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요즘 운동에 매너리즘에 빠진것 같아
업무외에 올인을 하는것이 란도너스다.
란도너스는 200k, 300k, 400k, 600k, 1000k,1200k 가 있는데
1000k와 1200k는 신청을 해서 되는것이 아니라 당해에 200,300,400, 600을 통과해야 슈퍼란도너라는 명칭과
1000k 이상을 할수있는 도전 자격이 생긴다.
아시다시피
전 이미 200, 300, 400을 연습겸 시합으로 조금은 힘들게, 조금은 재미나게 완주하면서 600K을 도전하게 되었는데
이때부터 뭔가 꼬이는겁니다.
DNF라는 단어를 이야기...
Did Not Finish 아직 끝나지 않았다라는 말이라고...
주로 스포츠용어로 사용이 되는데,
DNF, Did Not Finish - (스포츠 경기에서) 완주하지 못한 것
DSQ, Disqualified - (스포츠 경기에서) 실격, DQ라고 표기하기도 함
DNS, Did Not Start - (스포츠 경기에서) 출발하지 않은 것, 예선 등을 통과했지만 사정이 생겨 결승에 참여하지 못했을 때 사용한다, NS라고 표기하기도
DNQ, Did Not Qualify - (스포츠 경기에서) 기준 자격 미달
사실 전 저런 용어를 잘 모릅니다.
운동을 하면서 포기를 하지 않고 그냥 완주 위주로 했기에
늘 나의 페이스로 움직이는데 익숙하고 편안했다.
그런데 란도너스 600k를 도전하면서 이런 용어가 나에게도 찾아 왔다.
첫번째 부산 란도너스 600k 에서...
이날은 전날 점심 먹은것이 언처 거의 비실 비실하게 지난밤에 준비하고 비몽사몽으로 대회장으로 갔다 도착하면서 헬멧을 빠뜨린것을 알고는 바로 집으로 가면서 1시간 늦게 출발하였다.
이때 문정화님의 도움으로 간신히 연장했었는데... 간신히 출발하고나니 몸에 긴장도 되고 앞선자들을 따라가기 위해 오르막도 걷지도 않고 맞바람에도 열심히 페달링하면서 나아갔는데 ...약 210km까지 혼자 라이디을 하다 그때 꼬바리를 만났는데 어찌나 반갑던지... 그때는 이미 어두운 저녁이었다. 그런데 가까이에서 보니 외국인들이었다.
싱가폴2명, 태국인 1명 이었다.
이때부터 뭔가 꼬이기 시작했다.
싱가폴인들은 cu 에서 요기를 하면서 250km 지점에서 포기하였고
문제의 태국인이 끝까지 with you하면서 나를 따라왔다.
란도너는 원래 "바람처럼 만났다 바람처럼 헤어져야 하는데..."
은퇴한 전직 경찰으로 55세이면서 조사계에서 근무했다고 하는데 기본적인 영어로 우리둘은 기본적인 대화는 되었다.
이분은 좀 낙천적이면서 늪같은 매력이 있었다.
남해 광양 구례 지리산을 넘어 거창 김천까지 약 430km지점까지 같이 갔는데 김천 대덕지점에서 깜깜한 밤에 비바람이 몰아치고 아주 가파른 언덕길에서 나는 여느때처럼 앞서서 가는데 언제부터인지 따라오지않고 산속에서 아무리 불러도 메아리로 돌아오는 것입니다. 언제부터인지 나의 기록은 포기하고 민간외교를 한다고 했었는데 사라지다니...
이때부터 나의 멘탈이 깨어졌습니다.
외국인이고, 깊은 산중이며, 비바람이 몰아치고, 그것에다 밤중이니 말입니다.
결국은 집행부에도 자초지종을 이야기 하니 본래 란도너스의 정신은 혼자서 모은것을 헤쳐나가면서 완주하는 것이니 그냥 무시하고 진행하라고 하더군요. 그때 정신차리고 다음 cp로 향하고 도착했어도 그냥 가기가 그래서 기다리다 저녁을 먹었는데 그때까지도 오지 않더군요...이미 나는 혼미한 정신으로 비바람을 맞으며 다음 cp로 향하는데 이제 더이상 민간외교의 컨셉과는 거리가 멀어져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김천 36키로를 보면서 나의 핸들은 자연스럽게 돌아가면서 나는 나의 인생의 첫번째 DNF를 경험하게 되었다....
ㅠㅠ
두번째 천안 600K 에서...
꼭 1주일 뒤 지난 토요일 ...
나는 어느새 천안 600K 출발선에 서있었다.
지난밤에 많은 꿈들이 지나갔다는것을 잠에서 깨면서 알았다.
이날은 나름 생각도 하고 작전도 짜서 열심히 해보자고 다짐하면서 출발하였다.
보통때 나는 슬로우로 진행되는데 이날은 앞선자들과 커다란 팩을 이루면서 첫번째 CP를 향했다.
작전은 320KM를 12시 30분에 들어가고 몇시에 들어가던 다음날 4시 30분에는 출발한다는 기본 작전이었다.
나름 흡족 할만큼 라이딩이 진행 되었다.
이대로 가면 12시에는 뭔가 잠을 잘수 있을것 같았다.
첫번째 CP를 지나고 두번째 CP인 예천을 향하는데 점심때쯤 나보다 앞선자들은 어느 식당가를 지나가는데 자전거들이 쭉 서있는것 이었다. 이때 나는 여기를 제끼고 다음 CP인 편의점이나 근처의 식당에서 먹어야겠다고 하면서 쌩 지나갔다.
바로 그때...
아뿔사...퍽하는 소리가 났다.
스포크가 터진것이다.
지금까지 스포크가 터진것이 없었는데 하필이면 지금 이때에....
스포크가 나가면서 동시에 휠이 뒤틀려 앞으로도 뒤로도 돌지가 않는것이다.
여기가 150KM지점...
다음 CP까지는 약 13키로 남았다.
고민하다 끌고 가다 조심히 내리막에서 타보니 내려는 간다.
이렇게 겨우 예천에 도착하여 샾을 찾으니 한군데는 수리불가라고 하고 다음에서도 불가라고 해서 다른 쓸만한 휠이 있냐고 물으니 창고에서 헌 휠을 꺼내온다. 생활자전거 휠이다...
감지덕지하게 교환하고 다시 셋팅하고 출발하였다.
지금까지 소비한 시간은 약 1시간 30분이다...
그런데 갑자기 지쳐온다...
긴장이 풀린것인지...
출발하면서 머리속으로 계산을 해보니 오늘밤에 조금 늦게 도착하면 되겠다는 생각으로 진행하였다.
아무리 생각해도 아슬아슬하다...
가까스로 영동으로 향하는데 저녁부터 겁나는 추위로 온몸을 떨다보니 점점 지쳐간다...
나중에 보니 일교차가 무려 30도...
최저 약 영하 2도 였다고 한다.
새벽 2시 30분 정도에 영동 CP로 도착하니 선수들이 몇몇 보인다.
그리고 어디론가 떠난다. 방이 없다면서...
난 작전대로 찜질방을 찾아 가다 조금 거리가 있고 편의점에서 1시간정도 지낸 경험이 있어 다시 찾아가 1시간만 지내다 가겠다고 하니 고맙게도 그래란다...
4시10분에 일어나 20분간 편의점 밥을 먹고 출발한다.
좀 피곤해도 작전은 들어맞아 지는데 ...
돌이켜보면 이것이 나에게 독이 되었다.
다시 영동에서 다음 CP인 봉양으로 가는 새벽길에 너무 추워 다른 편의점에 들러 우비를 찾고 구입해서 떠나니 월씬 나았다.
겨우 영동을 지나면서 아침 해가 떠면서 나의 추위는 사라져갔다.
그런데 뜻하지 않는 변수가 생겼다.
나에게 제일 약한 부위가 눈인데 눈부심을 난 싫어한다.
잠을 안자고 라이딩을 하니 눈에서 자꾸 감아라고 신호를 보낸다...
눈물이 줄줄흐르고 잠이 자꾸 쏟아지기 시작한다.
결국 8시 30분에 길가의 버스정류소에서 햇볓을 받아가면서 30분 정도 단잠을 잤는데 너무도 좋았다.
이렇게 흘러 흘러 지나면서 남원CP, 청양CP를 가는데 몇번이나 잠시 잠시 눈을 감아야 했다.
바쁜데 가야되는데도 눈을 뜰수가 없었다.
눈물이 나고 있는데도 눈물이 난다...ㅠㅠ
그래도 멋진 경치를 보면서
내가 평소 생각하고 구상했던 자전거로 전국 여행을 한다는 그런생각이 조금씩 이루어 지는것을 생각하면서
포기 해야 할것도 지금까지 억지로 만들었는데...
마지막 CP인 청양에 도착하니 7시 19분...
이제 마지막 60KM 남았는데 10시까지 도착해야 되는데
아무리 계산해도 아슬 아슬 하였다.
그래도 마지막 힘을 내고 열심히 가는데 ...
또 다른 장애물이 돌발하였다...
이틀동안 잘 쓴 라이트가 나갔다...
이런 바로 코앞인데....
다 왔는데...
고민하다 라이트가 필요없는 길로 따라 가기로 했다.
아마도 순환도로인듯 하다.
이길은 조금 더 돌아 가는 길이다.
이렇게 돌고 돌아...
무사히??? 천안 출발점이자 도착점에 도착했는데
시간은 이미 50분이나 지나간 것이다...
DNQ...
완주는 했지만 자격이 미달된...ㅠㅠ
나에게도 이런 생소한 훈장이 생긴것이다...^^
ㅎㅎㅎ
정말로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모를 정도로 왔는데 조금 아쉽다...
그래도 다치지 않고 여기까지 온것만 해도 행운이라 생각한다...
나는 반의 실패라기보다는 반의 성공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이제 앞으로 어떻게 하지???
ㅎㅎㅎ
첫댓글 이제부터는 잠을 자가면서 하는 도전을 이어가시는것이 어떨까 합니다.
조금 아쉽지만 완주하신것 축하합니다 ^^!!!!
란도너스가 뭔가 다니다가
난도라스되것다.
이제 나이생각해서 요까지.
고생했다~~♡♡
제한시간이 뭐 대수겠습니까? 자기와의 약속을 지키고 어떤 어려움도 불굴의 의지로 이겨내는게 값진거죠! 승리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사진에 보이시는 것 같은데 함께 가신게 아닌가 봐요???
@스카이(조준현) 주글래!
@예수해 푸하하~~회장님 지송. 준현이 말이 너무 웃겨서
형님!!!!!대단하시다는 말만 할수 있습니다~~~~~수고 하셨습니다!!!!그리고 완주 축하드립니다.....담에 만나면 이야기 보따리 기대 하겠습니다.....언제나 화.이.팅!!!!!하십시요.....
작년에 그랜드슬램 하시고 아직도 배가 고프십니까^^
막달리자, 또뛰나, 노브레끼...
이런 단어가 막~ 떠오릅니다
대단하십니다^^ 화이팅~
후기 잘 읽었습니다..무리하지마시고 건강챙기시고 재도전!!수고많으셌습니다^~~
실패가 아니라 절반의 성공이다!!! 멋진 생각입니다. 긍정적인 마음은 언제나 성공을 부르게 되어 있다고 믿습니다. 화이팅!!!
포기하지 않고 불굴의 의지로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하신것에 축하 드립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고생하신 흔적이 엿보입니다...무사 완주만으로 행복을 찾자구요..
11월 이번글 보고 지난 글 다시 봅니다. 철인 보다 헐 힘들었겠네요..존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