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연가] 08
S#1. 산정상 레스토랑 (밤)
마주 보고 싸우고 있는 민형과 유진.
민형 : 나한테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었죠? 그래요. 나, 사랑이 뭔지 몰라요.
하지만 내가 볼때는 유진씨가 그 죽은 사람 생각하는 것도 사랑 아니에요.
유진 : (눈가에 물기가 번진다. 이 앙다물고) 이제 그만하죠.
민형 : (강한 감정) 그건 사랑이 아니라 집착이고 미련이고 자기 연민이에요. 왜 그걸 몰라요?
그 사람은 죽은 사람이라구요!
유진 : (귀막고 소리지르듯) 그만해요! 제발! 제발 그만해요!!! 도대체 나한테 왜 이러는 거에요!
나한테 왜 이러는 거냐구요!!!
민형 : (자기도 모르게 버럭) 당신을 사랑하니까!
유진 : (!!)
민형 : (자신도 멍하다가.... 진심으로 깨닫는) 내가....내가 유진씨 사랑하니까요.....
놀란 유진의 얼굴
S#2. 레스토랑 밖 (밤)
눈보라 휘몰아치는 밤 (혹은 강풍). 유진이 문을 열고 뛰쳐 나온다.
유진, 눈에 푹푹 빠지면서도 계속해서 정신없이 달려간다.
마침내 눈밭에 넘어지고 마는데...
온통 눈범벅이 되어 주저앉은 유진이 고개를 들면- 온통 눈물에 젖어있다.
혼란스러운.... 별들이 눈물로 흐릿하게만 보인다.
S#3. 레스토랑 주위 (밤)
민형이 건물 주위를 살피며 유진을 찾고 있다. 어딘가로 유진을 부르며 달려가는 민형의 모습.
S#4. 스키장 일각 (밤)
상혁, 진숙, 정아, 채린, 용국이 앉아있다. 상혁, 불안한데... 그때 김차장이 뛰어온다.
김차장 : 오늘밤은 바람 때문에 절대 운행할 수 없다는데요.
일동 : (낭패한 표정)
김차장 : ... 너무 걱정마세요. 거기 난로도 있으니까 견딜만 할거에요.
그리고 혼자 있는 거 아니고 민형이도 있으니까 (하는데)
상혁 : (갑자기 벌떡 일어나며) 아무래도 내가 가봐야겠어. 이렇게 가만히 있을 순 없어.
상혁, 겉옷을 들고 뛰쳐나간다. "상혁아!" 쫓아 달려가는 용국.
걱정스럽게 뒷모습을 보는 정아와 진숙.
팔짱을 끼고 미동도 않은 채 앉아있는 채린의 독기어린 표정.
S#5. 공터 (밤)
눈보라가 몰아치는 넓은 공터. 산을 향해 달려가는 상혁. 상혁을 부르며 쫓아오는 용국.
용국 : (붙잡으며) 야 임마! 거길 어떻게 걸어서 간다고 이러는 거야!
상혁 : 이거 놔. 상관없어. 갈 거야.
용국 : 내일 아침이면 된다잖아. 기다려!
상혁 : 기다려? (세게) 난 기다릴 수 없어! 나 가야 돼! 가야 된다구!
용국 : (상혁 잡고 버럭) 김상혁! 너 도대체 왜 이래? 정신 좀 차려!
상혁 : (용국을 뿌리치며) 이거 못 놔? 놓으란 말이야!!
실성한 사람처럼 뛰쳐가려는 상혁을 한 대 퍽 치는 용국. 정신이 드는 듯 멍해진 상혁.
휘몰아치는 눈보라 속에 선 두 사람.......
상혁, 털썩 주저앉는다. 용국, 상혁의 앞에 앉으며 어깨에 손얹는다.
용국 : (마음 아프다) 상혁아.... 괜찮을거야.... ...유진이 괜찮을거야...
산꼭대기를 바라보는 상혁의 표정.
S#6. 산 일각 (밤)
민형이 땀에 젖은 얼굴로 주위를 돌러보며 유진을 찾지만 유진은 보이지 않는다.
S#7. 레스토랑 앞 (밤)
민형, 숨 헉헉거리며 오는데 레스토랑 앞에 눈발자국이 가득 보인다. 유진이 들어온 것처럼...
민형, 눈이 커지며 문을 열고 뛰어 들어간다.
S#8. 레스토랑 안 (밤)
민형, 들어가면 벽난로 앞의 의자에 쭈그린 채 앉아 잠든 유진의 모습.
눈물자국 남아 초췌한 모습으로 잠든 유진을 바라보는 민형.... 안도와 안타까움.....
민형, 다가가서 자신의 잠바를 벗어서 유진에게 덮어준다.
유진의 얼굴을 한참 들여다보다가 민형, 발길을 돌린다. 잠든 유진의 얼굴.
S#9. 풍경 (새벽)
어슴푸레하게 밝아오는 새벽산의 풍경.
S#10. 레스토랑 안 (아침)
레스토랑 구석. 쭈그린 채 새우잠을 자던 유진이 눈을 뜨면 민형의 옷이 덮혀있다.
둘러보면 민형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S#11. 레스토랑 앞 (아침)
삐그덕- 문을 열고 나오는 유진. 눈보라는 그치고 온통 눈으로 덮힌 주변.
유진은 눈 위에 민형의 발자국이 나있는 걸 본다. 어딘가로 길게 이어진 민형의 발자국.
민형의 발자국을 가만히 바라보던 유진은 민형의 발자국과 반대방향으로 걸음을 옮긴다.
유진의 걸음 뒤를 따라 움푹움푹 패이는 발자국들.
민형이 레스토랑을 향해서 걸어 들어온다.
민형,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다가 흰 눈 위에 길게 난 유진의 발자국을 본다.
유진이 남겨놓은 발자국을 따라가는 민형.
S#12. 산 정상 일각 (아침)
산정상의 벌판 같은 곳에 혼자 선 유진. 바람을 맞으며 서 있다.
민형(소리) : 어젯밤에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요?
유진 : (돌아보면 민형이다)
민형 : 밤에 산 속에서 길 잃으면 찾기 힘들어요. (부드럽고 걱정어린) ...앞으론 그러지 마요.
유진 : .... 그만 내려가죠. (걸음을 떼려고 하는데)
민형(소리) : 어제일, 미안하다고 말하지 않을래요.
유진 : (민형을 본다)
민형 : (솔직하고 담백한) 내가 유진씨 마음 아프게 한 건 알지만.... 그래도 얘기해주고 싶었어요.
.......후회하지 않아요.
유진, 슬프게 민형을 본다....... 미안하고 마음아픈....
유진 : (아무렇지 않게 말하려고 애쓰는) ....... 늘 궁금했어요..... 준상이가 살아있다면
지금 어떤 모습일까..... 나는 열여덟살의 준상이 밖에 모르는데......
나처럼 스물 여덟살이 되었다면 어떤 모습일까...... 민형씨 통해서 준상이 모습 볼 수 있었던 거....
사실은 기뻤어요. (민형 보며) ......하지만... 나.... 민형씨한테 아무 감정 없어요.
오해하게 했다면 미안해요.
말을 마친 유진, 민형 옆을 스쳐 지나가려고 하는데 손을 내밀어 꾹! 유진의 팔목을 잡는 민형.
민형 : (앞만 보며) 날 좋아한 적은 한 번도 없었나요?
유진 : .........!!!
민형 : (돌아보며 ...... 아픈) ....강준상이 아닌 이민형으로 날 좋아한 적은..... 정말 한 번도 없었나요....?
S#13. 곤돌라 (아침)
기이잉 눈을 인 채 올라오는 곤돌라.
초조한 표정의 상혁과 채린이 곤돌라에서 뛰어내린다.
S#14. 레스토랑 안 (아침)
문을 열고 뛰쳐 들어오는 상혁과 채린. "유진아!" "민형씨!" 부르며 찾는데 아무도 없다.
얼굴 마주보고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는 상혁과 채린
S#15. 산정상 일각 (아침)
민형과 유진이 서 있다. 유진, 혼란스런 눈빛으로 민형을 보다가-
유진 : ......없었어요. 이민형씨, 좋아한 적 없었어요.
민형 : 진심이에요?
유진 : .......진심.... 이에요.... 아무도 준상이를 대신할 수 없어요.
민형 : ......그럼.... 상혁씨는 뭐죠?
유진 : (쿵!) ......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민형 : (안타깝다) .......지금 유진씨가 사랑하는 사람은 누구에요?
유진 : .....!!!
민형 : (유진의 어깨를 꽉 붙들며) .....얘기해봐요 누구죠?
유진 : (당황... 뿌리치는) 이, 이거 놔요.
민형 : (더 꽉 잡으며) 말해줘요. 유진씨 마음에 담긴 사람....... 누구에요?
유진 : (흔들리는 눈빛으로 민형을 보는데)
상혁(소리) : (낮고 분노에 찬) 그 손 놓으시죠.
놀라는 민형과 유진, 돌아보면 상혁이 서 있다.
유진 : ...상혁아.....!!
상혁 : (민형을 노려보며 싸늘하게) 유진이 나랑 결혼할 사람입니다. 이런 식으로 행동하는 거,
너무 무례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유진 손 끌며) 가자.
민형(소리) : (싸늘하지 않게) 아직 유진씨 대답 듣지 못했어요. (유진의 뒷모습을 보며) 대답해봐요.
유진씨가 사랑하는 사람....누구죠?
유진 : (표정)
상혁 : (분노를 참으며 다가선다) .......당신이 그걸 왜 궁금해하죠?
민형 : (담담하고 단호한) 유진씨를 사랑하니까요.
상혁 : (순간 놀라는!! 이내 멱살 잡으며) 뭐라구? 다시 한 번 말해봐!
유진 : (놀라서) 상혁아!
민형 : 당신은 궁금하지 않나요? 유진씨가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 누굴지?
유진 : 그만해요! 그만해요! 이민형씨! (상혁 말리며) 상혁아 가자!!
상혁 : (눈빛 파르르 노려보는!) ........ 다시는 유진이한테 접근하지마. (이 악물고) 내가 허락하지 않아!
확 밀 듯 민형을 놓는 상혁, 유진의 손을 잡아끌고 멀어진다. 그 자리에 멍하게 서있는 민형.
그리고....... 전나무 숲 쪽에서 이야기를 듣고 있던 채린의 굳은 표정.
S#16. 레스토랑 (오전)
민형이 들어온다. 민형, 유진이 남겨놓은 자신의 옷을 집어들고 생각에 잠기는데
채린(소리) : 기다린 댓가가 고작 이거야?
민형 : (돌아본다)
팔짱을 낀 채 구석에 앉아있는 채린. 멈칫!하는 민형. 채린 일어나서 민형을 향해 다가와선다.
채린 : (노려보는) 민형씨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
민형 : (묵묵히 옷 개키며) .......언제 왔니?
채린 : (이 악물고 씹듯) .......유진일 사랑한다구.......!? 그게 말이나 되는소리야?
민형 : ......
채린 : 민형씨 지금 착각하는 거야. 유진인 민형씨를 바라본 게 아니야. 준상이지 민형씨가 아니라구.
민형 : ......알아.
채린 : 알아? 아는 사람이 왜 그래? (발악하듯) 왜 그러는 건데!
민형 : 채린아....!
채린 : (눈물 글썽) 나, 정말 민형씨한테 이것 밖에 안되는 사람이었어? 이것밖에 안되는 사람이었냐구!!!
주먹 꾹 쥔 채 선 채린. 그런 채린을 아픈 표정으로 바라보는 민형.
민형 : (마음아프지만 어쩔 수없는) ......사람에겐 누구나..... 마음을 묶어놓은 끈이 하나씩 있어.
채린 : .......!
민형 : (혼잣말 하듯) 누굴 만나도 이 매듭만큼은 풀지 말아야지... (가슴을 짚으며) 이 안의 텅빈 공간
만큼은 누구도 들이지 말아야지........ 그런데 나도 모르게 누군가를 향해서 내 마음의 끈이
풀려나갈 때가 있어....
채린 : (불안해서 외면하는) 그만해. 듣고 싶지 않아.
민형 : 그 끈의 끝이 어디에 닿을지는 나도 몰라.... 하지만 이건 알아.
한번 풀린 실타래는 다시는 감을 수 없어. .......내 의지로는.
채린 : 됐어. 그만해! (목소리 떨린다) 나, 갈래. 나중에 얘기해. (하면서 나가려고 하는데)
민형 : 채린아!!
채린 : (멈춰서.... 숨 멎을 듯 불안한데)
민형 : ..... 헤어지자.
채린 : (눈 감아 버린다)
S#17. 유진의 방 (오전)
상혁이 가방에 유진의 짐을 쓸어담고 있다.
유진 : (어쩔 줄 몰라하며) 상혁아, 너 뭐하는 거야....?
상혁 : (옷장 열고 옷을 죄다 꺼낸다) 더 이상 너 여기 둘 수 없어. 서울로 가자.
유진 : (상혁 잡으며) 상혁아....이러지마!
상혁 : (무시하고) 중요한 것들만 챙기고 나머지는 정아 누나한테 보내달라고 해.
안되면 다음에 내가 와서 한꺼번에 옮겨다줄게.
유진 : 제발 이러지 마..... 나, 그럴 수 없어.
상혁 : (멈추고 날카롭게) .....왜?!
유진 : ......이 일 나한테 소중하다는 거, 너도 알잖아.
상혁 : (시니컬한) 이민형 그 사람 옆에 있고 싶은 게 아니고?
유진 : (안색변한다) 상혁아!!!
상혁 : (치밀어오르는) .....나는 너한테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니가 그 사람한테 어떻게 보였길래
그 사람이 나한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어? .......어떻게 널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는 거냐구?!
유진 : (표정!)
S#18. 주차장 (오전)
가방을 들고 유진을 끌고 가는 상혁. 유진은 버둥거리지만 상혁의 힘에 끌려가기만 한다.
유진 : (상혁을 잡으며) 상혁아! 얘기 좀 해!
상혁 : (뒷좌석에 짐을 던져넣으며) 가면서 말 해. 어서 타.
유진 : (멈춰서서) 제발 상혁아!
상혁 : (돌아본다)
유진 : .....너, 나 못 믿는 거니?
상혁 : ......
유진 : 그런 거니?
상혁 : ...... 그래. 못믿어. 너, 지금 흔들리고 있잖아.
유진 : 상혁아. 나 흔들리는 거 아니야. 그런 거 아니라니깐. (안타깝게 보는데)
상혁 : (눈빛 흐려지며) 그런데 아까 왜 대답 못했니....?
유진 : .....!!
상혁 : .....이민형씨가.... 사랑하는 사람 누구냐고 물어볼 때... 왜 대답 못한 거야..?
유진 : .........
상혁 : (슬프게 물기 고여서) 니가 사랑하는 사람.... 나 맞는거니?
유진 : (멍해지는 눈빛)
상혁 : (상처받은 표정)
상혁, 거칠게 차문을 열고 올라탄다.
이때 민형이 걸어오다가 유진과 상혁의 모습을 보게 된다. 민형의 시점으로-
상혁, 거칠게 시동 걸고 유진은 창문을 두드리며 "상혁아.... 내 얘기 좀 들어봐" 하면서 발을 동동 구른다.
상혁, 쳐다도 안보고 차를 급히 출발시키면
유진은 "상혁아!" 부르며 차를 따라가다가 황망하게 멈춰선다.
눈물글썽해져서... "상혁아...." 유진, 멍한데... 민형과 눈이 마주친다.
민형에게 성큼성큼 다가서는 유진.
유진 : ........나한테 사랑하는 사람이 누구냐고 물었었죠? 지금 대답할게요.
(독기어린) 내가 사랑해야할 사람은 상혁이에요!
유진, 냉랭하게 스쳐지나가고 민형은 가슴 한 구석이 휑하다.
S#19. 숙소 근처 (오후)
용국과 진숙이 숙소 앞에서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서있다. 걱정되는 진숙.
진숙 : 도대체 다들 어디에 간 거야? 아직도 안내려 왔나?
용국 : 둘이 있다면 된거지 뭐. 우리가 끼어들 상황 아니다.
진숙 : 그래도..... 걱정하는 사람 생각해서 내려왔으면 내려왔다고 말이나 해주지.....
하는데 앞에서 빠른 걸음으로 앞에서 다가오는 채린, 진숙과 용국 앞에 우뚝 서더니-
채린 : (눈이 젖은 채) 정유진 어딨어?
진숙 : 유,유진이는 왜?
채린 : (버럭) 묻는 말에 대답이나 해. 유진이 어딨냐구!
하는데 채린의 시선이 어느 곳에서 멈춘다.
진숙과 용국이 돌아보면 유진이 고개를 숙인채 걸어오고 있다.
채린, 다짜고짜 유진을 향해 다가서더니 유진이 뭐라고 하기도 전에 뺨부터 철썩 때린다.
유진 : (뺨 감싸쥐고 놀라 보는데)
채린 : (눈물 글썽한 채) 나쁜 기집애...... 니가 민형씨한테 나랑 헤어지라고 했니?
유진 : ......!!
채린 : (상처받아서) 니가 무슨 짓을 한데도 난 절대로 민형씨 포기 안할거야. 절대로!
(이 악물고) 너한테 뺏긴 건 준상이 하나로 족해.
유진의 어깨를 치며 가버리는 채린. 용국은 놀라고 진숙은 "유진아"하면서 달려간다.
유진, 눈 꼭 감은 채 미동도 없이 서 있는다. 부들부들 떠는 유진을 어쩌지 못하는 용국과 진숙.
S#20. 셔틀버스 정류장 (밤)
버스 앞에서 작별 인사를 하는 진숙, 용국, 유진.
용국 : 유진아... 너무 맘쓰지 마. 채린이 고것도 지금쯤 후회하고 있을거야....
유진 : (애써 웃으며) 나 괜찮아. 걱정하지마....
진숙 : (괜히 화난다) 정말 상혁이도 너무 한다.... 그렇게 가는 법이 어딨어....!!
나 정말 상혁이 그렇게 안봤는데.... 너무해....
유진 : (미안해지는) ........
용국 : (안쓰럽다) 올라가면... 내가 상혁이 만나볼게. 괜찮을거야...
유진 : (끄덕) 고마워. 차 떠나겠다. 얼른 타.
용국 : 그래... (진숙향해) 우린 가자. (유진 보며) 잘 있어.
유진과 용국을 태운 차가 떠나고 혼자 남는 유진.
S#21. 몽타주 (밤)
어두운 유진의 방안. 유진이 전화를 걸고 있다. 계속 신호음이 가지만 받지 않는다.
전화기를 든 유진의 어두운 표정. "호출은 1번 음성녹음은 2번..." 삐 소리나고
유진 : ......상혁아....... (말 못하고) ...... 미안해........ 정말 미안해...... 미안하다는 말같은거...
더 이상 안하고 싶었는데........ 내 잘못이야. 내가 너한테..... 이러면 안되는데.....
나도 니가 마음아파하는 거 싫은데..... 상혁아.... 나 때문에 속상해 하지마.... 마음 다치지 마....
미안해 상혁아....
유진이 전화하는 소리 위로-
-메시지를 듣는 상혁.
-눈쌓인 스키장을 걸어다니는 유진...
-상혁, 핸드폰 배터리 뽑아서 던져버리고..... 팔로 눈을 가린 채 침대에 누운 상혁.
-유진, 계속해서 걸어다니다가.... 넓게 펼쳐진 눈밭 위에 멍하게 선다.
S#22. 스키장 일각 (밤)
유진, 걷는데 문득 앞에 민형이 서있는 모습이 보인다. 민형도 유진을 본다.
유진, 몸을 돌려 가려고 하는데 민형이 낮은 목소리로 유진을 부른다.
민형 : 유진씨....!
유진 : (서면)
민형 : ......잠깐만.... 내 얘기..... 들어줄 수 있어요? ....잠깐이면 돼요.
S#23. 스키장 일각 (밤)
민형과 유진이 어색하게 앉아 있다. 모닥불이나 드럼통 같은데 불을 피워 놓은 곳..
민형 : (나무를 넣으며) 오늘...... 채린이한테 헤어지자고 했어요.
유진 : ......!
민형 : 누군가를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때....... 정말로 그 사람을 위한다면 빨리
얘기해주는게 낫다고 생각했어요. 말을 듣는 순간은 괴롭겠지만....
그게 그 사람이 상처를 덜 받게 하는게 아닐까......
유진 : .......
민형 : 그런데...... 갑자기... 그게 그 사람을 위한 게 아니라 나를 위한 거였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를 위해서... 내 마음의 짐을 덜기 위해서...... (유진 보며) 내가 유진씨 좋아한다고 한거 역시....
내가 편해지고 싶어서 한 말이에요. 말하지 않으면 답답하니까....
돌이 얹힌 것처럼 가숨이 먹먹해지니까.....
유진 : (이 사람... 진심이구나...)
민형 : 그런데...... 그 말이 유진씰 힘들게 만들 줄은 몰랐어요.
상혁씨 앞에서 사랑한다고 말한 거....미안해요. 상처주려는 생각은 없었어요.
유진 : ......!!
민형 : (유진 보며) .......유진씨가 사랑해야할 사람, 상혁씨라고 했죠?
유진 : (보면)
민형 : (허탈한 웃음) 나, 유진씨가 상혁씨 사랑하지 않는거 알아요. 그렇지만 상혁씨 마음 다치지 않게
지켜주려는 유진씨 마음도........ 알아요. (웃으며) 내가 부끄러웠다는 말... 하면...... 믿어줄래요?
유진 : .......
민형 : 유진씨에 대한 내 감정..... 사실이지만 앞으로 이것 때문에 유진씨 힘들게 하는 일은 없을 거에요.
그러니까 나, 편하게 생각해줘요.
유진 : ......(선뜻 대답 못하는데)
민형 : (아프게 웃으며) ....그럴 수 있죠?
S#24. 스키장 일각 (밤)
유진, 숙소를 향해 걸어간다. 돌아보면 민형이 여전히 그 자리에 앉아 있다. 쓸쓸해 보인다....
유진, 바라보다가.... 고개를 돌린다.
거의 다 꺼져가는 불 앞에 앉아 있는 민형. 내가 잘 한 얘긴가.....
S#25. 숙소 전경 (오후)
S#26. 회의실 (오후)
민형과 김차장이 회의실에서 나온다.
김차장 : 그럼 이따 5시에 다시보자.
민형 : (끄덕)
민형, 복도를 걸어가는데 유진의 목소리가 들린다. 서울로 가는 유진을 배웅하는 정아.
유진 : ....아무래도 막차 타고 오거나 아님 내일 새벽차 타고 올 거 같애.
정아 : (유진보며) 나.... 궁금해 죽겠는데 무슨 일인지 안물어볼거야!
유진 : (미안해지는) .....
정아 : (어깨 두드리며) 잘 갔다와. 상혁이 맘 잘 풀어주고.
유진 : 갑자기 자리 비워서 미안해 언니....
정아 : 됐네요! (일부러 명랑하게) 가서 꼭! 내려오기나 해.
유진 : (픽 웃는다) 갈게....
유진, 나가고..... 그 얘기를 듣고 난 민형의 표정.
S#27. 버스 정류장 (스키장 일각- 오후)
유진이 버스를 향해 뛰어가는데 버스는 떠나고 있다.
유진, 낭패한 얼굴로 서있는데 클랙슨 소리가 들린다.
민형의 차다. 유진, 좀 어색한 눈으로 민형을 본다.
민형 : (창문 내리고) 서울가는 거죠? .....타요! 터미널까지 데려다 줄게요.
유진 : (그냥 쳐다보기만 하는데)
민형 : (웃으며) 아, 어서요!
S#28. 민형의 차 안 (도로 - 오후)
차안에 탄 유진과 민형.
민형 : (장난스러운) 왜요? 서울까지 안가고 터미널까지만 데려다주니까 기분 나빠요?
유진 : (순진하게 부정) ..아, 아니에요. 그런거 아니에요.
민형 : (유진 보고 웃는 그리고 다시 앞 보며) ......상혁씨 만나러 가는 거죠?
유진 : (머뭇거리다가) ......네에.
민형 : (앞 보며 명랑하게) 혹시 지금 올라간다고 전화하거나 그런 건 아니겠죠?
유진 : (무슨 말인가 보면)
민형 : ........서울 도착하면 전화하지 말고 그냥 찾아가봐요.
갑자기 나타나면 화내고 싶어도 잘 안되는 법이에요..
유진 : (표정)
S#29. 터미널 안 (오후)
유진이 서있는데 민형이 창구에서 표를 끊어서 다가온다.
민형 : (표를 건네며) 여기요.
유진 : (받으려고 하면)
민형 : (갑자기 슬쩍 손을 뒤로 빼는!)
유진 : (보면)
민형 : (맑게 웃으며) ..........약속해요. 돌아올 땐 웃는 얼굴이어야 해요.
유진 : .......... (억지로 웃는) ....네에.....
민형, 그제서야 표를 유진에게 건넨다.
S#30. 버스 승강장 (오후)
유진이 버스 안에 있다. 서서히 빠지는 버스.
민형, 손을 흔들어준다. 어색하게 목례하는 유진.
이윽고 버스가 승강장을 벗어나면 민형, 웃는 얼굴이 착잡한 표정으로 바뀐다. 돌아서는 민형.
S#31. 방송국 복도 (오후)
스튜디오 문을 열면서 상혁과 DJ가 나온다. 복도를 걷는 두 사람.
DJ : 난 왜 녹음만 없다고하면 마시고 싶냐? 밤에 한 잔, 어때?
상혁 : (내키지 않는) .......아뇨... 다음에 하죠.
DJ : 김피디 무슨 일 있어?
상혁 : 뭐가요?
DJ : 그렇잖아. 공개방송 잡을때만 해도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실실거리더니 말야.....
요샌 통 저기압이야. 다음주면 스키장 가서 약혼녀 옆에 붙어있을 텐데 그 새도 못참겠냐?
상혁 : .....제가 뭘요.... (하다가 시선이 정지된다)
DJ(소리) : 이번에 스키장가면 약혼녀 좀 봐야겠어.... 얼마나 대단하길래,
걸음을 멈춘 상혁의 시선을 따라가 보면 유진이 서있다. 어색하게 웃는 유진의 얼굴.
S#32. 찻집 (밤)
상혁과 유진 앞에 찻잔이 내려진다. 상혁은 여전히 딱딱한 얼굴이고 유진은 눈치본다.
유진 : (짐짓 명랑한척) 안반가워? 일부러 서울 도착하자마자 그냥 온 건데....
상혁 : 일은? 스키장 일 중요하다면서 이렇게 맘대로 자리 비워도 돼?
유진 : .....
상혁 : (씨니컬) 이민형씬 너 서울 온 거 알아?
유진 : (거짓말 하지 말자..) ...알아.
상혁 : 나, 만나러 온 것도?
유진 : .... 응.
상혁 : (빈정 상해서) 누굴 만나러 간다는 것도 보고하는 사이야?
유진 : 상혁아. 이러지마. 나, 너땜에 온 거야. 너 만나러 온 거라구.
상혁 : ....
유진 : 저번엔 내가 잘못했어. 너, 그렇게 보내는 게 아닌데.... 나도 내내 마음에 걸렸단말야.
상혁 : 그래서....?
유진 : (상혁의 얼굴로 본다)
상혁 : 그래서.... 니가 이렇게 갑자기 찾아와서 잘못했다고 하면 내가 반가워할 줄 알았니?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웃어줄 줄 알았어? .......이젠 나도 달라질거야.
예전처럼 참지만은 않아!!
유진 : (마음아픈) .....상혁아....!!
상혁 : (버럭) 왜!! 나는 그러면 안된다는 말 하려고? 나도 사람이야!
나도... 아프면 소리지를 줄 알고, 상처받으면 상처 줄 줄도 아는 사람이라구!!
유진 : (멍한) ......!!! ........
S#33. 찻집 밖 (밤)
유진은 주눅 들어서 상혁의 눈치만 살피고 상혁은 그래서 더 못되게 군다.
유진 : (애써 아무렇지 않게) 상혁아.... 나 아직 시간있는데 저녁 먹으러 갈래?
상혁 : (말 막으며) 아니! 들어가서 녹음해야해.
유진 : 그, 그래.....? 바쁘면 들어가야지. (애써 웃으며) 늦어지면 아침에 가려고 했는데....
지금 가면 일찍 도착할 수 있겠다. (머뭇머뭇) ....나 갈게. 들어가....
상혁, 주춤하다가 돌아서 걷고 유진은 슬픈 얼굴로 상혁의 뒷모습을 보다가 돌아선다.
길을 걸어가던 상혁, 점점 후회하는 표정.... 고개돌려 유진을 본다.
상혁 : ...유.... (이름부르려다 만다)
잡고 싶은데 그러지도 못하는 상혁, 마음아프게 유진의 뒷모습을 바라본다.
S#34. 서울 버스 터미널 (밤)
사람들 오가는 터미널. 유진이 창구에서 표를 받아서 의자에 앉는다.
버스티켓을 내려다 보며 멍한 유진....
민형(소리) : 약속해요. 돌아올 땐 웃는 얼굴이어야 해요.
유진, 슬픈 얼굴로 표를 내려다본다.
S#35. 술집 (밤)
상혁, 혼자서 술 마시는 모습. 괴로워하며 연거푸 들이키는.....
S#36. 거리 (밤)
술집에서 비틀거리며 나오는 상혁. 휘청휘청, 걷다가 유진이 곧잘 올라가던 난간을 발견한다.
슬프게 씩 웃는 상혁. 난간에 훌쩍 올라간다. 위태롭게 난간 위를 걷는 상혁... 마음이 아프다.
스쳐가는 유진의 모습-어린시절 학교 난간을 걷는 유진, 좀전에 슬프게 돌아서던 모습....
핸드폰으로 전화하는 상혁.. 메시지를 남긴다.
상혁 : ... 유진아, 나야. 미안해.... 정말 미안해.... 내가 제정신이 아니었나봐. 나, 사실은 오늘 너 봐서
너무 좋았는데.... 기뻤는데.... 내가 다 엉망으로 만들어버렸네.... (애써 웃는) 나, 왜 이렇게
못났지? 정말 못났다, 김상혁.... 그치? ....나는 혹시라도 니가 날 떠나면 어떡하나....
불안해서.... 불안해서..... (눈물이 나올 것 같은데)
전화기 떼고 멍하게 보는 상혁.... 잠시후 버튼 하나를 누르는데... "메시지가 삭제되었습니다"
상혁의 얼굴이 허해보인다.
S#37. 버스 안 (밤)
유진의 무표정한 얼굴이 창가에 비친다.
유진, 혼자서 그냥 슬프게 웃어보인다.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고인다.
유진, 창가를 보면 자신의 눈물고인 얼굴이 비친다. 유진, 보기 싫은 듯 커텐을 확 쳐버린다.
S#38. 스키장 입구 (밤)
민형, 입구 쪽에 서서 시계를 보며 괜히 차타고 들어오는 여자들의 얼굴을 힐끔거린다.
잠시후 유진이 들어오는 모습이 보인다.
민형 : 유진씨!
유진, 얼굴을 들어 민형을 본다. 민형, 유진의 어두운 얼굴을 보더니 안색이 변한다. 유진, 억지 웃음.
S#39. 찻집 (밤)
슬로프가 보이는 창가. 민형과 유진이 앉아 있다.
유진 : (짐짓 명랑한 척) 민형씨가 말해준대로 연락 안하고 갔더니 정말 좋아하더라구요.
민형 : (웃어주지만 다 알고 있다는) 잘됐네요.
유진 : 무, 물론 처음엔 좀 화난 척 했는데.... (짐짓 웃는) 상혁인 원래 화 잘 못내거든요....
걘 화 같은 거 못내요..... 상혁이가 저녁 사주겠다고 했는데....
시간이 안될 것 같아서 그냥 온다고 했어요. ......아마 서운했을 거에요.
민형 : (유진을 보는 표정...)
유진 : (시선을 피해버리는데)
민형 : .......유진씨, 지금 가장 하고 싶은 게 뭐에요?
유진 : .... 그건 왜요?
민형 : 그냥.... 내가 해줄 수 있는 거면 해주고 싶어서요.
유진 : (민형을 보다가... 혼란스러운) .........왜 나한테 잘해주는 거죠?
민형 : ... (웃는다)
유진 : 왜 나한테 잘해주는 거냐구요?
민형 : 저번에 다 말했을텐데요. 유진씰 좋아한다구요.
유진 : .....!
민형 : 난 유진씰 좋아하는데.... 유진씨가 바라보는 사람은 내가 아니잖아요. 그렇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유진씨가 원하는 거, 바라는 거...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게 전부에요.
유진 : ........!!!
민형 : (맑게 웃며) 유진씨 내가.... 선물 하나 해도 되요?
S#40. 스키장 일각 (밤)
민형과 유진이 걸어간다.
유진 : 어디... 가는거에요?
민형 : 이제 다왔어요.
민형, 유진과 함께 어딘가로 열심히 가는 모습.
S#41. 슬로프 (밤)
제설차가 눈을 만들고 있다. 세게 부는 바람, 안개처럼 흩뿌려지는 눈, 제설차의 굉음....
가까이 서서 소리지르듯 이야기하는 두 사람.
유진 : 여길 왜 온거에요?
민형 : 유진씨가 원하는 데가 이런 데 일 것 같아서요.
유진 : ? (무슨 말인가?)
민형 : 유진씨. 지금 울고 싶잖아요.
유진 : (쿵...!!!)
민형 : 여기가 울기엔 제일 좋은 곳이에요. 아무도 듣지 못할거에요.
유진 : (이 사람....!!) ....민형씨....!!
민형 : (유진을 밀며) 가요. 가서 마음껏 울어요. (귀막고 뒷걸음치며 큰 소리로) 나 신경쓰지 마요.
하나도 안들려요. 유진씨 우는 소리 하나도 들리지 않으니까... 마음껏 울어요!!
제설기가 뿜어내는 눈보라 속으로 멀어져가는 민형. 그런 민형 보며.. 눈물 고이기 시작하는 유진.
거칠게 운무하는 눈보라 속에서 뚝뚝 눈물을 흘리기 시작한다.
유진에게 멀리 떨어져 서있는 민형의 얼굴도 슬퍼보인다. 손으로 눈을 가리는...
S#42. 공사 현장 전경 (오전)
S#43. 공사현장 (오전)
정아와 유진이 어떤 소품 같은 것에 물감으로 칠을 하고 있다.
그때 김차장이 들어온다. 정아, 김차장을 보더니-
정아 : 짝궁은 어디 가고 차장님 혼자 다니세요?
김차장 : 혼자 오면 더 반겨줄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네...
이민형 이사, 본사에 일 있어서 서울 갔어요....
유진 : (표정! )
김차장 : (괜히) 유진씨, 이민형 이사 없으니까 좋죠?
유진 : 네? (놀라며 물감통을 엎지른다)
정아 : 너 죄졌냐? 왜 이렇게 놀래?
유진 : 아,아니... 내가 언제...... (당황해서 수습하려는데 괜히 더 엎지르는)
김차장 : 아니.... 그냥 관리자 없으니까 좋아서 별뜻 없이 한 말인데.... 놀라니까 미안하네....
유진 : 나, 이것좀 빨고 올게.
유진, 물감에 젖은 옷자락을 들고 급히 나간다.
김차장, "그럼 그렇지..." 하는 시선.
S#44. 수돗가 (오후)
유진, 수돗물에 물감을 헹궈내면서 생각에 잠겨 있다. 이때 "유진씨" 하는 민형의 목소리가 들린다.
유진, 황급히 얼굴을 돌리면 아무도 없다. 유진, 기분이 이상하다.
유진, 이러는 자신이 싫은 듯 옷을 더 박박 문지른다.
S#45. 방송국 스튜디오 (오후)
상혁이 방송을 다 마치고 DJ와 이런 저런 얘기를 하고 있는데-
작가 : (전화 건네며) 김피디님, 전화에요.
상혁 : (받으며) 네, 김상혁입니다.
하다가 상혁?? 눈빛이 확 변한다.
S#46. 까페 (오후)
상혁이 까페에 들어가 주위를 둘러보다가 구석 자리에 앉아있는 민형과 눈이 마주친다.
자리에서 일어나는 민형.
민형 : (웃으며) 갑자기 전화드려서 죄송합니다. 앉으시죠.
딱딱하게 굳은 채 민형을 쳐다보는 상혁.
(시간경과)
창가에 놓인 예쁜 꽃화분. 꽃을 만져보고 있는 민형의 표정.
민형 : .....예쁘네요.
상혁 : .......
민형 : 예전에는 이렇게 예쁘고 좋은 것들을 보면 다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요즘엔......
소유하는 것보다 원래 모습 그대로 변하지 않게 지켜주는 것이 더 좋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상혁 : (딱딱하게) ....하고 싶은 말이 뭐죠?
민형 : (멈칫!하는) ......... (망설이다가 상혁 보며) .....유진씨 사랑하는 거 맞죠?
상혁 : ........!!!
민형 : 사랑한다면 더 이상 유진씨 힘들게 하지마요.
상혁 : (빈정 상해서) 유진이가 당신한테 힘들다고 했나요?
민형 : (고개 저으며) 그럴 사람 아니라는 거... 상혁씨가 더 잘 알잖아요.
상혁 : (화참으며) 그런데 당신이 나한테 왜 이런 얘길 하는거죠?
민형 : (담담하게) ...유진씨 힘들어하는거 보니까 내가 잘못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만약 나 때문에 유진씨한테 화난거라면.... 그러지 말아요. ....상혁씨도 후회하고있잖아요.
상혁 : (찔려서, 울컥! 탁자 탕 치며) 당신이 뭔데 유진이랑 나를 두고 이래라 저래라 하는거야?!
민형 : (씁쓸한) .......기분 나빴다면 미안합니다. (화도 안난다.... 자리에서 일어나는데)
상혁(소리) : 이렇게 하는 당신 목적이 뭐지?
민형 : (멈춰서는데)
상혁 : (노려보며) 위해주는 척 하면서 어떻게 해보겠다는 속셈.... 너무 뻔하지 않아?
민형 : (돌아보는... 씁쓸한 미소) 상혁씨...... 유진씨 울리지 마요.... (간다)
상혁 : (표정!) ..... (화나고...부끄럽고...마음아픈)
S#47. 마르시안 외경 (오후)
S#48. 민형의 사무실 (오후)
민형, 결재를 해주면 직원이 인사를 하고 나간다. 민형, 생각이 많은 얼굴..... 전화기를 본다.
유진에게 전화를 걸어볼까...하고 수화기를 드는데 문이 벌컥 열린다. 민형, 돌아보면 채린이다.
민형 : .....채린아.....!
채린 : (눈물부터 고이며 서운한) 민형씨....!!
민형 : (미안하고 마음아픈) .....서울 올라온 거...... 어떻게 알았니?
채린 : (애써 웃는) 너무해. 내가 찾아올 때까지 연락도 안하고....
민형 : ........
채린 : (불안한) 민형씨... 나 만나러 온거지? 방금 나한테 전화하려고 했던거지?
민형 : ......채린아....!
채린 : (아니라는 거 알면서) 나, 다 알아. 민형씨... 나한테 미안하다는 말 하러 온거야. 그치?
내말이 맞는거지?
민형 : (아무말 할 수 없는데) ......
채린 : 민형씨... 내 말이 맞는거지? 그런거지? (눈물 뚝뚝 흘리며 보는데)
민형 : (어쩔 수 없는) 미안하다... 채린아.... 지금 내가 너한테 해줄 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어......
채린 : ...민형씨!
민형 : 시간이 지나면.... 시간이 많이 지나면... 아프지 않을거야.
널 도와줄 수 있는 건 내가 아니라 시간이야.
순간 채린의 얼굴 상처입은 여자의 독기가 서린다.
채린 : 아니! 나한테 필요한건 민형씨야. 다른건 아무것도 필요없어.
민형 : ....채린아!
채린 : (독기어린) 민형씨, 나한테 다시 오게 될 거야. 내가 꼭 그렇게 만들고 말거야.... 두고봐.
문 쾅 닫고 나가버리는 채린. 민형, 괴롭다.
S#49. 스키장 일각 (밤)
일을 마친 유진이 사람들과 인사하고 헤어진다. 걸어가는데 민형의 차와 비슷한 밴이 멈춘다.
얼른 고개를 돌려보는데 민형은 아니다. 유진, 실망하고 돌아서는데....
저만치 앞에 서있는 민형과 눈이 마주친다.
순간, 유진의 얼굴에 반가움이 스친다. 어색하게 웃어주는 두 사람.
멀리 떨어져 서서 아무말 하지 않다가..... 유진, 인사하고 돌아서 간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민형.
S#50. 채린의 부띠끄 (오후)
채린은 팔짱을 낀 채 미동도 없이 앉아있다.
민형(소리) : 지금 내가 너한테 해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
.....널 도와줄 수 있는 건 내가 아니라 시간이야.
채린, 눈에 힘주고 절대 놓치지 않아....하는 표정.
이때 진숙이 상자를 들고 살금살금 채린의 옆을 스쳐간다.
채린 : (문득 보고) ....그게 뭐야?
진숙 : 어어? 어어... 이거..... 유진이 어머니가 부치신 거야.
채린 : ......?
친숙 : 저기...... 내일이 상혁이 어머니 생신인데.... 내일 유진이 오면 전해주려고.....
채린 : ..... 상혁이 어머니 생신.....? 알았어, 일봐.
진숙, 안도의 한숨을 몰아쉬고 사라진다. 채린, 뭔가 궁리하는 눈빛.
S#51. 상혁의 집 전경 (오전)
S#52. 상혁의 집 거실 (오전)
지영이 진우를 배웅하고 있다.
지영 : 생일이 뭐 대순가.... 그냥 집에서 밥이나 먹어요.
진우 : 당신 힘들까봐 그러지.... 일찍 들어올게요. 아참... 혹시 오늘 유진이 오면.....
지영 : 알.아..요! 내가 유진이 맘에 안드는건 사실이지만 내놓고 박대할 만큼 나쁜 사람 아니에요.
진우 : (웃으며) .....갔다올게요. (나간다)
그때 전화벨이 울린다.
지영 : 여보세요? 네.... 네, 제가 상혁이 엄마데요.... (눈 반짝) 누구? 채린이?
S#53. 찻집 (오후)
채린(소리) : 생신, 축하드려요.
채린이 화려한 상자를 지영에게 건넨다. 지영, 얼굴빛이 환해지면서-
채린 : 제가 만든 옷인데.... 맘에 드실지 모르겠어요.
지영 : (좋아서) 이런거 받아도 되나....
채린 : 그럼요... 제일 친한 친구 어머님이신데....
지영 : 고맙구나. 어릴 때부터 야무지게 생겼다했더니.... 일도 잘하고 얼굴도 이쁘고....
좋은 남자한테 시집가는 일만 남았구나.... 사귀는 사람은 있니?
채린 : 그럼요! 근데......어머니... 요즘 상혁이.... 좀 이상하지 않으세요?
지영 : 갑자기 우리 상혁이는 왜......?
채린 : 상혁이... 유진이하고 빨리 결혼시키셔야지 안그럼 좋은 성격 다 버리겠어요..
지영 : 그게 무슨 소리니?
채린 : ......유진이가 하는 스키장 공사 책임자가 제 애인인데요. 아니, 글쎄 상혁이가 유진이랑 제 애인
사이를 의심하는 것 같더라구요. (말도 안된다는 웃음)
지영 : (안색 변하며) 니 애인이랑 유진이가 어떻다고?
채린 : (속도 모르고) 아이, 어머니 그건 상혁이 오해에요. 상혁이가 유진이 너무 좋아하는데....
멀리 떨어져 있으니까 불안해서 그런 생각을 했나봐요.
유진이가... 그래서 너무 힘들다고 하더라구요. 그러니까 상혁이 얼른 장가보내세요.
지영 : (얼굴 굳어지는)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겠니? .우리 상혁이, 근거없이 의심하고 그럴 애 아니다.
채린 : (당황해서) 어머니, 그게 아니라..!!
지영 : (싸늘하게 말끊으며) 얘기 잘 들었다.
너도 유진이 말만 믿지 말고 니 애인 단속이나 똑바로 해. 간다.
하더니 지영, 쌩하게 찻집을 나가버린다.
채린, 의도한 건 이게 아닌데 당황한 얼굴. 낭패한 기색 역력.
S#54. 스키장 일각 (오후)
숙소 쪽을 민형과 유진이 걸어가고 있다.
민형 : 번거롭겠지만 앞으로 M동 쪽도 유진씨가 좀 맡아줘요. 너무 부려먹나...?
유진 : (웃는다)
민형 : 대신 제가 오늘 저녁 맛있는 걸로 살게요.
유진 : (주춤한다)
민형 : (눈치 살피고 웃으며) 둘이 가자는거 아니니까 겁먹지 마요.
정아씨랑 다같이 바닷가로 가서 회나 먹고 올까요? 30분 정도 밖에 안걸린다던데...
유진 : ... 저어...
민형 : (바라본다)
유진 : ...이따 서울 가봐야 해요.
민형 : (안색이 좀 변한다)
유진 : (거짓말 할 순 없다) ......상혁이 어머님 생신이에요.
민형 : (씁쓸하다) ...그래요....? (곧 웃으며 얼굴 들더니) 언제 갈 거에요? 터미널까지 태워다 줄께요.
유진 : ....1시간 후에요.
민형 : (아무렇지 않은 척 밝게) 알았어요. 1시간 후에 노크 할께요.
인사하고 가는 유진. 민형, 유진의 얼굴을 쓸쓸한 미소로 바라본다.
S#55. 유진의 방 (오후)
나가려고 채비를 다 한 채 전화를 걸고 있는 유진.
유진 : 상혁아, 왜 전화 안받니? 아직도 화 안풀린거야?
(한숨) .....오늘... 어머님 생신이지? 나 지금 서울 올라가..... 이따가 다시 연락할게...
전화를 끊는데 노크소리가 들린다. 문을 열면.... 상혁이 핸드폰을 들고 서있다.
유진, 놀라는데 웃어주는 상혁.
유진 : ...상혁아.....
상혁 ; (어색한 웃음) 일찍 출발하길 잘했구나.... 쫌만 늦었어도 엇갈렸겠네....
(시선 피하며) 짐 어딨니? 빨리가자. (안으로 들어서는데)
안에서 짐을 챙겨드는 상혁을 보는 유진의 얼굴. 민형의 "1시간 후에 노크할께요"가 떠오른다.
다가오는 상혁. 가만히 유진의 손을 잡는다.
상혁 : (감정이 가득 담긴 얼굴) .....미안하다 유진아....
유진 : (표정) ..........
상혁 : (손 꼭 잡고 시선 돌리며) ........가자......
유진, 상혁의 손을 잡고 따라 나가는데 마음에 걸리는 표정.
S#56. 엘리베이터 (오후)
시계보며 웃는 민형. 땡- 문이 열리고 민형, 웃으며 유진 방을 향해 걸어가는데...
유진과 상혁이 손을 잡고 나오는 모습을 본다. 쿵! 가슴이 내려앉는 민형. 상혁과 유진도 마찬가지.
유진, 민형의 시선을 느끼고... 민형과 유진의 분위기를 직감적으로 느끼는 상혁의 표정.
두사람, 가볍게 목례하고 스쳐간다. 유진과 상혁이 나간 후... 그 자리에 멍하게 서있는 민형.
S#57. 상혁의 집 (밤)
엄마가 보내준 선물상자가 지영 앞으로 슥 내밀어진다. 진우, 지영 그리고 상혁, 유진.
지영 : (쌀쌀맞다) 이게 뭐니?
유진 : 저희 엄마가 보내신거에요. 생신 축하드려요.
상혁 : 어머니.... 어서 풀어보세요,
지영 : (성의없이 풀며) 뭔데 이렇게 거창하게 크니?
유진 : (얼굴이 굳는다)
지영 : (못마땅한 눈으로 옷을 들어보인다)
진우 : (얼른 분위기 띄우려) 당신 좋아하는 색깔 아냐....? (웃으며) 사부인이 많이 고민했나 보네....
상혁 : 한번 입어보세요. 따뜻해 보이는데요?
지영 : .....요즘 이렇게 두꺼운 옷 입는 사람이 어딨니? (뒤로 치우며) 암튼 어머님한텐 감사하다고
전해주렴. (상혁 보며) 밥이나 먹자.
유진 : (얼른 따라 일어서며) 제가 도와드릴게요.
지영 : 됐다. 나는 다른 사람이 내 살림에 손대는 거 싫다.
진우 : 여보..!
지영 : 너무 고깝게 듣지는 마라. (싸늘하게 유진 보며) 아직 상혁이랑 정식으로 결혼한 건 아니잖니....?
상혁은 지영을 못마땅하게 보고 유진은 괜찮은 척 상혁과 눈이 마주치면 웃는다.
S#58. 민형의 방 (밤)
멍하게 앉아있는 민형 뒤로 문이 열리면서 김차장이 들어온다. 비닐봉지에서 맥주캔 왕창 꺼내놓으며
김차장 : 혼자 마시려니까 처량맞아서 왔다. 너도 한 잔 해라.
민형 : (우울한) .....별로 생각이 없네요. 선배 마셔요. (물잔 들고) 건배는 해줄게요.
김차장 : 내가 본 떼놈 영화중에 그런 말이 있었는데....? 술은 몸을 뜨겁게 하지만 물은 몸을 차갑게
한대나 뭐래나...? (민형보며) 왠만 하면 한 잔 하지?
물 마시고 몸 차게 만들어야 할 일이라도 있어?
민형 : (가만히 웃으며) 아니요.... (슬픈) 마음을 차갑게 굳혀야 될 일이 있어서요....
김차장 : (뭔 소린고 하는 표정)
S#59. 현관 (밤)
상혁이 뭔가를 사들고 들어오는데 지영의 목소리가 앙칼지게 들린다.
지영(소리) : 내 살림에 손대지 말랬지? 너, 내 말이 말같지 않니?
S#60. 부엌 (밤)
그릇을 들고 파랗게 질린 유진.
유진 : 어머니, 전 그냥 도와드리려고....
지영 : (싸늘하게) 누가 니 어머니야?
유진 : .... (놀란다)
지영 : 상혁이 없는 김에 하나만 물어보자. 너, 스키장에서 뭐하는거니? 일하는 거 맞니?
유진 : 무슨.... 말씀....
지영 : 시치미 떼지마! 일 핑계대고 채린이 애인 만나고 다닌다는거 내가 모를 줄 알았니?
상혁(소리) : 어머니!!
지영, 유진 놀라 돌아본다. 딱딱하게 굳어있는 상혁.
상혁 : 어머니 도대체 무슨 말씀하시는거에요!
지영 : 너 이녀석 정신차려. 유진이가 스키장에서 일을 하는지 남자를 만나는지
제대로 알고 있기나 한거야?
상혁 : (낮고 강하게) ....누가 그래요? (버럭) 누가 그런 말을 해요?
지영 : .....!! (상혁의 기세에 놀란다)
진우 : (부엌으로 들어오다가) ..........상혁아!!!
상혁 : 유진이 그런 애 아니라는 건 내가 제일 잘알아요. (지영을 보며) 어머니, 유진이 어디가 그렇게
싫어요? 뭐가 그렇게 미운데요? 도대체 이렇게 싫어하는 이유가 뭐냐구요?
지영, 갑자기 손을 들어 상혁의 뺨을 세게 때린다. 유진, 고개돌린 채 입을 막는!
지영 : (부들부들) ..... 남의 애인 가로채서 연애질이나 하는 이런 애, 어디가 좋다고....
감히 니가 나한테.....
진우 : 여보! 두 사람, 다 부끄럽지도 않아? 유진이 앞에서 이게 무슨 짓이야?
주먹 꾹 쥐고 부르르 떨며 서있던 상혁이 갑자기 유진의 손목을 잡아 끈다.
상혁 : (유진의 팔을 잡아끌며) 유진아, 나와!
유진 : (당황해서) 상혁아.......!!
상혁 : (돌아보지도 않고) 아버지, 죄송해요.
하더니 유진을 끌고 밖으로 나가버린다.
진우, "상혁아!" 부르면서 쫓아나가려고 하는데 털썩 쓰러지듯 주저앉는 지영.
진우, 놀라며 "여보!!!"
S#61. 상혁의 집 앞 (밤)
유진을 마구 끌고 나오는 상혁. 유진, 상혁의 팔을 뿌리친다.
유진 : (울부짖듯) 상혁아, 너 왜 이래? 니가 이러면 어떡하니? 응? 상혁아!!
상혁, 유진의 말에는 대꾸도 않고 유진을 억지로 태우더니 자신도 차에 오른다.
S#62. 민형의 방 (밤)
혼자 맥주캔 다 마시고 취한 김차장.
김차장 : (혀꼬부라지며) 문제? 뭐야? 문제가... 다 얘기해봐! 내가 다 들어줄게.....
민형 : (술에 취해 흐느적거리는 김차장 잡으며) 선배.... 괜찮아요?
김차장 : 괜찮지 그럼!! 내가 볼 때 말이야... 너는 말을 안해서 문제?.. 문제! 딴 말은 자알 하면서 정작
중요한 문제는 얘기를 못해.... 말해봐!! 말해버려!! 내가 다 들어준다니까?!!
하다가 소파에 쿵 떨어져 잠들어버리는 김차장.
씁쓸하게 웃으며 물끄러미 잠든 김차장을 내려다보는 민형.
민형 : (눈빛 흐려지는) .....나도 말하고 싶어요.... 정말이지 나도... 다 말하고 싶어요....
그 사람한테 보내고 싶지 않다고..... 그 사람 손 잡고 있는 거 정말이지 보고 싶지 않다고.....
내가.... 내가... 정말 사랑한다고.... 다 말해버리고 싶어요.... (눈물 반짝하는)
S#63. 호숫가 (밤)
한적한 어딘가. 차안에 앉아있는 상혁과 유진. 유진, 옆에서 가만히 상혁을 바라본다.
유진 : .......상혁아... 돌아가자... 가서... 어머님께 잘못했다고 하자....
상혁 : .......
유진 : (달래듯) 상혁아...!
상혁 : (대뜸) ........이민형씨.... 너한테 뭐니?
유진 : (덜컥!)
상혁 : 내가 왜 자꾸 다른 사람들한테서 그 사람 얘기를 들어야 되는거니?
유진 : ........
상혁 : 너는 아무렇지 않은데.... 사람들이 다 널 오해하는거니?
유진 : ......상혁아.....
상혁 : 아니면.... (이런 말 정말 하고 싶지 않지만 이 악물고) 니가 정말..... 이민형씨 좋아하는거니?
유진 : (몸 굳어 아무말 못하는데)
상혁 : 말해봐... 너 거짓말 못하잖아. 정말.... 좋아하는거니..?
아니라고 말해주길 기대하며 유진을 보는 상혁. 뭐라고 말해야할지 몰라.... 흔들리는 유진의 눈빛.
유진 : (멍하게 시선 떨어뜨린 채) .....나도.......... 잘.... 모르겠어. .......
상혁 : (쿵! 가슴이 내려앉는다) ......
유진 :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다... 글썽) ......미안해 상혁아.... 미안해.
상처 받은 상혁.
S#64. 국도변 (밤)
국도변을 빠르게 달려가는 상혁의 차.
S#65. 차안 (밤)
앞만 노려보며 운전하는 상혁.
유진 : (불안하게 보며) 상혁아, 지금 어디 가는 거야?
상혁 : ......
유진 : 어디 가는건데, 상혁아.....
상혁 : ......
유진 : 지금 어디 가는거냐구!!!
상혁 : (차갑게) 나도 몰라.
유진 : 상혁아!!
상혁 : (차갑게 결심한 표정) ........나, 너 오늘 안보낼거야.
유진 : (표정!!)
S#66. 호텔 전경 (밤)
S#67. 호텔 (밤)
유진의 손을 억지로 끌고 호텔 계단을 올라가는 상혁.
유진 : (손을 잡아 빼려 하며) 이러지 마! 상혁아! 제발 이러지 마!!!
상혁 : (멈춰서 싸늘하게 돌아보는) ......
유진 : (애원하듯) ....이건 아니야..... 상혁아... 이건 정말 아니야...
상혁 : 이러면 안되는게 뭔데? ....이민형씨하고는 산장에서 단 둘이 있었으면서 왜 나랑은 안되는거야?
(싸늘하게) 나는 못믿는거야?
유진 : (상처입고 놀란 눈빛) ........상혁아.....!
S#68. 호텔방 (밤)
들어서는 두 사람. 상혁, 안으로 들어가는데 현관 문 앞에 서서 움직이지 못하고 서 있는 유진의 표정.
상혁, 마음이 아파지는데... 외면하고....
상혁 : (좀 누그러진 목소리) 넌 침대에서 자. 난 소파에서 잘게. 그럼 됐지?
유진 : 상혁아, 꼭 이렇게 해야해?
상혁 : (단호하게) 그래.
유진, 체념하는 표정.
(시간경과)
상혁, 착잡한 표정으로 창 가에 서있다.
S#69. 화장실 안 (밤)
화장실 안. 찬물을 얼굴에 끼얹는 유진. 거울 속 자신의 얼굴을 들여다본다. 미치게 괴로운...
S#70. 호텔방/민형의 방 (밤)
상혁, 서있는데 유진의 가방에서 핸드폰이 울린다. 다가가 전화를 받는데...
민형(소리) : 유진씨, 어디에요?
상혁 : (깜짝 놀란다)
민형 : 유진씨...... 나에요. 아직... 서울에 있는거에요?
상혁 : (딱딱하게) .....무슨 일이시죠?
민형 : (놀란다) .......
상혁 : 이민형씨가 유진이에게 무슨일로 전화를 하시는거죠?
욕실에서 나오다가 멈칫! 하는 유진.
민형 : 유진씨, 지금 거기에 없습니까?
상혁 : (뜨거운 것이 올라온다. 싸늘한) 유진이 지금 저랑 같이 있습니다. 오늘 못돌아갑니다. 그럼....
(전화 끊는데)
유진 : (전화 뺏으러 달려오는) 상혁아!!!
S#71. 스키장 일각 (밤)
뚜-뚜- 신호음만 들리는 전화기를 들고 멍하게 선 민형.... 망연자실...
상혁(소리) : 유진이 지금 저랑 같이 있습니다. 오늘 못돌아갑니다.
상처받은 민형의 표정.
S#72. 호텔방 (밤)
유진 : 상혁아.... 왜.....? 도대체... 왜?
상혁 : 이민형씨한테 나랑 같이 있는 거 들켜서 싫으니?
유진 : (화났다) .......그만해. (가방들고) 나중에 얘기하자.
유진, 나가려고 하는데 갑자기 달려가 유진의 팔을 세게 당기는 상혁.
다짜고짜 벽에 유진을 밀어붙이고 강제로 키스한다.
유진, 너무 놀라서 상혁을 마구 밀어낸다.
유진 : (피하며) 상혁아.... 이러지마.....
상혁, 유진의 말은 듣지도 않고 유진과 함께 침대 위로 쓰러진다.
S#73. 호텔 복도 (밤)
정적뿐인 호텔 복도. 잠시후 문이 꽝 열리면서 유진이 흐트러진 옷 차림새로 뛰쳐나온다.
S#74. 호텔방 (밤)
내가 무슨 짓을 한거지...? 하는 표정으로 멍하게 서있던 상혁.....
상혁 : (중얼거리듯) .......유진아......
상혁, 유진의 뒤를 쫓아 뛰쳐나간다.
S#75. 호텔 로비 (밤)
입을 틀어막고 뛰쳐나오는 유진. 뒤에서 상혁이 유진을 부르며 뛰어오는 소리가 들린다.
유진, 얼른 택시를 잡고 올라타는데 쫓아와 택시를 두드리는데....
유진, 눈 꼭 감고 귀막으며 "아저씨! 빨리 가요! 빨리!"
상혁, 떠나는 택시를 따라가며 유진을 부른다. 절규하며 달려가는...
상혁 : 유진아!!! 돌아와!! 돌아와, 유진아!!!!
하는데 택시는 점점 멀어진다. 상혁의 무릎이 탁 꺾이고... 눈물이 번지는 상혁의 눈.
상혁 : 내가 잘못했어...... 유진아..... 내가 잘못했어........
S#76. 택시 안 (밤)
입틀어막고 눈물만 떨구는 유진.
S#77. 슬로프 (밤)
제설기가 눈뿌리는 슬로프. 유진과 함께 있었던 곳.
민형, 예전에 유진이 그랬던 것처럼 눈보라 속에 뒤돌아선 채 멍하게 서있는데.... 그때 핸드폰이 울린다.
민형 : 여보세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여보세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 전화기.... 조금씩 들리는 흐느낌....
민형 : (표정 변하며) ......유진......씨......?!!!
S#78. 공원/슬로프 (밤)
전화기를 든 채 숨죽여 울고 있는 유진과 민형의 교차.
민형(소리) : 유진씨?! 유진씨.... 맞아요?
유진 : (울음섞인) .....민형씨....
민형 : (다급하게) 유진씨 지금 어디에요? 거기 어디냐구요!
유진 : (주위 둘러보며 우는) 모르겠어요....... 나도 잘 모르겠어요....
민형 : 거기 그대로 있어요. 내가 갈게요. 내가 찾아갈게요.
대답못하고 고개 끄덕거리기만 하는 유진.
S#79. 몽타쥬 (밤)
- 뛰쳐나오는 민형.
- 울며 서있는 유진.
- 민형, 속력을 내서 운전하고 있다. 유진의 모습을 회상하는 민형
(유진과 민형의 기억에 남는 장면들 몽타주-감독님 마음에 드는 걸로 하세요. ^^)
민형, 유진이가 자신한테 악수하자며 손을 내미는 모습.... 등등
유진. "유진씨, 지금 울고 싶잖아요..." 등등이 민형과 유진의 모습 위에 교차된다.
S#80. 어느 장소 (밤)
민형의 차가 끼익 하면서 멈춘다. 민형, 차에서 내린다. 유진을 찾는 민형의 모습.
저쪽 앞에 유진이 멍하니 서있는 모습을 발견한다.
민형, 유진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한다. 꼼짝도 못하고 서있는 유진.
유진, 가만히 있다가 뭔가 이상한 이끌림에 얼굴을 돌리면 자신을 바라보는 민형을 발견한다.
놀라는 유진의 눈.
민형, 천천히 걸어가다가 점점 빠른 걸음으로 유진을 향해 다가온다.
민형, 유진을 다짜고짜 와락 안는다. 유진, 멍한 눈으로 민형에게 안긴채 가만히 있는다.
그러면서 서서히 유진의 눈에 번지는 눈물....
유진 : 민형씨.... 나..... (말 잇지 못하고 엉엉 울어버린다)
민형 : (눈물 고여) ....울지마요.. 유진씨... 울지마요....
눈물이 유진의 볼을 타고 하염없이 흐른다.
유진, 천천히 팔을 들어서 민형을 안는다.
S#81. 공항 외경 (밤)
S#82. 공항 안 (밤)
타닥타닥 돌아가는 표지판. 잠시후 "NEW YORK"에서 멈추고...
출구 앞에서 기다리는 사람들.... 중 누군가를 기다리는 남자와 여자.
문이 열리면 비행기에서 내린 사람들이 우르르 나온다.
남자 : 어? 저 분 맞죠?!!
세련된 옷차림에 선글라스를 낀 중년의 여자를 향해 손을 흔든다. "여깁니다!!"
다가오는 여자.
여자 : (선글라스를 벗으며) 처음 뵙겠습니다. 강미희입니다.
<8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