 오로지 한 명의 희생자만 낳은 테러였지. 그게 바로 나야. 그 기사 때문에 나는 더 이상 환자들을 수술할 수 없게 되었어.
미안합니다. 서명하지 않겠습니다.
제15장
며칠 후 모든 신문이 탄원서에 대해 떠들었다.
서명한 인사들의 이름이 공개되었고, 등골을 오싹하게 하는 중상모략이 뒤따랐다.
제16장
인간이 전생의 체험을 완벽하게 기억한다고, 다음 생이 더 성숙해질까?
비관주의자란 그런 것을 믿지 않는 자이다.
제17장
토마시는 어린 시절 쥘 베른의 유명한 소설 <이 년간의 휴가>를 무척이나 좋아 했다.
제18장
그는 테레자를 보지 않기 위해 발작적으로 시선을 도로에 고정했다. 그는 그녀를 원망했던 것이다.
제19장
러시아 군대가 토마시의 나라를 침공한 이래 오 년 동안 프라하는 무척 변했다.
친구들 중 반은 이민을 갔고, 남았던 반은 죽었다.
제20장
예전에 동료들이 그가 비겁하다고 생각하고 그를 경멸했을 때, 그들은 모두 그에게 웃어 보였다. 그를 더 이상 경멸할 수 없고 심지어 존경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 된 지금, 그들은 토마시를 피하는 것이다.
제21장
"시골로" 하고 테레자가 말했다.
거기 가면 조그만 오두막에 손바닥만 한 정원도 가질테고 카러닌도 좋아할 거야.
다만 당신은 시골에서 나하고만 지낼 테니 괴롭겠지.
제22장
꿈꾸는 남자는 어떤 꿈을 꾸든 항상 발기상태다.
제23장
그런데 훗날 그에게 숙명적인 여자, 자신의 또 다른 반쪽을 진짜 만난다면 무슨 일이 벌이질까? 누구에게 호감을 주어야 할 것인가? 바구니 속에서 발견한 여자인가? 아니면 플라톤 신화의 여자인가?
제6부 대장정
제1장
1980년 <선데이 타임>에 실린 기사를 읽고서야 사람들은 스탈린의 아들 야코프가 어떻게 죽었는 지 알게 되었다.
제2장
스탈린의 아들은 편안하게 살지 못했다. 추정하건대
그를 낳은 여자를 그의 아버지가 총살했기 때문이다.
제3장
예수는 "먹고 마시지만 절대 똥은 싸지 않는다"
똥은 악의 문제보다 더욱 골치 아픈 신학 문제다.
제4장
인간은 천국에서 추방되면서 수치심을 일으키는 것을 감추기 시작했고, 추한 것을 발견하자마자 흥분도 발견한 것이다.
제5장
똥이 부정되고 마치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각자가 처신하는 세계라는 결론이 도출된다.
이러한 미학적 이상은 독일어로 키치라고 불린다.
제6장
공산주의에 대한 사비나의 첫 번째 내면적 저항은 윤리적인 것이 아니라 미학적인 성격을 지녔다.
공산주의가 뒤집어쓰고 있는 아름다움의 가면, 달리말하자면 공산주의라는 키치였다.
이러한 키치의 모델은 5월 1일 축제였다.
제7장
십여 년 후 사비나는 친구인 미국 상원의원과 관광을 나갔다. 체육관, 잔디밭, 그리고 어린아이들 "내가 행복이라 부르는 것이 바로 저런 것입니다."
그러나 그 순간 사비나는 프라하 광장의 연단에 서 있는 상원의원의 모습을 상상했다.
제8장
키치의 왕국에서는 가슴이 독재를 행사한다.
제9장
키치는 모든 정치인, 모든 정치 행위의 미학적 이상이다.
제10장
키치는 죽음을 은폐하는 병풍이다.
제11장
전체주의적인 키치 왕국에서 대답은 미리 주어져 있으며, 모든 새로운 질문은 배제된다.
제12장
우리가 아무리 키치를 경멸해도 키치는 인간조건의 한 부분이다.
제13장
키치의 원천은 존재에 대한 확고부동한 동의다.
제14장
어느 날 친구들이 파리에서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들은 캄보디아에서 행진을 주최했고 프란츠도 여기에 합류하라고 권했다.
제15장
비행기가 방콕에 도착했다.
프란츠가 끼여 있던 프랑스 지식인들은 따돌림을 당해 모욕감을 느꼈다. 감탄스러울 정도로 자연스럽게 미국인들이 주도권을 잡고 있었다.
제16장
소련 연방국이라고 불리는 나라가 자행한 범죄가 너무도 추악해졌을 때, 좌익 인사는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었다.
제17장
이튿날 아침 그들은 모두 버스를 타고 태국 전 지역을 횡단하여 캄보디아 국경으로 갔다.
제18장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기미가 감돌았다.
대열 끝에 있던 미국인 여배우가 뛰기 시작했다.
제19장
미국의 유명한 사진작가는 여배우와 가수를 한꺼번에 앵글에 잡으려고 논 쪽으로 뒷걸음질쳐 달리다가 지뢰를 밟은 것이다.
제20장
국경선은 작은 강으로 이루어졌다.
통역관이 강 건너편을 항해 크메르어로 소리쳤다.
내정 간섭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고, 유일한 동기는 생명에 대한 배려라고 했다. 대답은 침묵이었다.
제21장
통역관은 두 번째로 확성기를 잡고 소리쳤다. 첫 번째처럼 묵묵부답이었고, 커다란 침묵 뿐이었다.
제22장
프란츠는 태국과 캄보디아 사이의 다리로부터 몇 발짝 떨어진 곳에 있었는데, 다리로 뛰어가 하늘을 향해 끔찍한 욕설을 퍼붓고는 요란한 총성 속에서 죽고 싶다는 엄청난 욕망에 사로잡혔다.
제23장
우리 모두는 우리 자신을 도와주는 누군가를 필요로 한다.
제24장
이 소설에서 프란츠와 시몽(토미시의 아들)은 몽상가 들이다.
제25장
사비나는 캘리포니아로 가서 정착했다.
제26장
소르본 대학 친구는 프란츠에게 함께 저녁 시간을 보내자고 했으나, 그는 혼자 있고 싶었다.
어두워지자 그는 밖으로 나갔다. 그는 끊임없이 사비나를 생각했고 그녀의 긴 시선을 느꼈다.
제27장
죽은 프란츠는 이전에는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지만마침내 법적 부인의 손 안에 들어갔다.
제28장
그는 협동 농장 조합장으로부터 전보를 받자마자 오토바이에 올라타고 길을 나섰다. 그는 아버지의 묘비에 "그는 지상에서 하느님의 왕국을 원했다." 라고 새기도록 했다.
토마시는 정의가 군림하는 세계를 갈구했다.
프란츠의 비석에는 "오랜 방황 끝의 귀환"이 보인다.
제29장
키치란 존재와 망각 사이에 있는 환승역이다.
제7부 카레닌의 미소
제1장
그들은 도시에 정착하려고 떠나는 한 농부에게서 정원이 딸린 작은 집을 사려고 자동차, 텔레비젼, 라디오를 팔았다.
제2장
그녀는 바람피운 것보다 개에 대한 사랑을 더욱 조심스럽게 감춰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쓸쓸하게 웃었다.
니체는 말馬에게 다가가 데카르트를 용서해 달라고 빌었던 것이다. 그의 광기는 그가 말을 위해 울었던 그순간 시작되었다.
제3장
이 으르릉거리는 소리는 카레닌의 미소였고, 그들은 최대한 오랫동안 그 미소를 지속하고 싶었다.
제4장
테레자는 카레닌에게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다.
우리가 사랑할 수 없다면, 그것은 아마도 우리가 사랑받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아무런 요구 없이 타인에게 다가가 단지 그의 존재만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무엇(사랑)을 원하기 때문일 것이다.
제5장
여기 카레닌이 쉬고 있다. 그는 작은 크로아상 두 개와 벌 한 마리를 낳았다.
제6장
테레자는 자기가 목표를 달성했음을 알았다.
그녀는 소파에 누워 토끼에 얼굴을 비볐다.
제7장
어느 날 어떤 결심을 하면 왜 그런 결심을 했는지조차 모르면서 그 결심에는 자기 고유의 관성이 생겨. 세월이 흐를수록 그것을 바꾸는 게 더 힘들어.
테레자는 토마시를 위해 예쁜 옷을 차려입었다.
테레자, 내가 이 곳에서 얼마나 행복한지 당신은 모르겠어?
이 행복은 우리가 함께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 주요 등장 인물 ♤
토마시 : 의사 -> 청소부
테레자 : 사진작가, 토마시의 부인
사비나 : 화가, 토마시의 情婦
프란츠 : 교수, 사비나의 애인
♤ 밀란 쿤데라 Milan Kundera ♤
1929년 체코 브르노 生
1949년 시집《넓은 정원 같은 인간》발표
1958년 프라하 예술대학 영화학과 교수
1967년《농담》발표
1975년 프랑스에 정착
1979년《웃음과 망각에 관한 책》발표
1984년《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발표
2007년 체코국립문학상
2014년《무의미의 축제》발표
2020년 프란츠 카프카상
2023년 프랑스 파리 卒
♤ 영화 프라하의 봄 1988 ♤
The Unbearable Lightness of Being, 1988
감독_필립 카우프먼
토마스_다니엘 데이 루이스
테레사_줄리엣 비노쉬
사비나_레나 올린
프란츠_데렉 드 린트
1968년 체코 프라하
유능한 의사 토마스는 여성 편력으로도 유명하다.
여러 여자들과 육체 관계만을 즐기는 토마스였지만, 자유로운 영혼의 화가 사비나와는 특별한 관계를 이어 가고 있다.
한편, 작은 도시의 병원에 들리면서 묵은 호텔의 바에서 토마스는 엉뚱하고 순수한 테레사를 만나고, 두 사람은 격렬한 밤을 보낸다.
토마스는 사비나에게 테레사의 일자리를 부탁하며, 토마스와 사비나의 관계를 안 테레사는 질투에 휩싸인다.
그러는 사이 소련이 프라하를 침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