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 첫 번째 금요일을 교화행사 하는 날로 정해 놓았지만 이번 달은 특별히 장애인의 날로 행사 날짜를 잡았기에 지난달 안양교도소를 다녀온 후 한 달이 무척 길다.
지난달 행사를 마치고 나오다가 교무과장님과 잠깐동안 면담하는 시간을 갖게 되어 장애인의 날 행사 때는 조금이라도 편의를 봐주시겠다는 약속이 되어 있었다.
덕분에 이번 달에는 장애인 재소자들이 먹고 싶어하는 통닭까지도 마련해 갈 수 있었다.
오늘 행사를 앞두고, 마음은 있지만 시간이나 환경이 허락되지 않아 교도소 행사에 참여할 수 없는 회원들에게 재소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들을 편지로 써 달라는 간사장님의 부탁이 메일과 공지로 올라왔다. 쉼터에서는 오원장님의 수고로 몇 일 전부터 재소자들과 함께 다과로 나눌 떡과 과자들과 음료수 및 과일들이 준비되고 있었을 것이다.
내가 사는 곳과 같은 면에 거주하시는 윤진섭 목사님이 얼마 전에 자오쉼터 카페에 가입하신 것을 알았다. 가까운데 사시는 목사님이 가입하셨으니 행복하다. 5월 1일 자오의 날 행사를 앞둔 금식기도에도 동참해 주시고, 좋은 글을 올려주시는 분이 뵙고 싶기도 했는데 어떻게 연락이 닿았는지 오늘 안양교도소 행사에 함께 해 주시기로 해서 목사님 차로 갈 생각으로 남편 차를 출근 시켰다. 아침에 목사님과 연락을 해보니 아차, 목사님은 나를 믿고 계신다. 급하게 우리 목사님의 전화번호로 SOS를 쳤는데 통화중이다. 잠시 끊고 기다리는데 윤목사님께서 교회 집사 님의 차를 수배했다고 전화를 주셨다. 우여곡절 끝에 함께 타고 안양으로 출발. 어휴, 이 길치를 어디다 써먹나? 안양에 다 들어가서 헤매기 시작했다. 몇 년째 온 길을...... 구제 불능이다. 그래도 일찍 출발한 덕분에 일찍 정문 앞에 도착해서 인사도 나누고 다른 분들을 기다릴 수 있었다. 총 방문자 13명.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3~4명이 행사를 위해 방문한 적도 많았는데 여느 때보다 많은 숫자다. 감사하다. 두 대의 차에 나눠 타고 교도소 정문을 통과하여 담당 교도관의 안내를 받으며 예배당으로 들어간다.
벌써 많은 재소자들이 나와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평소 80여명 정도가 나왔는데 지난달부터 120명으로 늘고, 이번 달에는 130여명이 나온다고 한다. 이번 달에는 방문자도 많고 재소자들도 많다. 이래서는 제대로 된 교화가 이루어질 수 없다. 다음 달 부터는 40여명 정도만 선발해서 행사를 이끄시겠다는 간사장님의 선언이 내려졌다. 마음이 아프다. 자오나눔선교회를 기다리고 정말 예배를 사모하고 행사를 원해서 나오고 싶어하는 많은 사람들을 다 수용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손에 손을 잡고 하나가 되는 찬양으로 행사가 시작되고 있다. 오늘 처음 참석하신 곤지암 봉현교회 윤진섭 목사님의 기도로 마음을 모으고, 남양주 그사랑교회 윤건주 목사님의 노련하신 설교로 1부 예배를 마치고, 재소자들에게 많은 시간을 할애하려고 했던 2부 순서가 진행된다.
2부 순서가 진행되는 동안 봉사자들 일부는 예배당 뒤쪽에서 다과를 준비한다. 각 개의 접시 위에 절편, 인절미, 꿀떡이 놓여지고, 쵸콜렛, 사탕, 과자, 과일과 기다리던 통닭이 몇 조각씩 얹혀져 푸짐하고 색깔이 고와 먹음직스럽다. 그 분들이 좋아하는 커피와 콜라도 준비되었다. 하필이면 오늘 자오의 날을 위한 40인 40일 릴레이 금식기도를 하고 계시는 윤건주 목사님께는 죄송하지만 먹는 시간만큼 행복한 시간도 없다.
회원들의 편지 중 어느 전도사님의 감동적인 간증이 담긴 편지가 숙연한 분위기 속에 낭송됐고, 성경 필사를 두 번 끝낸 장애인 재소자에게 표창장과 상금 10만원이 수여됐다. 지난달에는 찬양대회에서 받은 상금을 연고 없는 다른 재소자에게 주고 싶다고 해서 감동 받은 적이 있었다. 상금을 어디에 쓸 거냐고 물으니 얼마 전에 작은 수술을 하고 나서 필요한 약을 계속 먹어야 하는데 약 살 돈 8만원이 없어서 기도하고 있었다고 한다. 이렇게 채워 주시니 감사하다고 하는 분에게 늘 오늘처럼 감사하면서 하나님 안에 살아가길 기도한다.
방문자 중 한 분이 몸 찬양으로 영광을 돌리고, 두 분 듀엣으로 특송이 이어지고, 재소자들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을 알리는 내용의 두 통의 편지가 낭송된다. 어느덧 아쉬운 시간이 지나가고 있다. 자오나눔선교회를 위해 기도해 달라는 말로 인사 마무리를 하고, 윤진섭 목사님의 기도와 교도관님의 마무리 인사가 끝나고 자리에서 일어선다.
그들을 선택해 교도소로 부르시고, 사회의 가장 절망적이라고 할 수 있는 교도소 안에서 그들을 만나 주신 하나님, 그 사랑을 언제나 붙잡고 살아가시길 기도하며 다음 달을 기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