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안나, 요셉씨가 돌아가셨데."
수십 년을 아내와 나란히 주일이면 예배를 봉헌하고,
들아가시면 노후를 남편과 신앙생활 함께하며 예쁘게 사시는 모습은
젊은이들은 부러움의 대상이였다.
한동안 보이지 않더니 영안실에 모셨다는 연락이 왔다.
임종은 숨을 거두는 고인뿐만 아니라 살아있는 사람에게도
엄숙하고 중요한 순간아다.
죽음을 앞에 두고 불안과 평화 절망과 희망이,
교차되는 가운데 일생을 마무리 하는 순간이며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이나 나 자신의 삶도 되돌아보고
생각하고 회계하며 묵상하는 시간이기도하다.
우리 연령회 회원들은 하던 일을 뒤로하고 긴급히 장례식장에 모였다.
빙그레 웃으시는 옛 모습이 영정사진 속에서 작별을 고하고 있다.
옛날 신협회장으로 임원으로 함께 일하던 시절이 뇌리를 스치며 지나간다.
인사를 드리고 선창과 후창으로 나누어 연도를 준비했다.
이승에서 못 다한 사연, 알게 모르게 지은 죄 까지도,
모두 사 해 주시기를 간곡히 기원하면서...
무거웠던 모든 짐도 다 내려놓으시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훨훨 떠나시라고 했다
연도는 지단별로 구역별로 계속 되었다.
교우들은 피곤함에도 기도는 깊은 밤 까지 이어지고
고인의 흐뭇해하시며 평안한 모습이 눈에 보이는 듯 했다.
죽음은 삶의 끝이 아니라 영원한 생명의 시작이므로 주님 안에서,
다시 만나리라는 희망을 가지며 한 마음으로 기도를 한다.
먼저가신 성인들의 호칭기도도 하며 입관과 염습을 거쳐
장례미사도 드렸다.
새벽바람을 맞으며 다음날 4시 반 장례식장에서 다시 모였다.
고인이 한평생을 몸담고 살아왔던 정들었던 철원을 뒤로하고
영구차는 화장장으로 서서히 떠나고 있다.
차에서도 부활의 신앙을 믿으며 연도는 다시 시작되었다.
부디 좋은 곳으로 가서 편히 쉬시기를 바라면서...
화장장은 새롭게 단장을 하고 현대식으로 지어져있었다.
고인을 모시며 전례를 하고 화장을 하는 시간에도,
연도는 지속 되었고 산골을 하고 한줌의 재가 되어 아들에 품에 안기셨다.
한 시간 반,
길고 긴 인생길을 사시던 고인이 한순간에 한줌의 재가되니
허무함을 느끼게 하는 시간이었다.
우리는 예식을 하고 차에 올라 납골 가족묘로 모시는 동안 연도를 드렸다.
무덤에 도착하여 영구를 모시고 연령회장님은 성수를 뿌리셨다,
이름 모를 산새들이 재잘거리며 아름다운 오색 빛깔의 꽃들이
흐드러지게 핀 양지 바른 곳에 누이셨다.
오늘따라 하늘은 높고 푸르러 구름 한 점 보이지 않았다.
세상을 떠난 고인의 축복기도와
머지않아 예고없이 찾아올 나의 죽음도 생각하게 하는 시간이었고
요셉씨가 평안히 쉬시기를 간절히 청하며 삼일 장례예식을 마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