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 30:1-21
찬송가 218장 ‘네 맘과 정성을 다하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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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속전
이스라엘 백성이 광야 생활하는 동안 가장 크게 경험한 사건을 꼽으라면 모세가 시내산에서 하나님께서 친히 새기신 십계명 돌판을 받은 것과 성막을 짓도록 하나님께서 친히 세밀하게 설명해 주시는 사건일 것입니다. 오늘 함께 읽은 본문은 성소 안에 비치할 분향단 제조법과 이스라엘 백성이 의무적으로 바쳐야 하는 생명의 속전에 대하여, 그리고 놋 물두멍에 대한 설명입니다.
1절~10절은 향을 사르는 단을 만들 수 있게 분향단의 크기와 모양, 그리고 재료에 대한 자세히 설명해 주셨습니다. 크기는 가로 45.6cm, 높이 912cm 정도로 반듯한 네모 모양입니다. 재료는 조각목으로 만들어야 했으며, 그것을 모두 금으로 싸야 했습니다. 금은 하나님의 영광과 위엄을 나타내며, 변하지 않는 속성이 하나님의 언약의 불변성을 나타내기에 상징적으로 금 도금을 하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분향단의 크기가 크지 않았기 때문에 이동할 때 사용할 고리는 2개 만들도록 하셨습니다. 분향단이 놓일 위치는 속죄소 맞은 편입니다.
6절입니다. 그 제단을 증거궤 위 속죄소 맞은 편 곧 증거궤 앞에 있는 휘장 밖에 두라 그 속죄소는 내가 너와 만날 곳이며
성막 안에서 성소와 지성소를 구분할 수 있도록 휘장이 처져 있는데 바로 성소 앞쪽에 두도록 하셨습니다, 성소의 여러 기구 중에서 속죄소와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를 정해 주셨습니다. 속죄소는 하나님의 임재를 상징하는 장소입니다. 분향단에서 타오르는 향은 성도가 하나님께 올려드리는 간구와 기도를 의미합니다. 분향단이 속죄소에 가장 가까이 있는 것은 하나님께서 성도들 가장 가까이에서 기도를 들어주시겠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아론은 아침마다 분향단에 향기로운 향을 올려야 했고, 등불을 손질해야 했습니다. 또한 저녁에는 등불을 켜기 위해 성소 안으로 들어갈 때에 다시 분향단의 향이 꺼지지 않도록 살펴야 했습니다. 성막에서 늘 희생제사가 이어졌기 때문에 고기 태우는 냄새와 피 냄새가 진동했을 것입니다. 이런 냄새를 제거하기 위해 향기로운 향을 피우도록 하신 것으로 보입니다. 해가 지면 제사장은 등불을 켜기 위해 성소 안으로 들어가야 했습니다. 아침과 저녁에 두 차례씩 분향단과 등불을 규칙적으로 살피게 하신 것은 하나님께 올려드리는 기도가 중단되지 않게 하시기 위함입니다. 이러한 삶은 모세와 아론의 후손들이 대대로 실행하며 살아야 한다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7~10절입니다. 아론이 아침마다 그 위에 향기로운 향을 사르되 등불을 손질할 때에 사를지며, 또 저녁 때 등불을 켤 때에 사를지니 이 향은 너희가 대대로 여호와 앞에 끊지 못할지며, 너희는 그 위에 다른 향을 사르지 말며 번제나 소제를 드리지 말며 전제의 술을 붓지 말며, 아론이 일 년에 한 번씩 이 향단 뿔을 위하여 속죄하되 속죄제의 피로 일 년에 한 번씩 대대로 속죄할지니라 이 제단은 여호와께 지극히 거룩하니라
9절 말씀에 ‘다른 향을 사르지 말며’라고 말씀하고 계신데 ‘다른 향’은 ‘이탈하다’, ‘곁길로 들다’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34절에서 38절에서 거룩한 향 제조법에 대해 말씀하고 계신데 ‘다른 향’이란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제조하지 않은 향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고대 중근동에서는 특별한 목적에만 향을 피웠기 때문에 향의 오남용을 막기 위한 규제가 강했다고 합니다. 또한 ‘번제나 소제를 드리지 말며, 전제의 술을 붓지 말라’고 말씀하신 이유는 성막의 기구들이 모두 고유한 용도를 지니고 있었기 때문에 중복해서 사용하지 못하게 하셨습니다. 중복해서 사용하게 되면 깨끗하게 유지되기가 어려울 뿐 아니라 성물의 고유한 의미가 감소되기 때문입니다.
아론이 일 년에 한 번씩 지성소로 들어가 속죄제를 드리게 하셨는데 이 날이 7월10일 속죄일입니다. 이 속죄일에 아론은 지성소와 성막 본체, 성막 내의 모든 기구를 피로 정결하게 하는 의식을 집례하게 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 제단은 지극히 거룩하다 하셨습니다. 하나님이 거룩한 분이시기에 하나님의 백성이 거룩하기를 원하십니다.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백성과 만나시기 위해 지성소로 찾아오시겠다고 약속하실 뿐 아니라 그 만남의 장소를 거룩하게 구별하게 하셨습니다.
오늘날에는 지성소가 따로 있지 않습니다. 오직 하나님과 만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통해서입니다. 오늘 우리가 하나님을 만나는 방법으로 피의 제사나 향, 등불 이러한 것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이미 2천 년 전에 하나님을 만날 수 있게 우리 주님께서 그 길을 활짝 열어 놓으셨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성소에서 하나님께 향을 올려드렸다면 오늘 우리는 기도와 간구를 통해 하나님께 우리의 향기를 올려드릴 수 있습니다. 그 향이 향기로운 향이 되도록 나는 오늘,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삶의 향기를 풍기고 있는지 살펴보아야겠습니다.
11절~16절은 생명의 속전에 대한 내용입니다. 성막 제조법에 대한 지시를 내리시다가 잠시 이스라엘 백성이 의무적으로 바쳐야 하는 세금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
12절 말씀입니다. 네가 이스라엘 자손의 수효를 조사할 때에 조사받은 각 사람은 그들을 계수할 때에 자기의 생명의 속전을 여호와께 드릴지니 이는 그들을 계수할 때에 그들 중에 질병이 없게 하려 함이라
‘조사받은 각 사람’에서 ‘사람’은 ‘남자’를 의미합니다. 당시에는 20세 이상 성인 남자만 인구 조사에 포함되었습니다. 20세가 되어야 실제로 왕성하게 일할 수 있는 연령층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들에게 병역 의무와 레위인의 성전 봉사 의무 등 공적 업무를 개시하는 연령의 기준이 20세였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조사된 인구에 따라 ‘생명의 속전’을 드리도록 하셨습니다. ‘생명의 속전’을 드리게 하신 이유는 이스라엘 자손이 장성하여 이제 이스라엘 공동체의 어엿한 일원으로 계수받게 된 것이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임을 깨닫고 그 은혜에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가도록, 또한 자신의 생명을 보존해 주신 하나님의 구속을 인정하는 마음으로 속전을 지불하게 하셨습니다. 그러나 만일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지 못하고 감사하지 못하면 하나님의 준엄한 형벌이 임하게 된다는 것도 기억해야 했습니다.
13절입니다. 무릇 계수 중에 드는 자마다 성소의 세겔로 반 세겔을 낼지니 한 세겔은 이십 게라라 그 반 세겔을 여호와께 드릴지며
20세 이상 된 남자는 ‘성소의 세겔’을 내야 하는데 ‘성소의 세겔’은 당시 성소에서 측정하는 세겔의 기준이 따라 있었습니다. 구약 시대에는 일반 백성들이 사용하는 ‘일반 세겔’과 왕실에서 사용하는 ‘왕실 세겔’이 있었고, 성전에서 사용하는 ‘성전 세겔’이 따로 있었습니다. 왕실 세겔은 대개 일반 세겔의 두 배 무게였습니다. 성소의 세겔의 정확한 중량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성전 세겔이 일반 세겔보다 더 무거운 중량이라고 보기도 하지만 오히려 일반 세겔보다 가볍다고 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한 세겔은 이십 게라였는데 ‘게라’는 낟알, 콩이란 뜻입니다. 한 세겔은 히브리 무게 단위 중 가장 작은 단위로, 콩 20개의 무게입니다. 광야 살이 중인 이스라엘 백성을 위해 하나님께서는 이같이 세심한 부분까지 배려하고 계심을 볼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뜻에 따라 이스라엘 백성은 많이 가진 자나 적게 가진 자나 동일하게 생명의 속전을 내야 했습니다. 모든 생명이 하나님 앞에서는 더 낫고 못함이 없이 동일한 가치를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고대사회에서 가난한 사람은 사회에서 무시되었을 뿐아니라 종교적인 행위를 하는데도 제약을 받았음을 고려해 볼 때 모든 사람을 동등하게 대하시는 하나님의 법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유대인이나 이방인이나 가난한 자나 부자나 천한 자나 귀한 자를 막론하고 구원하시기 위한 하나님의 방법으로 연결됨을 깨닫게 됩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성막을 볼 때마다 하나님께서 애굽에 내리신 재앙과 그 재앙에서 이스라엘을 건지신 사건, 출애굽과 광야 생활을 기억했을 것입니다. 그 때마다 자신들의 생명을 건져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며 하나님의 백성으로 살아가야 함을 다짐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17절~21절은 놋 물두멍에 대한 내용입니다. 성경에서 물은 일반적으로 말씀과 성령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물로 수족을 씻는 것은 말씀과 성령으로 마음을 씻어 흠이 없게 하는 것을 상징합니다. 하나님의 임재를 상징하는 성막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먼저 그리스도의 대속을 상징하는 번제단을 거쳐 마음의 거룩을 상징하는 물두멍도 반드시 거쳐야 한다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물두멍에서 손과 발을 씻는 정결 의식은 제사장들이 얼마나 정성을 다해 제사를 준비해야 하는지 알게 합니다.
20절과 21절입니다. 그들이 회막에 들어갈 때에 물로 씻어 죽기를 면할 것이요 제단에 가까이 가서 그 직분을 행하여 여호와 앞에 화제를 사를 때에도 그리할지니라 이와 같이 그들이 그 수족을 씻어 죽기를 면할지니 이는 그와 그의 자손이 대대로 영원히 지킬 규례니라
제사장들이 하나님께서 임재하신 성소로 들어갈 때 물두멍에서 손과 발을 씻어 자신을 정결케 해야 죽지 않는다 말씀하십니다. 만약 제사장들이 이 규례를 지키지 않고 부정한 몸으로 성소로 들어가면 반드시 죽는다는 경고의 메시지입니다. 제사장들은 하나님의 경고 메시지를 성실히 이행하며 자신을 정결케 하였을 것입니다. 이 규례는 당대에만 지켜진 것이 아니라 대대로 지켜져야 할 명령임을 그들은 기억하였습니다.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는 우리 역시 기억해야 할 하나님의 명령입니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그리스도인의 삶은 정결한 마음과 경건한 태도입니다. 주일 예배를 드리는 동안만이 아니라 우리가 숨 쉬는 모든 공간이 하나님께서 임재하고 계신 공간임을 기억하고 매 순간 정결한 마음과 경건한 태도로 살아가길 원하십니다. 주님께서 한적한 곳을 찾아 늘 하나님 아버지와 교제하셨듯이 우리가 살아 숨 쉬는 모든 공간이 하나님께서 임재하신 공간임을 기억하고 오늘도 우리의 삶을 정결하고 경건하게 세워가야 하겠습니다.
기도
하나님 아버지, 친히 인간이 되셔서 우리 가까이 와 주시고, 우리가 정결하고 경건하게 살아가길 오늘도 바라고 계시는 주님을 찬양합니다. 주님의 빛된 자녀로 우리를 선택해 주셨사오니 우리도 주님 닮은 존재로 살아가게 하옵소서. 우리의 일평생 주님 앞에 올려드리는 향이 끊이지 않게 하옵시고,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공간이 주님께서 임재하신 공간임을 기억하게 하옵소서. 그리하여 오늘도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구원자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의 삶으로 증거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묵상을 돕는 질문
1. 하나님과 만나는 특별한 장소가 있다면, 그 공간을 거룩하게 구별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하는지 묵상해 보십시오.
2. 내가 올려드리는 향은 끊이지 않고 주님께 올려지고 있는지 묵상해 보십시오.
3. 이스라엘 백성이 회막 봉사에 쓰이도록 속전을 냈던 것처럼 내 생명을 대속하신 은혜에 감사한 마음으로 주님께 드린 것이 있다면 무엇이었는지 묵상해 보십시오.
4. 하나님께 가까이 가기 위해 씻겨야 할 내면의 어둠이 있다면 무엇인지 묵상해 보십시오.
5. 자녀 또는 후손에게 전할 수 있는 나만의 신앙 지침이 있다면 무엇인지 묵상해 보십시오.
(작성: 이영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