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당호전망대휴게소에서 상쾌하고 시원한 냉커피 한잔하면서 예당호를 바라보다 언덕 넘으면 바로 있는 예당호조각공원으로 길을 떠난다. 예당호조각공원으로 차량을 가지고 들어가 주차를 할 수 없고 아래쪽에 있는 관광지 입구 주차장에 차를 주차해야 한다. 지나가면서 봤을땐 볼 수가 없다. 호반순환길 윗편 산중에 있기에 모르면 그냥 지나칠 수 밖에 없겠다. 그늘에서 한잠 청하고 예당호반의 녹음속에서 쾌청한 공기를 마시며 느린 걸음으로 예술을 느낄 수 있는 조각공원으로 간다.
주차장 건너편에 있는 예당호관광지를 한눈에 알 수 있는 관광지 안내판. 그림으로 봤을땐 규모도 크고 복잡할것같지만 막상 가보면 아기자기하고 이동거리도 얼마안돼 가벼운 산책과 휴식에 좋다.
조각공원과 가장 가까운 주차장 맨 위쪽에 차를 세운다. 주차장에서 조각공원까지 이런 나무계단이 곳곳에 있다. 한발 한발 가벼운 걸음으로 조각공원을 향해 올라간다. 살짝 더워지려 하지만 조각공원을 보려고 왔기에 빠른 걸음으로 슉.
조각공원의 입구에는 힘줄이 툭툭 튀어나온 우직한 손 하나가 하늘을 가르키고 있다. 오른쪽 도로를 따라 올라가면 크게 세구역으로 나뉜 조각공원이 있고 산책로와 캠핑장이 있다. 왼쪽으로 가면 화장실과 예당호가 한눈에 들어오는 야외공연장과 호반산책로 가는 길이 있다.
예당호 전망이 그만이라는 로스터리카페 콩볶는집 스페이스 이앙. 3층으로 된 건물 옥상에 오르면 넓은 예당호가 한눈에 들어온다는데, 이곳에서 직접 갈아 내온 향긋한 커피 한잔과 아름다운 선율의 음악과 함께라면 더 없이 행복하고 사랑스런 시간이 될것이다. 카페 1층 잔디정원에는 파라솔이 있는 야외테이블이 있어 예당호를 바라보며 시원한 밤하늘을 보기에 좋다. 이앙이란 순우리말로 이음매란 뜻인데 모든 사람들이 서로 이어지고 예술과 문화, 인간과 자연이 서로 사랑스런 마음으로 연결됐음 하는 마음에서 지은거라 한다. 오전 11시에서 저녁 10시까지 오픈하는데, 월요일은 휴무라고 한다.
예술조각공원으로 올라가다 호수쪽으로 내려가는 길로 들어서면 산책로와 야영장을 만날 수 있다. 사전에 캠핑장을 이용하기 위해 관리소의 허가를 얻는다면 승용차를 캠핑장까지 가져갈 수 있다지만, 그건 좀 번거로울 듯하다.
조각공원의 메인 전시공간이다. 주로 가족의 사랑과 쉼을 주제로 한 작품들이 많이 있다. 2004년에 개원했다는데, 주변 경관이 뛰어나고 관리도 잘 되고 있는 느낌이다. 가족끼리 함께 찾기 좋은 가족공원.
조각공원의 제일 아랫부분의 전시공간. 주로 둥근 테두리가 많이 보인다. 벤치와 파고라도 있어 쉬기 괜찮겠다. 하지만 파고라엔 그늘이 없다. 예당호의 물을 상징하는 풍요의 생성과 중앙의 자연과 인간의 사랑을 주제로 두사람이 마주보며 대화하는 듯한 조각인 대화 - 문이란 작품등이 있다.
예당조각공원에는 가족간의 화합과 행복을 나타내는 작품들이 많다. 이 작품의 이름은 가족. 다정해 보이는 부부가 예산의 명물인 사과를 들고 있는 아이를 앉고 행복하고 사랑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조각공원의 메인 공간으로 가본다. 날개가 겹겹이 있는 것은 비상이란 작품인데, 왠지 펄럭이며 하늘을 향해 날아갈 것 같다. 푸른 잔디밭과 파란 하늘이 어울려 그림같은 여름 오후의 풍경을 만들어낸다.
전시장 산책길 옆에 누워 팔베개를 하고 여유롭게 책을 보고 있는 소년이 있다. 도시생활의 각박함과 일상에서의 지친 현대인들에게 자연이 만들어주는 휴식의 시간같은 의미를 담고 있는 작품. 나무그늘아래 이런 작품이 있었다면 진정한 휴식이었을텐데, 땡볕이라 좀 덥긴하다. 그 옆에 누워 천천히 흘러가는 조각구름을 보며 달콤한 낮잠을 청해 보는건 어떨까.
공원에서 책을 보는 젊은이. 책이 얇은걸보니 어떤 책일지는, 저러다가 책을 얼굴에 떨어뜨리고 잠드는건 아닐런지. 공원의 시원한 스테인레스 침대에 누워 책을 보고 있는 모습이 편안하고 목가적이다.
오후의 공원에는 새들이 남기고 간 평화의 메시지와 구름이 흘리고 간 웃음이 놓여 있다. 알듯 모를듯한 작품들을 사방으로 감상하며 한걸음 한걸음 나아간다.
공원의 제일 먼곳까지 가면 등나무가 만발한 탁자쉼터가 있다. 그늘에 앉아 작품의 숨겨진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흘린 땀을 닦아준다. 벤치 옆에는 식수대가 있어 잠시 세수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공사중이라 사용하진 못했다.
할머니의 화수분 같았던 사랑은 늘 나를 눈물짓게 한다는 작품해설이 있는 귀로. 손자가 할머니의 여리고 약한 몸을 엎고 같이 집으로 향하고 있다. 할머니의 무조건적 사랑은 언제나 가슴 한곳을 훈훈하게 만든다. 할머니는 손자를 위해 우산을 손자는 병약한 할머니를 위해 등을 내준다.
조각공원을 느린걸음으로 잠시 몽상에 빠지기도 하고 하늘을 바라보다 호수를 바라보다를 반복한다. 예당호 순환도로 위 조각공원을 이어주는 사랑의 다리를 건넌다. 손잡고 다리를 건너면 연인간의 사랑이 시작되거나 더욱 깊어지게 된다고 한다. 한번 걸어보시라.
사랑의 다리를 건너면 나무정자인 나눔정이 나온다. 정자에는 나무로 만든 의자가 있어 잠시 앉아 조각공원과 예당호를 바라보며 쉴 수 있다. 아쉬운건 바로 옆에 있는 전봇대가 정자의 조망을 가린다는 점. 옮기거나 아니면 지하화해서 애써 만들어놓은 공원과 정자의 풍광을 헤치지 말았으면 한다. 누군가 잠깐 이곳에서 낮잠을 잤는지 나무로 만든 목침이 혼자 뒹굴고 있다. 돗자리 하나 깔고 누우면 온몸을 스캔하며 흘러가는 툇바람에 시원할것같다. 물론 잠도 잘 올것같고.
예당호를 상징하는 커다란 잉어와 예산의 풍요로운 들녁과 아름다움을 전해주는 여인이 서로 붙어있다. 이름하여 잉어와 여인. 예당호에는 가끔 1m급의 잉어들도 출몰한다. 민물낚시의 메카. 매년 이곳에서는 낚시대회도 열려 전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든다. 예산과 당진의 앞글자를 따 만들었다는 예당호. 지금도 예산군민들의 젓줄이요, 휴식과 명상의 공간으로 사랑을 받고 있다. 뒷편에는 한창 공사중인데, 인공폭포도 만들것 같고 캠핑장도 조성한다는데, 아무쪼록 자연을 거스르는일 없이 자연과 조화를 이루어 그 속에서 인간이 편히 쉬었다 갈 수 있는 안전하고 쾌적한 공간으로 만들어주길 바란다.
나눔정에서 바라본 조각공원과 예당호. 물론 예당호는 잘 보이지 않았다. 이곳보다는 예당호 산책로에 있는 충효정이나 예당정이 훨씬 예당호를 바라보기에 좋다.
조각공원을 내려와 이제 스페이스 이앙 왼편에 있는 야외음악당이 있는 곳으로 간다. 야외음악당이 보이는 길에 서니 야외공연장과 예당호가 한눈에 들어온다.
시설좋은 화장실에서 땀을 닦으며 세수도 하고 잠깐 볼일을 본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자동으로 에어컨이 켜지고 나오니 꺼진다. 손수건도 물로 적셔 목에 걸어주니 한결 시원해진다.
야외음악공원에서는 이 지역의 예술관련 단체나 학생들이 가끔 공연을 한다고 한다. 야간에 공연을 하면 오색분수가 하늘높이 올라가고 공원 주변에 켜진 가로등과 어울려 더없이 싱그런 낭만의 시간이 될것같다. 나무벤치에 앉아 잠깐 쉬어가는 사람들도 보이는데, 소규모의 모임을 이곳에서 많이 한다고 한다. 이곳에서 결혼식도 할 수 있고 각종 행사도 열 수 있다는데, 미리 관리소에 연락하면 대관할 수 있다니. 이런 분위기의 야외결혼식장이라면 너무 환상적일것 같다. 기억에도 오래남고 틀에 박힌 그런것보다. 단지 식사가 문제겠지만 뭐 요즘이야 출장뷔페가 잘돼있으니. 둥그런 음악당의 지붕 아래 할머니 한분이 계셨는데, 향을 피워놓고 불경을 읽고 계셨다. 너무 엄숙해서 그냥 조용히 나왔다. 무엇을 어떤 연유로 절실히 기원하시는지.
야외음악당에서 조금만 예당호반으로 걸으면 호숫길산책로가 나온다. 왼쪽으로 가면 A야영장이 나오고 오른쪽 길로 가면 예산의 전설과 동화를 읽으면서 숲속 초록들이 뿜어내는 숲향기와 호수의 시원한 물을 바라보며 산책할 수 있다. 이 산책길은 호수를 따라 야영장과 예당정, 충효정, 예당호전망대휴게소까지 이어진다. 가볍게 산책한다는 느낌으로 걸으면 몸도 마음도 호숫길의 느낌처럼 시원해질 것이다.
호수가 바라보이는 길에 외로이 서있는 쉼터. 돗자리를 깔고 잠시 쉬어가도 되고 텐트를 치고 캠핑을 해도 될것같다. 산과 호수가 주는 좋은 정기가 몸을 찌를듯이 파고들것 같다. 물론 밤이 오면 모기들도 따라 덤벼들겠지만.
산책로를 따라 호숫가로 간다. 신발을 벋고 맨발로 걷는다. 흙길이라 뽀송뽀송하고 발을 통해 자연이 주는 선물인 초록색, 황토색 기가 온몸에 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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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포비와 깨구락지..여행을 떠나다! 원문보기 글쓴이: 포비와 깨구락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