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발달장애를 가진 한 청년이 있습니다. 그는 매일 아침 조촐한 직장으로 출근을 합니다. 함께 일하는 19명의 장애인 동료들도 기쁘게 하루를 시작합니다. 다 함께 아침체조를 마치고 하루 일과를 공유합니다. 오늘은 일주일치 식재료를 사러 마트를 가고 오후에는 요가가 있습니다. 그러고 나면 각 자 자기의 일을 시작합니다. 이 곳은 모둠견과를 만드는 일을 합니다. 물론 견과류가 달리는 나무를 가꾸고 열매를 자라게 하는 일은 땅과 하늘과 농부의 몫이고요. 도토리는 그 달고 고소한 열매들을 모아 담는 일을 합니다.
발달장애를 가졌다는 것은 어쩔 수 없이 우리가 사는 환경에서 제약을 경험하게 합니다. 쉽게 될 것 같은 수세기나 담기가 생각만큼 자연스럽게 되지 않습니다. 어울려 살기 위해 필요한 적응행동이 없어서 다른 이들을 놀라게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보호된 환경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모여서 함께 일하는 이 곳, 바로 장애인직업재활시설 도토리보호작업장입니다.
발달장애인이 꿈꾸는 일터가 되는 것, 도토리보호작업장이 존재하는 이유입니다. 장애라는 제약 앞에 무릎 꿇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을 함께 하고, 즐기고 싶은 생활을 함께 나누는 곳입니다. 우리는 장애인과 작업장에 대한 세상의 수많은 오해와 편견에도 불구하고 누구보다 행복한 사람, 행복한 공간이 되고자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장애가 있기 전에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차이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지만 같음에 대한 존중도 필요합니다. 우리도 귀하고 아름다운 본성을 가진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도토리견과를 소개한 홈페이지에는 이런 글이 있습니다.
우리는, 당신도 행복하면 좋겠습니다.
도토리 견과는 행복한 사람들이 만듭니다. 남들과 비교하지 않고 작고 소소한 즐거움을 발견할 줄 아는 사람들. 아름다운 음악을 듣고 자란 식물이 좋은 열매를 맺는 것처럼 행복한 사람들이 만든 견과류는 더욱 귀하고 맛납니다. 그래서 우리의 견과류가 당신을 행복하게 하면 좋겠습니다.
보호된 환경에 있다고 분리를 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누구보다 세상과 사람들과 연결되기를 바라는 이 곳에 많은 이들의 관심과 연대가 함께 하기를 꿈꿔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