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28일 화요일 밤11시30분경 잠을 청하려고 이불속으로 들어 가려는데 근처에서 여자의 외마디 소리가 다급하게 들려오는 것이었다 또 어디서 누군가 다툼이 있나 보다 생각하고 평소에 욱 하는 성질이 있다 보니 될수 있는데로 다른 사람의 분쟁에는 끼어들지 않으려고 자제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냥 잠자리에 들려는데 연이은 다급한 목소리에서 불이야! 하는 소리에 설마하는 마음으로 방을 나와 마루에 서서 보니 앞집 이층에서 불길이 솟구쳐 올라오는 것이 아닌가 급한 나머지 "민이야! 불이다!" 하면서 소리지르며 마당으로 내려와 정원에 물주는 호스를 길게 늘어뜨리고 집사람에게 수도물을 최대로 틀라고 하면서 대문앞에서 물을 쏘았다 물은 앞집 이층까지 올라 갔지만 그 작은 물줄기로는 어림없는 일이었다 119, 119하면서 소리치니 누군가가 신고했어요 하고 답해 왔다 하기야 내가 지체한 시간이 얼마인데 누가 신고하지 않았겠는가 물을 뿌리면서 소방차가 왜 이리 더딜까?하는 생각뿐이었다 안되겠다 싶어 집사람에게 물통을 준비하여 물을 채우라고 주문하다 불현듯 이층에서 고함치던 여자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내 앞에는 세명의 남자가 걱정스러운듯이 화재 현장을 지켜보고 있었기에 나는 이층에 사람이 있어요 문을 열어라 하고 소리쳤다 그중 한 청년이 문이 안열려요 라고 하였다 나는 발로 차서라도 열어라고 하였더니 곧 청년이 문을 열고 뛰어 들어 가는 모습이 목격되었다 그러나 그뒤를 아무도 따르지 않아 혼자서는 무리다고 생각되어 호스를 놓고 나도 그 뒤를 따라 올라 갔다 여자는 불붙는 이층 모퉁이에서 쭈그리고 앉아 청년이 내려 가자고 종용하여도 꼼짝도 않고 있었다 여자는 화재를 피해 나오면서 미처 옷을 챙겨 입지 못했던 것이다 청년이 한쪽 구석을 가르키며 담요가 한장 널려 있다며 담요를 가져와 담요로 여자를 둘러 감고 내가 앞서고 여자 청년 순으로 계단을 빠져 나와 여자를 우리집으로 밀어 넣어 집사람에게 인도하고 나니 소방차 한대가 도착하였다 불끄는 소방관은 두명만 보이는데 주위에는 경찰관 화재조사관 촬영팀 구급요원등 비진화요원만 길을 메웠다 두명의 젊은 소방관들도 소방호스가 꼬였다며 우왕좌왕하는 것 같아 울화가 치밀었지만 도움을 요청해 나를 포함한 세사람이 소방관을 도와 소방호스를 앞으로 끌고 가서야 소방관이 진화작업에 들어가니 곧이어 소방차가 한대 더 도착하였다 한숨 돌리고 집으로 발길을 향하니 우리집 마당은 이미 상황본부가 된듯 소방 관계자및 경찰관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앞집 여자는 집사람의 옷과 운동화를 착용하고 있었으며 연기를 마시고 화상을 입었는지 입에 호흡기를 달고 대형 드래싱 밴드를 여러곳에 부착하는 응급 조치를 받고 화재 조사관의 물음에 답을 하고 있었다 나는 질문은 병원에서 하고 빨리 뱡원으로 이송하라고 재촉하니 119대원들이 여자를 앰블란스에 싣고 병원으로 향하였다 나에게도 화재 상황을 물어 왔고 인적 상황까지 적어 갔는데 또 다른 곳에서 동일한 질문을 하는 바람에 귀찮아서 집안으로 들어와 버렸다 시계는 어느듯 한시 반을 가르키고 있었다
첫댓글 정말 큰일을 했습니다.
세월호도 그랬지만 당황하면 허둥대다가 골든타임을 노치는 일이 다반사인데 침착하게 사람도 구하고 불도 껐으니 대단합니다.
부산시장 아니 대통령 표창감이군요 오늘따라 친구가 자랑스럽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우리집사람도 그러더군요
큰 사건이었으면 표창감이라구요
사실 우리집이 화재로 피해 입지않기 위한 자구책이었지요
내일은 아침7시 출발하여 1박2일동안 동기부부들이 전라북도 단풍여행을 떠나는데 비가 와서 더욱 더 기억에 남을 여행이 될것 같습니다